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대세로 떠오른 티저 마케팅

2016.03.17

by VOGUE

    대세로 떠오른 티저 마케팅

    콜라보레이션, 아트 프로젝트, 필름 등 기발하게 진화 중인 패션 마케팅이 좀더 세심하게 나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와 최첨단 모바일 세상이 펼쳐진 지금, 티저 마케팅이 대세로 떠올랐다.

    티아라 컴백 포스터, 엑소 컴백 영상부터 개봉 영화 이미지까지 인터넷 검색창에 ‘티저’를 검색하면 실시간 검색어로 티저 관련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서도 요즘 티저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건 바로 아이돌 가수들이다. 1~2분이 채 안 되는 티저 영상을 위해 소녀시대는 해외에서 의상까지 공수해온다(그것도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따끈따끈한 컬렉션 신상 샘플!). 얼마 전 2차 티저를 공개한 <슈퍼스타K 2> 출신 신인 가수 박보람의 티저 영상은 더 의미심장하다. 데뷔 무대를 앞두고 32kg나 감량한 그녀는 음원 대신 환골탈태한 비주얼부터 공개했다. 티저 마케팅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자극적인 문구 하나만으로 호기심을 이끌어냈건만 요즘은 단순한 수수께기만으론 부족하다. 호기심을 유발할 만한 요소나 이슈 등 좀더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패션 브랜드들 역시 티저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올해 11월 판매 예정인 H&Mx알렉산더 왕 컬렉션의 티저 이미지가 공개 됐다. 복싱 글러브 열쇠고리와 ‘Wang’이라고 적힌 가방 끈 이미지가 그것. 한 달 후 공개된 티저 영상엔 어두운 체육관의 눈부신 조명과 전자시계 이미지뿐. 론칭까진 한참 남았지만 온라인상에는 저마다 이번 티저를 통해 컬렉션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는 의견들로 분분하다. 또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새로운 ‘피암마’ 백도 패션 필름을 공개하기 전, 유튜브를 통해 티저 영상을 먼저 선보였다. 또 버버리는 새 향수 ‘마이 버버리’ 론칭에 앞서 티저 영상부터 공개했다(버버리 하우스는 쇼, 글로벌 이벤트, 매장 오픈 행사에 티저를 즐겨 이용한다). <보그 코리아> 역시 디지털 매거진 홍보를 위해 ‘움직이는 커버’ 티저
    를 활용하고 있다.

    티저는 무엇보다 궁금증을 유발해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게 주목적이다. 지난 시즌 제이슨 우는 휴고 보스의 첫 컬렉션을 선보이기 전, ‘This is Boss’라는 티저 영상을 통해 앞으로 찾아올 변화에 대해 살짝 예고했다. “패션 티저가 급부상한 건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 덕분입니다. 제이슨 우 인터뷰 직전, 그가 맡게 된 ‘보스’의 티저 영상을 본 뒤 저 역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제이슨 우를 인터뷰했던 <보그> 패션 뉴스팀 기자는 티저의 퀄리티 역시 갈수록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티저가 제품이나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갖게 하는 마케팅이잖아요. 그건 짧은 필름의 형태일 수도 있고, 화보의 형태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제품 홍보의 요약본이 아닌, 어떤 상상을 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특히 패션 티저는 스타일리시한 감각이 더해져 보는 재미가 더 크죠.” 웨스 앤더슨과 로만 코폴라가 촬영하고 배우 레아 세이두가 등장하는 프라다의 향수 티저 영상 ‘캔디’가 대표적인 예다. 뭔가 이야기가 시작될 듯 끝나버리는, 광고도 필름도 아닌 동영상은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요즘 젊은 고객층에게는 필름보다 더 짧은 티저 영상이 인기입니다.”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콜라보레이션 티저 영상을 공개했던 아디다스는 티저 작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월드컵을 기념해 제작한 아브라모비치 동영상은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물론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고 있었죠. 이런 접근을 사람들은 더 흥미롭게 여기는 것 같아요.” 아디다스는 신제품 출시 전 글로벌과 로컬에서 티저를 제작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과 네트워킹이 더욱 쉬워졌다고 전한다.

    “이제 패션쇼는 조금 지겨워합니다”라고 프라다 하우스는 전했다. “캔디 티저의 경우 감독 때문에 더욱 이슈가 됐었는데, 아직까지 관심이 쭉 이어지고 있어요. 내러티브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 직접적인 노출이 먹히던 시대는 지났어요.” 하지만 럭셔리 패션 하우스는 제품 홍보를 위해 동영상을 만들진 않는다고 프라다 하우스는 설명했다. “너무 상업적이라는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주로 코스메틱 아이템 홍보를 티저로 만들죠. 당분간 티저 마케팅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아디다스 코리아 역시 소셜네크워크가 각광 받는 한 티저 영상이나 이미지 작업은 지속될 거라고 전했다. “광고 문구든 5초짜리 영상이든, 혹은 좀더 긴 영상이든(길지만 완벽하게 이야기하진 않는다)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티저입니다. 소비자의 변덕도 심하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해 형태와 전략은 바뀌겠지만, 티저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겁니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은영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사진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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