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F/W 런던 남성복 패션 위크에 등장한 새로운 남자들!

거들먹거리는 걸음걸이와 군복이 빠진 대신, 그 자리를 꽃이 차지한 밀리터리 룩! 런던 패션계는 이런 새로운 감각의 남성성을 향해 나갈 수 있을까? 이게 바로 파리에서의 끔찍한 테러 사건으로부터 일주일이 흐르고, 유럽이 1차세계대전 이후 1세기를 반성하게 된 시점에 중요하게 떠오른 질문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천 수백 명의 병사들을 기리는 추모기념물로서 런던 타워 해자를 가득 메웠던 세라믹 양귀비의 바람이 패션계에도 불었다. JW 앤더슨의 양귀비 모양 버튼과 알렉산더 맥퀸의 밀리터리풍 테일러링을 수놓은 양귀비 패턴은 바로 그 양귀비 ‘들판’이 만들어냈던 감정적 반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작년 가을 1차세계대전 100주년을 기리며 당시 희생된 병사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세라믹 예술가 폴 커민스가 영국 런던타워 해자에 세라믹 양귀비 설치미술 작품을 조성한 바 있다).

하지만 런던 남성복 컬렉션은 이번 쇼에 가미된 젊음의 에너지와 젊은 남성 디자이너들의 엔트리와 더불어 좀더 일반적인 질문을 던진다. 양성적인 흐름, 여성의 공세, 호전적 여성성과 철저하게 현실적인 남성성의 귀환 이후, 남성/여성의 전쟁은 2015년 겨울 지금 무엇을 의미하는가?

Alexander McQueen

Alexander McQueen

Alexander McQueen

Alexander McQueen

 

나는 맥퀸의 사라 버튼이 그녀의 근세 영국 스타일과 체형을 의식한 디자인의 코트, 그리고 플라워 패턴이 날카로운 실루엣을 누그러뜨리는 경향에 대해 언급했을 때, 그녀가 취한 태도가 마음에 든다. “이것은 제복입니다. 하지만 군복은 아니죠.” 그녀는 핀스트라이프 수트와 테일러드 코트에 ‘용기’ ‘명예’ ‘진실’ 같은 군사적 용맹함을 강조하는 낱말들을 삽입해 모델들이 전쟁에 등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으로는 팽팽한 테일러링에 자카드 플로럴 무늬를 가미해 반전 메시지를 나타냈다.

JW Anderson

JW Anderson

JW Anderson

JW Anderson

나는 주말에 있었던 패션쇼에서 남성적/여성적 특징들을 찾기 시작했다. 조나단 앤더슨은 70년대를 비틀어 남성(또는 어쩌면 여성)의 좀더 부드러운 면모를 이끌어냈다. 그는 발목 부분의 지퍼를 열어 밑단에 플레어를 만든 바지와 역시 손목에 퍼지는 플레어를 만들기 위해 소매에 달랑거리는 커프스를 추가한 타이트 셔츠, 그리고 딱 붙는 스웨터를 믹스했다.

커다란 코트와 프린지가 달린 주름 칼라, 그리고 의외의 패브릭으로 이뤄진 격렬한 믹스는 그 쇼가 21세기적 방식에서 양측 모두에 능한 디자이너의 실력을 증명하게 만들었다. “저는 그 양귀비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JW가 백스테이지에서 말했다. 비록 남성과 여성 그 사이 어디쯤에서 갈팡질팡하는 듯한 그의 작품들 중 몇 개는 소녀적인 쪽으로 너무 기운 듯 하지만.

Moschino

Moschino

Moschino

Moschino

Moschino

Moschino

제레미 스콧에 관해서라면 모스키노에 대한 그의 비전이 어느 정도 바이섹슈얼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소녀 모델들이 맨 살에 곰 가죽을 둘러 쓴 반면, 겨울 산행에 나서는 듯한 남자 모델들은 가슴근육과 복근을 드러낸 채 쇼에 등장했다. 남성복(이를테면 오렌지 플라워로 장식된 은빛 패딩 재킷)은 야생의 숲보다 좀더 할리우드적인 것에 가깝지 않았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제레미 스콧은 남성과 여성의 몸을 동일하게 다채로운 각각 다른 색상으로 해석했고, 스포츠웨어에 야생의 늑대 같은 포인트를 가미했다.

Belstaff

Belstaff

Belstaff

Belstaff

모터 레이싱의 세계는 나를 지나쳐갔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남성적(혹은 어쩌면 여성적) 공세에 길을 열어주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벨스타프는 기름 때 가득한 지하 주차장을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주차한 채 멋진 카페에 모여들어 노는 힙스터들의 모습을 무대에 올려 메시지를 전했다. 시어링 블루종과 버터처럼 부드러운 가죽 재킷, 그리고 왁싱을 입힌 코튼은 이런 싸구려 술집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 세련된 느낌. 하지만 그들은 호사스러운 남성성을 상징하는 심벌처럼 보였다. 어쩌면 한쪽 성을 분명히 나타낼 뭔가를 찾는 일 자체가 현재 남자들에게 일종의 호사일지 모른다.

Raeburn

Raeburn

Raeburn

Raeburn

좀더 실제적인 방식에서 크리스토퍼 레이번 쇼는 완전한 남성성에 대한 선언 같았다. 이 컬렉션의 컨셉은 뗏목, 그리고 디자이너의 표현에 따르면 ‘생존과 견딤, 몰두로 요약되는 거대한 바다 위를 떠다니는 한 무리의 남성들’에서 시작됐다. 비록 그는 여성들을 위해서도 파커와 봄버 재킷을 디자인했지만, 생존을 위한 뗏목의 일부를 따와 다시 만든 디자인은 활동적인 남성들을 위해 디자인된 듯 보였다. 래이번이 선보인 작품 중 가장 드라마틱한 것은 부피를 조절할 수 있는 라텍스 재질의 아웃웨어다. 짐을 쌀 때는 부피를 얇게 만들 수 있고 ‘푸퍼 재킷’이란 이름대로 공기를 불어넣어 부풀릴 수 있다. 다른 옷들은 상어 패턴의 메리노 스웨터를 포함, 수컷 중 우두머리의 차림새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보여줬다.

Dunhill

Dunhill

Dunhill

Dunhill

현대적 재현을 통한 남성성은 런던 남성복 컬렉션에서 현재까지 가장 두드러진 메시지다. 하지만 좀더 편안한 비전을 선보이는 브랜드도 있다. 던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존 레이는 밀리터리가 아닌, 이를 테면 프란시스 베이컨, 루시안 프로이트, 데이비드 호크니 같은 50년대 후반의 예술적 보헤미안에 더 관심을 두는 듯 하다. 나는 그의 이번 컬렉션이 전시 암호 해독을 다룬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시대 분위기를 담은 것처럼 느꼈다. 보다 친절하고 상냥한 남성성을 표방하는 컬렉션도 있다. 호박색에서부터 적갈색과 오렌지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감의 캐주얼한 테일러링이 예다. 촉감을 강조한 패브릭과 단순한 모양은 던힐의 옷이 밀리터리의 영향에서 벗어나있을 뿐 아니라 양성적이지는 않은 반면, 오히려 여성적인 느낌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Coach

Coach

코치는 아메리칸 아웃도어를 위한 옷차림에 어울리는 풍성한 시어링 자켓과 함께, 하드/소프트, 남성/여성의 특성을 그대로 구현했다. 디자이너 스튜어트 베버스는 적갈색과 산딸기 오렌지색에 가을 숲 배경에 잘 어울리는 또 다른 부드러운 터치를 더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의 발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게 분명한 시어링 가죽의 슈즈가 대표적인 예다.

 

English Ver.

 

The Art of War – offering flowers to the Military Male BY SUZY MENKES

A fresh masculinity at the London menswear shows

 

Military without the swagger and uniforms that say it with flowers – can British menswear take a fresh march towards masculinity? That is the question that has come up after a week of terrible violence in Paris and at a moment when Europe has been taking stock a century after the First World War.

The ceramic poppies that filled the moat at the Tower of London, as a remembrance of the hundreds of thousands of soldiers who gave their lives for their country, have been incorporated into fashion. Poppy-shaped buttons from JW Anderson and poppy patterns worked into the military tailoring at Alexander McQueen underscored the emotional reaction that the poppy “field” produced.

But London Collections: Men – a youthful addition to the menswear shows and with a roster of young male designers – raises a more general question: after androgyny, female aggression, belligerent femininity and return of hard-edged masculinity, where does the male/female war now stand for winter 2015?

I liked the attitude of Sarah Burton at McQueen, when she said of her Regency-style, body-conscious coats, with flower patterns sweetening the sharpness of the silhouette: “This is uniform – but not military.”

She turned the models’ backs on war by inserting into pin-striped suits or tailored coats words of military gallantry such as “valour”, “honour” and “truth”, while sending an anti-war message with jacquard florals sprouting in the taut tailoring.

I started to search the weekend shows for their masculine/feminine traits. Jonathan Anderson brought out a man’s (or maybe also a woman’s) softer side by perverting the Seventies, mixing skinny sweaters with trousers un-zipped at the ankle to create a puddle of flares, and the same idea for dangling cuffs on skinny shirt sleeves. The big coats, the ruffs of fringe and the wild mixes of unexpected fabrics made the show seem ambidextrous in a twenty-first-century way.

“I like the idea of floppiness,” JW said backstage. Although some of those looks hovering between male and female fell too far on the girly side.

For Jeremy Scott, his vision for Moschino was more or less bisexual, but with pecs and abs on show for men taking the wintry mountain trail, while girls covered up bare skin with bearskin. Were the men’s looks – such as a silvered padded jacket decorated with orange flowers – more Hollywood than wild wood? Not really. Jeremy Scott greets male and female bodies with the same colourful separates, making for sportswear with a wild-as-wolves edge.

The world of motor racing has passed me by, but I understand that it can be a way to channel male – and maybe female – aggression.

Belstaff got its message across by staging in an oily, underground garage a meeting of hipsters who had parked their bikes to hang out in a cool café. Shearling blousons, butter-soft leather jackets and even waxed cotton looked much too classy to fit with this low dive. Yet they did seem like symbols of masculinity, in a sumptuous style. And maybe it is a luxury for today’s male to find something that stands clearly on one side of the sex divide.

In a more practical way, Christopher Raeburn’s show was a statement of pure masculinity. The concept of the collection started with a raft and what the designer called “survival, endurance and immersion – a group of men adrift on the open ocean.” Although he also designs for women, parkers and bomber jackets, re-made from a section of a survival raft, seem designed for the active male.

Most dramatic of Raeburn’s offerings was the latex inflatable outerwear, flat to pack, but blown up to give authentic meaning to the “puffer” jacket. Other offers include sharks patterning merino sweaters – everything that might dress an alpha male.

Masculinity with a modern twist is the message so far at the London Collections: Men.  But there are brands with a more relaxed vision of menswear. John Ray, the creative director of Dunhill, looked not at the military but at the artistic bohemians of the late Fifties, including artists Francis Bacon, Lucian Freud and David Hockney. I felt that this collection had included touches from the wartime code-breaking film of the moment, <The Imitation Game>.

Here was a collection of a kinder, gentler masculinity, with casual tailoring in rich “off” colours, from amber through russet to orange. Tactile fabrics and easy shapes suggested that Dunhill’s look was not only avoiding military influence, but also cosying up to a look that while not androgynous, might have a female appeal.

Coach got the hard/soft, male/female just right, with lush shearling jackets for a glam take on the great American outdoors. With russet and berry orange, well-matched to the backdrop of autumnal woodland, designer Stuart Vevers added another irresistible soft touch: shoes with shearling uppers, surely designed for masculine-feminine co-habitation of the f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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