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비행기 여행의 뷰티 노하우

2016.03.17

by VOGUE

    비행기 여행의 뷰티 노하우

    숱한 장거리 비행으로 단련된 전문직 여성들에게 비행기 여행의 뷰티 노하우를 들었다.
    이륙에서 착륙까지 최고의 모습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그들만의 비법.

    비행기 안은 사하라 사막이다

    항공 의학 전문가 마크 젠드로 박사에 따르면 비행을 시작한 지 2시쯤 지나면 습도는 약 10%까지 급격히 떨어진다. 즉, 기내는 사막처럼 건조하다.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메이크업 아티스트 구찌 웨스트맨은 ‘울티마 리플레니셔(Ultima Replenisher)’를 잔뜩 가지고 탄다고 미국 <보그>에서 밝혔다. 전해질 혼합물로 그녀는 일단 비행기에 타면 그것을 물과 섞어 마신단다. “아주 효과가 뛰어나요. 무가당이고 인공적인 건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죠.”

    음료 트레이도 주의해야 할 대상. 모델 김성희는 카페인이 든 차나 커피보다는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라고 강조했다. 커피, 차, 알코올은 모두 수분을 앗아가기 때문. 빈 물통을 들고 탄 후 승무원에게 물을 가득 채워 달라고 해 자주 마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때 레몬도 함께 부탁해 물통에 넣어두면 비타민 C까지 보충할 수 있고,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며 얻는 운동 효과까지 1석 3조 아이디어!

    건조한 기내 뷰티 파우치?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비즈니스 미팅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기내용 뷰티 아이템을 꼭 챙긴다. “필수는 시트 마스크. 세안 후 마스크 한 장으로, 얼굴뿐 아니라 남는 에센스로 발뒤꿈치, 팔꿈치 등도 촉촉하게 유지할 수있죠. 밤 비행일 때는 수면 팩이나 레티놀 성분 크림을 준비하는데, 여러 제품 필요 없이 이것 한 가지로 건조함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잔주름을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낮 비행일 경우는 자외선 차단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마르티나 산로렌조 박사는 항공기 조종사와 승무원은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유는 여객기가 두꺼운 구름층 위를 날아갈 때는 구름층이 유해한 자외선을 최고 85%까지 반사하기 때문에 자외선 수치가 훨씬 높으며, 순항고도인 9,000m에는 발암성 자외선이 두 배 더 강력하다는 것. 그리고 객실 창문은 UVA를 거의 막아주지 못한다.

    이것저것 다 귀찮다면 최소한 멀티 밤이라도 준비하자. 제일모직 마케팅 이예리 과장은 스틱 타입 오일, 혹은 멀티 밤을 챙겨 눈가, 입술, 손, 발꿈치에 수시로 바르는데, 웬만한 아이크림이나 보디크림보다 효과적이란다.

    박테리아의 온상

    한 달에 한 번 이상 파리에서 아시아로 장거리 비행을 하는 로레알 럭스 APC 제너럴 매니저 이수정은 탑승 시 안티 박테리아 티슈를 반드시 가지고 탄다. “기내에서 안티 박테리아 티슈는 정말 유용한 물건이에요. 화장실 문, 부스 등을 만진 후 손을 싹싹 닦는 것은 물론, 비행기 베개도 한번 쓱 닦아주죠. 깨끗이 처리했다고는 하지만, 장시간 비행 중 생기는 세균 덩어리를 볼에 바로 가져다 대는 것은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미국 <보그> 또한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서부터 팔걸이에 이르기까지 안티 박테리아 티슈로 말끔히 닦는 등 조심해서 손해 볼 건 없다고 조언했다. 오번 대학 연구원들은 최근 두 가지 관련 병원균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기내에서 생존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기내 환경을 그대로 재연했다.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구균은 좌석 등받이 주머니에서 168시간 동안 살아남았으며, 이 콜라이 O 157:H7(E. coli O 157:H7)은 팔걸이에서 4일 동안 생존했다.

    비행기 패션, 부기 방지

    한국항공전문학교 객실안전훈련위원장 국홍주 교수는 국내선의 경우는 2만 피트 이하로 운행하기 때문에 기내 환경도 지상과 큰 차이 없이 쾌적하게 유지되지만, 국제선 항공기는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제선은 통상 3만 5,000~3만9,000피트로 운행하는데, 이 고도의 기내 공기 흐름은 대략 백운대 정상(해발 840m)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좁은 공간의 좌석에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보면 정맥류에 혈전이 생길 수도 있죠. 이것을 ‘EY 신드롬’이라 부르며 주의가 요구됩니다. 즉 장거리 비행 중에는 자주 움직이며 혈전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되도록 다리는 위로 올리는 것이 좋고, 다리를 꼬고 오랫동안 앉아 있지 말라고 충고했다.

    랑콤 남경희 홍보팀장은 의료용 하지정맥류 압박 스타킹을 추천했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꼭 의료용 스타킹이어야 한다는 것! 팬티스타킹이 가장 좋지만, 더운 지역으로 가거나 기내에서 신고 벗으려면 무릎까지 오는 걸 선택합니다. 20~30mmHg 정도의 중강압이 좋고, 반드시 발 전체를 다 감싸는 것을 선택하세요. 다리뿐 아니라 발이 붓는 것도 막을 수 있거든요. 더불어 수면양말을 가지고 타는 것도 좋은데, 발을 따뜻하게 하면 몸이 붓는 것을 조금은 막아줄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젯셋족 사이에선 ‘ITEM m6’의 불투명한 검정 레깅스, ‘레주바헬스(RejuvaHealth)’의 무릎 높이와 허벅지 높이의 투명한 도트 스타킹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내 음식

    2NE1 씨엘의 기내용 비밀병기는 생과일 토마토 주스! “비행기 타기 전후 꼭 생과일 토마토 주스를 마셔요. 토마토는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부기를 빼줘 생생한 모습으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게 해주죠. 비행기 안에서 거의 안 먹는 것도 부기를 방지하는 저만의 노하우죠.” 이수정 제너럴 매니저도 “배가 고파 별이 보이지 않는 이상 될 수 있는 대로 기내식은 먹지 말고 비행기에서 내린 후 식사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내식 라면은 요주의입니다. 라면을 사랑하면 지상에서 먹고 타거나, 컵라면 하나를 기내에서 챙겨 내리는 걸로 만족하세요. 기내에서 라면을 먹으면 몸이 부을 뿐 아니라 온갖 냄새와 탁한 공기, 피부에 기름기와 뾰루지를 선사하죠. 기내식도 되도록 양념이 많지 않은 메뉴, 샐러드, 호밀빵, 요구르트, 과일, 물 정도가 좋죠.”

    한편, 모델 박지혜는 최근 특별 기내식을 신청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채식, 저염식, 저칼로리식 등 항공권 예약 후 특별식을 주문하고 뭐가 나올까 기대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개인적으론 저칼로리식을 제일 선호해요.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 대신 찌거나 삶은 음식, 샐러드, 호밀빵 등이 나와 속도 편하고 몸도 가볍더라구요. 예를 들어 이번엔 밥, 삶은 닭고기에 토마토 소스, 데친 브로콜리 가니시 등이 나왔는데 심심한 맛을 좋아하는 저에겐 딱이었어요.” 국홍주 교수는 더불어 탄산음료나 알코올음료는 최소한의 양(한두 잔)만을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알코올음료는 기압 차이로 인해 같은 양을 마셔도 지상에서 마셨을 때보다 두세 배 빨리 취하고 숙취도 오래갑니다. 음주는 적당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꺼운 화장, 내릴 때는 좀비

    가끔 풀메이크업에 하이힐을 신고 비행기에 들어오는 모습을 종종 본다. 시작은 아름다웠으나 내릴 때는 트러블 생긴 건조한 피부, 말라붙은 마스카라 등 흉한 꼴을 보게 된다. 때문에 남경희 홍보팀장은 비행기를 타기 전 가능한 세수를 하고 타라고 조언했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들어간 제품들은 보습 제품이 스며드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 또한 이수정 제너럴 매니저는 기내에선 가능한 얼굴을 만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특히 비행기 신문을 바닥에 뒀다 집었다, 다시 그 손으로 밥 먹고, 눈 비비고, 얼굴을 만지는 건 절대 금물!

    비행기 공포증

    <보그> 패션팀 김미진 기자는 비행기 공포증이 심해 항상 ‘애드빌 PM’을 챙긴다. “기내에서 사진가들도 애용하는 약이죠.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처방은 최대한 오래 자는 것. ‘애드빌 PM’은 원래 진통제인데 나이트용이라 그런지 몸이 노곤하게 가라앉으면서 정말 잠이 잘 와요. 또 찌뿌둥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밀라노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스피리나 C’를 챙겨요. 물에 타 마시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컨디션이 돌아오죠.” 탑승 30분 전 약국에서 판매하는 ‘안심환’이나 건강보조제인 ‘멜라토닌’도 패션 피플들에게 인기 있는 아이템. ‘안심환’은 가슴 떨림, 손발에 땀이 나는 것을 가라앉혀주고,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데 알약과 액상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착륙 전 리터치?

    “내리기 3시간 전, 순한 토너나 액체 타입 리무버를 솜에 충분히 적셔 고양이 세수를 하는 것이 포인트! 이때 솜에 묻어 나오는 잿빛 먼지를 보면 ‘내가 이런 곳에 있었구나’ 하고 깜짝 놀라게 되죠. 미스트를 뿌리고 젤 타입 수분 크림을 바른 후 관자놀이와 턱밑 림프선을 10~20차례 마사지한 후, 베이지나 핑크 톤이 들어간 소량의 자외선 차단제를 볼, 콧잔등, 턱, 이마에 살짝 바릅니다. 광대뼈, 이마, 턱선을 따라 수분 크림을 덧발라 자연스러운 광을 연출하고 미스트로 마무리! 이렇게 해주면 같은 비행기를 탄 동료나 상사들이 “화장을 한 것도 아닌데 넌 왜 이리 피부가 좋냐?”고 부러워들 하죠. 팁은 파우더 타입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기내 화장실의 거울은 피부 진단기만큼 온갖 피부 문제(잔주름, 다크스폿, 모공 등)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니 꼭 기억했다가 내린 후 집중 관리해줄 것!” 또한 이수정 제너럴 매니저는 내리기 전 모발에 미스트를 뿌리고 솔 끝에 작은 방울이 달린 브러시로 두피 마사지를 하듯 머리를 빗어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잠도 깨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이화진
      포토그래퍼
      BIRD C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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