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변화무쌍한 헤어스타일

백스테이지에 쏟아져 나온 변화무쌍한 헤어 트렌드들.
이 중 이번 시즌은 ‘꼰다’ ‘나눈다’ ‘올린다’ 세 단어를 꼭 기억하자.



콘로우, 쫑쫑 땋은 머리, 느슨한 엮은 머리 등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에선 어느 때보다 다양한 방식의 땋은 머리들이 등장했다. 지방시 쇼에서는 양 갈래로 땋은 머리를 목덜미에서 나비 모양으로 엮어 르네상스시대 초상화 속 소녀를 보는 듯했고,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쇼의 쫑쫑 땋은 양 갈래 머리는 전설적인 만화 캐릭터인 ‘말괄량이 삐삐’를 떠올리게 했다. 템펄리 런던 쇼에서는 여러 굵기의 땋은 머리를 다시 엮었는데, 결혼식장에 바로 입장해도 될 만큼 섬세하고 여성스러웠으며, 에트로 쇼의 땋은 머리는 물고기 꼬리 모양으로 독특했다. 또 알렉산더 맥퀸 쇼에서는 머리 전체를 ‘콘로우’ 스타일로 땋아 전위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사실 콘로우는 힙합 하는 친구들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죠. 흑인들이 아주 옛날부터 해오던 스타일인데, 전체적으로 콘로우를 하는 건 무섭고, 귀 옆 등 일부분을 땋는 건 괜찮아요. 모발 색상은 옅을수록 예쁘고, 느슨하고 흐트러지듯 땋는 것이 동양인에겐 잘 어울립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혜영은 검은 모발을 너무 단정하게 땋으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리 끝부분을 느슨하게 묶은 에밀리오 푸치,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 쇼를 참고해도 좋다. “그녀는 시크한 보헤미안이에요. 그렇지만 히피는 아니에요.” 에밀리오 푸치 쇼를 담당했던 롱 핸슨은 나른한 느낌을 주기 위해 한 줌의 무스를 모발 전체에 거칠게 바르고 헤어 스프레이를 뿌린 후 끝부분만 세 가닥으로 느슨하게 땋았다. 마라 호프만 쇼에서는 여기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더했는데, 모발 끝부분 한 뼘 정도만 땋고 금색 칠을 했다. 여름 내내 길게 풀거나 위나 아래로 슬쩍 묶는 천편일률적 헤어스타일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이번 시즌은 무조건 땋자!



1 볼륨 있고 촉촉한 모발을 연출해주는 메다비타 ‘무스 볼루미잔테 라디체 미디아’. 2 스타일링 마무리 단계에 사용하거나 스프레이 후 빗질로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한 르네 휘테르 ‘피니싱 스프레이’. 3 뻣뻣한 모발을 다듬고 볼륨을 살려주는 이솝 ‘바이올렛 리프 헤어밤’.



‘소가 머리를 핥았나.’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그 시절, 멋깨나 부린다는 젊은이들의 1:9, 2:8 가르마를 보며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다. 촌스러움의 대명사였던 2:8 가르마가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에서 매끈하고 세련되게 되살아났다. 안토니 바카렐로 쇼의 안토니 터너는 “백스테이지에서 대부분 시간을 가르마를 타는 데 썼습니다. 그만큼 가르마를 어떻게 타는지가 중요했죠. 옆가르마는 자신감입니다. 특히 눈 바깥쪽으로 넘어갈 정도로 한쪽으로 치우친 가르마는 록의 강인함과 미스터리를 풍기면서도 쿨하죠. 쇼 컨셉을 잡을 때 이렇게 생각했어요. ‘바에서 만났을 때 궁금해지는 여자로 보였으면 좋겠다. 정갈한 옆가르마를 하고 가죽 재킷을 걸치고 있는 여자!” 이런 옆가르마 스타일의 포인트는 매끈하고 반짝이는 모발! 터너는 이를 위해 다량의 세럼을 사용했다. 올리비에 데스켄스의 띠어리 쇼 모델들도 마찬가지. ‘하이글로시’처럼 촉촉하고 윤기 흐르는 모발을 깻잎머리처럼 이마에 딱 붙였다. “치우친 가르마는 지나치게 부르주아적이거나 엄격한 숙녀 같을 수 있어요. 여기에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부여하는 게 관건이죠.” 베라 왕 쇼를 담당했던 폴 한론은 이를 위해 고데기로 모델들의 머리를 쫙쫙 폈다. 그러곤 모로칸 오일 ‘드라이 스컬프 트리트먼트’ 몇 방울로 머리끝은 거칠게 흐트러뜨렸다. 사실 알렉산더 왕, 펜디, 존 갈리아노, 저스트 카발리, 피터 필로토 쇼처럼 머리통에 머리를 찰싹 붙인 가르마는 대부분 여성들에겐 쉽게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남성적이고 강인한 이미지와 함께 얼굴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당신의 이미지를 당당하고 드라마틱하게 변신시켜줄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옆 가르마를 타는 것뿐이다.



1 끈적임 없이 촉촉한 존마스터즈오가닉 ‘포마드’. 2 윤기와 광택을 주는 모로칸 오일 ‘루미너스 헤어 스프레이 스트롱’. 3 ATS 퍼스티지 ‘하이드래시 비비 오일’. 4 잔머리를 정리하는 쏘내추럴 ‘스타일 업 헤어 픽스 카라’.



이번 시즌엔 올림머리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느슨하게 땋아 올린 돌체앤가바나 쇼의 번 스타일은 꽃처럼 말린 머리 한 움큼이 얼마나 로맨틱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증명했다. 이세이 미야케 쇼에서는 가늘게 만 머리를 돌돌 꼬아 조형적인 느낌을 줬고, 장 폴 고티에, 디스퀘어드2, 캐롤리나 헤레나 쇼에서는 중세 여인들의 과장된 올림머리를 등장시켰다. 또 안나 수이 쇼에서는 비녀가 등장했고, 제이슨 우 쇼에서는 조금씩 만 머리를 핀으로 고정해 독특한 업스타일을 연출했다. 대충 묶은 듯 흐트러진 모양새가 멋스러운 마이클 코어스, 로베르토 카발리, 랑방 쇼 모델들은 세련 된 파리지엔처럼 멋스러웠다. “말끔히 내려뜨리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올린 머리가 더 예쁘죠. 그렇다고 서양인들처럼 질끈 묶으면 안 예뻐요. 그들은 두상이 입체적이기 때문에 볼륨이 없어도 괜찮지만, 우린 살짝 띄워야 해요. 납작한 뒤통수와 빈 정수리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으면서 머리를 올려주는 거죠.” 이혜영 실장은 그렇다고 별다른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계속해봐야죠. 볼펜이나 연필을 비녀 꽂듯이 대충 꽂아보세요. 최근 백스테이지 트렌드는 고정되고 패턴화된 것보다는 형태감 없이 자연스러운 룩을 선호한다는 걸 잊지마세요.”



1 깔끔한 마무리를 위한 아베다 ‘컨트롤 페이스트’. 2 볼륨을 살려주는 레오놀그렐 ‘볼륨 세팅 스프레이’. 3 자연스럽게 모발 본래의 윤기와 볼륨감을 살려주는 아베다 ‘볼류마이징 토닉’. 4 모발에 힘을 살려주는 비욘악센 ‘솔트 워터 스프레이’. 5 자연스럽게 모발의 질감을 살려주는 모로칸 오일 ‘몰딩 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