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 베르사체, 그 아슬아슬한 허세

“여성의 몸은 둥글둥글하고 관능적이죠. 여성으로 산다는 거는 행복한 거예요. 그리고 섹시한 건 언제나 좋은 거죠.” 백 스테이지에서 만난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블랙 팬츠수트를 걸진 채 살짝 몸을 흔들었다. 70년대 벨보텀 팬츠 따위는 울고 가리만큼 바지 아랫단이 너풀거리는 수트였다.

2015 S/S 파리 오뜨 꾸뛰르의 문을 연 아틀리에 베르사체는 이탈리안 패션하우스를 옮겨온 듯 보였으나, 그렇다고 그리 점잖은 모습은 아니었다.

 

모델들은 보란 듯이 끊임없이 런웨이로 흘러나왔고, 살갗이 두드러지는 드레스를 입은 채 당당한 걸음을 옮겼다. 마치 몸의 윤곽을 컴퍼스로 재단한 듯, 실개천과 같은 컷아웃이 드레스 위를 유선으로 흘렀다. 새틴으로 이뤄진 모든 소용돌이와 구불구불한 선들은 투명한 망사와 그 아래 드러나는 나체를 모두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스칼렛 레드, 일렉트릭 블루 같은 원색은 블랙과 화이트로부터 극도의 관능을 이어받았다. 마티스의 기법처럼 잘라낸 둥근 조각들은 마치 벌거벗은 살갗이 새어나가는 걸 막을 듯 다시 겹쳐졌다.

베르사체 애프터 파티에 모델들이 여전히 세컨드 스킨 드레스를 걸치고 나타났을 때,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 유명해진 엘리 굴딩은 그녀의 대표곡인 “Burn”을 부르며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그녀가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사운드트랙인 “Love me like you do”를 부르자 청중들은 조금 이른 발렌타인 데이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꾸뛰르를 지배하는 것이 컷팅과 쉐이핑이라면, 아틀리에 베르사체는 바로 그 자체였다. 실제로 베르사체는 몸 전체를 아름답게 뒤덮은 컷아웃과 망사, 그리고 레이스와 그에 비치는 살갗 덕에 음란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베르사체는 마치 더 이상 평상복을 안 만들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칼리 크로스가 올인원 캣수트를 입고 나타났을 때 이는 말 그대로 세련된 버전의 “1970년대가 2015년을 만났을 때” 였다. 플레어 단의 바지야말로 이번 쇼의 모티브였다.

그리고 행여나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다가오는 걸 잊을까, 케이트 허드슨과 골디 혼 모녀가 쇼 맨 앞줄에 앉아 할리우드를 위해 만들어진 이 드레스들이 패션 오스카상을 수상했음을 알렸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Couture: Versace 

Atelier Versace: Barely-there Bravado

 

“Women’s bodies are curvy, sensual, it’s about being happy to be a woman – and sexy is always good,” announced Donatella Versace backstage, as she wiggled a little in her black pantsuit, which had flares to beat all the bellbottoms of the Seventies.

The Atelier Versace show that kicked off the haute couture Paris summer season was almost – but not quite – a parody of the Italian house.

An apparently unstoppable flow of models sashayed down the runway wearing dresses in which flesh played a starring role. Like a compass contouring the body, there were rivulets of sheer cut-outs. All the swirls and squiggles of satin did little to cover up the transparent net and nudity beneath.

This was full-on sensuality in primary colours, as scarlet and electric blue took over from black and white. The pieces were scissored into rounded shapes with the skill of Matisse, then put together again as they licked the bare flesh.

When the models showed up to the Versace afterparty, still wearing the second-skin dresses, Ellie Goulding, famous for singing at the Prince William-Kate Middleton wedding, turned up the heat some more by performing her signature hit, “Burn”. Her “Love Me Like You Do”, which features on the soundtrack to the new film, Fifty Shades of Grey, gave the audience an early dose of Valentine’s Day.

If couture is about cutting and shaping, Atelier Versace is right up there. In fact, the thing that saves the brand from being an ode to vulgarity is how beautifully the cut-outs, the mesh, the lace and the flesh are laid across the body.

There is no longer any pretence of producing daywear. Yet an all-in-one catsuit, worn by model Karlie Kloss, had just the right 1970s-meets-2015 sophistication. The flared trousers were a motif of the show.

And lest we forget that the Academy Awards are coming up, Kate Hudson and her mother Goldie Hawn were front row, reminding the audience that made-for-Hollywood dresses win fashion Osc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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