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그녀, 이유리

이토록 사랑스러운 악녀를 본 적이 있는가?
<왔다! 장보리>는 연민정이라는 희대의 악녀를 탄생시켰지만,
14년 차 배우 이유리의 매력은 그걸로 끝이 아니다.
달콤 살벌한 그녀가 <보그>의 카메라로 걸어 들어왔다.

가슴 깃털 장식이 돋보이는 언밸런스 드레스와 긴 장갑은 모두 미스지 콜렉션(Miss Gee Collection), 크리스털 장식 귀고리는 스와로브스키(Swarovski), 스타킹은 아장 프로보카퇴르(Agent Provocateur), 크리스털 장식 펌프스는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가슴 깃털 장식이 돋보이는 언밸런스 드레스와 긴 장갑은 모두 미스지 콜렉션(Miss Gee Collection), 크리스털 장식 귀고리는 스와로브스키(Swarovski), 스타킹은 아장 프로보카퇴르(Agent Provocateur), 크리스털 장식 펌프스는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이토록 사랑스러운 악녀를 본 적이 있는가? <왔다! 장보리>는 연민정이라는 희대의 악녀를 탄생시켰지만, 14년 차 배우 이유리의 매력은 그걸로 끝이 아니다. 달콤 살벌한 그녀가 <보그>의 카메라로 걸어 들어왔다.

“원래 목소리가 작은 편이에요. 목이 좀 쉬기도 했고요.” 이유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왔다! 장보리>의 열혈 시청자라면 믿기 힘들겠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44사이즈의 가녀린 몸집만큼이나 작고 여리다. 메이크업 부스에 앉아 생글거리는 그녀에게 남자와의 육탄전도 불사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패악을 떨던 연민정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지난봄부터 무려 7개월여의 시간을 드라마 속의 인물로 살아온 그녀는 장흥의 어느 국밥집에 연민정을 홀로 남겨둔 채 비로소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그사이 바뀐 건 계절만이 아니었다. 배우로서의 입지도 달라졌다. 악녀라는 비호감 캐릭터로 전 국민의 절대적 호감을 산 경우는 아마도 이유리가 거의 유일할 것이다. 지금껏 이토록 사랑스러운 악녀는 없었다. <왔다! 장보리>는 연민정이라는 희대의 악녀를 탄생시켰지만, 14년 차 배우 이유리의 매력은 그걸로 끝이 아니다.

비비드한 컬러의 구조적인 원피스형 코트는 지고트(Jigott), 버클 장식 와이드 벨트는 오브제(Obzee), 태슬 장식 실버 이어링은 대니조 by 반자크(Dannijo by Bbanzzac).

비비드한 컬러의 구조적인 원피스형 코트는 지고트(Jigott), 버클 장식 와이드 벨트는 오브제(Obzee), 태슬 장식 실버 이어링은 대니조 by 반자크(Dannijo by Bbanzzac).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봤어요. ‘보고 싶다, 연민정. 뭐하고 사니? 욕해서 미안…’ 하하. 요즘은 모든 게 기쁘고 감사해요.” <왔다! 장보리>가 방송되는 동안 주말 저녁이면 전국의 마트와 식당엔 손님이 뚝 끊겼다. 8시 45분. TV 앞에 모인 가족들은 모처럼 한마음이 되어 연민정에게 실컷 욕을 퍼부었다. 기묘한 가족 모임이었다. 연민정의 악행이 절정에 달할수록 시청률은 더욱 치솟았다. 사람들의 스트레스도 풀렸다. 일종의 이열치열인 셈이다. 52부작의 드라마가 끝났을 때 연민정은 어느새 얼굴도 모르는 이웃보다 친근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무시무시한 계략을 세우며 토스트를 먹어치우는 모습조차 연민정 먹방 동영상으로 화제가 되었고,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이 나간 직후엔 방송에 나온 립스틱이 품절되어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법무부에선 연민정의 죄목을 조목조목 따져 최대 징역 13년 형에 처할 수 있다는 짐짓 심각한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온갖 거짓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던 국민 악녀는 드라마 속 주변 인물은 물론 시청자까지 제 편으로 만드는 타고난 스토리텔러였던 것이다. 만약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 <나를 찾아줘>의 주인공 어메이징 에이미와 한국의 연민정이 한판 붙는다면?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하하. 그 영화 얘긴 저도 들었어요. 미국판 연민정이라고요. 아직 보진 못했는데 저도 내용이 궁금해요.”

시청률 10%를 넘기기 힘든 요즘 시대에 한 편의 주말 드라마가 이토록 인기를 끈 건 무엇보다 그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낸 배우의 힘일 것이다. 김순옥 작가조차 “이유리의 연기를 보다 깜짝 놀라 몇 번씩 돌려봤다”고 그녀의 연기력을 극찬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겸손한 배우는 결코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그녀는 모든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글의 힘이죠. 그걸 연출한 감독의 힘이고요. 그분들이 만들어준 것 안에서 제가 움직일 수 있는 거니까요.” 드라마를 찍는 동안 이유리는 김순옥 작가와 딱 두 번 만났다고 했다. 캐스팅되고 난 직후와 쫑파티 때였다. “처음엔 분량이 많아 힘들 거란 것 외엔 별다른 말씀은 없었어요. 끝나고 난 후엔 많이 좋아해주셨고요. 절 믿고 맡겨준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고요.” 애드리브를 시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리를 만나 협박하는 자리에서 손바닥을 내밀며 “비술채 엄마 후~, 비단이 후~”라고 입김을 부는 장면도 이유리의 즉흥 연기 중 하나였다. 김순옥 작가가 자신의 전작을 패러디한 최종회에서 연민정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닮은꼴 신소희가 등장할 때 <아내의 유혹>처럼 오른쪽 눈 밑에 점을 찍자고 먼저 제안한 것 역시 이유리였다. “무엇보다 작가님께 고마운 건 마지막에 연민정을 살려주신 거예요. 밝게 끝난 덕분에 제가 그 역할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컷아웃 디자인의 섹시한 원피스는 베르사체(Versace), 볼드한 뱅글은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싸이하이 부츠는 스튜어트 와이츠만(Stuart Weitzman).

컷아웃 디자인의 섹시한 원피스는 베르사체(Versace), 볼드한 뱅글은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싸이하이 부츠는 스튜어트 와이츠만(Stuart Weitzman).

사실 실제 이유리의 성격은 드라마와는 딴판이다. 헤어스프레이를 미스트로 착각하고 얼굴에 뿌리고도 “파리약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해맑게 웃던 SBS <런닝맨>에서의 모습처럼 엉뚱하고 낙천적이다. 굳이 비슷한 점을 찾자면 자기 관리에 있어서만큼은 엄청난 욕심쟁이라는 것이다. “저 진~짜 욕심 많아요.” 연민정의 예민한 캐릭터를 보다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지난해 11월부터 탄수화물을 끊었다. “요즘도 밥은 잘 안 먹는 편이에요. 오늘 아침 메뉴는 사과 반쪽이랑 샐러드 약간이었어요. 아, 그리고 여기 오다가 매니저랑 같이 ‘뽑기’ 하나 사 먹었어요.” 불에 녹인 설탕 덩어리에 소다를 넣어 굳힌 후, 별과 나무, 하트 등을 찍어주는 달고나를 말하는 거였다. 요즘은 쉽게 만나기도 힘든 추억의 과자다. “압구정 쪽에 가면 길에서 한 할머니가 그걸 팔아요. 가끔 찾아가죠.” 이 천진난만한 여배우는 먼저 말을 꺼내곤 살짝 부끄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식단 관리뿐 아니라 운동도 철저히 한다. “식이 조절만 하니까 요요가 빨리 오더라고요.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열심히 헬스장에 나가고 있어요.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근육도 좀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죠. 대충 운동하기엔 그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나요? 트레이너에게도 미안하잖아요.” 얼마 전부터는 검술 연습도 시작했다. “액션 연기 꼭 해보고 싶거든요. 전 몸이 힘든 게 좋은가 봐요. 뭐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그냥 미리 배워두는 거죠.”

다소 파격적인 오늘의 촬영 컨셉 역시 그녀를 설레게 하는 작은 모험이다. “결혼하고 나니까 아무래도 노출이 많은 의상은 불편하더라고요.”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몸가짐에 신경을 쓰면서도 포즈를 취할 때만큼은 과감하게 돌변했다.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섹시한 여전사였고, 귀여운 여인이었으며, 도둑 고양이를 닮은 불량 소녀이기도 했다. 이유리는 매 촬영마다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며 스태프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모든 촬영이 끝난 후, 제일 처음 찍은 사진의 의상을 한번 바꿔보자는 제안에도 흔쾌히 재촬영에 나서는 열의를 보였다. 반짝이는 드레스에 흰색 발맹 재킷을 걸치고 나온 그녀는 상상한 것보다 훨씬 근사했다. 그야말로 눈부신 여배우였다. “저 화보 찍는 거 좋아해요. 드라마에선 이렇게 강한 메이크업을 해볼 기회가 없잖아요? 새롭게 변화하는 제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어요.” 이유리는 자신이 직접 만든 립스틱 팔레트를 보여줬다. 필통 크기만 한 연분홍 플라스틱 통 안엔 족히 스무 가지는 넘어 보이는 신상 립스틱 컬러가 가득 차 있었다. “립 컬러는 옷 색깔에 따라 하루에 몇 번씩 바뀌기도 하니까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언니들이랑 꾸미고 노는 거 좋아했어요.” 거울 앞에 앉아 새로 나온 화장품에 대해 여자 스태프들과 정보를 나누던 그녀는 한편으로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 앞에서 바삐 움직이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유가 있었다. “오늘 배운 거 집에서 한번 따라 해보려고요.” 촬영장에서는 비단이가 그녀의 실습 모델이었다. 대기실에 앉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이유리는 비단이랑 화장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옷 중에 예쁜 걸 골라 입히거나 숙녀 구두를 신겨주기도 했다. “전 아마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미용실을 했을 거예요!”

플리츠 디테일의 재킷과 스커트는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와이드 벨트는 월포드(Wolford), 크리스털 장식 이어 커프와 왼손에 착용한 덩굴 모티브 링은 모두 미네타니(Minetani), 오른손에 착용한 선샤인 실버 링은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스트랩 장식 힐은 스티브 매든(Steve Madden).

플리츠 디테일의 재킷과 스커트는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와이드 벨트는 월포드(Wolford), 크리스털 장식 이어 커프와 왼손에 착용한 덩굴 모티브 링은 모두 미네타니(Minetani), 오른손에 착용한 선샤인 실버 링은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스트랩 장식 힐은 스티브 매든(Steve Madden).

차라리 한복이라면 오히려 쉽게 선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드라마 속에서 비술채의 침선장 자리를 놓고 오연서와 경쟁하던 이유리는 최근 한복 홍보 모델로 위촉되었다. 12년 전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부끄러움 많은 세자빈 역을 맡은 때를 제외하곤 한 번도 사극에 출연한 적이 없지만 어쩐지 그녀가 한복을 입은 모습은 낯설지 않다. “제가 체구가 작잖아요. 그래서 한복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한 한복의 날 행사에서 이유리는 한복 디자이너 여덟 명이 개발한 64벌의 신한복을 직접 입어볼 기회가 있었다. 드라마 때문에 한복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은 터라 더욱 반가웠다. “패션쇼를 다녀왔는데 뭉클하더라고요. 사실 우리가 어릴 때 제일 먼저 입어본 공주 옷이 한복이잖아요? 그런데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입다 보니 한복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 것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던 거죠. 일단 저부터 반성했어요. 이번에 제작된 신한복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어요. 되게 예쁘고, 마고자는 청바지랑도 어울려요.”

튜브 톱 원피스는 마쥬(Maje), 크리놀린 스커트는 비나제이 란제리(Vina J. Lingerie), 선샤인 실버 네크리스는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크리스털 장식 뱅글은 더 퀸 라운지(The Queen Lounge).

튜브 톱 원피스는 마쥬(Maje), 크리놀린 스커트는 비나제이 란제리(Vina J. Lingerie), 선샤인 실버 네크리스는 피 바이 파나쉬(P by Panache), 크리스털 장식 뱅글은 더 퀸 라운지(The Queen Lounge).

<왔다! 장보리> 드라마 스태프의 상가에 조문을 간 한 연예부 기자는 그곳에서 두 팔을 걷어붙인 채 손님들을 맞이하고 음식을 나르던 이유리를 본 목격담을 방송에서 전한 적이 있다. 이유리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 말했다. “현장 조명팀 오빠들이 서빙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하자고 했죠. 똑같은 사람인데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대접받는 게 싫더라고요. 그런 건 불편해요.” 그녀는 인기를 특권처럼 누리는 거만한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 여배우라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받고 싶지도 않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녀는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저라고 특별히 다를 게 없으니까요. 이건 극히 사소한 제 입장일 뿐이지만, 오히려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에 비해 배우들은 더 축복받은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일 출근 안 하잖아요. 작품하고 싶으면 하고, 쉬고 싶으면 쉬고, 또 여행도 가고, 계속 이렇게 살잖아요. 이런 직업이 어디 있어요? 그런 거 보면 힘들다는 말 못해요.”

플라워 패턴의 시스루 원피스는 블루마린(Blumarine), 태슬 장식 귀고리는 H&M, 앞코 레드 포인트 스트랩 힐은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플라워 패턴의 시스루 원피스는 블루마린(Blumarine), 태슬 장식 귀고리는 H&M, 앞코 레드 포인트 스트랩 힐은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2001년 <학교 4>로 데뷔한 이유리는 지금껏 성실함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를 비롯해 임수정, 공유, 여욱환 등의 숱한 스타를 배출한 이 드라마에서 이유리는 개성 넘치는 학생들 틈에서 최고의 엔터테이너를 꿈꾸며 온갖 오디션을 쫓아다니던 미술과 학생이었다. 그건 실제 예대 재학생이던 이유리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네 살 때 부모님이 연기학원을 데려갔어요. 그땐 제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잘 못했대요. 그래도 전 연기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그림 그릴 때보다 더 행복했거든요. 출연자 중에 한민이라는 친구와는 지금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드라마 속의 평범하나 야심만만하던 소녀의 꿈은 비로소 현실이 되었다. 요즘 이유리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광고도 여러 편 찍었다. 신동엽과 함께 <세바퀴>의 새로운 MC로 발탁되기도 했다. “전자제품 CF도 꼭 찍어보고 싶네요. 막 냉장고 같은 거. 하하.” 시장에만 가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얼마 전 광장시장에 갔는데, 아주머님들부터 할아버님, 할머님까지 전부 반갑게 맞아주더라고요. “저 안 미우세요?” 물었더니 “안 밉다”고 해요. 연기일 뿐이란 걸 안다고. 고마웠어요.”

 

스팽글 장식 드레스는 에스카다(Escada), 화이트 재킷은 발맹(Balmain), 크리스털 장식 이어링은 스와로브스키(Swarovski), 뱅글은 랄프 로렌(Ralph Lauren), 베이식한 펌프스는 포에버21(Forever21). 

스팽글 장식 드레스는 에스카다(Escada), 화이트 재킷은 발맹(Balmain), 크리스털 장식 이어링은 스와로브스키(Swarovski), 뱅글은 랄프 로렌(Ralph Lauren), 베이식한 펌프스는 포에버21(Forever21).

2002년 <러빙유>로 KBS 신인상을 수상한 후부터 이유리는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수차례 연기력을 검증받았다. 김수현의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그녀는 눈물의 여왕이었고, <노란 복수초>에서는 복수의 화신이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에선 열등감에 시달리는 신데렐라로 열연을 펼쳤다. 한때는 대한민국 시어머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야무지고 착한 며느리이기도 했다. 드라마 대부분이 시청률도 좋았다. 배우의 입장에선 세상 사람들의 뒤늦은 호들갑이 조금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인기를 더 얻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보다는 좋아하는 연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감사했죠.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은 늘 있어요.” 이유리는 깊은 계곡의 맑은 물처럼 천천히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다 마침내 넓은 바다를 만났다. 그녀는 자신의 연기 인생이 이만하면 꽤 순탄하게 흘러왔다고 생각한다. 한 여자로서의 인생은 더 말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전 결혼하고 나서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든든한 내 편이 생겼으니까. 확실히 덕을 본 케이스죠.” 누가 뭐래도 2014년은 이유리의 해였다. 달콤 살벌한 그녀의 장밋빛 인생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