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라의 색다른 매력

부드러운 미소와 강렬한 눈빛을 동시에 지닌, 앞날이 더 기대되는 배우 강소라.
평범한 수트 대신 성숙한 이브닝 룩, 포니테일 대신 웨이브 헤어를 한 그녀가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Trunk Show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그레이 컬렉션을 선보이며 두 개의 포인트 컬러를 곁들였다. 바로 블랙과 라임! 별빛에 반짝이는 나뭇잎처럼 장식된 세퀸 장식 실크 드레스는 레드 카펫을 위한 완벽한 선택. 

Trunk Show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그레이 컬렉션을 선보이며 두 개의 포인트 컬러를 곁들였다. 바로 블랙과 라임! 별빛에 반짝이는 나뭇잎처럼 장식된 세퀸 장식 실크 드레스는 레드 카펫을 위한 완벽한 선택.

‘안영이 씨’가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무릎길이의 스커트와 스트라이프 셔츠, 그리고 질끈 묶은 머리가 딱 드라마 <미생> 속 ‘원 인터내셔널’ 자원팀의 신입사원 안영이 씨였다. 실제로 서울역 근처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다 <보그>의 화보 촬영차 잠시 강남으로 ‘외근’을 나온 배우 강소라는 안영이 씨만큼 활기차고 쾌활했다. 메이크업실에서 양치를 했고, 힐을 신은 채 스튜디오를 뛰어다녔다. 신입사원 못지않은 에너지와 성실함이었다. 화보 촬영이 저녁 7시에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졌지만 그녀는 지치는 기색도 없었다. 웬만한 야근은 달랑 컵라면과 자판기 커피로 버텨온 안영이 씨의 체력 덕택이었을 것이다.

“낙엽 좀 뿌려주세요”, “나무 의자들 한쪽에 줄지어 세워주시고요.” 하지만 이날 화보의 컨셉이 그저 씩씩하고 발랄해서만 되는 게 아니었다. 겨울의 차가운 무드를 배경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모던하면서도 페미닌한 룩을 표현해야 하는 화보에서, 배우 강소라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입사원 안영이가 아닌, 도심 속 밤의 화려한 여주인공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회색빛 스튜디오엔 낙엽이 뒹굴었고, 바닥에 놓인 마른 나뭇가지는 무거운 침묵을 요했다. “첫 컷 들어갈까요?” 포토그래퍼의 시작 사인과 함께 셔터가 울렸다. 배우 강소라가 나무 둥지 위에 앉았고, 그녀는 어느새 웃음기를 지웠다. 작은 스팽글을 수놓은 블랙 드레스와 수줍게 홍조를 띠는 아련한 메이크업을 한 강소라. 그곳에 신입사원 안영이는 없었고 차가운 도심을 밝히는 배우 강소라가 있었다.

Let Her Shine커다란 눈망울과 또렷한 마스크의 강소라. 반짝이는 세퀸 장식 드레스는 그녀에게 꼭 어울리는 선택이다. 여기에 우아한 초록색 모피 머플러를 걸치면 근사한 파티 룩이 완성된다.

Let Her Shine 커다란 눈망울과 또렷한 마스크의 강소라. 반짝이는 세퀸 장식 드레스는 그녀에게 꼭 어울리는 선택이다. 여기에 우아한 초록색 모피 머플러를 걸치면 근사한 파티 룩이 완성된다.

Wide Idea 턱시도 팬츠와 트레이닝 팬츠의 만남. 라임 컬러로 옆선을 장식한 팬츠에 심플한 코트가 더없이 잘 어울린다. 네트 장식 모자는 코코드메르(Coco de Mer).

Wide Idea 턱시도 팬츠와 트레이닝 팬츠의 만남. 라임 컬러로 옆선을 장식한 팬츠에 심플한 코트가 더없이 잘 어울린다. 네트 장식 모자는 코코드메르(Coco de Mer).

Fade to Grey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세상의 모든 회색을 컬렉션에 도입했다. 세 겹의 실크를 겹쳐 완성된 오묘한 시폰 스커트가 그 결과다. 여기에 라임 펠트로 장식한 벨벳 톱을 매치하자 레이디라이크 룩이 완성됐다. 깃털 장식 모자는 코코드메르(Coco de Mer).

Fade to Grey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세상의 모든 회색을 컬렉션에 도입했다. 세 겹의 실크를 겹쳐 완성된 오묘한 시폰 스커트가 그 결과다. 여기에 라임 펠트로 장식한 벨벳 톱을 매치하자 레이디라이크 룩이 완성됐다. 깃털 장식 모자는 코코드메르(Coco de Mer).

촬영 초반 강소라는 조금 얼어 있는 것 같았다. 수능을 하루 앞둔 늦은 밤. 거의 ‘겨울 태풍’을 연상케 하는 강추위와 바람 탓도 있었지만 요즘 강소라의 처지가 웬만한 겨울 날씨보다 가혹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미생>의 촬영은 목요일을 제외하곤 매일같이 이어지고, 날을 넘기는 밤 촬영도 적지 않다. ‘주 6일 근무에 야근 필수’의 배우 생활이다. 고공 행진하는 시청률 덕에 여기저기 와달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드라마 초반 위풍당당하던 인턴 사원 안영이 씨는 요즘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콧대 높은 상사들의 허들을 매일같이 넘고 또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그녀를 보고 있으면 좀 안쓰럽다.

하지만 강소라는 역시나 ‘신입사원’이었다. 2010년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로 데뷔해 이제 배우 5년 차인 그녀는 자신의 피로 탓에 현장 분위기가 무거워지게 두지 않았다. 강소라는 매 순간 시원시원했고, 똑 부러지는 목소리와 판단으로 촬영에 응했다. 마른 꽃잎을 머리에 장식으로 달자 “구르다가 꽃 묻은 느낌?”이라 물으며 농담을 건넸고, 내추럴한 메이크업에 대해 에디터가 “자연스러운 게 가장 예쁜 것 같다”고 하자, “아녜요, 저 이거 화장 엄청 한 거예요”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보통 어느 쪽 얼굴이 더 예쁜가요?”라는 포토그래퍼의 질문엔 “오늘은 오른쪽이요!”라며 자기 평가도 빨랐다. 유머도, 겸양도 갖춘, 팔방으로 능숙한 신인 배우다.

Armed & Fabulous심플한 쇼츠 수트의 새로운 변신! 금방이라도 날개가 솟아오를 듯 화려한 비즈와 세퀸 재킷은 주위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Armed & Fabulous 심플한 쇼츠 수트의 새로운 변신! 금방이라도 날개가 솟아오를 듯 화려한 비즈와 세퀸 재킷은 주위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A Shade of Grey비대칭 홀터 드레스는 강소라의 아름다운 어깨 라인을 뽐내기에 제격이다. 특히 은은한 멋의 비즈 장식이 반짝이면 그녀에게서 눈을 떼기 힘들 것이다.

A Shade of Grey비대칭 홀터 드레스는 강소라의 아름다운 어깨 라인을 뽐내기에 제격이다. 특히 은은한 멋의 비즈 장식이 반짝이면 그녀에게서 눈을 떼기 힘들 것이다.

Like a Boy틸다 스윈튼처럼 중성적 매력을 뽐내고 싶으면, 회색 울 재킷과 시가렛 팬츠를 선택하는 게 좋다. 꽃 장식 헤어밴드는 파머(Farmer).

Like a Boy 틸다 스윈튼처럼 중성적 매력을 뽐내고 싶으면, 회색 울 재킷과 시가렛 팬츠를 선택하는 게 좋다. 꽃 장식 헤어밴드는 파머(Farmer).

그리고 강소라의 이런 유쾌한 에너지가 이날 촬영을 이끌었다. 민트빛 튜브 톱 드레스를 입고 무드를 잡던 그녀는 “좀더 로맨틱한 음악 어떨까요?”라며 BGM의 선곡을 요청했고, 머리에 장식으로 달았던 마른 꽃가지들을 가리키면서는 “이번엔 한번 손에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라며 제안을 해왔다. 드라마 <미생> 속 안영이 씨의 회사 생활에 빗대어 얘기해본다면 제2안과 3안을 대비한 철저한 기획안이었다. 그리고 그 철저한 PPT 덕분에 초반 다소 긴장돼 보이던 강소라의 표정은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풀렸다. 다소 불편할 것 같은 나무 박스 위에 올라서도 자유자재로 몸을 비틀었고, 블랙 컬러의 가운 코트 컷에서는 스스로 스타일링도 해가며 촬영에 임했다.

Glam Up길고 가느다란 팔다리를 지닌 강소라의 장점을 맘껏 보여줄 수 있는 라임색 비즈 장식 칼럼 드레스. 이대로 레드 카펫에 서도 손색없을 만큼 아름답다. 화보 속 의상과 구두, 주얼리는 모두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Glam Up길고 가느다란 팔다리를 지닌 강소라의 장점을 맘껏 보여줄 수 있는 라임색 비즈 장식 칼럼 드레스. 이대로 레드 카펫에 서도 손색없을 만큼 아름답다. 화보 속 의상과 구두, 주얼리는 모두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그렇게 여덟 컷의 촬영이 모두 끝나고 배우 강소라는 다시 안영이 씨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높은 힐과 화려한 드레스, 머리를 장식하던 하얀 망사 모자를 벗었고 ‘원 인터내셔널’의 유니폼과 다름없는 스커트와 셔츠, 그리고 다홍빛의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었다. 서울역 드라마 촬영장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오늘의 화보 촬영은 주 6일 근무 중인 배우 강소라가 가진 짧은 휴식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겨울밤, 날은 추웠어도 멋과 낭만, 그리고 로맨스를 마음에 품었던 촬영. 안영이 씨의 겨울밤의 이 짧은 휴식이 아름답고 에너지 넘쳤기에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