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의 옵티미스틱 럭셔리

마일리 사이러스와 제레미 스캇 한정판인 르 플리아쥬 조디악

마일리 사이러스와 제레미 스캇 한정판인 르 플리아쥬 조디악

뉴욕 패션 위크를 위해 가방을 챙기자니 접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옷 한가운데 종이티슈를 끼어 세탁소 비닐 안에 넣은 후 옷을 잘 접는 문제가 아니었다. 난 컬렉션을 위해 특별히 여행용 다리미가 필요한 옷은 준비하지 않을 거였다.

켄달 제너와 롱샴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켄달 제너와 롱샴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덴마크 예술가 아스트리드 크로그의 ‘클라우드 일루션’이 설치된 파리 샹젤리제의 새로운 롱샴 플래그십 스토어

덴마크 예술가 아스트리드 크로그의 ‘클라우드 일루션’이 설치된 파리 샹젤리제의 새로운 롱샴 플래그십 스토어

내가 잘 접어놓은 건 다양한 사이즈로 된 컬러풀한 롱샴 르 플리아쥬 폴딩 백이었다. 가장 큰 사이즈는 혹시나 미국에서 흥청망청 쇼핑을 하게 될 경우를 위해서, 또는 책이나 프레스 킷이 너무 무거워서 집에 오는 길에 또 다른 가방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넣은 것이다.

작은 사이즈는 색이 너무 밝아서 내 옷과는 잘 맞지 않았다(물론 나는 보라와 와인색, 그리고 터키색을 사랑한다). 그보다는, 매일 아침 무슨 가방을 집어 들고 나가야 할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노트북이 들어있는 가방? 내 스노슈즈가 들어있는 건? 아니면 아이패드와 초대장은? 다행히, 나에겐 색상 선택권이 150가지나 있다.

르 플리아쥬 백들이 샹젤리제 새 매장에 놓여있다.

르 플리아쥬 백들이 샹젤리제 새 매장에 놓여있다.

진짜 여행용 가방은 좀더 드라마틱하다. 체크인용 바퀴 달린 가방 안에 딱 들어맞는다. 그러나 내가 기내용으로 비행기 선반에 올려놓는 순간, 모든 사람이 똑 같은 가방을 갖고 있을 터였다.

롱샴은 1948년 설립됐다. 르 플리아주가 디자인된 1993년 이후, 3000만 개 이상이 팔렸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내 가방을 들고 가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좀 덜 흔한 가방을 갖고 싶다면 한정판 제레미 스캇(Jeremy Scott) 매드캡 버전을 사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마리 카트란주가 디자인한 버전이나. (영국 아티스트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을 빼먹었군)

프랑스 샤토 데 오르므에서 촬영한 알렉사 청의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광고

프랑스 샤토 데 오르므에서 촬영한 알렉사 청의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광고

카세그랭 가족: 소매유통관리담당 미쉘과 필리페 카세그랭 회장, 회장의 아이들인 CEO 장, 미주 롱샴 총담당 올리비에, 그리고 아트 디렉터 소피

카세그랭 가족: 소매유통관리담당 미쉘과 필리페 카세그랭 회장, 회장의 아이들인 CEO 장, 미주 롱샴 총담당 올리비에, 그리고 아트 디렉터 소피

롱샴의 CEO인 장 카세그랭이 샹젤리제 매장 오픈을 기념해 특별히 만들어진 제레미 스캇의 파리 포스트카드 백(Paris Postcard bag) 한정판을 들고 있다.

롱샴의 CEO인 장 카세그랭이 샹젤리제 매장 오픈을 기념해 특별히 만들어진 제레미 스캇의 파리 포스트카드 백(Paris Postcard bag) 한정판을 들고 있다.

롱샴의 일가가 된다는 건 어떤 걸까? 창업주 장 카세그랭(Jean Cassegrain)의 아들인 필리프 회장, 그리고 가방·의류·신발의 아트 디렉터인 그의 딸 소피 들라퐁텐(Sophie Delafontaine)이 이끄는 이 단출한 가족기업 말이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이 프랑스 시골에 있는 공장에서 컬렉션을 진행하고, 나머지 사촌들이 전 세계 280개 이상의 매장 일을 돕는다면?

이들이 모두 “옵티미스틱 럭셔리(optimistic luxury)”를 이끄는 기수들이다.

“옵티미스틱”, 즉 낙천적인 럭셔리라는 표현은 “내 돈으로 살만한” 럭셔리보다 기분 좋게 들린다. 비록 레귤러 사이즈의 르 플리아쥬 나일론 백은 54유로고 모든 공항에서 세일 중이며 온갖 여행자들 손에 이 가방이 들려있거나 엄청 가벼운 배낭처럼 쓰이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샹젤리제 매장 오픈을 기념해 만들어진 제레미 스캇의 파리 포스트카드 백 한정판

샹젤리제 매장 오픈을 기념해 만들어진 제레미 스캇의 파리 포스트카드 백 한정판

수지 멘키스와 그녀의 든든한 롱샴 백, 그리고 에밀리오 푸치의 딸 라우도미아 푸치(Laudomia Pucci) ⓒ Emilio Pucci

수지 멘키스와 그녀의 든든한 롱샴 백, 그리고 에밀리오 푸치의 딸 라우도미아 푸치(Laudomia Pucci) ⓒ Emilio Pucci

르 플리아쥬는 언제나 싱그러운 악동 케이트 모스를 뮤즈로 삼고선 이제 21살이라는 위엄서린 나이에 도달했다. 그리고 나일론 버전이나 부드럽고 유연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2012년 버전 모두 세계 각국 셀레브리티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고객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샹젤리제에 새로 확장 오픈 한 2층짜리 롱샴 매장에서, 고객들은 덴마크의 예술가 아스트리드 크로그(Astrid Krogh)가 만든 ‘클라우드 일루션(Cloud Illusions)’ 작품을 보며 감탄했다. 그리고 7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가 구입했을 법한, 박물관 전시품 수준의 파이프와 담배 케이스를 바라보았다.

종이 접기를 의미하는 오리가미는 원래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중국 고객들이 변덕스러운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만든 기묘하게 긴 쇼파에 앉아서 관광엽서 같은 그 유명한 샹젤리제의 거리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또한 각양각색의 폴딩백이 예술작품처럼 놓인 벽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았다.

롱샴 작업장에서의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백 구성품들

롱샴 작업장에서의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백 구성품들

제시카 알바와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제시카 알바와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케이티 홈즈와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케이티 홈즈와 르 플리아쥬 헤리티지

나는 롱샴 창업주의 손주이자 현 CEO인 장 카세그랭과 함께 앉았다. 그의 아버지인 필리프는 처음으로 르 플리아주 폴딩 백을 고안해서 나일론과 가죽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롱샴의 뮤즈 케이트 모스

롱샴의 뮤즈 케이트 모스

“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 가방들이 존재하지요. 그 사이에서 눈에 띄기 위해, 우리는 ‘장인정신(Savoir faire)’과 품질을 중시 여깁니다. 전 세계적으로 2천 7백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의 CEO가 말했다. “그리고 그 경쟁이 너무 치열할 때엔 잠을 이루기 어려워요. 우리는 매 시즌마다 점점 더 많은 신상품들을 내놓습니다. 한때는 매해 신상품이 50퍼센트 이하인 적도 있었죠. 이제 내 여동생과 남동생 올리비에는 개발 때문에 늘 일에 매달려있어요.” 카세그랭의 말이다.

고객들을 끌기 위해 롱샴은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데, 이는 가족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또한 런던 리젠트와 본드 스트리트 매장을 포함해 신규매장이나 리뉴얼 매장을 연이어 열고 파리의 생토노레 매장을 확장, 발전시키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파리와 바르셀로나, 로마, 뮌헨과 워싱턴 DC에 매장을 새로 열었고, 피렌체와 비엔나, 토론토와 중국 선양 및 칭다오에도 새 매장이 들어섰다.

여행가방과 의상, 신발에 대해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오색찬란한 폴딩백으로 꾸며진 벽은 어느 도시에서나 고객들을 끌어 모은다. 르플리아쥬가 실용성의 영역에서 패션으로 넘어오는 데에는 21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비법은 단순했다. 무지개 빛깔이나 다양한 패턴, 아니면 그저 심플하게 만들되 언제나 실용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nglish Ver.

 

Optimistic luxury? It’s in the bag!

 

As I started packing for the New York shows, there was a lot of folding to do. It was not about inserting tissue paper and wrapping my clothes in dry-cleaner’s plastic. I don’t use a travel-iron wardrobe for the collections.

 

The wrap-ups were for my colourful Longchamp Le Pliage folding bags in their various sizes: the big one in case I went on a buying spree in America or if books and press handouts were so heavy that I needed an extra check-in bag to get home.

 

The smaller ones in bright colours were not so much to go with my clothes (although I am partial to purple, wine-red and turquoise). It is rather because I must know in a micro-second which bag I am grabbing each morning: the one with my laptop? With my snow shoes? Or with the iPad plus invitations? Luckily, there are 150 colours to choose from.

 

The actual travel bag is more of a drama. It has to fit inside the wheelie bag for check-in. But once I store it on the plane rack, everyone has the same bag.

 

Longchamp was founded in 1948. Since 1993, when the Le Pliage was designed, 30 million of the bags have been sold. So what happens if some other customer walks off with mine? I guess it will have to be the special-edition Jeremy Scott madcap version that will make my bag almost unique. Or the one designed by Mary Katrantzou. (I missed out on the work of British artist Tracey Emin.)

 

How does it feel to be Longchamp, a compact family business with founder Jean Cassegrain’s son Philippe as president and daughter Sophie Delafontaine as artistic director of bags, clothes and shoes? And to have other family members running the show at the factory in the French countryside, while the rest of the cousinhood helps with more than 280 stores worldwide?

 

All of them are flag-bearers of what they call ‘optimistic’ luxury.

 

This description sounds more cheerful than ‘affordable’ luxury, although the Le Pliage regular-sized nylon bags cost £54 and seem to be on sale at every airport, where they are omnipresent in traveller’s hands or as super-light backpacks.

 

The Le Pliage has now reached the grand age of 21, with the ever-young and always cheeky Kate Moss as ambassador. And, in either nylon or the version created in softly pliable leather in 2012, it is a worldwide hit with celebrities and has a special appeal to the far east, judging by the customers.

In the expansive new Champs Elysées store set on two floors, they were admiring the ‘Cloud Illusions’ art by Danish artist Astrid Krogh and looking at museum pieces of pipes and cigarette cases from the days when Elvis Presley would buy them in the Seventies.

Origami – the art of folding – originally came from Japan. But I watched mostly Chinese customers taking their selfies, sitting on the elongated sofa by quirky architect Thomas Heatherwick with a picture-postcard view over the famous avenue – and a wall of colourful folding bags like an art installation in front of them.

 

I sat down with the grandson of the Longchamp founder, also named Jean Cassegrain, who is the current CEO. His father, Philippe, first invented the Le Pliage foldable bag to find out how you turn nylon and leather into gold.

 

‘There are so many bags everywhere – to be exceptional, I am in love with savoir faire and quality,’ said the chief executive, whose company employs 2,700 people worldwide.

‘And you can’t be sleepy when the competition is so powerful,’ continues Cassegrain. ‘We have more and more new products each season – it was once under 50 per cent of new design annually. Now my sister and my brother Oliver have to be working all the time on development.’

 

The incentive to customers has included the artist collaborations which inspire the family members. There has also been a series of new or modernised stores, including London’s Regent and Bond Streets and the expansion and development in Paris’s rue Saint-Honoré. Last year also saw store openings in Paris, Barcelona, Rome, Munich and Washington DC. Stores were also opened in Florence, Vienna, Toronto and in two cities in China (Shenyang and Quingdao)

 

In spite of the wide choice of travel luggage, clothes and shoes, it is the wall of folded bags in a rainbow of colours that is a magnet to customers in every city. It has taken 21 years for the Le Pliage to move from utility to fashion. But its secret is simple. Make it in every colour of the rainbow, patterned or plain – but always keep it use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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