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선정한 4명의 디자이너들!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느슨하게 걸친 인도의 사리, 실크로 된 중국의 인민복, 기모노 코트들은 시즌의 주제를 찾는 기존 파리 디자이너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상호 연결된 세계 속에 전세계 멋진 디자이너들이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그들은 자신의 꿈을 파리에서 보여주길 갈망하지만 그들의 강점은 고국에서 찾을 수 있는 기술이었다. 나는 자국에서부터 영향을 받았고 디자인 재능이 세계를 향해 열린 4명의 디자이너들을 선정했다.





Rahul Mishra

 

4주 동안 이어진 마라톤 중 마지막 날의 끝에서 두 번째 컬렉션이었다. 늘 행운을 제시하는 패션의 속성에서 볼 때 라울 미시라 컬렉션이 나를 감동시켰다. 디자이너가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장식된 옷”이라고 설명했던 것처럼, 그가 ‘사공 이야기’라고 부르는 것들이 컬렉션에 존재했다. 일본으로 디자인 여행을 떠나 현재의 전통 예술에서 영감을 얻고, 공예가들이 수공예 장식품을 만드는 여러 마을들을 지나 고국인 인도로 돌아왔다는 내용. 특히 마지막 의상들은 세계를 가로질러 날아와 파리부터 뉴욕의 매장에 착륙했다. 





올해 ‘울마크 프라이즈’의 수혜자로 라울 미시라가 결정됐을 때 사실 나는 이 옷들의 구조적이고 정신적인 면의 탁월함을 받아들이지 못했었다. 패턴이 들어간 슬림한 스커트 위에 걸친 지퍼 달린 재킷, 얇은 디스크들로 장식된 섬세한 오간자 톱, 스타일리시한 꽃들과 나란히 배열된 3차원적 패턴을 본 후에야 나는 전체 스토리를 이해했다. 이 컬렉션은 간결한 우아함을 제시한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웠다. 





모든 옷들은 어느 정도 자수로 꾸며져 있었지만 많은 옷들이 실크 오간자 보다 메리노 양털로 제작됐기에 디자인에 동시대성을 담을 수 있었다. 내가 급하게 에르메스 쇼로 가야 했기에 백스테이지에서 그의 작업을 가까이 볼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라울은 팔레 드 도쿄로 향하는 내 발목을 잡았다. “저의 아이디어는 느린 패션이예요. 옷을 천천히 만들어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었죠.” 디자이너가 ‘아름답게 만드는 이야기들’에 대해 말했다. 





숨겨진 동화 중 또 하나는 디자이너가 인도 슬럼가의 예술 종사들로 하여금 자기 마을로 돌아가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격려한 것. 그의 디자인이 놀라운 점이라면 얼마나 세련되고 모던해 보였는가였다. 사리천이 부각되는 것이 아닌, 인도 여성들의 타고난 우아함이 느껴졌다. 나는 오늘날의 최고 패션 명품이 사람의 손을 거친 것에서 발견됐다는 것을 오래 생각했다. 그들의 세련됨과 손재주 덕분에 이 옷들은 나를 감동시켰다. 



ⓒ Christopher Dadey

Huishan Zhang

 

나에겐 후이샨 장의 작업을 관찰할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두 번째에서 그의 작업은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런던에서 열린 영국 티파티 같은 쇼의 마지막 부분을 봤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고향인 중국 칭다오와 모교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이 위치한 영국을 오가며 여행했다. 나는 쇼에 늦어서 디자이너가 만든 섬세하게 장식된 이브닝 드레스들만 볼 수 있었다(그는 디올 오뜨 꾸뛰르에서 잠시 일했다). 그 작업들은 매우 섬세했지만 느낌은 단순했다. 



ⓒ Christopher Dadey

나는 시즌 대표 의상을 골랐다. 밝은 자수가 놓인 테일러드 화이트 셔츠였다. 이것은 나뭇잎들이 수놓인 반투명 가자르 스커트와 매치됐다. 디자이너의 성공적인 패션의 융합은 늘씬한 화이트 드레스의 팬더 자수에서 드러났다. 레이스로 된 그림자 극에서 파스텔톤 꽃들의 작은 묶음은 아주 섬세했다. 평범한 긴소매 드레스에도 세심함이 깃들어 있었다. 



ⓒ Christopher Dadey

중국의 수공업자들이 패션 공부를 마친 디자이너와 함께 협력해 시폰 소재의 잎사귀 자수 같은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좋았다. 나는 후이샨의 동서양 패션 이야기가 해피엔딩일 거라고 생각하며 프레젠테이션 현장을 빠져 나왔다. 



ⓒ Indigital

Manish Arora

 

나는 마니쉬 아로라의 훌륭한 컬렉션을 그의 고향인 인도와 파리에서 봤었다. 그래서 늘 과하지 않았던 디자이너가 만든 야생적이고 극적이며 아찔하게 패턴이 들어간 프린트와 장식이 들어간 옷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또 그의 인도&유럽 콜라보레이션을 조금 기억해냈다. 사실 나는 그가 스니커즈에 색깔과 문양을 더해 이를 멋지게 만든 최초의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 Indigital

내가 뭄바이 여행에서 리복과 콜라보레이션한 그의 피쉬 프라이 스포츠 웨어(Fish Fry Sportswear) 컬렉션을 봤던 게 2000년이 조금 지난 때였다. 그의 컬렉션은 당대 트렌드를 훨씬 앞서는 멋진 신발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였다. 내년 봄 컬렉션에서 마니쉬는 모두의 기호를 맞추려는 듯 보였다. 주된 분위기는 쾌활했다. 모델들은 장미빛 핑크 꽃무늬 옷을 입고 색색의 야구모자를 썼으며 자수 아플리케의 부드러운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주름진 시폰 스커트와 함께 입은 옷들은 꽤 예뻤다. 하지만 익숙했다. 물론 자수는 저렴한 길거리 옷들과 엄청난 차이가 났다. 하지만 장미 장식의 짧거나 긴 슬립 드레스들은 일반적인 느낌이 들었다. 



ⓒ Indigital

눈 모티프와 은색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마니쉬를 스트리트 패션으로 이끌 것이다. 나는 심플한 드레스 앞면의 다채로운 색상의 눈 장식이 좋았다. 하지만 스웨터에 넣은 인도 신들처럼 많은 옷들이 장식에 있어 철저히 인도적인 뭔가를 얻을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초기의 스니커즈가 그랬듯, 문화적 측면에서는 세계적이었다. 



ⓒ Indigital

Leonard

 

레오나드는 꽃무늬, 섬세함, 웅장함으로 유명한 프랑스 회사다. 난초는 레오나드의 시그니처다. 이 하우스는 레오나드의 주요 팬이 있는 도쿄에서 50주년 기념행사를 치렀다. 레오나드를 이끄는 다니엘 트리부이야(Daniel Tribouillard)는 많은 재능을 지녔지만 최근에 이킹 인을 영입하기로 결정 내렸다. 



ⓒ Indigital

이킹 인은 중국 태생이지만 파리에서 자란 디자이너다. 그녀는 파리에 살고 있으며 자신의 패션 사업 역시 파리에서 운영된다. 패션에서 프린트가 무시된 후, 최근 디지털 프린트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 레오나드는 고유의 작업방식을 고수했다(하우스의 오랜 역사에서 수천 벌의 옷에 담긴, 손으로 칠한 패턴이 그것). 



ⓒ Indigital

그렇다면 이킹 인이 디자인들을 현대적으로 보이기 위해 어떤 일을 했을까? 그녀는 레오나드 역사상 최초로 데님을 사용한 인물일 것이다. 데님에 컬러를 입히고 노동자 작업복과 같은 스포티한 형태로 만들었다. 통풍이 잘 되는 가벼운 옷감이지만 데님처럼 프린트된 옷들도 있었다. 캐주얼한 옷들은 줄이 달린 비키니 톱이나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난초 패턴이 들어간 데님으로 제작됐다. 



ⓒ Indigital

희미한 난초 패턴이 그려진 에이프런 톱, 난초 프린트의 시폰 스커트와 함께 입은 프린트된 데님 재킷처럼, 소녀다운 여름 옷들과 데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동양에서 가져온 새로운 꽃을 심은 뒤 새로운 삶이 50세부터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을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