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냐, 오피스부터 오아시스까지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샤프하고 간결한 비즈니스 수트로 명성을 쌓은 제냐가 다시 본래의 스타일로 돌아갔다. 1930년대, 나무를 조성하는 사업이자 환경적 프로젝트였던 오아지 제냐(Oasi Zegna)를 진행한 비엘라(Biella) 산맥의 중심부로 돌아간 것이다.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나는 이 풍부한 숲의 고요함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2010년, 제냐 100주년 행사 기간 동안 제냐 라니피시오(Zegna Lanificio)를 방문한 뒤 나는 이곳을 산책했었다.

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의 2015 가을 밀라노 쇼 배경에는 비엘라의 초록 숲을 모티브로 한 비주얼 컨셉트가 존재했다. 하지만, 소나무, 돌귀리, 진달래, 동백나무, 철쭉, 분명 단순히 숲 이상의 것이 존재했다.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는 제냐의 최고 경영자인 질도 제냐(Gildo Zegna)의 철학이 매우 극적으로 변화했다. 쇼가 시작하기 전에, 그는 테러리스트나 스위스 프랑의 지진과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발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리더는 자연과 그 고요함에서 안도감을 얻죠. 바로 재충전에 관한 거에요. 불안해하는 대신 자유로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재충전하고자 노력하죠.”라고 밝혔다.

나는 질도를 오랜 기간 동안 알아왔고, 지난 20년간 이 브랜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파노 필라티의 파워풀한 컬렉션을 보기 전에 이미 백스테이지에서 나는 패션 전율이 변화하는 기운을 느꼈다.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덤불과 축축한 흙을 배경으로 한 쇼가 시작되었다. 나무 합판이 봄비를 맞은 듯 부드럽게 반짝거리는 의상으로 시작했다. 체커판 바지와 매치된 체크 코트나 재킷은 두껍거나 거친 소재가 아니었다. 보호용 액사서리들이 붙어 있었지만, 너무나도 말쑥하게 재단되어 주말용 옷과는 분명 달랐다. 옷에서 남성적 우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고 경영자인 질도 제냐 ⓒ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고 경영자인 질도 제냐 ⓒ 에르메네질도 제냐

“저는 해리스 트위드(Harris Tweed)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중이에요.” 질도와 내가 백스테이지를 걸어 다니며 반짝이는 테일러드 재킷을 살펴볼 때 스테파노가 이야기했다. 또한, 제냐 섬유와 재사용된 아카이브 해리스 트위드를 혼합했다고 강조했다.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쇼 노트북에는 필라티의 이번 시즌 철학이 ‘환경을 존중해 만들어진 옷들로 환경지킴이들의 유니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나는 제냐가 이렇게 위대한 아웃도어 룩에 공을 들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옷들은 진정한 스코틀랜드 하일랜드(Scottish Highland) 스타일의 옷은 아니었다. 색감이 풍부한 벨벳은 차려 입는 것에 대한 문명화된 기준을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컬렉션 전체는 끝을 향해 갈수록 복잡한 요소들이 더해져 매우 강렬했다. 이번 쇼는 지금까지 필라티의 작품 중 최고였다. 필라티는 비엘라 산맥을 여행한 후, 자신의 개인적인 스타일과 제냐의 스타일을 적절히 버무려냈다.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Ermenegildo Zegna Couture)

그 날 내내, 질도의 말은 내 귓가에 맴돌았다. 어쩌면 지금이 광란적 소비, 돈의 광기, 세계의 열광을 살펴볼 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종종 그렇듯, 패션이 변화하는 시대의 선도자가 된 건지도 모른다. 

 

English Ver.

 

Zegna: From Office To Oasis

Against a background of a trees, plants and shrubs, Ermenegildo  Zegna moved its image from office to oasis.

 

After the sharp, streamlined  business suits on which Zegna built its reputation, the Italian company has gone back to its roots – literally. It has returned to its heartland in the Biella mountains, where back in the Thirties the family company planted its Oasi Zegna, a visionary reforestation and environmental project.

 

I remember so clearly the tranquillity of this area of rich, green plantation, where I strolled after visiting the Zegna Lanificio or wool mill during the company’s centenary celebrations in 2010.

 

But there was more than a visual concept to the idea of making greenery – including pines, oat grass, azaleas, camellias and rhododendrons – the backdrop to Stefano Pilati’s autumn 2015 Milan show.

 

For Gildo Zegna, the spirit of striving and spending has changed dramatically. As we sat down before the show, he suggested that the current instability – whether it is terrorist attacks or an earthquake in the Swiss franc – requires a new way of thinking and being.

 

“A leader has to find relief in nature and its silence – it’s about recharging,” said the chief executive. “Instead of being over anxious, you have to try to re-energise yourself with a free mind.”

 

I have known Gildo for a long time and seen the path of the family business over the past two decades. But backstage – even before I saw designer Stefano Pilati’s powerful collection – I felt that fashion frisson of change in the air.

 

The show itself, with its bushy green background and damp earth as the runway, started with a dozen outfits that had a shimmering veneer as though caught in spring rain. Yet these were not rugged clothes, but rather a checked coat, or a similar jacket with chequerboard trousers. The fact that the clothes were so tailored and smart, even if they had protective accessories, distinguished them from weekend wear. They were substantial, but had a mannish elegance.

 

“I am giving new life to Harris tweed,”  Stefano told me later, as Gildo and I walked through the backstage area and saw the glistening tailoring. The designer also emphasised that he had mixed Zegna fibres with recycled archive Harris tweeds.

 

The show notes explained that Pilati’s vision was of eco-leaders’ uniforms – clothes made with respect to the environment.

 

I can’t remember Zegna ever putting such a focus on the great outdoors, yet these were not really Scottish Highland clothes. Velvets in rich colours offered a civilised strand to dressing up. And the entire collection – give or take some over-complications towards the end – was powerful. It was also the best outing so far by Pilati, who seems finally – after an earlier trip to distant planets – to have merged his own taste with Zegna’s.

 

Gildo’s words resonated with me throughout the day in Milan. Perhaps it is time to take stock of the frenzied buying, madness of money and fearful craziness of the world. And just maybe fashion, as so often, has got there first, becoming a bellwether of changing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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