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 꾸뛰르에 가다! 1

Giambattista Valli

“전 언제나 한 여성을 염두에 두고 컬렉션을 구성해왔어요.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두 명의 여성이 등장하죠. 코코 샤넬과 재니스 조플린이예요.” 백 스테이지에서 만난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그에게 다가온 두 개의 영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꽃무늬를 한 사각형 카펫이 깔린 런웨이에는 새하얀 러플을 가진 아름다움과 조심스러운 검정 베일로 표현된 코코 샤넬의 우아함이, 드레스 밑에 받쳐입은 테일러드 팬츠가 보여주는 좀더 스포티한 룩과 대비되어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

물론, 우드스톡 페스티벌에 모인 관중들이 했을법한 옷차림은 아니었다. 그러나 풍성하고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에 대치되는 매니시한 재단은 강력한 결합을 만들어냈다.

지암바티스타의 컬렉션은 해가 갈수록 더욱 가벼워지고 마치 공기 같아진다. 매 시즌 지암바티스타는 완벽한 테크닉을 선보이는 만큼이나 세계 각 국의 젊고 스타일리시한 팬들이 무엇을 입고 싶어하는지를 정확히 집어낸다. 지암바티스타는 독립적인 패션하우스를 꾸려나가느라 엄청난 돈을 지불하는 노고를 짊어지고 있지만, 덕분에 전통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를 누린다.

그가 만들어낸 조합의 경쾌한 아름다움 그리고 이브닝 가운에조차 활동성을 가미한 방식은 지적이고 예술적이다. 레몬 소르베, 엷은 라즈베리, 프림로즈 옐로…그가 사용한 색채 역시 미각을 자극하리만큼 아름답다.

좀더 현실적이면서도 여전히 유혹적인 자수는 이 디자이너가 보내는 진정한 오트 쿠튀르에의 초대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번 쇼를 보며 간간이 샤넬을 떠올리게 되다니, 지암바티스타가 언젠가는 샤넬 하우스에 입성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이제 패션에 관한 생각이 시작된다.

Dior

디올의 오뜨 꾸뛰르에서 모델들의 헴라인은 수십 년을 넘나들고 있었다. 50년대의 스월 스커트와 60년의 짧고 눈부신 줄무늬 스커트들.

그리고 취향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70년대에는? 캣수트가 있었다. 은색 아니면 멀티컬러의 자카드 천으로 빛나던 그 수트엔 청키한 투명 굽을 한 구두로 키를 높이며 눈길을 사로잡으려 했었다.

라프 시몬스가 이번 시즌 선보인 크리스찬 디올 꾸뛰르는 재치 있는 수수께끼 같다. 너무나 아름다운 수공예 작품들은 혹여 요정이 직접 꽃 한 송이 한 송이를 반투명한 비닐코트 위에 눌러 붙인 건 아닌지, 기퓌르 레이스 위에 작디 작은 시퀸을 수놓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모델들이 공사장 경사로처럼 꾸며진 무대를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줄무늬 하나, 장식 하나, 심지어 포니테일을 고정하는 더블링 조차도 예술작품임을 깨닫게 된다. 나탈리 포트만과 벤자민 마일필드 부부 등 맨 앞줄에 앉은 관객들은 이 아찔한 걸음들을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레트로’라 불릴만한 무대였다. 그리고 데이비드 보위의 목소리가 시대를 되돌려 무대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이 쇼는 여전히 현대적이고 모던했고, 풀스커트 조차 스포티한 레이싱 톱과 매치되어 그 느낌을 더했다.

“지난 시즌에는 우린 과거로 돌아갔었죠. 그리고는 생각했죠. 세 시대를 한꺼번에 상상해보면 재미있겠다고 말이에요. 50년대의 로맨스, 60년대의 용기, 그리고 70년대의 자유를 말이죠.”

여느 여정과 마찬가지로, 이곳엔 활기차고 지체 없이 달려갈 길도 있었고 덜 명확한 부분도 있었으며 발을 헛디딘 순간도 있었다. 아마도 공사장이라는 무대는 아직도 이 여정이 만들어가는 도중이란 걸 분명히 보여주려는 것이었으리라.

난 라프가 로맨틱하다던지 장식에 능한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건축가에 가깝다 생각한다. 그러나 한껏 부풀어진 스커트는 달콤하도록 아름다웠다. 플리츠 스커트는 풀색, 주황, 노랑, 빨강의 강렬한 색상과 남색 선을 층층이 둘렀고 그렇게 넓어진 원은 역시나 근사했다. 톡톡 튀는 컬러들은 과한 사랑스러움을 자제시켜 모던한 효과를 냈고, 특히나 에시드 컬러의 비닐장화를 매치해 더욱 그러했다.

레몬빛깔의 테일러드 코트는 귀여웠지만 짧은 스커트들은 좀 문제가 있었다. 똑같은 스트라이프 플리츠가 쓰였어도 싸이하이 부츠와 함께 마치 1968년도 영화 <바바렐라>에서 튀어나온 듯, 디올이 우주여행이라도 꿈꾸는 것일까 의심케 만들었다.

라프 시몬스가 고객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분명 이 패션하우스에는 에너지가 넘쳤다. 무슈 디올이었다면 가장 정통적인 방식으로 꽃들을 이용했겠지만, 현재의 디자이너는 좀더 진보적인 시각을 가졌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가볼 기회는 없었지만, 분명 “쁘띠뜨 맹(Petite mains)”, 즉 막내 재단사들이 신이 나서 자수와 금속장식들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캣수트로 말할 것 같으면, 소위 ‘점프수트’가 요즈음 가장 핫한 아이템이니, 21세기 오뜨 꾸뛰르에서도 한번 나와줘야 하지 않겠는가?

Schiaparelli

프랑스 전 영부인인 카를라 브루니는 절친 파리다 켈파와 함께 쇼 맨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스키아파렐리 쇼는 핑크 빛으로 넘실댔고, 이 광채는 디자이너 장 폴 구드가 자신의 유명한 작품인 1990년도 샤넬 에고이스트 광고를 떠올리며 만들어낸 창문들에까지 닿아있었다.

스키아파렐리의 모든 시그니처 코드가 거기에 있었다. 날렵한 테일러링과 펑키한 모자, 위트 넘치는 프린트, 그리고 나비리본으로 뒤덮인 드레스들은 마치 수십 번 받은 키스와도 같았다.

그러나 이번 S/S 꾸뛰르 시즌의 첫날에 열린 이 쇼에는 디자이너가 없었다. 그리고 이는 디자이너가 정말 없어서가 아니었다.

이번 쇼는 마르코 잔니니가 엘사 스키아파렐리의 코드를 되살렸던 지난 시절보다 덜 역사적이고 더 신선했다. 물론 잔니니에게는 스키아파렐리의 불꽃 같은 삶으로부터 실용성 있는 유산을 만들어내야 하는 임무가 있었지만 말이다.

첫 등장은 유선형의 화이트 팬츠수트였다. 수 놓인 핀들이 장식으로 달렸고, 태슬이 달린 모로코식 모자가 함께 매치되었다. 일상적인 옷들이 몇 벌 등장했고 포인트는 등에 있었다. 특히 커다랗고 납작한 나비리본, 그리고 척추를 따라 프린트된 손 모양이 눈길을 끌었다.

폭발하는 별들, 화살에 공격 당하는 하트, 주머니에 수 놓인 자물통, 그리고 음영효과를 준 풀빛 새틴… 이 프린트들은 스키아파렐리의 유산이었다. 드레이프로 두른 망사는 마치 과거의 잔재처럼 보였다. 프로그램 노트를 읽어보니 이 쇼가 꾸뛰르 임을 증명하듯 복잡한 디테일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이 쇼에 없었던 것은 새로운 룩, 또는 모던한 디지털 시대에 대한 은근한 참조였다. 핸드폰 이라던지 노트북 무늬가 필요하다는 무신경한 소리가 아니라, 현 시대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의 정신과 마음을 깊이 탐구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스키아파렐리 라벨의 부활을 이끈 디에고 델라 발레는 1930년대 코코 샤넬과 겨루었던 이 디자이너에 대해 참고서적과 그림, 그리고 기타 정보들이 이미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우린 아마 학교를 갓 졸업한 아주 어린 디자이너들을 영입할겁니다. 그러나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죠.” 쇼 시작 전에 한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시즌에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 그러나 어느 유명한 브랜드건 주어진 과제는 마찬가지다. 찬란한 과거에서 다이나믹한 미래를 찾아내는 것이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Couture: Day Two

 

Giambattista Valli: A Coco Concoction

“I always build my collection around a woman – and this time it’s two women – Coco Chanel and Janis Joplin,” said Giambattista Valli, as he talked backstage about his double inspiration.

On the runway, set with squares of flowered carpet, the tug was between elegance on Coco’s side – white ruffled prettiness and discreet black veils – and the sportier look of tailored trousers under dresses.

No, that was not quite how the Woodstock crowd would have dressed, but the mannish cuts set against fluffy female prettiness created a powerful combo.

Giambattista’s collections are increasingly light and airy. Each season as he perfects his techniques, he also scores in his understanding of how his young, stylish, international crowd want to dress.

The designer may have the burden of paying the no-doubt hefty bills for his self-funded house. But he also has the freedom of a lack of heritage.

The concoction he has created of light embellishment, and a way of making even an evening gown move with the body, is intelligent and artful. His colour palette, too – lemon sorbets, the palest raspberry and primrose yellow – look good enough to eat.

Set against more substantial, but enticing, embroidery, there is a genuine offer of haute couture from this designer.

And since Chanel looks kept popping up in the show, I suddenly thought of Giambattista, some time in the distant future, moving into Coco territory. Now there is a fashion thought …

 

Dior: Dipping through the Decades

At Dior’s haute couture, the models’ hemlines dipped through the decades: a swirl of a skirt from the Fifties; short, bright and striped from the Sixties.

And those tasteless Seventies? There were catsuits, shimmering in silver or multi-coloured jacquard, competing for attention with shoes where chunky transparent heels gave some height.

Raf Simons’s couture for Christian Dior was a conundrum – the handwork so beautiful that you wondered which fairy fingers could have pressed flowers into a translucent plastic coat; or embroidered tiny sequins on guipure lace.

As the models walked down the scaffolding ramp set, you could tell that each stripe, each decoration – even the double rings that tied the ponytails – were works of art. Front row guests such as Natalie Portman with Benjamin Millepied gazed in wonder at each vertiginous descent.

The show could be called retro, and David Bowie’s voice from across the decades rang through the room. Yet there was still a streamlined, modern feel, even to full skirts, when teamed with a racy sporty top.

“Last time we went right back into the past, and I thought it would be interesting to imagine three decades together: the romance of the Fifties, the courage of the Sixties and the liberty of the Seventies,” said Raf backstage. He was referring to last season’s haute couture, which had taken themes from the eighteenth-century through to the moon landing.

Like any journey, there were dynamic, speedy passages, others less sure-footed – and some trip-ups. Perhaps the scaffolding set was significant, suggesting a work in progress.

I do not think of Raf as a romantic or a decorator – rather, as an architect. Yet the puffed-up skirts were sweetly beautiful. They looked good, too, as part of an extended circle, the skirt cut in pleated hoops in vivid shades of grass green, orange, yellow, red and a line of navy.

Cutting the sweetness with popping colours modernised the effect, not least with acid-bright vinyl boots.

The short skirts seemed more of a problem, although a tailored lemon-yellow coat was cute. Even when the same striped pleats were used, the thigh-high boots, as if from the set of 1968 movie Barbarella, made me doubt Dior’s journey into space.

While I don’t think that Raf Simons quite hit the target, there is a sense of energy at the house. Monsieur Dior would have said it with flowers in the most conventional way. The current designer has a more radical point of view.

And although I did not have a chance to go to the studio, I would imagine that the “petite mains”, or, seamstresses, would be invigorated by doing new things with embroidery and paillettes.

And the catsuits? So-called onesies are currently all the fashion rage – so why not a twenty-first-century haute couture version?

 

Schiaparelli: Future Perfect?

With France’s former first lady Carla Bruni sitting front row with her good friend Farida Khelfa, a pink glow suffused the Schiaparelli show – right up to the windows which designer Jean-Paul Goude had created in memory of his famous Chanel 1990 Egoiste ad.

All the key ‘Schiap’ codes were there: sharp tailoring, funky hats, witty prints and dresses smothered in bows like so many kisses.

But on this opening day of the summer couture season, there was no named designer. And the truth is, she/he was not really missed.

This show seemed less historical and fresher than the previous remake of Elsa’s codes by Marco Zannini – although he should be credited for establishing a workable heritage out of Schiap’s flamboyant life.

The show opened with a streamlined white pantsuit, with embroidered pins as decoration and a tasselled Moroccan hat. It continued with a few day outfits and a focus on the back – especially huge, flat bows, or perhaps a stamp of hands around the spine.

The prints were from Schiap’s heritage: exploding stars, hearts stabbed with pins, a padlock embroidered on a pocket and shaded effects worked on grass-green satin. Mesh, draped around, looked like a leftover from the past.

Programme notes listed the intricacy of the details, proof that this is couture.

Missing was any new look or any glancing reference to the modern, digital world – nothing so crass as cell phones or laptop prints was needed; but perhaps a hint of current times.

For that, you would need to delve into a creative designer’s heart and mind.

But Diego Della Valle, who is behind the relaunch of the Schiap label, believes that there are enough books, drawings and other archive information from the life of the designer who pitted herself against Coco Chanel in the 1930s.

“We may bring in very young designers fresh from college, but it will be about working together,” said the executive before the show.

The system worked this season. But the challenge for any famous brand is the same: to find in a noble past a dynamic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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