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벨스 나이트클럽, 영화에서 ‘계급 제도’를 다루다!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1988년의 레이디 애나벨 골드스미스. 나이트클럽은 그녀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

커즌 시네마부터 애나벨스(Annabel's) 나이트클럽까지 메이페어를 돌아다니면서, 나는 요정 가루가 빗방울과 묶여있는 것처럼 반짝이는 차를 봤다.

 

스와로브스키로 코팅된 이 메르세더스 벤츠는 새로운 돈, 극도의 부, 세계적인 영향력 등 현재의 센트럴 런던을 묘사하는 듯 했다. 그리고 거기서 한때 우아했던 영국 상류층의 느낌은 찾기 힘들었다. 



제미마 칸과 케이트 모스의 유명한 키스, 2006년.

감독 리들리 스콧이 애나벨스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로 영화를 만든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프라이빗 회원으로 구성된 이 판타스틱한 나이트클럽은 한때 영국 여왕을 초대한 적도 있었다(당시 가장 유명한 스타는 케이트 모스였지만).

 



레이디 애나벨과 마크 벌리. © Getty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떠올려보자. 44 버클리 광장 위로 어두움과 부패 사이에 불빛들이 터지는 시나리오를 가진 그 영화는 속물적인 영국 상류층의 몰락을 상징한다. 과거 상류 사회는 계급과 타이틀, 위엄 있는 집안과 명문 출신과 같은 것들이 최고급 나이트클럽의 티켓이 됐다.



애나벨스에서 열린 발렌티노 파티에 온 프란체스카 본 티센(Francesca Von Thyssen)과 제리 홀(Jerry Hall). 1987년.

나는 그 영화를 두 번이나 봤는데도 ‘계급 제도’라는 단어를 들은 기억은 없다. 계급 제도는 수세기 동안 영국 사회 역사의 기반이었다. 그리고 그 제도는 마크 벌리(Mark Birley)가 지극히 영국적인 사적 클럽을 개업하면서 그의 부유한 세상에 거울을 들어올리기 전까지 여전히 마지막 반 세기 동안 그대로 존재하였다. 최근 10년 사이 그 클럽은 오늘날의 최고가 샴페인을 보관하는 지하 동굴로 형태를 바꿨다. 나오미 캠벨(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수줍음이 많은 여인이다)이 TV에서 내부가 ‘밝지 않기’ 때문에 애나벨스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 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데니스 스타인(Dennis Stein), 애나벨스, 1985년.

벌리 가족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아주 훌륭한 취향을 지닌 상류층 남자와 이름이 말도 안되게 긴 아내인 레이디 애나벨 베인-템페스트-스튜어트(Lady Annabel Vane-Tempest-Stewart)가 있다. 그녀는 후에 억만장자 거물인 제임스 골드스미스(James Goldsmith)와 재혼한다. 그 가족에는 다른 유명인과 함께 애나벨의 딸 제미마 칸(Jemima Khan), 벌리의 여동생 막심 드 라 팔레즈(Maxime de la Falaise), 막심의 딸 룰루(Loulou, 애나벨스와 멀지 않는 다른 나이트클럽의 문 위에 그녀의 이름이 올려져 있다)가 포함된다. 



애나벨스에 입장하는 마돈나.

마크 벌리가 유명한 애나벨스를 팔면서 폭발적인 가족 불화를 일으킨 뒤, 그와 사이가 멀어진 아들 로빈 벌리(Robin Birley)는 하트포드 거리에 새로운 클럽을 설립했다.

 

물론 이런 가족 내 마찰은 영화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없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레그 페이(Greg Fay) 감독은 앞면을 정확히 보는 것과 함께 뒷면도 정확히 보고 있다.



레이디 애나벨과 여왕님.

베아트리체 공주와 그레시다 보나스(Cressida Bonas), 2014년. 

현재 애나벨스 소유자는 패션 거물이자 레스토랑 주인인 리처드 케링(Richard Caring)인데, 그는 부유한 은행들을 통해 런던으로 들어오는 새로운 국제적 돈의 힘과 영광을 움켜잡을 이상적인 인물이다. 러시안 집권층, 중동 세력가, 아시안 억만 장자들은 이젠 아늑한 애나벨스 지하실에 있는 낮은 테이블들을 채운다. 



다이에나 로스와 아르네 네스, 애나벨스, 1991년.

1963년에 벌리가 황폐한 건물을 발견했을 때 그 건물은 엉켜있는 전기선으로 덮인 빈 와인 창고의 연속이었다. 이 사실에서 리들리 스콧의 영화 제목 ‘A String of Naked Lightbulbs’가 유래된 것이다.

 

이 영화는 <Downton Abbey”> 느낌이 있는데, 클럽 회원들은 우아하게 잠긴 이튼과 옥스퍼드식 영어로 말한다. 그에 반해 노동자들은 영국 사투리를 쓰는데 그들은 프랭크 시나트라가 곤드레만드레로 취한 날, 다이애나 로스가 디스코 디바를 부른 날, 그리고 절대로 웃지 않는 경마 거물인 세이크 함단 알 막툼(Sheikh Hamdan al-Maktoum)이 방문할 때마다 애나벨스 바텐더에게 100파운드씩 팁을 줌으로써 그들을 기쁘게 한 날들을 기억한다(요즘은 직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1,000파운드 정도 필요할 것이다).



마이클과 샤키라 카인(Shakira Caine), 애나벨스, 1988년.

리들리 스콧은 다이애나 황세자비, 퍼기(Fergie), 그리고 왕비의 방문에 대한 신문 기사들을 이용해 애나벨스를 왕족의 집으로 묘사한다. 기술 발전이 사생활을 해치고 요즘처럼 파파라치 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언급은 영화 속에 없다. 하지만 안나 윈투어는 애나벨스가 성공한 중요 요인은 회원들이 ‘안전하다고 느꼈다’라는 생각을 강조했다. 



프린세스 마이클 오브 켄트, 애나벨스, 1980년.

안나 윈투어, 애나벨스, 2010년.

변화에 대한 암시들도 있었다. 90년대 초 클럽 회원들의 재산을 먹어 삼킨 로이즈 보험 조합으로부터의 역사적 요구 말이다.



잭 니콜슨, 애나벨스, 1988년.

상류 사회의 데코레이터인 니키 해슬램(Nicky Haslam)은 애나벨스가 늘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주장하고, 리처드 케링은 사람들이 ‘약간의 타락’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레이디 가가가 활기차게 공연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왼쪽부터 에이미 아담스, 톰 크루즈,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애나벨스, 2013년.

나는 애나벨스에 딱히 애착이 없다. 얇은 다리의 금발 여자들과 두꺼운 지갑을 갖고 하하거리는 남자들을 보여주는 우월의식의 소굴이라고 늘 생각해왔으니까. 그래도 클럽이 지방에서 세계로, 계급에서 돈으로 이동하는 런던 모습을 상징하는 만큼, 더 나은 영화의 전기적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A String Of Naked Lightbulbs>는 런던의 커즌 메이페어에서 11월 동안 상영된다.

상영 문의는 www.annabels.co.uk  또는 +44 (0)20 7629 1096으로 연락하면 된다.

 




English Ver.


Annabel’s nightclub film skirts around the ‘class system’ BY SUZY MENKES

 

As I walked through Mayfair from the Curzon cinema to Annabel’s nightclub, I saw a car glittering as though fairy dust had bonded with raindrops.

 

This Swarovski-esque-coated Mercedes-Benz seemed to sum up central London today: new money, extreme wealth, global clout – and not much of what would once have been considered elegant English upper-class taste.

 

What a great film the producer Ridley Scott might have made of the documentary to celebrate 50 years of Annabel’s. The fantastical nightclub with its private members once even hosted the Queen of England (even if its star of the moment is Kate Moss).

 

Imagine the movie: a Blade Runner scenario with lights exploding in a visual-fest of darkness and decay over 44 Berkeley Square. That would symbolise the collapse of the United Kingdom’s snobby high society, where class and titles, stately homes and blue blood were the entry ticket to the most exclusive nightclub in the world.

 

What a missed opportunity! I have seen the film twice, and I don’t think I once heard the words “class system”. That was the foundation of British social history for centuries. And it was still in place until the last half century when Mark Birley opened the oh-so-English private club, holding up a mirror to his own affluent world. In the last decade it morphed into today’s undergrown cavern of top-price champagne, with Naomi Campbell – not usually known as a shrinking violet – announcing on-screen how she likes Annabel’s because the interior is “not bright”.

 

The Birley family story is fascinating: an upper-class man with exquisite taste and a wife with the impossibly long name of Lady Annabel Vane-Tempest-Stewart. She went on to marry billionaire tycoon James Goldsmith. The dynasty included (among other A-list names) Annabel’s daughter Jemima Khan, Birley’s sister Maxime de la Falaise and Maxime’s daughter, Loulou, whose name is above the door on another nightclub down the road from Annabel’s.

 

On Hertford Street, Robin Birley founded a new club after his estranged father, finishing up an explosive family feud, sold the famous Annabel’s.

 

Of course, none of this family friction is in the film – and maybe it shouldn’t be. The director Greg Fay is rightly looking forward, as well as back.

 

The current owner of Annabel’s is Richard Caring, fashion tycoon and restaurateur, the ideal person to grasp the power and the glory of new international money pouring into London via the well-stuffed banks. Russian oligarchs, Middle Eastern potentates and Asian billionaires now fill the low tables in the basement of cosy, underground Annabel’s.

 

When Birley found the dilapidated premises in 1963, it was a series of empty wine cellars under a mesh of electric wires – hence the title of the Ridley Scott film, A String of Naked Lightbulbs.

 

The film has a Downton Abbey feel, with members speaking graciously in strangulated Eton-and-Oxford English, while the working-class former staff, with their cockney accents, remember the night that Frank Sinatra got as drunk as a lord, Diana Ross played disco diva, and the never-smiling, stud-racing magnate Sheikh Hamdan al-Makhoum made Annabel’s barman happy by tipping £100 a visit. (Although you would probably need £1,000 today to satisfy the staff.)

 

Ridley Scott portrays Annabel’s as a nest of royalty, with newspaper articles about Princess Diana, Fergie and, of course, the Queen as visitors. There is no comment in the film about how technology has undermined privacy and makes it impossible today to keep control of paparazzi. But Anna Wintour reinforces the idea that an important component of Annabel’s success was that the members “felt safe”.

 

There were intimations of change, especially the historic demands from Lloyds insurance business that ate away the club members’ fortunes in the early Nineties. 

The movie ends with high-society decorator Nicky Haslam claiming that Annabel’s is always full to bursting, Richard Caring saying that people like “a bit of decadence” and Lady Gaga performing con brio!

 

I don’t have any attachment to Annabel’s, which I always thought of as a den of snobbery, featuring blondes with slim legs and haw-haw men with fat wallets.

But I do believe that the club deserves a better cinematic biography that would see it as symbolic of London’s move from local to global and class to brass.

 

A String Of Naked Lightbulbs will be screened throughout November at the Curzon Mayfair, London 

To enquire about these screenings, contact www.annabels.co.uk or call +44 (0)20 7629 1096. 

 

인스타그램 @suzymenkesvogue

트위터 @SuzyMenkesVogue

페이스북 facebook.com/suzymen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