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S/S 런던 패션 위크 1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Christopher Raeburn

 

크리스토퍼 래번이 자신의 시그니처로 만든 군사 지도 프린트는 런던의 2015 봄 여름 컬렉션을 새롭고 흥미로운 장소로 이끌었다. 매끄러운 스포티함은 신선하고 새로운 메시지다. 예쁘다고 여겨졌던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활동적이거나 캐주얼한 옷들이었다. 





“저는 훨씬 많은 여성성과 오간자, 파라슈트 실크 같은 새로운 직물 개발을 도입했어요.” 군대와 공군부대 물자들을 개조한 디자인으로 단 5년 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래번이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옷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푸샤 컬러 원단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원단은 1960년대 파라슈트 실크가 나일론으로 바뀌던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한편 이탈리안 오간자는 바스락거리는 셔츠 드레스에 공기 같은 가벼움을 부여했다.

 

패치 의상에 사용된 다운 핑크와 페일 블루 같은 컬러들은 래번이 “아리조나 사막에 총격을 퍼붓는, 폐기된 항공기들의 방대한 들판”이라 부르는 곳의 상공을 비행할 때의 시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디자이너에게 항공지도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는 이 지도를 간편한 실크 티셔츠 위에 프린트할 만큼 명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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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Q

 

런던 패션 위크는 폭로로 시작됐다. 가장 최근 천재로 꼽혀 온 디자이너가 영국 예술 대학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배출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것은 런던 특유의 독특하고 괴짜 같은 방법으로 상연된 쇼가 아니었다. 대신, 나는 중국에서 온 낡은 판지 배송용 상자들과 금속 사다리들의 목록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알렉산더 맥퀸의 웨어러블한 라인인 McQ는 이 간단한 도구들로 2015 봄 여름 컬렉션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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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라 버튼과 그녀의 팀이 알렉산더 맥퀸 만의 강렬하고 창의적 태도와 일치하는, 즉각적이고 누구나 갖고 싶어할만하며, 입기 편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옷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즉시 알아챌 수 있었다. 반짝이는 실버 또는 핑크 골드를 표현하기 위해 금속으로 윤을 낸 에나멜 가죽 재킷들이 있었다. 진들은 태양에 빛 바랜 주름들이 은박으로 납작하게 다림질돼 있었다. ‘캘리포니아 드림’의―어두운 면의―주제를 적용한 테일러드 재킷들은 마치 심해에서 건져 올린 것처럼 쭈글거렸고 둥근 리벳이 잔뜩 달려있었다. McQ의 잠식된 세계의 또 다른 룩은 메시 드레스에 사용된 어망이었다. 티셔츠들은 ‘십대의 무기력’ 같은 적당히 위트 있는 슬로건으로 만화 스타일 패턴 또는 연재 만화 형식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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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자들에 대해 말하자면, McQ의 브랜드 책임자인 앤디 로져스(Andy Rogers)가 액세서리들(오렌지 색과 초록색이 들어간 파이톤 가방 같은)을 전시하는데 판지를 이용했다. 그 이유는 브랜드의 모회사 격인 케링(Kering)이 윤리적인 패션에 대해 노력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런던 쇼 첫날에 선보인 이번 컬렉션 도중, 나는 왜 (주로 외국의) 패션 기업들이 영국의 젊은 재능인들에게 투자해야만 하는지를 깨달았다. 이번 시즌에는 당연히 버버리의 최고 책임자이자 최고 경영자가 된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포함한 여러 스타 크리에이터들이 브랜드를 보다 넓은 분야로 발전시키고 있다. 케링의 맥퀸처럼 전략적으로 브랜드를 설립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크리스토퍼 케인. LVMH에 의해 디자이너 자신 뿐 아니라 스페인 하우스인 로에베를 발전시키기 위해 간택된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그리고 프랑스의 거대 럭셔리 기업은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LVMH 어워드의 첫 수상자 토마스 타이트(Thomas Tait)를 다국적 기업의 회장이자 최고 경영자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의 딸 델핀 아르노(Delphine Arnault)의 후원 아래 멘토링하고 있다. 300,000유로와 1년의 멘토링을 받을 예정인 타이트는 몬트리올 출신으로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예술적인 프로젝트로 호평을 받은 월요일 쇼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할 것이다. 또한 브랜드 발전을 향한 중요한 첫 발을 내 딛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몇몇 동료들과 달리, 나는 대기업들이 디자이너들의 국제적 성공을 위한 구성 요소에 지원할 준비가 됐다는 사실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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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션계에서 너무 많은 영국 디자이너들이 폭발하는 것을 목격해왔고, 그들은 이름을 높이기는 했지만 그 재능으로 돈을 벌지는 못했다. 1960년대의 천재로 오늘날까지 그의 옷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자립된 사업을 세우지는 못했던, 오시 클락(Ossie Clark)이 거쳤던 슬픈 과정이다. 어쩌면 리 맥퀸도 이른 죽음을 맞기 전에, 금새 소진돼 버리는 수 많은 영혼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 리의 정신은 그의 시그니처 컬렉션과 2006년에 설립된McQ에서 여전히 살아있다. 그는 생전에 LVMH와 PPR(지금은 케링)에 기술적으로 잘 대응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자신의 정신이 잘 반영됐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멋진 옷을 제공하고 있는 컬렉션을 인자하게 내려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모델들과 함께한 디자이너 케렌 크레이그, 조지나 채프먼. ⓒ 수지 멘키스

Marchesa

 

마르케사가 레드카펫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할리우드의 화려함을 줄이고, 꽃으로 창립일을 기념했다. 마르케사의 디자이너인 조지나 채프먼(Georgina Chapman)과 케렌 크레이그(Keren Kraig)는 “현대 집시의 우드스탁 정신”을 주장했다. 그러나 런던으로 돌아오면서 드레스들은 꽃이 가득 수놓아지고 가끔씩 바닥을 쓸 정도로 긴 가운데, 마르케사는 한층 부드러워 보였고 영국적인 자유로움을 갖고 있었다. 파스텔색 꽃과 깃털이 폭포수처럼 떨어져 내린 앞면을 지닌, 동트기 전의 하늘 같은 회색의 긴소매 드레스는 신부가 걷는 통로를 걸을 운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옷들은 가볍고, 짧으며 여름 느낌이 났다. 특히 하얀 꽃의 소용돌이가 통이 좁은 팬츠에 올려져 있었던 투피스 또는 스커트와 짝을 이루는 심플한 톱이 꽃으로 덮여있을 때 말이다.





“우리는 10주년을 맞았고, 런던으로 돌아왔죠. 우리는 늘 꽃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이건 좀 더 나른한 느낌이죠.” 조지나가 백스테이지에서 말했다. 컬렉션은 여전히 집약적인 수작업과 꽃으로 가득한 장식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마르케사의 듀오 디자이너가 한결 가벼워진 터치에 화려함을 가져다 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블랙 스커트를 가로지르는 입체적인 새들은 조금 위협적이는 했지만 달콤함을 줄임으로써 쇼는 보다 날카로운 취향을 갖게 되었다.





House of Holland

 

헨리 홀랜드(Henry Holland)는 꽃에 중점을 둔 여유로운 컬렉션을 선보였지만 초창기 하우스 오브 홀랜드 컬렉션에 그들의 재치와 통렬함을 부여했던 아이러니는 제외됐다. 줄거리는 아마도 젊은 그루피들이 지저분한 지하 공연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 따위일 거다. 





하지만 꽃무늬의 문제점은 꽃들이 본질적으로 순수하다는 것이고 여름 패션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디자이너는 컨셉을 과격하게 만들거나 디지털화할 필요가 있다. 홀랜드가 꽃들을 마티스 식으로 컷아웃해서 추상화하고 레이스로 작업하거나 꽃무늬의 별모양 패턴으로 만들었을 때 그 효과는 더 커진다. 진짜 아이러니는 그가 청중에게 인사했을 때, 헨리 홀랜드의 얼룩진 꽃 티셔츠가 런웨이 위의 많은 독창적인 의상들 중 하나라는 것이었다. 





Jonathan Anderson

 

다음주 수요일에, 조나단 앤더슨―최근 영국 패션의 영재―은 30살이 된다. 하지만 그는 미리 스스로에게 생일 선물을 했다. 바로 강력한 2015 봄 여름 컬렉션으로 말이다.

 

쇼는 엄청나지는 않더라도 좋았다. 그리고 2008년에 남성복으로 시작하여, 4년 전 첫 여성복을 보여주고 이제는 LVMH의 스페인 가죽 브랜드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그의 놀라운 진보를 증명했다. 가죽의 영향은 이미 쇼에서 거대한 허리 밴드로 몸을 감은 것에서 나타났다. 그곳은 예전에 JW 앤더슨의 실험적인, 종이 같은 천들이 발견됐던 장소다. 나는 뾰족한 각보다는 여성적인 곡선에 새로운 초점이 맞춰진 것을 봐서 기뻤지만, 디지털 시대의 재료로 만들었던 이전 쇼가 그리웠다.





디자이너는 모델의 축 처진, 챙이 넓은 모자 밑에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백스테이지에서 그가 보낸 것은 “사이키델릭 이전의”, “영국이 프랑스를 만나다”, “엄마와 딸”, “관념의 요소”, “자크 타티” 등과 같은 짤막한 문장이었다. 마지막에 언급한 것은 별난 1950년대 프랑스 영화의 희극 배우이자 감독이다(비록 타티의 트레이드 마크인 무슈 윌로(Monsieur Hulot)의 레인코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단정한 마드모아젤 테일러링에 트위스트를 더한 멋진 혼합들이 있었다. 여러 겹의 넥타이들 위에 금색 단추를 올린 네이비색 드레스나 앞과 뒤에 버튼이 달린 완벽하게 재단된 세일러 팬츠들이 있었다. 이 것들은 확실히 매장 밖을 항해할 것이다. 조나단 앤더슨은 요트 밧줄을 장식한 거대한 가죽 칼라의 세일러 모티프처럼, 정교하고 세련돼 보이는 독특한 커팅 디테일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빠르게 습득했다. 다른 아이디어들은 남성 대 여성을 다룬 것으로 브래지어를 겉으로 드러내서 단정한 테일러링에 유혹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상당수의 기하학은 스케일에 대한 것이었는데, 테일러드 트렌치 코트에 달린 거대한 더블 칼라가 그 예다. 혹은 텍스처에 대한 것으로 테리 직물로 재단된 톱과 스커트는 수영복에 아주 새로운 의미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옷은 가장 심플한 것들이었다. 셔츠 드레스 또는 목을 휘감는 하이네크 라인의 흐린 핑크색 새틴 소재 톱, 허리가 드러나는 드레이프 스커트에는 프랑스와 전 세계 공통의 시크함이 내재되어 있었다. 





Duro Olowu

 

듀로 올로우는 런던이라는 다문화적 동력의 장수다. “저는 나이지리아의 유산을 지닌 영국 디자이너로 미국에서 중요한 사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로우가 세네갈 북서쪽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새 컬렉션을 보여주며 말했다. 휴! 그 모든 것은 혼란스럽게 들렸다.

 

반면에 옷들은 대조되는 것들을 지워나갔다. 1940년대 핀업의 화려함이 먼저 등장했다. 뒷부분에 척추부터 발목까지 러플장식을 한 맵시 있는 롱 드레스가 웨지 샌들에 매치됐다. 그리고 나서 폴카 도트 무늬의 플루이드 드레스가 있었다. 이 원들은 단순하거나 아프리칸 느낌으로 처리됐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콘월의 생 이브(St Ives)의 도자기에서 더스티 핑크와 옅은 청록색을 얻었다. 올로우의 마법 같은 혼합은 스포티한 동시에 흐르는 듯한 팬츠, 타조 깃털 망토와 브로케이드 아플리케 장식의 실크였다. 그의 비밀은 질이다. 가장 좋은 원단, 밀도 있는 컬러들, 창의적인 패턴들 그리고 좋은 디자인. 





Paul Smith

 

다른 모든 재단사들처럼 폴 스미스는 직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스포티한 모델들의 몸과 물렁거리는 핸드백을 제외하고는 쇼에 다른 곡선은 없었다. 쇼의 나머지 부분은 스트라이프에 관한 것으로, 주름으로 줄에 또 다른 층을 더한 재킷, 스커트와 드레스 등 해양과 만난 오피스 룩의 행렬이었다.

 

이것은 전부 신선한 여름 룩에 추가됐는데, 가장 대담한 발전은 레드, 스카이 그리고 잉키 블루색의 줄무늬를 가진 드레스들로, 엉덩이 부분에 (직선)깃털이 하나 달려 있었다. 그들이 우리처럼 열심히 일했다는 점에서 옷들은 깔끔하고 여성 친화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모든 스트라이프들과 직선들은 영혼이 부족했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쇼의 마지막 부분에서 날카롭게 재단된 화이트 셔츠가 등장했는데, 이는 얼룩진 파란 꽃들로 부드럽게 완화됐다. 그리고 같은 패턴이 그 아래 입은 다크 네이비색 플리츠에도 적용됐다. 





이것은 부드럽고 날카로운 효과의 좋은 예시였으며 이 효과는 남은 컬렉션에서 더 큰 견인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Topshop Unique Lives for the Weekend

 

카라 델레바인(Cara Delevingne)과 그녀의 유명한 굵은 눈썹이 톱샵 유니크 쇼를 열면서, 모델의 어머니인 판도라는 “힘 내!”라고 응원했으며 브랜드의 분위기는 21세기의 활기차고 멋진 런던을 설명하는데 적절했다. 필립 그린(Philip Green)의 끊임없이 팽창하는, 세계적인 제국으로부터 온 저렴하고 발랄한 옷들은 프로그램 노트에 써있던 것처럼 “주말을 위해 사는 영국의 젊은 문화”다.

 

마치 싸구려 스포츠 클럽에 속한 듯이 낙인 찍혔던 스포티한 봄버 재킷들과 티셔츠들은 밤 새 파티를 즐기고 동이 틀 무렵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큼지막한 가방들은 직장용 플랫슈즈와 옷가지들을 담을 것으로 보였다. 





주제가 해변 휴양지인 브링톤 비치(Brington Beach)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라인의 포커스는 거의 파티 드레스에 집중되어 있었다. 또는 넉넉한 톱과 함께 입을 프릴이 달린 소녀스러운 반바지가 인기 있었다. ‘프릴’은 대다수의 가벼운 시폰 드레스의 키워드였다. 





스플래터 프린트들은 이미 상점에 진열된 디지털 패턴에 동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른 드레스들은 세련됐고 적절한 액세서리들과 함께 파티를 순회할 때 최신 유행으로 통할 것 같았다. 톱샵은 스스로를 너무 진지하게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안목 있는 대중시장을 위한 재미있는 패션을 노련하게 만들어냈다. 더 중요한 건 춤 추듯 셀러브리티들의 옷장까지 파고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왕좌의 게임>의 소피 터너(Sophie Turner), 배우 헤일리 스테인필드(Hailee Steinfeld), 가수 엘리 굴딩(Ellie Goulding), 그리고 모든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잇 걸 알렉사 청(Alexa Chung)이 앞줄에 나란히 앉아있었다. 





오직 런던 만이 이런 종류의 하이패션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톱샵을 입는 것과 옷에 얼마를 썼는지에 대해 자랑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컬렉션은 영국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딱 적중했다’.  





Matthew Williamson

 

금색 몸통에서 강렬한 핑크색 깃털들이 솟는, 가지 달린 작은 야자나무들은 매튜 윌리엄슨 쇼의 런웨이 배경이었다. 배경은 화려하고, 다채로웠고 한 나라를 배경으로 했으며 모든 의미에서 핫(hot)했다. 그러나 그가 이비자 섬을 사랑하던 젊은 시절 그의 의상은 언제나 섹슈얼한 느낌이 강했다. 이제는 그의 접근 방식은 좀 더 미묘해졌다. 허리 부분을 은근히 드러낸 블라우스들처럼 피부를 살짝 보여주는 것은 몇몇 스타일을 명중시켰다. 주로 하이패션다운 셔츠였으나, 부드러운 팬츠들과 편한 스커트들 또한 셔츠와 함께 했다.





이브닝 드레스들은 런웨이의 푹신한 카펫 위로 프릴의 폭포수를 던지며 모델이 걸을 때 마다 다리를 드러냈다. 최근의 컬렉션들에는 과도한 스팽글이 있었다. 2015 컬렉션에서 반짝임은 있었지만 잘 제어됐다. 프린트도 마찬가지였다. 크고 대담한 야자수 잎들의 변형과 화려한 히비스커스 꽃들이 있었지만 보통은 스포티한 옷들을 위한 것이었다. 





모델들은 프로그램 노트가 묘사했듯이 1970년대 데이비드 베일리의 모델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여유 있는 화려함”이 물씬 풍겼다. 하지만 이는 오늘의 캐주얼한 룩에는 지나치게 차려입은 것처럼 보였다.  





Marios Schwab

 

마리오스 슈왑 컬렉션의 기초는 인체다. 그는 과거에 살 아래 뼈대 구조에 전념한 컬렉션을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신체 조각의 가벼운 연주였다. 초반 의상들은 황갈색이나 진흙색이었고 투피스 레인코트부터 드레스까지 익숙한 기본 의상들이었다. 전형적인 환상은 어깨부분이 가위로 잘려나가고 투명한 편사로 가려진 셔츠와 스커트였다. 이 시스루 효과는 후에 몸을 가볍게 감싸는 우아하고 환상적인 드레스로 나타났다.





아마도 디자이너의 생각의 흐름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그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 화산 잔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언급했던, 파편화된 프린트들이다. 그것들은 완벽하게 웨어러블해보였다.

 

예술적인 영감의 비밀은 청중들이 그 근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구경꾼들이 감정의 진동을 느끼는 것이다. 나는 많은 생각들이 압축된 그 생각에 감동받았다. 그리고 끝부분에서는 컬렉션을 관통하는 컬러였던 짙은 녹청색을 띤 유선형의 드레스가 등장했다. 나는 깊은 사고와 넓은 시각적 상상력을 지니면서도 의상들이 너무 개념화되지 않도록 웨어러블해야 한다는 것을 늘 잊지 않는 마리오스에게 감탄했다. 





Jonathan Saunders

 

런던 패션 위크의 스코틀랜드 출신 디자이너들의 수는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고 여기엔 조나단 선더스, 크리스토퍼 케인 그리고 홀리 펄튼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만약 목요일에 하는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가결된다면, 영국은 계속해서 패션에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배출할 수 있을까?(참고: 찬성45%, 반대55%로 부결됐다) 조나단 선더스는 백스테이지에서 만약 자신이 고향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Glasgow)에서 계속 살았더라다면,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에서 왜 반대표를 던질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했다. 그리고 그는 런웨이에서 그 핵심을 우아하게 증명했다.





그의 쇼는 매우 국제적이다. 배경 음악은 덴마크 출신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하고 글래스고우에서 촬영된 영화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의 음악을 사용했다. 비록 프로그램 노트에 이름은 쓰여있지 않았지만, 의상들은 최근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열렸던 앙리 마티스의 컷 아웃 전시(The Cut-Outs)가 이번 시즌에 되풀이 되는 주제라는 것을 드러냈다.

 

현대 패션은 세계적이고, 지역에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조나단 선더스는 시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컬렉션으로 그가 국제적인 리그에 속해있음을 증명했다. 





디자이너는 언제나 뛰어난 색채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 기억 속에는 마이애미 해변가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의 파스텔톤 풀 스커트와 그의 남성복 컬렉션에서 봐온 선명한 색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2015 봄 여름 컬렉션은 예외적이었다. 파란색의 강렬함, 적갈색의 풍부함, 탁한 황록색의 대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응용이 있었다.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의 앞면에 붙어있던 가위로 오린 작은 나뭇잎들은 후에 큰 나뭇잎 아플리케로 자랐다. 주된 장식은 허리에 느슨하고 부드럽게 달린 나비 모양 리본이었다. 다른 형태의 강렬한 장식들도 있었지만, 모델이 대영박물관을 한 바퀴 돌며 걸을 때 커다란 리본이 의상에 구조적인 우아함을 선사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조나단 선더스는 영국과 영국의 패션을 위해 멋진 국기를 휘날렸다. 





Stella McCartney

 

화가들이 그들을 라이프드로잉(크로키 기법)으로 재탄생시키는 동안, 예쁜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젊은 여성들은 도서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쇼의 룩들은 임시 무대 위에서 모델들에게 입혀졌다.





이것은 패션 전시가 지속가능성(생태학적 용어로 생태계가 생태의 작용, 기능, 생물 다양성, 생산을 미래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푹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부분이었고 런던의 영국 왕립 과학연구소에서 스텔라 맥카트니는 ‘그린 카펫 챌린지(레드카펫에서 입었던 드레스를 리폼해서 다시 입거나 재활용 소재 드레스를 입는 운동)’로 그녀의 윤리적인 컬렉션을 보여주었다. 





‘그린 카펫 챌린지’를 설립한 리비아 퍼스의 에코 에이지(Eco-Age) 단체가 단독 디자이너에게 재활용하거나 환경친화적 재료들만 사용해서 최고의 환경 기준에 맞춰 컬렉션을 만들라고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게 바로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거죠. 평생 해보고 싶었던 일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이죠.” 스텔라가 말했다. 몇몇 패션하우스에서 과잉 공급된 소재들은 희소성을 지키기 위해 태워지거나 버려지는 반면, 그녀는 원단들이 대부분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재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드 카펫에 “녹색” 도전을 한 리비아 퍼스의 계획은 환경파괴 없이 지속 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이 모순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Mary Katrantzou

 

“모두 2억년 전에 시작됐어요!” 등이 드러나는 드레스에 지질 구조판이 들어가 있고 미끈한 나뭇잎에서 영감을 얻은 레이스를 설명하면서 매리 카트란주가 말했다.

6년전 디지털 프린트들을 과감히 혼합하기 시작했던 이 디자이너는 이미 패턴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반짝이는 화산 부스러기로 덮인 런웨이로 시작한 이번 해저 모험은 그녀의 예전 컬렉션들로부터 멀어졌다.

알렉산더 맥퀸의 물에 잠긴 세상이 언뜻 보였다. 하지만 선사시대가 대양대륙으로 바뀐 것처럼, 탁월한 솜씨가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수로 된 바다 생물들이 보디스에 매달려있고, 뱀과 신화 속 물고기가 메탈릭한 주얼리로 만들어졌다. 





자수 패턴 보디스의 균열과 회녹색 바다 음영이 더 밝은 코랄 또는 군청색으로 변했을 때, 청중들은 텍스쳐와 컬러로 표현된 지구의 탄생과정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패션의 기적은 괴상한 컨셉이 아닌, 모던한 의상으로 행하는 것이다. 슬림한 드레스부터 톱, 스커트 그리고 팬츠까지 말이다. 그곳에는 바닷물에 담근 것처럼 반짝이는 레이스로 된 끈 없는 드레스, 또는 말쑥하고 클래식한 코트와 입은 꽃무늬 그물망 드레스가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세계 질서를 표시하는 단순한 푸른 바다색이 아니라 마치 소라껍질 내부를 보여주듯 후크를 연 채로 둔 보디스와 꽃 장식도 있었다.

이 쇼에는 디자이너의 용기에 바치는 찬사의 시가 있었으며 현대 패션의 해안에 닿고 싶다면, 파도를 훤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그녀의 신념이 있었다.





Richard Nicoll

 

리차드 니콜은 간결한 테일러링으로 유명하다. 그것이 니콜을 세루티의 디자인 스튜디오로 불렀고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시즌 테일러드 셔츠와 스포티하고 부드러운 옷들에 집중된 패션의 초점은 그의 시대를 만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니콜의 여성은 매우 유연하게 재단하는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예쁜 마카롱 빛의 파스텔 컬러들은 2015년 여름의 트렌드처럼 보였지만 말이다.





쇼는 빛을 받으면 광섬유처럼 반짝이는 은색의 심플한 드레스로 시작했다. 여느 때와 달리 니콜은 이번 시즌 디즈니 동화 <팅커벨>과 ‘짝을 이뤘다’. 피터팬의 나라에서 온 수다쟁이는 전체 컬렉션에 마법의 주문을 건 것처럼 보였다.

 

빛나는 라일락 빛깔의 스포티한 톱과 반바지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을 띠는 봄버 재킷에 매치되었다. 혹은 터쿠아즈색 시폰 롱 드레스가 폴카 도트 슬립 위에 겹쳐졌다. 더 강렬한 룩은 양 옆부분에 날렵하게 컷 아웃된 점프 수트였다. 그러나 가끔 니트 룩처럼 비교적 심플한 룩도 지나치게 소녀스럽게 만들어서, 마치 니콜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마법의 약을 한 모금 마신 것처럼 느껴졌다.

 

일단 이런 주된 방향의 변화를 받아들이자, 반바지와 매치된 폴카 도트 재킷을 포함한 멋진 옷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극적인 방향 전환은 브랜드가 확고한 무언가를 나타내야 하는 패션계에서는 매우 위험한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