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퍼드 스타일 즐기기

애니멀 프린트 옷으로 쫙 빼입은 뒤 ‘쎈’ 느낌 대신 ‘세련된’ 느낌을 주고 싶다면?
보다 간결하고 현실적인 실루엣으로 동시대 감각의 레오퍼드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검정 가죽 칼라가 장식된 송치 톱과 송치 코트는 구찌(Gucci), 스키니 핏의 8부 길이 실크 팬츠는 에스까다(Escada), 토트백은 디올(Dior), 하이힐은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송치 팔찌들은 에센셜(Essentiel).

우리 여자들은 플라워, 스트라이프, 도트 등 여러 프린트들과 동고동락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좀더 원초적 본능에 끌리는 중이다. 바로 레오퍼드! 단정한 수트가 필요한 커리어우먼이든 스키니한 블랙 룩만 고집하는 펑크 걸이든, 레오퍼드는 늘 관능의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보다 모노톤을 고집해온 여자들에게 레오퍼드는 야생동물만큼이나 두려운 존재.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레오퍼드에 현실감각을 더했다. 보다 다양해진 색감(베이지와 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모노톤), 중성적인 터치(리본이나 러플, 잘록한 허리 라인을 없앴다), 모던하고 고급스러워진 소재(펠트나 송치, 니트 등) 등. 이들은 레오퍼드의 표정을 바꿔놨다.

사실 레오퍼드 프린트는 ‘글래머’의 상징. 오랫동안 레오퍼드가 지향해온 한 가지 타입 디자인과(주로 섹시한!) 흔해빠진 컬러(브라운!)는 더는 동시대적이지 않았다. 파티에서 튀기 위해 ‘오버’해서 꾸민 여성처럼 어딘가 동떨어진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세련된 야상의 안감으로 쓰이거나, 남성용 오버사이즈 파카에 덧입거나, 캐주얼한 스니커즈를 매치해 아주 재치 있게 레오퍼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다른 프린트에 비해 레오퍼드는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레오퍼드 아이템 하나만으로 충분히 멋지죠!” 레오퍼드 프린트 마니아인 디자이너 박승건의 푸시버튼 컬렉션엔 늘 레오퍼드 프린트가 등장한다. “비 오는 날이나 여행지에서 멋을 내기 애매할 때 늘 유용하죠. 레오퍼드 아이템 하나면 단번에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요.”





이번 시즌 등장한 다른 디자이너들의 레오퍼드 의상들 또한 화사한 봄은 물론, 가을과 겨울을 위한 뉴 미니멀리즘에 쉽게 적용된다. 셀린이 여성적인 소재와 남성적인 실루엣을 살린 레오퍼드 프린트 코트를 선보였다면, 톰 포드나 스포트막스는 데님에도 잘 어울리는 풀오버나 오버사이즈 송치 톱을 디자인했다. 또 구찌는 60년대풍 레오퍼드 아이템들을 잔뜩 등장시켰다. “실루엣이 부담스럽지 않고 패턴이 구찌의 다른 여성복에 비해 넉넉한 편이에요. 그래서 평소 애니멀 프린트를 멀리하던 고객들에게도 반응이 좋아요.” 구찌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이 가죽 칼라를 덧댄 송치 톱 정도는 ‘쎄’게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팬츠나 원피스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레오퍼드 송치 코트는 인기 절정이다. 또 디올은 시즌과 관계없이 레오퍼드 프린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사실 디올의 레오퍼드는 무슈 디올의 뮤즈이자 스타일리스트였던 미차 브리카(레오퍼드 프린트를 즐겼다)에게 영감을 얻어 매 시즌 조금씩 변형해 등장한다. “어떤 디자인으로 선보이느냐에 따라 반응이 조금씩 달라요. 물론 가방이나 구두는 유행과 상관없이 꾸준히 인기죠.” 디올 매장 직원들의 이야기다. 또 연령과는 상관없이 레오퍼드, 송치 같은 ‘동물성’ 카테고리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늘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매 시즌 레오퍼드를 원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레오퍼드 프린트를 동시대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미니멀한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다. 꽃무늬처럼 보이는 레오퍼드 프린트의 셀린 펠트 코트나 구찌의 60년대풍 미니 코트 정도가 적절하다. 또 동그란 어깨의 코트나 크롭트 팬츠처럼 섹시한 느낌이 적은 옷들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뼛속까지’ 레오퍼드 마니아라면, 이번 시즌 쏟아져 나온 레오퍼드 아이템들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는 것도 도전해볼 만하다. 이럴 경우 디자이너 박승건은 스포티한 아이템과 매치하라고 조언한다. “베이식한 스니커즈를 꼭 매치하세요.” 그 반대의 경우라면? “모노톤의 클래식한 룩이나 시크한 블랙 의상에는 레오퍼드가 제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