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열린 ‘벨리시마’ 전시 속으로!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라우도미아 푸치

라우도미아 푸치(Laudomia Pucci)는 그녀의 아버지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가 60년대에 디자인한 터키옥색 루렉스(Lurex) 드레스 앞에 포즈를 취했다. 



로마의 막시 뮤지엄에서 열리는 <벨리시마: 이탈리아와 하이 패션> 전시

아리린 갈리친 로마 1962 팔라초 파자마. 산퉁 실크로 제작됐고, 골드 잎과 글래스 크리스탈로 구성. ⓒ 갈리친− 아르치비오 스토리코

로마 막시 뮤지엄(Maxxi museum)의 물결치는 반대편 세트에는 안나 제냐(Anna Zegna)가 고인이 된 그녀 어머니의 옷장 속 유산인 밀라 쇤(Mila Schön) 수트 옆에 서 있었다. 



수지 멘키스와 카를라 펜디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와 스테파노 통키(Stefano Tonchi)가 전시를 보며 감탄하고 있다. ⓒ 무사치오, Ianniello Napolitano, 막시 재단이 제공

그러나 <벨리시마, 이탈리아와 하이 패션 1945-68(Bellissima, Italy and High Fashion 1945-68)> 전시의 다른 작품들의 이름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12월 2일부터 3월 3일까지). 이 전시는 이탈리아에서 폐허로부터 시네마, 아트, 패션이 모두 재건축됐던 전후 시대를 다룬다.

 

‘티베르 강의 할리우드(Hollywood on the Tiber)’로 알려진 배우들(예를 들어 애버 가드너(Ava Gardner), 아니타 에크베르그(Anita Ekberg), 또는 라나 터너(Lana Turner) 등등)은 그들의 옷을 디자인한 디자이너보다 더 유명할 것이다. 



안나 제냐(Anna Zegna)이 갈라 오프닝을 위해 고인이 된 어머니의 옷장 속 유산인 밀라 쇤(Mila Schön) 수트를 입은 모습

막시 뮤지엄의 벨리시마 전시회. 레드 발렌티노 드레스

그러나 이렇게 흥미로운 전시를 로마의 모던 아트 뮤지엄에 발표하고 익숙지 않은 영역들을 탐험함으로써 패션을 아트의 범위로 가져오려던 막시 재단(Fondazione Maxxi) 회장인 조반나 메란드리(Giovanna Melandri)의 소망은 성취됐다.

 

“이 시기에는 현대성이 존재했어요. 아트와 패션 간의 충분한 상호작용이 있었기 때문이죠”라고 조반나가 전후 시대에 대해 말했다. 

 

전시 개막식에서는 뒤늦게 유명세에 오른 스타들이 참가했는데, 그들 중에는 카를라 펜디(Carla Fendi), 구찌 디자이너였을 때의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nini), 그리고 로지타(Rosita)와 안젤라 미쏘니(Angela Missoni)가 있었다. 



아니타 에크베르그(Anita Ekberg)가 영화 보카치노 <‘70(Boccaccio ’70)> 기자 회견을 위해 불가리를 입고 있는 모습. 1961

아리린 갈리친(왼쪽), 그리고 레나토 발레스트라가 만든 의상(오른쪽).

‘컴포지션(Composizione)’ 아티스트 칼라 아카르디(Carla Accardi) 작품. 로마 국립근대미술관(Galleria nazionale d’arte moderna) ⓒ 실비오 스카포레티(Silvio Scafoletti). 1950

이탈리아 배우 마가렛 메이드(Margareth Made)와 푸치 디자이너 피터 던다스(Peter Dundas)가 로마 막시 뮤지엄의 벨리시마 경축 행사에 참가했다 ⓒ 무사치오(Musacchio), Ianniello Napolitano, 막시 재단(Fondazione MAXXI)이 제공

작년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의 이탈리아 패션 전시가 현재 이탈리아 패션 산업에 중점을 둔데 반해, 벨리시마는 초기 패션을 다룬다(물론 완전한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페라가모(Ferragamo)의 우아하고 장식이 많은 슈즈도 있다).

 

지적이고 시각적으로 호소하는 전시는 트리오 큐레이터에 의해 탄생했다: 마리아 루이사 프리자(Maria Luisa Frisa), 안나 마티롤로(Anna Mattirolo), 스테파노 통키(Stefano Tonchi). 이들은 파리의 찬란한 오뜨 꾸뛰르 시대의 그늘에 가려진 채 이탈리아에서 성장한 패션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발렌시아가(Balenciaga)가 고귀한 실루엣을 조각하고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이 어머니의 과거에나 존재하던 새장 같은 코르셋 가운을 만들던 때, 당시 이탈리아는 새로운 현대성을 탄생시키고 있었다. 스테파노 통키는 로베르토 카푸치(Roberto Capucci) 코트를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의 아트워크와 비슷한 미니멀리스트 스피릿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제르마나 마루첼리(Germana Marucelli, 나는 그의 작품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다)가 만들고 파올로 셰기(Paolo Scheggi)가 핸드 페인팅한 1962년산 산퉁 실크 드레스도 꼽았다. 나는 오히려 결과물이 90년대 프라다 같다고 여겼지만, 저녁 식사 때 미우치아(Miuccia)에게 물어볼 용기는 없었다.



<벨리시마: 이탈리아와 하이 패션> 전시가 로마의 막시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미우치아 프라다와 큐레이터 스테파노 통키, 마리아 루이사 프리자(Maria Luisa Frisa), 그리고 안나 마티롤로(Anna Mattirolo) ⓒ 무사치오, Ianniello Napolitano, 막시 재단이 제공

로지타 미쏘니(Rosita Missoni)와 미우치아 프라다가 전시를 즐기고 있다.

길게 물결치는 듯한 플랫폼 위에서 진행된 전시는 예술적인 것부터 이국적인 것까지 8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블랙 앤 화이트’ 구역에는 셰브런 밍크로 구성된 놀라운 60년대 펜디 모피 작품이 포함된다. 그 작품은 젊고 무명 시절의 칼 라거펠드(Karl Lagerfeld)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섹션들은 액세서리들로 산재돼 있었다. 특히 이 전시의 메인 스폰서인 불가리(Bulgari)의 두드러지고 컬러플한 주얼리가 주를 이뤘다. 너무도 동시대적으로 보이는 금,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1967년산 목걸이가 탐났다. 그리고 코폴라와 탑포(Coppola and Toppo)의 은도금 알루미늄 위에 크리스탈이 올려진 매드캡 주얼의 컬렉션에도 마음이 끌렸다. 60년대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카를라 펜디가 착용한 은 디스크 주얼리 역시 감탄스러웠다. 



로베르토 카푸치 크래크드 코트(cracked coat), 1969 ⓒ 클라우디아 프림안겔리(Claudia Primangeli). 로베르토 카푸치 재단(Historical Archive Roberto Capucci Foundation).

60년대의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불가리 목걸이

영화와 패션쇼의 미니 클립들은 모두 즐겁고 모던했다. 영상들은 로마의 세니시타 스튜디오(Cinecittà) 시기의 옷들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소렐레 보티(Sorelle Botti)의 호화로운 가운들, 시모네타(Simonetta)의 칵테일 드레스들, 그리고 발렌티노 스타일의 탄생 등이 눈에 띄었다.

 

아티스트 알베르토 부리(Alberto Burri)가 1961년에 발렌티노 레드 드레스를 아플리케 로즈들로 시작한 다음 만든 산뜻한 빨간 플라스틱 로즈들을 보는 것 역시 너무 즐거웠다. 아리린 갈리친(Irene Galitzine)과 레나토 발레스트라(Renato Balestra)가 만든 거의 동일한 풀빛 의상 두벌 앞에서 비주얼 쇼크를 받는 것도 좋았다. 활기 넘치는 색감들이 카를라 아카르디(Carla Accardi)의 1950년대 추상적 조성에 잘 어울렸다.

 

갈리친은 푸치 같이 캐주얼한 글래머를 지닌 나른한 옷들의 시초였다. 그 스타일에는 갈리친의 팔라초 파자마와 한때 라거펠드가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피노 란체티와 티지아니(Pino Lancetti and Tiziani) 미니드레스도 포함된다. 



60년대의 셰브런 밍크로 구성된 펜디 모피 의상. 초기 칼 라거펠드 작품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를 위한 아리린 갈리친의 평상복 팔라초 파자마. 1960 F/W ⓒ 갈리친– 아르치비오 스토리코(Archivio Storico).

그 다음에는 좀더 익숙한 60년대 스타일, 기하학 미니드레스가 나타났다. 통키는 1969년 파올로 셰기의 레드와 블루 큐브들이 2년 전 로베르토 카푸치의 레드, 블랙, 화이트 플라스틱 드레스와 병치한다고 설명했다.

 

비록 상상력이 풍부하고 유익했던 컬렉션은 세계 각국을 순회해도 되지만, 패션 애호가들이 로마와 막시를 특별한 행선지로 여기길 바란다. 통키의 말처럼, 이 모든 것들이야 말로 20세기 패션이 어떻게 생겨난 지에 대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니까. 




English Ver.


Bellissima! Revealing the roots of Italy’s post-war revolution

Rome celebrates the opening of Bellissima – an exhibition of Italian Fashion

 

Laudomia Pucci posed in front of a turquoise Lurex dress designed by her father, Emilio Pucci, in the Sixties.

 

On the other side of the undulating set at the Maxxi museum in Rome, Anna Zegna stood by a Mila Schön suit that is a legacy from her late mother’s closet.

But many other names are almost unknown in Bellissima, Italy and High Fashion 1945-68 (from December 2 to May 3). The show covers a post-war period when cinema, art and fashion in Italy were all being re-built from the ruins.

 

The filmstars from what was known as “Hollywood on the Tiber”  – Ava Gardner, Anita Ekberg or Lana Turner, for example – are probably better known than the designers who dressed them.

 

But by presenting this intriguing exhibition in Rome’s modern art museum and exploring unfamiliar territory, the result has fulfilled the desire of Giovanna Melandri, president of the Fondazione Maxxi, to bring fashion into the realm of art.

 

“There was modernity in this period because of the fertile interaction between art and fashion,” she said of the post-war decade.

 

At the opening event there was a stellar turnout of those who rose to fame in a later period, including Carla Fendi, Frida Giannini, current designer at Gucci, and Rosita and Angela Missoni.

 

Where London’s Victoria & Albert museum’s exhibition of Italian fashion last year focused on Italy’s fashion industry, Bellissima is about those earlier footsteps. (There are, of course, graceful and decorative shoes from Ferragamo to complete the picture.)

 

An intelligent and visually appealing exhibition has emerged from the trio of curators: Maria Luisa Frisa, Anna Mattirolo and Stefano Tonchi. They have succeeded in making relevant a fashion that grew in Italy in the shadow of haute-couture’s glory years in Paris.

 

So while Balenciaga was sculpting noble silhouettes and Christian Dior was creating gowns in the caged corsets of his mother’s past, Italy was building a new modernity. Stefano Tonchi pointed to a Roberto Capucci coat with a similar minimalist spirit as a Lucio Fontana artwork; and a 1962 shantung dress by Germana Marucelli (whose  work I don’t know at all ) hand-painted by Paolo Scheggi. I though the result was rather Nineties Prada but I did not have the courage to ask Miuccia at dinner!

 

The exhibition, on a long undulating platform, is divided into eight categories from “arty” to “exotic”.  In the “black and white” section it includes a stunning Sixties Fendi fur in chevron mink that I would bet was created by a young and unknown Karl Lagerfeld.

 

The sections are interspersed with accessories – especially the striking and colourful jewellery of Bulgari, the show’s main sponsor. I coveted a 1967 necklace in gold with ruby, emeralds, sapphires and diamonds that looked so contemporary. I was also drawn to a collection of madcap jewels in crystal on silver-plated aluminium from Coppola & Toppo. I also admired the silver disc jewellery Carla Fendi was wearing, so suited to that Sixties period.

 

Mini screens with clips from movies and fashion shows are both entertaining and modern. With them go the clothes of Rome’s Cinecittà years: swishing gowns from Sorelle Botti, cocktail dresses from Simonetta and the birth of Valentino’s style

I loved seeing the juicy red plastic roses from artist Alberto Burri in 1961 setting off a Valentino red dress with appliquéd roses; and the visual shock of two almost identical grass-green outfits from Irene Galitzine and Renato Balestra, the vibrant colours played off with Carla Accardi’s 1950 abstract composition.

 

Galitzine, like Pucci, was the start of something new: relaxed clothes with a casual glamour. That style includes Galitzine’s palazzo pyjamas and minidresses from Pino Lancetti and Tiziani, where Karl Lagerfeld was the designer.

 

Then came the more familiar Sixties: geometric minidresses. Tonchi explained the juxtaposition of Paolo Scheggi’s red and blue cubes in 1969 with Roberto Capucci’s red, black and white plastic dress from two years earlier.

 

Let’s hope that fashion-lovers can make Rome and Maxxi a destination, although such an imaginative and informative collection deserves to travel. For, as Tonchi says, these are the missing pieces in the jigsaw of how twentieth century fashion happ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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