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뉴욕 패션 위크 3

Edun

2013년 이둔이 모이니한 스테이션의 스카이라이트 스튜디오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줄곧, 영혼을 가진 브랜드가 합리적이고 멋지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모이니한 스테이션에서 열리는 무대는 늘 세상을 창조할 듯 한 느낌을 주지만, 이둔 패션하우스에 후광을 둘러준 것은 2년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셔먼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브랜드들이 개발도상국을 도움으로써 좋은 평판을 받으며 자리잡는 방식은, 지겹다라고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불행히도 너무 쉬워졌다. 그러나 이둔의 디자이너는 생생하고 간결한 실루엣으로 현대적인 목소리를 내면서도 가능한 한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역사를 반영한 수작업 소재들을 사용하는 이둔의 소싱 원칙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2015 가을 시즌에서, 오래된 돌들을 쌓아 올린 배경은 고대와 현대의 느낌을 한꺼번에 주었다. 코트의 아랫단은 의도적으로 닳아서 헤지고 마무리를 덜 지은 채 남겨지는 등 매끈한 의상들은 모두 불완전성을 안고 있었다.

제대로 완성된 수작업은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잘 짜인 태피스트리 코트나 가죽 위의 금속라인처럼 말이다. 셔먼은 저 멀리 이국에서 재료들을 가져오되 바로 오늘 이곳에서 패션에 어우러지도록 만드는 특출 난 재능을 지닌 것 같다.

Derek Lam

데렉 램은 MoMA의 전시회 ‘영원한 지금(the Forever Now)’에서 흥미로운 소재를 가져왔다. 이 전시는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을 현재라 규정짓지 않은 채 과거로부터 스타일과 기법을 빌려와 만들어낸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데렉 램은 영리하게도 이를 패션으로 가져왔고, 미아 페로와 다이앤 키튼 같이 시대를 초월한 여성들로부터 영감을 찾아냈다. 이러한 여성들이 70년대에 각광을 받았다는 사실은 데렉 램이 왜 겨자색과 오렌지색, 그리고 갈색을 사용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여기 잘 닦인 옷장 안에는 페이턴트 레더나 반짝이는 질감의 테크노 새틴 드레스처럼 말 그대로 ‘반짝임’도 존재한다.

70년대는 여성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지성과 권력을 강조하기 위한 파워 드레싱을 추구하기 시작한 시대다. 이번 램의 컬렉션은 스포티하다기 보단 도시적이고, 길고 가는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이러한 파워 드레싱 컨셉트를 좇는 것처럼 보인다. 즉, 잘 빠진 코트 아래에 배기 트레이닝 바지를 입을 것이 아닌 이상, 데렉 램의 옷들은 실용적이고 용의주도하다. 정말 갖고 싶어 한숨이 나온다기 보다는 마음에 드는 옷장이다.

Thakoon

투명한 채색패널이 배경을 이루고 있는 타쿤의 무대를 보는 것 만으로 세속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이었다. 옷과 관련해서는 이런 표현이 칭찬일 리가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디자이너는 미묘한 음영과 감촉을 포용하는 미학을 선보였다. 다양한 색상의 사각형들은 마치 재킷 앞섶에 달린 3중 주머니처럼 보였고 다른 질감의 적갈색 스커트를 매치해 풍성함이 느껴졌다. “옹브레(Ombre,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울이에요. 생생한 느낌을 주기 위해 잘라냈죠.” 타쿤은 어느 한 의상에 겹겹이 들어간 수공예를 예로 들며 말했다.

이렇게 해서 복합적이지만 복잡하지 않은 옷이 만들어졌다. 타쿤은 오스카 와일드를 포함해 19세기 멋쟁이 신사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쇼의 색감과 질감은 오래되거나 생뚱맞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히피 모더니즘에 대한 한 디자이너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었다.

Diane Von Furstenberg

초대장 겉면에는 붉은 열쇠구멍이 빛나고 있었고, 내지는 다홍빛이었다. 그리고 무대는 커다란 철창 안쪽이 페인트로 메워져서 좀더 붉은 색이었다. 그러나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 쇼는 좀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가까웠는데, 비단 이번 쇼의 배경에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깔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유혹’은 2015년 가을 DVF의 키워드였다. 상체를 가로질러 초승달이 그려진 보디스(bodice)부터 옆 선을 따라 절개되어 레이스로 채워진 드레스까지, 레이스가 관능을 표현하고 있었다.

오프닝에 등장한 하얀 드레스를 포함해 모든 의상들은 균형 잡히고 우아하게 늘어졌으며, 잘록한 허리선에는 벨트로 포인트를 주었다. “잠기지 않은 지퍼(unzipped)”는 DVF가 밤 데이트를 위한 옷차림의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찾은 말이었다.

“여성들이 원하는 게 이런 거 아닌가요? 낮에는 세상을 지배하지만 밤에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거죠.” DVF는 그녀의 ‘섹시하지만 강한’ 여성이 가진 가식적인 순수함에 대해 설명했다.

아마도 회의실에서는 호랑이지만 침대 위에서는 암고양이가 되는 이러한 여성이 아직도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 현대적 여성상이 다이앤이 처음으로 그 유명한 랩 드레스를 만들어낸 1970년대 후반에 머문, 진부한 시각이란 생각을 했다. 다이앤은 그 이후 의상에 있어서나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나 진일보했고, 그래서 나는 그녀가 왜 그 시기를 다시 캣워크로 끌어들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균형 잡힌 의상에 주어진 몇몇 효과는 흥미로웠다. 벨트로 여미는 코트 위를 가로질러 날아가는 제비, 드레스 패턴으로 사용된 새의 무리와 치밀하고 강렬한 작은 꽃무늬들은 뉴욕의 얼어붙을듯한 추위보다는 한 여름의 가든 파티에 어울려 보였다.

DVF가 만들어내는 드레스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가지고 그녀를 존경할 필요는 있다. 그녀의 고객들이 늘 익숙한 남자-여자 카드를 사용하고 싶다면, 핀 스트라이프를 한 얇은 쉬폰 블라우스와 위부터 아래까지 버튼으로 잠그는 호리호리한 드레스들을 선택하면 된다. 퍼 디테일이 들어간 새하얀 보머재킷은 회색과 흰색의 니트 스트라이프 스커트와 함께 돋보일 것이다. 그리고 친숙한 이브 생 로랑 스타일의 새틴 라펠을 단 턱시도는 과감한 파란색이었다.

그러나 이번 쇼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50가지 그림자의 다홍빛이었다. 주머니 아래로 소녀다운 주름을 잡은 붉은 코트, 붉은색 레이스 브라 탑으로 시작하는 폴카도트의 원피스, 깊이 패인 네크라인을 한 더욱 붉은 레이스 드레스, 빨간색 새틴 구두와 그에 맞는 클러치 백. 그리고 무엇보다도 갖은 붉은 패턴이 쓰인 짧은 실크 드레스를 입은 다이앤 본인 말이다.

발렌타인 데이는 이미 끝났지만 유혹의 향기는 여전히 남았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이젠 스칼렛 패션은 쉬어야 할 시간이라고 믿는다.

Victoria Beckham

“섹시한 드레스를 되찾아올 준비가 되어있어요!” 빅토리아 베컴은 이렇게 말했다. 비록 그녀 자신은 쇼가 끝난 후 온몸을 꽁꽁 감싼 드레스(물론 엉덩이 부분에 경박한 드레이프가 드리워지긴 했다)를 입고 인사를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허리부분에서 매끈한 절개 사이로 보이는 살갗이라던지 음영이 드리운 5가지 검은색을 만들어내는 천들의 조합 같은 ‘섹시함의 복귀’는 그저 부수적인 이야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빅토리아 베컴이 디자이너로서 성공적이었다는 점이다.

어떠한 유명인사도 이렇게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낼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갖추지 못했었다. 빅토리아는 당연하게도 이를 직접 다 해냈다. 테일러링과 예리한 커팅으로, 컴퍼스로 원을 그리듯 어깨와 허리를 빙글빙글 감싸는 그녀 스타일의 코트를 만들어냈다.

그러더니 빅토리아 만의 액센트 컬러가 등장했다. 퀼로트 바지나 테일러드 코트에 쓰인 머스터드 색이었다. 또한 그녀만의 단정한 해체기법이 빛을 발해 쇼 마지막에 등장한 하얀색 새틴 드레스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듯한 리본들을 풀어헤친 채로 순간순간 맨 살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녀의 충실한 가족들 – 데이비드 베컴 곁에 점잖게 앉아있는 세 명의 아들과 아빠의 무릎에 앉아 사진을 찍는 막내딸 하퍼가 함께 했다.

내가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전에, 브루클린 조셉 베컴은 “한번 더 훌륭한 쇼를 마친 우리 엄마 축하해요!”라고 외쳤다.

코코 샤넬부터 미우치아 프라다까지, 여성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개성이 넘친다. 나는 빅토리아 베컴을 그 정도 수준으로 인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비전과 집중력이 있다. 그리고 아주 살짝 예측에서 벗어나, 엉덩이 부분에서 천을 뒤틀기도 하고 네모난 굽의 앵클 부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빅토리아의 말대로, 포커스는 드레스에 있었다. 그러나 이뿐 아니라 길게 늘어지거나 짧고 넓은 세련된 코트들도 함께 만들어냈다. 청키한 니트는 익숙한 느낌이지만 의도적으로 균형을 흩트려서 80년대 비대칭 디자인들을 떠올랐다.

나는 남자옷에서 영감을 얻은 워킹우먼 의상들이 부드러운 드레이프 없이 투박해 보이긴 해도 마음에 들었다. 진지한 검은 드레스들은 지난 시즌에 등장했던 예쁜 핑크색 꽃무늬에서 벗어나 좀더 페미닌하게 변신했다.

빅토리아는 천들이 가진 쾌활한 느낌들에 대해 “통통 튄다(bouncy)”라는 표현을 썼다. 패션피플들이 모든 일을 도맡아 한다는 “팀 빅토리아 베컴(Team VB)”에 대해 뭐라 하건 간에, 나는 그녀가 이번 컬렉션의 모든 원천과 흐름을 만들어냈다고 믿는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New York Fashion Week: Day Four

 

Edun: Bringing Worlds Together

Ever since Edun showed at the Skylight Studio at Moynihan Station back in 2013, where sets can create a world, the brand with a soul has looked streamlined and sassy. But it was the arrival of creative director Danielle Sherman two years ago that has put a halo around this house.

It is unfortunately all too easy for brands that try to help the developing world to be landed with a reputation for being worthy, not to say, dull. But this designer has created a graphic and streamlined silhouette, which speaks of modernity, while still following the Edun ethos of sourcing, where possible, materials touched by both human hands and Africa’s rich history.

For the Autumn 2015 season, a construction of old stones gave both an ancient and modern feel to the backdrop; while the sleek clothes had a touch of the imperfect, as when a coat hemline was deliberately left fraying and undone.

Handcraft, well done, can be a powerful tool, whether as a woven tapestry coat or metallic strips on leather. Sherman seems to have that exceptional skill of sourcing pieces from afar, but making them relevant to fashion here, now.

 

Thakoon: Social Fabric 

Merely looking at the set of coloured translucent panels that formed the backdrop to the Thakoon show gave an other-worldly feeling, although that is rarely a compliment when applied to clothes.

Yet this designer has an aesthetic that embraces subtle shades and textures. There was a richness to a rainbow collection of squares, looking like triple pockets on a jacket front and worn with a russet skirt of a different texture. “It’s ombré wool, cut up to make it graphic,” said the designer, referring to layers of handwork on a single outfit.

This made for complex but not complicated clothes, which Thakoon said were inspired by nineteenth-century dandies, including Oscar Wilde.

Fortunately, this tapestry of colour and texture did not seem historical or irrelevant – just one designer’s vision of a post-hippie modern world.

 

Diane Von Furstenberg: The Scarlet Woman  

The invitation had a red keyhole glowing on the outside and scarlet pages within. The set had more red, painted on the inside of a cage. But the mood of Diane Von Furstenberg was more Fifty Shades of Grey, and not just because the show was playing off the soundtrack.

“Seduction” was the key DVF word for this Autumn 2015 show, laced with sensuality, from a dress where the bodice was drawn in a crescent moon across the bust, to a lace column split open down the side.

From the opening white dress, shaped and draped, every outfit seemed to have a waist outlined with a curve and accentuated with a belt. “Unzipped” was the word the designer found to express the spirit of night-time dressing.

“Isn’t that what women want?” DVF asked with false innocence about her “sexy but strong” woman. “By day she commands her world, by night she inspires fantasy,” was the mantra.

Perhaps this woman, who was once supposed to be a tiger in the boardroom and a pussycat in the bedroom, still exists. But I find this view of modern womanhood quite old-fashioned, tethered to just that period in the late 1970s when Diane invented her famous wrap dress. She has moved on, sartorially and in her life, since that period, so I was puzzled as to why she would bring it back to the catwalk.

Some of the added effects to the shapely outfits were intriguing: swallows winging across a belted coat or a flock as a dress pattern; and tiny flowers, dense and intense, on dresses that seemed more suited to a summer garden party than New York’s icy winter climate.

You have to respect DVF for believing so deeply in what she does. If her customers want to play that familiar man-woman card, there were pinstripes on sheer chiffon blouses, and slender button-through dresses. A white furry bomber jacket might be set off with a knitted panel of grey and white stripes. And the familiar Yves Saint Laurent-style satin-lapel tuxedo came out in a bold blue.

But it was the 50 shades of scarlet that left their mark on this show: the red coat with a girly gathering below the pockets, a polka-dotted onesie dangling from a red lace bra top, more red lace with a plunging neckline, red satin shoes and matching clutch bag – and, finally, Diane herself in a panoply of red patterns on her short silken dress.

Valentine’s Day might have been over, but seduction was in the air. Yet, still, I think it is time to lay the scarlet fashion woman to rest.

 

Victoria Beckham Makes it Sexy  

“I’m ready to get sexy dresses back on!” said Victoria Beckham, although she took her bow at the end of the show covered up (albeit with a flirty drape at the hip of the skirt).

But bringing back sexy – a slither of flesh at the waist or a jigsaw of fabrics forming five shades of black – was only a sidebar to the main story: Victoria Beckham has made it as a designer.

I can’t think of another celebrity who has been willing and able to create a unique style. For Victoria, it is of course personal: tailoring and incisive cutting to make her kind of coat twirling a compass around shoulders and waist.

Then are her accent colours – mustard for a pair of culottes or a tailored coat – and also her own tidy way of playing with deconstruction so that the white satin dress at the close of the show was all flowery bows undone to show flashes of flesh.

And then there is her faithful family, the three boys sitting politely beside David Beckham with daughter Harper taking photos from his lap.

Before I had even Instagrammed my images, Brooklyn Joseph Beckham said, “Congratulations to my mum for another amazing show.”

Female designers are always personal, from Coco Chanel to Miuccia Prada. I do not elevate Victoria Beckham to that level. But there is a vision and an involvement here, very slightly quirky, hence the twist of fabric at the hips and the square-heeled ankle boots.

As Victoria said, there was a focus on dresses. But she had also worked sophisticated coats, some elongated, others short and wide. Chunky knits looked cuddly yet deliberately off-centre, like the asymmetry of the Eighties.

I liked the idea of menswear-inspired, working-woman clothes, although that became clunky without the softer draping. Severe black dresses morphed into others that were more feminine, if not in the spirit of last season’s pretty pink florals.

Victoria used the word “bouncy” to describe fabrics with a chirpy little life of their own. Whatever fashion people say about “Team VB” doing all the work, I believe that the foundation and flow of this collection could have come only from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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