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 꾸뛰르에 가다! 3

Viktor & Rolf

빅터앤롤프는 언제나 깊은 인상을 주는 브랜드지만, 이번 시즌 빅터앤롤프는 그 자신이 인상주의자로 변신했다.

반 고흐와 그의 대표작 해바라기는 빅터앤롤프가 내놓은 거칠고도 경이로운 밀짚모자 – 그 아래 받쳐입은 컬러풀한 꽃무늬 드레스들을 거의 가리다시피 한 밀 다발을 달고 있는 –의 영감이 되어주었다.

빅터 호스팅과 롤프 스뇌렌 디자인 듀오는 지금까지 향수에서 큰 성공을 거둬왔기 때문에, 이번아이디어로부터는 어떤 향기를 추출해낼까 궁금해졌다. “인상주의자!” 아마도 이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느낌표는 꼭 넣어서 말이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마음마저 가벼운 여름 쇼에는 제격이었다.

Valentino

“우리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백 스테이지에서 발렌티노 듀오가 말했다. 마치 이 깊디 깊은 감정을 패션 쇼에서 패브릭으로 엮어내는 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인 양 말이다. 마리아 그라지아 치우리와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가 모아놓은 이야기 역시 마크 샤갈과 그가 지닌 러시아라는 배경, 유태인 혈통 그리고 모든 것들을 모아서 지나가는 구름의 솜털 같은 가벼움으로 엮어내는 그의 능력에 관해서다.

관객들은 때론 현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하는 발렌티노 옷에 대한 불신감을 눌러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쇼에선 난해한 아이디어들이 거의 없었고, 이 짧은 버전의 파리 오트 꾸뛰르는 효과적으로 막을 내렸다. 대신 민속적인 패턴을 하고 때론 심플하고 스포티한 모양새를 갖춘 의상들은 아름다웠다. 그래서 평상복으로 입어도 클래식한 위엄보다는 70년대 보헤미안처럼 보일 듯 했다.

이번 시즌엔 때론 과할 정도로 장식을 한 롱드레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들도 있었다. 더 간편한 드레스들은 ‘amore’ 즉 사랑이라는 단순하고 순수한 단어를 담는 캔버스가 되었다. 아니면 “Amor vincit omnia”, 사랑이 모든 걸 이긴다는 그 유명한 라틴명언을 담기도 했다.

달콤한 이태리 음악, 머리에 꽃을 단 어린 모델들, 자수로 새겨진 메시지 등을 통해 여전히 패션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중심이 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발렌티노 디자이너들을 높이 사고 싶다.

Jean Paul Gaultier

“언제나 결혼은 또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내키는 만큼이요!” 장 폴 고티에가 카를라 부르니-사르코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 프랑스 총리부인은 그가 왜 꾸뛰르 쇼의 애프터 파티에서 빌리 아이돌의 ‘White wedding’을 반복해 들려주는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참이었다.

카를라와 다른 셀레브리티들 – 모델 디타 본 티즈, 가수 콘치타 부르스트, 그리고 고귀함의 아이콘 까뜨린느 드뇌브가 그때까지 신부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였을 터였다. 그녀들은 이미 머리에 헤어롤을 층층이 단 신부가 쇼의 시작을 알렸고, 관람석은 하얀 꽃들로 꾸며졌으며 그 꽃들이 곧 런웨이 위로 던져지는 걸 보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곳에서 이 관객들을 사로잡은 건 ‘은퇴한’ 모델들이 대부분 런웨이로 돌아와 엄청난 박수를 받았다는 거였다. 이 중엔 하나의 부케로 변신해 피날레를 장식한 나오미 캠벨도 있었다.

그러나 이 호들갑스러운 쇼 뒤에는 재단의 천재 고티에가 선보이는 엄청난 본보기들이 있었다. 몸을 따라 떨어지는 그의 선들은 테일러링을 마치 액체가 흐르듯 매끈하게 바꿔버리는 신기로 더욱 빛이 났다.

“조울증이야.” 장 폴은 스왈로브스키와 콜라보레이션 한 자신의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이는 행사에서 만나자 이렇게 말했다. 고티에는 80년대 사회와 패션계를 뒤흔든 남성과 여성의 이슈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디자이너였다. 2015년도 시즌을 위해 그는 하이패션을 침범한 데님작업복을 활용하는 등 강렬하고 우아하며 사랑스럽기까지 한 옷들을 만들어냄으로써 30년 간 그를 이끌었던 사명은 완벽에 다다랐다.

이 즐거운 쇼는 고티에가 거둔 승리며, 지난해 모회사 푸이그가 장 폴 고티에의 레디 투 웨어 사업을 닫도록 한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장 폴은 나에게 모든 게 완전히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한 꾸뛰르 작업이나 스와로브스키 프로젝트를 위한 오스트리아 여행 같은 것들이 예전의 그 미친 듯이 바쁜 스케줄이었다면 꿈도 못 꿨을 거라면서 말이다.

고티에에게 ‘철수’란 이제 그의 패션 영혼이 꾸뛰르에게 속한다는 뜻이 되었다.

Elie Saab

나무는 디자이너 엘리 사브에게 캣워크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졌다. 모델들이 백스테이지에서 나와 사진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런웨이 끝까지 다다르게 되는 ‘길’을 따라 늘어선 그 나무들 말이다. 시적인 스토리라인과 그가 어렸을 적 고향에서 찍은 평화로운 사진이 함께 담겨있던 폴더에서, 이 디자이너는 월계수가 부드럽게 바람에 흔들리던 고향 레바논의 60년대로 되돌아 가있었다.

따라서 나무로 채워진 이번 쇼에서는 녹색 가득한 런웨이가 게으르고 느긋한 오후를 표현하고 있었고 컬렉션은 부드럽고 점잖은 색깔들로 목소리를 냈다. 흐릿한 새벽녘의 핑크빛, 올리브 나무의 초록빛, 그리고 정교하게 표현된 컬러풀한 나비들까지.

아마도 컬렉션 첫 부분부터 도처에서 반짝이던 크리스탈은 물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태양을 표현한 거였을 터이다. 그러나 런웨이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옷들은 이 쇼의 타이틀인 “레반트 국가의 피한지(A Riviera in the Levant)”보다는 할리우드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엘리 사브가 이 꾸뛰르 컬렉션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작품들을 내놓은 점은 존경스럽다. 레드카펫을 위한 드레스들은 대부분 긴 기장이었지만, 때로는 할리우드의 귀염둥이들을 위해 짧고 통통 튀는 매력을 지녔다.

또한 쉬폰으로 드레이프를 만든 기술과 튤립을 만든 섬세한 금속조각, 그리고 레이스를 컷아웃 해서 얻어낸 의외의 효과도 높이 산다.

그러나 너무 노골적인 노출이 없었다면, 그저 모델들의 다리가 시폰 드레이프에 가린 채 반만 드러났다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Paris Couture 2015: Day Four

 

Viktor & Rolf: Van Gogh à Go-go

Viktor & Rolf has always bean a brand to make an impression, but this season they turned themselves into Impressionists.

Van Gogh and his famous sunflower paintings were the inspiration for their wild and wonderful straw hats, with ultra-long sheaves of wheat all but concealed the colourful floral dresses underneath.

The design duo of Viktor Horsting and Rolf Snoeren has been so successful with fragrance that Iwondered what they could extract from this idea. “Impressionist!” Perhaps – with the exclamation point essential. Whatever their intentions, it made for a light-hearted summer show.

 

Valentino: Poetry in motion 

“We are trying to describe love,” said the Valentino duo backstage, as though it were the easiest thing in the world to thread life’s deepest emotions into fabric for a fashion show.

The story that Maria Grazia Chiuri and Pierpaolo Piccioli put together was also about the artist Marc Chagall, his Russian background, his Jewish heritage, and his ability to put all that together into the lightness of passing clouds.

The audience often has to suspend disbelief at Valentino creations from the current designers. But there were few arcane ideas at this show, which effectively closed the brief Paris haute couture season.

Instead there was beauty in clothes with folklore patterns and often simple, sporty shapes. So for daytime, the look could seem more Seventies boho than classic grandeur.

The evening clothes were more intense. As well as haute handwork, there was rich velvet fabric and a historic elegance. It was sometimes essential to have an open mind at a shearling bodice for the summer worn with a long skirt.

This season, there was beauty in these long dresses, often intensely decorated. But there were other chapters and verses: lighter dresses that acted as a canvas to simple, pure words such as ‘amore’ – love – or that most famous of Latin phrases: ‘Amor vincit omnia’ – Love conquers all.

It is to the credit of these designers that the sweet Italian music, the young models with flowers in their hair, and messages embroidered as decoration, created a moment when fashion became the still centre of a turning world.

 

Jean Paul Gaultier: Married to Couture

“You can always get married again – and again!” Jean Paul Gaultier said to Carla Bruni-Sarkozy, after the former First Lady asked why the soundtrack at the designer’s riot of a couture show repeatedly played Billy Idol’s ‘White Wedding’.

If Carla and other celebrity guests – Dita Von Teese, Conchita Wurst and the ever-loyal Catherine Deneuve – had not got the bridal message by then, they never would.

Hadn’t they seen the opening look of a bride decked out in hair rollers, and the guest chairs adorned with white posies that were then flung on the runway?

There to catch them were mostly  ‘retired’ models, brought back to the runway to storms of applause.

They included Naomi Campbell, who did the finale dressed as a flower bouquet.

But behind the high jinks were magnificent examples of Gaultier the master cutter. The way his lines follow the body was enhanced by fashion wizardry that had sleek tailoring morph into fluid forms.

“Bi-polar,” Jean Paul told me later when we met up at an event that showed off his new jewellery collection in collaboration with Swarovski.

Gaultier has always been the designer who best understood the male/female issues that changed society and fashion in the Eighties.

His mission was brought to perfection thirty years on as he created forceful, elegant and even adorable clothes for 2015, some with workwear denim embedded in high fashion.

The joyous show was a triumph for Gaultier and justified the decision last year by parent company Puig to shutter the ready-to-wear.

Jean Paul told me that things were definitely different: that the work he put into couture and his visit to Austria for the Swarovski project would not have been possible on his previous crazy schedule.

For Gaultier, the pull back means that his fashion heart now belongs to couture.

 

Elie Saab: A Nostalgic Trip Home

The trees lining the ‘road ‘ that took the models from backstage to the bank of runway photographers had a deeper meaning than a catwalk for designer Elie Saab.

In a folder with a poetic storyline and peaceful pictures of his childhood home, the designer went back to the swaying laurel trees of his native Lebanon in the Sixties.

So the show had greenery down the tree-filled runway, suggesting a lazy, hazy afternoon. The collection spoke in soft and gentle colours: the pink of a pallid dawn, the green of olive trees and some exquisite applications of colourful butterflies.

Perhaps the glittering crystals at the start of the collection – and throughout – were meant to suggest sun glittering on water.

But, like every outfit on the runway, they spoke instead of Hollywood, rather than the show’s title, “A Riviera in the Levant.”

I respect Elie Saab for offering in this couture collection what his studio makes so beautifully: dresses for the red carpet – mostly long, but sometimes short and bouncy for Hollywood cuties.

I appreciated the techniques of draped chiffon, the delicate paillettes of tulips and the exceptional effects of lace cut-outs.

Yet it would have been good to see less obvious flesh, even if only semi-visible legs draped with chiff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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