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패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기 부르댕(Guy Bourdin)의 사진전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아티스트의 아카이브(Artist’s archive), 1979, 기 부르댕 작 ⓒ Guy Bourdin Estate 2014 Courtesy A+C

새 해, 새 패션. 2015년은 70년대를 재현할 준비가 되어있다. 맥시 스커트, 부드러운 스웨이드 재킷, 너울거리는 챙 모자, 축 늘어지는 머리카락, 프린지 숄더백. 이 얼마나 너저분한지!

 

10년 단위로 그 시대의 패션을 한 가지 스타일로 정의하는 것은 독립적인 여성들이 그 시즌 ‘룩’에 대한 일방적 결정을 거부한 이래로 설득력을 잃었다. 이젠 남녀가 서로의 옷장을 뒤섞는 방법을 결정함으로써, ‘관용’이라는 단어가 패션의 슬로건이 됐다. 



찰스 쥬르당, autumn 1970, 기 부르댕 작 ⓒ Guy Bourdin Estate 2014 Courtesy A+C

만약 2015년의 패션이 화려한 히피 글래머에 대한 것이라면, 이 복잡한 패션 비전에 도전하는 데에 당대 기 부르댕(Guy Bourdin)의 날카로운 시각을 보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런던 전시회 <기 부르댕: 이미지 메이커(Guy Bourdin: Image Maker)>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에서 3월 15일까지 전시 예정). 그리고 사진의 가장자리에서 사라지거나, 육체로부터 분리되어 철로 위에 눕혀져 있는 그 다리들은 매번 위험과 유혹의 전율을 야기했다. 



찰스 쥬르당, autumn 1970, 기 부르댕 작 ⓒ Guy Bourdin Estate 2014 Courtesy A+C

초현실주의자 만 레이(Man Ray)의 후계자인 기 부르댕은 감각적이고, 가공하지 않은 패션 판타지의 장인이다(그의 이미지에서 강력한 역할을 하는 매니큐어를 제외하고). 우리는 이미 그의 사진 작품들을 많이 봐왔다. 



펜탁스 캘린더(Pentax calendar), 1980, Pentax ⓒ Guy Bourdin Estate 2014 Courtesy A+C

특히 찰스 쥬르당(Charles Jourdan)을 위해 만든 광고들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것이다. 1977년부터 1986년까지 프랑스 패션 하우스를 위한 캠페인은 쇼의 개막식을 장악했다. 이 작품들이 프랑스 신발 회사를 패션계 지표 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말이다. 



찰스 쥬르당, spring 1976, 기 부르댕 작 ⓒ Guy Bourdin Estate 2014 Courtesy A+C

사진가의 아들이자 그 열정을 지켜봐 온 사무엘 부르댕(Samuel Bourdin)도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데, 부르댕의 렌즈가 모델의 다리와 발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아버지를 따라 여행을 나온 어린아이로 등장한다.

 

성적으로 자극적인 동시에 무기력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하이힐이 몸에서 분리된 채 해변가나 산업 불모지를 배회하는 사진들은 프랑스 <보그>에 실린 섹시한 사진들과 대조를 이룬다.

 

새틴 시트 위에 드러눕거나 가구에 의해 몸이 반쯤 가려진 패션지 모델들은 부르댕이 그 시대의 대표적 사진가였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보그>를 위한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순간 포착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시회 전체는 그의 레이아웃과 그가 선택한 사진들이 매우 섬세하고 통제된 작업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찰스 쥬르당을 위한 기 부르댕, 1979 ⓒ Guy Bourdin Estate/Michael Hoppen Gallery

비록 야외 촬영에서 찍은 초기 패션 필름과 같은 새로운 작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에서 분리된 다리들이야말로 알리스테어 오닐(Alistair O'Neill)과 쉘리 버타임(Shelly Verthime)이 함께 큐레이팅한 서머셋 하우스 전시회의 중심이다. “부르댕과 헬무트 뉴튼(Helmut Newton)도 연결 고리가 있고, 그와 가까웠던 프란신 크리센트(Francine Crescent) 사이에도 관계가 있죠.” 알리스테어가 말했다. 그는 프랑스 <보그>에서 1968년부터 1987년까지 활동했던 에디터들과 함께 20세기 여성들을 관능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작업에서 경쟁 관계였던 두 사진작가를 말하는 것이다. 



찰스 쥬르당을 위한 기 부르댕, 1979 ⓒ Guy Bourdin Estate/Michael Hoppen Gallery

우리는 이 전시회에서 70년대에 대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첫 번째는 그 시대에는 우드스탁(Woodstock)과 썸머 오브 러브(Summer of Love)에서 자란 화려한 히피 글래머 외에도 다양한 패션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기 부르댕의 작품에 대한 나의 주된 감정은 그 작품들의 완벽함에 대한 것이다. 특히 흠 없이 매끈하게 광이 나는 메이크업과 달콤한 붉은 입술들 말이다. 이 것은 그 사회가 신경 쓰지 않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경향으로 기울던 시기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이 그 시대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패션이 절대로 똑같이 반복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매 10년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겹쳐져 있다. 꼼 데 가르쏭(Comme Des Garçons)의 레이 카와쿠보(Rei Kawakubo),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ïa), 샤넬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모두가 중요했고 동시에 80년대 패션에 똑같이 기여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의 미니멀리즘과 지아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의 과장됨이 끝까지 대결했고, 그 뒤를 이어 프라다(Prada)의 “추한” 미(美)가 톰 포드(Tom Ford)의 관능적인 구찌(Gucci)와 대결했다. 



찰스 쥬르당을 위한 기 부르댕, 1979 ⓒ Guy Bourdin Estate/Michael Hoppen Gallery

전시회에 관해서 한 가지 나에게 분명하게 다가온 것이 있다. 우리는 신발과 다채로운 스타킹이 2015년 현재에 우리가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 부르댕의 사진을 한 번 흘긋 보기만 해도-특히 1970년대 철로에 눕혀져 있는 라일락색, 노랑색, 주황색 끈으로 묶인 다리 사진-패션에 새로운 것은 없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부르댕이 보여주는 방식은 당시 완전히 독창적인 것이었다.

 

이젠 각자 자신의 다리를 가져볼 것! 작품 판매도 함께 진행되는 <기 부르댕: 워킹 레그(Guy Bourdin: Walking Legs)> 전시회가 마이클 호픈 갤러리(Michael Hoppen gallery), 3 주빌리 플레이스(3 Jubilee Place)에서 2월 5일부터 3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1979년도의 찰스 쥬르당 광고를 위해 촬영한 것이며, 가격은 £12,500(약 2천100만원)부터 시작한다. 갤러리는 평일(월요일~금요일)에는 오전 10:30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토요일에는 오전 10:30부터 5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English Ver.


THE SEVENTIES ARE BACK! REALLY?

Guy Bourdin images prove that this fashion decade had many different facets

 

New Year – New Look. So 2015 is all set for a re-run of the Seventies: maxi skirts, soft suede jackets, squidgy hats, drooping hair and fringed shoulder bags.

What rubbish!

Defining a decade by one single fashion has not made sense since independent women shrugged off diktats about this season’s “look”. Tolerance is now the watchword as both sexes decide how they want to put their wardrobes together.

If this New Year 2015 is supposed to be an ode to hippy deluxe glamour, what better way to start challenging that fuzzy vision than a look at Guy Bourdin’s sharp eye on the period?

I have been twice to the London exhibition Guy Bourdin: Image Maker (at Somerset House until March 15).

And each time those legs, living dangerously as they disappear over the edge of the photo or disembodied as they lie across a train track, create a frisson of danger and seduction.

A protégé of the surrealist Man Ray, Guy Bourdin is the master of edgy, unvarnished fashion fantasy (except that nail varnish plays a powerful roll in his images.)

We have seen many of these photographic works before, especially the ads that the photographer made for Charles Jourdan. The campaigns for the French fashion house from 1977 to 86 dominate the opening of the show, just as this work put the French shoe company on the fashion map.

In fact, Samuel Bourdin, the photographer’s son and keeper of the flame, can be seen in the exhibition as a kid following his father on a road trip, while the lenses focused in each place on those legs and feet.

The erotic, unnerving images of high-heeled shoes walking, disconnected from the body, along beaches or across industrial wasteland are in contrast to other sexually charged photographs for French Vogue.

Glossy magazine models, sprawled across satin sheets or half hidden under furniture, show Bourdin as the signature fashion photographer of the period. His work for French Vogue was far more than snapper-of-the-moment. An entire room at the exhibition shows his detailed and controlling work on layouts and picture choices.

But it is the disembodied legs that are the focus of Alistair O’Neill who curated the Somerset House exhibition with Shelly Verthime – even though they have some newer revelations such as early fashion films made during on-location shoots.

“There is also the relationship between Bourdin and Helmut Newton and his close relationship with Francine Crescent,” says Alistair, referring to the long-serving editor of French Vogue from 1968 to 1987 and the competition between the two photographers to create an erotic and edgy view of twentieth-century woman.

What do we learn at this exhibition about the Seventies? The primary response is that there was far more fashion variety in that period than the hippy deluxe that grew from Woodstock and the Summer of Love.

My main feeling about Guy Bourdin’s work is its perfection, especially the immaculate sheen of make-up and luscious scarlet lips. And this was in a period when society was leaning towards the careless and casual.

But mostly I thought about how fashion never comes back the same, in spite of the efforts of designers to re-vamp a period. Each decade is multi-layered: like Rei Kawakubo of Comme des Garçons, Azzedine Alaïa, and Karl Lagerfeld at Chanel – all significant and simultaneous contributions to the Eighties. In Italy, Giorgio Armani’s minimalism and Gianni Versace’s extravagance battled it out, followed by Prada’s “ugly” aesthetic against Tom Ford’s seductive Gucci.

One thing struck me about the exhibition: We think that shoes and colourful hose are something we own now in 2015. But one glance at those Guy Bourdin pictures – especially the 1970 images of three rope-bound legs, in lilac, buttercup and vermilion-red hose, lying on a railway track – proves that nothing is new in fashion. But Bourdin’s presentation was totally original in his day.

 

* Own your own pair of legs! A selling exhibition Guy Bourdin: Walking Legs, will run from February 5 to March 28 at the Michael Hoppen gallery, 3 Jubilee Place, London SW3 (020 7352 3649; michaelhoppengallery.com). The images are all taken from work for the Charles Jourdan campaign of 1979 and cost from £12,500. The gallery is open Monday to Friday, from 10.30am to 6pm and Saturdays, from 10.30am to 5pm. Entrance is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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