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뉴욕 패션 위크 2

Altuzara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긴 부츠 윗부분의 하얀 러플, 목 위까지 올라온 레이스, 반쯤 풀어헤친 단정한 블라우스 – 이것이 바로 알투자라의 강렬하고 유혹적인 쇼가 보내는 메시지였다. 알투자라는 관능적인 레이스를 통해 간결하고 잘 빠진 옷들로 구성된 컬렉션에 음모와 유혹의 요소를 가져왔다.

조셉 알투자라는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다소 전형적이지만 자신의 프랑스 혈통을 더한 이 세련된 믹스를 통해 뉴욕 패션계의 스타가 되었다.

“18세기 멋쟁이들과 트루먼 커포티의 ‘백조들(커포티와 절친했던 상류층 여성무리를 의미)’, 그리고 이들의 옷에 대한 애정이죠.” 알투자라는 촉감이 살아있는 다양한 직물들로 만들어낸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소르베 컬러에 매칭한 풍성한 퍼, 케이블 스티칭이 가슴라인을 감싼 스웨터, 그리고 풍성한 드보레 벨벳과 래커드 레이스(lacquered lace, 광택제를 입혀 가공한 레이스)의 조합 등이었다.

이번 컬렉션이 선사하는 가슴 떨림의 가운데에는 알투자라의 여성적인 테일러링이 자리하고 있다. 목부터 가슴까지 열쇠구멍 모양으로 이뤄진 블라우스의 커팅조차 이 쇼의 규방을 장악하고 있는 화려함을 더욱 강조했다.

프릴로 장식 된 부츠, 너풀거리는 치맛단, 그리고 레이스업 부츠 등에서 지나친 섹시함이 느껴질 수도 있었을 터다. 그러나 알투자라가 지닌 그 흔치 않은 세련화 기술은 그의 의상들을 작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Moncler Grenoble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사랑뿐 – 아, 그리고 예산,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에 대한 오마주를 위해 무대위로 솟아오른 모델 커플들이 들어갈 만큼 커다란 빨간 초콜릿 박스도.

이 경이로운 하트와 유압장치들의 움직임은 몽클레어 그레노블이 선사한 것이다. 온 세계에 패딩 재킷을 전파한 그 브랜드 말이다. 몽클레어 쇼가 열린 날 뉴욕은 눈으로 뒤덮였고, 다양한 퍼 트리밍을 두른 이 스타일리시한 방한복에겐 더없이 어울리는 날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패션 피플들은 이 비주얼 쇼를 본다는 사실에 너무 흥분해 있었다. 사랑에 관한 노래와 함께 무대 위로 색종이테이프들이 흩날리자 관객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불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모든 쇼는 키스와 함께 끝났다 – 모델 커플들의 키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계속 이어졌다. 그렇겠지! 그리고 술잔 담긴 쟁반에는 초콜릿이 함께 담겨있었다. 물론 하트 모양의 초콜릿이었다.

Alexander Wang

칼라 위에, 코트 앞자락에, 드레스, 가방, “날 건들이지 마”라고 외치는 투박한 부츠에 붙은 금속 스터드들에서 분노가 뿜어져 나왔다. 알렉산더 왕 쇼가 점차 과격하게 클라이맥스로 치닫자 엄마 킴 카다시안과 아빠 카니예 웨스트가 쥐어주는 초콜릿으로는 딸 노스를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그러나 정말 이게 다였을까? 음침한 모델들은 화난 얼굴 위로 한 가닥씩 엉긴 젖은 머리를 늘어뜨리고는, 눈에 확 들어오면서도 섬세하게 작업된 의상들을 입고 자랑스럽게 나타났다. 이스트 리버 피어의 벽을 감싼 하드메탈 판조차 파도가 밀려오듯 다가왔고 몸에 밀착된 실루엣의 의상들과 잘 어우러졌다.

공격이었는가, 아니면 오락이었는가?

“재미있자고 한 거였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런웨이를 달려 나오는 인사를 마친 알렉산더 왕이 백 스테이지에서 말했다. “난 언제나 극단적인 코드를 사용해요. 이번엔 뉴 로맨틱과 하드에지(1950년대 말에 미국에서 시작된 기하학적 추상화),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빅토리아 양식을 가미했죠.” 그는 도톰한 벨벳으로 된 어두운 드레스들을 예로 들며 말했다. 물론 그 고상하고 아름다운 옷들에 이어 온몸을 감싼 코르셋 스타일의 보디스(bodice)들이 등장했지만 말이다

알렉산더 왕은 이토록 파워풀한 디자이너다. 에너제틱하고 결단력 있으며, 과거의 것을 자기 식으로 소화할 수 있는 젊은 이들만 가질 수 있는 비전을 지녔다.

이번 컬렉션은 건방진 1980년대를 바탕으로 빅토리아 시대를 비롯해 다른 시대로부터 가져온 요소들을 잘 버무려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따라서 커다란 어깨에는 퍼를 집어넣어 잔뜩 부풀렸고, 매끈한 바지에는 놋쇠 단추와 시계줄을 덧붙인 짧은 재킷이 마치 남자 바텐더 옷처럼 매치되었다. 대부분 검은 색을 바탕으로 금속 스터드나 금속 클립들이 만든 라인들로 장식되었지만, 그러다가 펑크 느낌을 주는 붉은 빛 격자무늬 의상이 나타나 색채의 범위를 바꿨다.

알렉산더 왕은 대조의 귀재였다. 털로 푹신한 표면과 묵직한 메탈장식, 벨벳과 대조되어 몸을 감싸는 망사. 그리고 언제나처럼 이 젊은 디자이너가 과거를 재창조해냈을 때 그 느낌은 신선하고 펑키하며 힘이 넘쳤다.

Dion Lee

눈처럼 하얀 보머재킷에 섬세한 실크로 된 하늘하늘한 바지는 요즘 뉴욕의 혹한에 어울리는 겨울 옷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음영이 드리운 짙은 녹색이나 청색이 너무나 아름답긴 했지만, 컷아웃과 슬릿이 들어간 디온 리의 드레스들은 과연 요즈음 겨울날씨를 고려해 디자인된 것일까?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한 이번 쇼는 고상했다. 그러나 망사와 슬릿을 다양하게 활용한 디자인들은 올해 겨울은 따뜻할 거라 기대한 듯 보였다.

Lacoste

프랑스에서 가장 잘 나가는 래퍼인 MC 솔라(MC Solaar)가 쿵쿵거리며 음악을 만들어내는 동안 라코스테는 “르네가 먼저 했거든(René did it first)!”라는 건방진 글귀가 쓰여진 티셔츠를 내보냈다.

스포츠웨어 경쟁에서 미국을 이기는 것이 라코스테의 2015년 F/W 시즌 주제였다. 그리고 디자이너 펠리페 올리베이라 밥티스타는 옳았다. 1920년대에 르네 라코스테와 그의 악어 로고는 패션과 결합된 스포츠웨어의 출발을 알리는 것이였다.

디자이너는 “겨울 테니스”를 주제로 삼았고 이를 살려냈다.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해 트레이닝복을 만들어내되 귀엽고 여성스러운 테니스 주름치마도 함께 내놓았다. 또한 트인 솔기와 실루엣을 활용해 이 강한 주제를 따라갔다. 코트 소매는 절개선을 따라 트여 팔이 노출됐고, 몇몇 망사로 된 창은 테니스 네트를 의미했다. 비스듬한 체크나 스트라이프 무늬는 활기찼고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스타일리시하게 어울렸다.

어떤 공들은 코트 밖으로 빗겨나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더 젊어지고 영리해졌다. 누구나 테니스를 치던 시대에는 르네가 다 해놨으니, 이제 라코스테는 21세기 규칙에 맞춰 패션게임을 해야 할 차례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New York Fashion Week: Day Three

 

Altuzarra: Aphrodisiac and Old Lace  

A ruffle of white at the top of a high boot, an insert of lace at the neck, a prim blouse half undone – that was the message of a powerfully seductive show from Altuzarra.

Aphrodisiac emanating from a touch of lace was just one way that this designer brought intrigue and allure to a collection of streamlined, well-cut clothes.

With this sophisticated mix, more typical of the designer’s French roots than to American style, Joseph Altuzarra has become a New York fashion star.

“Eighteenth-century dandies and Truman Capote’s ‘swans’ – and their mutual love of dressing,” said the designer to explain his mix of tactile materials. They included fluffy furs in sorbet colours, sweaters with cable stitching cuddling the breast line, and deep-pile devoré velvet nudging lacquered lace.

At the beating heart of this collection was Altuzarra’s feminised tailoring. Even the cut of a blouse, with a key hole slit from throat to chest, served to enhance the show’s boudoir glamour.

It could have seemed over-the-top sexiness – especially with those frilly boot tops, flouncy hems and lace-up boots. But Altuzarra’s rare fashion sophistication puts his work in a class of its own.

 

Moncler Grenoble: My Snowy Valentine  

All you need is LOVE – and a budget and a red chocolate-box set large enough for model couples to rise up on through the floor in homage to St Valentine’s Day.

This extraordinary manipulation of hearts and hydraulics was achieved by Moncler Grenoble  – the brand that taught the world to wear puffa down jackets. Here they came out on a day when New York was smothered in snow and these stylish winter warmers with a variety of furry trimmings could not have looked more appropriate.

To be truthful, the fashion crowd was too excited to watch this visual fashion celebration. Songs about love ran ticker tape on the backdrop to encourage the audience to sing along. And it all ended, of course, with a kiss – one, or two or ten for each couple. Oh yes! And along with the trays of drinks there were plates of chocolates. Heart shaped – of course.

 

Alexander Wang: A Tough Take on New Romantics 

Rage radiated from every metal stud, glimmering on collars, coat fronts, dresses, bags, and clumpy don’t-mess-with-me boots. As the Alexander Wang show rose to an aggressive crescendo, even a chocolate from mom and dad Kim Kardashian and Kanye West could not calm baby North.

Yet surely it was all a game? The sullen-faced models with strands of wet-look hair tangling over angry faces should have been proud to wear such striking and subtly-worked clothes. Even the hard metal panels encasing the walls of the East River pier came in waves – the better to match the body-skimming silhouettes of the outfits.

Was it aggression – or entertainment?

“It was meant to be fun!” said Wang backstage, after his familiar gallop down the runway, his straight black hair flying behind him. “I always use polarity codes – New Romantic versus hard edges, a bit of Victoriana,” he continued, referring to dark dresses in plush velvet, although those gentle beauties were followed by bodices that caged the body.

Wang is such a powerful designer because he is energetic, purposeful, and has a vision that could come only from someone young enough to put forward his take on references from the past.

The collection is best described as a mash-up of the brash 1980s, with elements from other decades – not to mention the Victorians. So, giant shoulders puffed out with fur, while sleek pantsuits had cropped jackets like a barman’s, with brass buttons and a fob chain as decoration. The hardwear might be lines of metal studs or metallic clips – appearing mostly on black – but a scarlet plaid with a punk feel then took over the palette.

Wang was right to talk about contrasts: of furry surfaces and heavy metal; mesh caging the body in contrast to velvet. And, as ever, when a young designer re-invents the past, the feeling was fresh, funky, and forceful.

 

Dion Lee: Baby, It’s Cold Outside 

A snow-white bomber jacket with trousers of delicate silk fringe might not seem the perfect winter garb for the current plunging temperature in New York.

Were Dion Lee’s dresses, with body cut-outs and slit sides, designed for negotiating the current winter climate – even if they come in an appealing shade of petrol blue or green?

There was a gentility about this show that had a womanly appeal. But the designer’s lavish look of mesh and slits seemed optimistic for Winter 2015.

 

Lacoste: René did it First 

MC Solaar – France’s best-known rapper – pounded out the sound while Lacoste sent out an insolent message on a T-shirt: “René did it first!”

Beating America at its own sportswear game was the story of Lacoste’s Autumn/Winter 2015 season. And designer Felipe Oliveira Baptista is right: back in the 1920s René Lacoste and his crocodile logo marked the beginning of sporty clothes incorporated into fashion.

The designer took his theme of “winter tennis” and ran with it. For both sexes he played with the tracksuit but also offered cute, girly, pleated tennis skirts. He also followed a strong theme of opening up seams and silhouettes: coat sleeves slit open to release the arms, and some panels of mesh to reflect the tennis net. Plays on checks or stripes set at an angle were graphic and stylish for both sexes.

Some balls landed out of court, but the general effect was younger and  sharper. For while René may have done it all back in the “Anyone for tennis?” era, the brand now has to play the fashion game to 21st-century ru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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