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로 입을 헹구는 오일풀링

요즘 오일풀링이 핫이슈다.
식물성 오일을 15~20분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다 뱉은 뒤
물로 헹구는 간단한 방법 만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워진단다.

“나이 63세에 오일풀링으로 여러 질환을 고쳤어요. 40년 넘게 아침저녁으로 알레르기성 재채기와 감기로 고생했고, 또 여러 해 동안 천식과 불면, 불규칙한 심박동, 식품&냄새 알레르기, 소화 장애 등을 앓아왔는데, 그게 다 치유됐어요. 56세인 제 아내는 30년 된 편두통, 40년 된 하지정맥류와 궤양, 관절염, 고혈압, 그리고 기타 사소한 질환들이 치유됐죠. 우리는 이런 잡다한 질환들에 속수무책으로 시달려왔어요. 여러 치료법을 써 봤지만 효과는 잠시뿐이었죠. 그런데 딱 1년 넘게 오일풀링을 하고 이 모든 질환이 치유된 거예요. 다른 약은 전혀 쓰지 않고도 말이죠.”

이 경험담을 듣고 오일풀링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인도 발갈로르에 거주하던 퇴역 장교 투말라 코테스와라 라오는 우연히 알게 된 오일풀링을 1993년 1월부터 시작했고, 매우 감동받은 나머지 이 놀라운 경험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오일풀링이 유명해진 입소문의 진원지다.

오일풀링을 비판하기 위해 시작했다 오히려 푹 빠져 책까지 펴낸 브루스 피페 박사의 <오일풀링>에 따르면, 재료는 식물성 오일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며, 양은 티스푼으로 2~3(5ml 정도) 분량이면 적당하다. 시간과 횟수는 상관없다. 처음엔 역겨움이 덜하다는 이유로 빈속에 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언제든 상관없다. 오일풀링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는 막 치아를 뽑고 난 다음뿐이다(3~4일이 지나 잇몸이 치유된 후여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오일을 15~20분 입안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다 뱉어낸 뒤 물로 헹구면 된다. 구강 세정제로 우물우물 가글을 하는 것과 비슷한데, 다만 머리를 뒤로 젖힌 채 가글하는 것은 금지다. 포인트는 입안 전체, 치아 사이에 닿게끔 오일을 빨고 밀고 당기는 것. 이를 통해 입안에 살고 있는 수억 마리 세균과 독소를 끌어내고, 이 디톡스 효과 덕분에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해 갖가지 병이 치유된다는 원리다. 오일풀링을 처음 세상에 알린 F. 카라치 박사는 이 방법으로 편두통, 기관지염, 치통, 혈전증, 습진, 궤양, 암, 장·심장·신장 질환, 뇌염, 마비, 불면증, 부인병, 만성 혈액 질환, 신경·위·폐·간 질환 등 그야말로 온갖 병을 다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짜 역해요.” 오일풀링에 도전했던 후배의 말에 잔뜩 겁을 먹고 우선 친숙한 참기름부터 시도했다. 오일풀링이 기원을 두고 있는 아유르베다 의학서에서 언급한 것도 참기름이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고소한 식물성 오일이니까. 두 티스푼 분량으로 시작했는데, 적은 양이어서 처음엔 가글하기에 부족한 듯했지만, 15분~20분이 지나자 엄청난 양의 침이 나오면서 거의 한입 가득해졌다.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책에 써 있는 것처럼 갑자기 구역질이 나서 화장실로 달려가거나 오일을 삼키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 가지 팁은 가만히 오일풀링만 하고 있는 것보다, 빨래를 널거나 움직이거나 스마트폰, TV를 보는 등 뭔가를 하면서 오일풀링을 하는 것이 덜 역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럼에도 너무 역하거나 구역질이 나면 오일을 뱉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시간을 리셋해서 처음부터 잴 필요는 없고, 총시간만 지키면 된다. 여러 오일을 테스트해봤는데, 개인적으로 올리브 오일은 향이 익숙지 않고 질감이 강해서 선호하지 않았는데, 로즈메리 등 허브가 들어간 올리브 오일은 거북하지 않았다. 들기름과 해바라기 오일은 참기름보다 질감은 부드럽지만 향이 느끼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다는 코코넛 오일은 코코넛 향을 좋아한다면 가장 기분 좋게 오일풀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고체 형태여서 따뜻한 물에 녹여 사용하는 것이 귀찮고 가격이 비싼 것이 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오일을 선택하면 된다.

충분히 오일풀링을 했다면 반드시 오일을 뱉어내야 한다. 가글을 하다 보면 침과 오일이 섞이면서 우유처럼 불투명한 크림빛을 띠는데, 색이 변하지 않았다면 풀링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CNN> 기사 따르면 아유르베다 의학서에서 액체를 입에 넣고 하는 건강법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카발라(Kavala)는 입에 오일을 머금고 몇 분 있다가 가글을 하고 뱉어내는 방법. 간두사(Gandusa)는 입에 계속 머금고 있다가 뱉어내는 것이다. 즉, 역하다고 느낄 정도로 무리해서 가글을 하기 보다는 (특히 처음에는)쉬엄쉬엄 입안에서 오일을 굴리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 익숙해지고 나면 경쾌한 가글에도 끄떡없을 것이다. 어쨌든 오일을 뱉었다면 따뜻한 물로 여러 번 헹궈 입안에 오일이 남아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오일풀링을 하고, 끝나고 나면 바로 양치질을 했다. 초반에는 걸걸한 가래가 끼기도 했는데(평소 양치질할 때는 전혀 나오지 않았던), 3일 정도 지나자 그런 증상은 점차 사라졌다. 또 입안이 무척 건조하고 목구멍이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물을 한 컵 마시고 오일풀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4일 만에 치아에 붙어 있던 치석이 사라졌다. 꼭 치아가 깨진 것처럼 우둘투둘했던 부분이 매끈해졌고, 양치질 횟수와 방법은 그대로인데 예전보다 하루 종일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치아 색상도 밝아졌다. 무엇보다 기쁜 건 여드름이 잦아들었다는 것. 오일풀링을 하기 전엔 이마에 여드름이 빼곡했는데 9일 쯤 되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정됐다(<허핑턴 포스트>도 오일풀링의 세 가지 효과로 치아 미백, 여드름 완화, 건강한 안색을 꼽았다). 특히 한창 마감 때라 여드름이 더 심해질 타이밍이었는데 오히려 진정됐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함께 시작한 남편은 오일풀링을 하고 나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하는, 그러곤 잘생긴(!) 배변에 감탄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물론 서양 의학에서는(미국 치과협회 포함) 증거 부족을 이유로 오일풀링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오일 일부가 목 뒤로 넘어가면서 후두, 기관지를 거쳐 폐로 스며들면서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노인들은 오일 풀링을 자제하라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견해를 가진 의사들이 있다. “수지침에서는 손 안에 오장육부가 다 있다고 하죠. 귀, 발바닥, 홍채, 배꼽 주변, 입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오일을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치아와 혀, 구강 내 점막이 빈틈없이 부드럽게 자극되면서 신체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하나통합의원 전홍준 원장의 말이다. “오일풀링은 세균과 독소 청소뿐 아니라, 구강 내 분포돼 있는 인체 전체의 상응점을 활성화시켜 기혈 순환과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흡인성 폐렴이 걱정이라면 오일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자꾸 넘어간다면 그날은 오일풀링을 그만두면 된다. 하지만 오일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도로 넘어가지 않냐고? 그렇진 않다. 넘어가는 느낌이 들면 바로 뱉어내면 된다. 처음 할 경우 기침과 구역질이 날 수 있는데 이것만 주의한다면 사실 오일풀링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 게다가 다른 수많은 디톡스 방법에 비하면 돈도 거의 들지 않는다. 당신이 ‘냉압착된’ ‘유기농의’ ‘저온살균한’ 등등의 상업적 문구에 현혹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하라. 오일풀링은 오일이 몸을 해독하는 것이 아니다. 오일과 함께 독소가 빠져나가면서 내 몸의 치유 능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즉, 오일풀링을 하면서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인스턴트 음식만 먹어댄다면 ‘도로아미타불’이란 말씀! 건강 칼럼의 결론은 언제나 하나다. 건강한 아름다움에 왕도는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