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뉴욕 패션 위크 6

Marchesa

오스카상 시상식이 코 앞에 닥쳐왔고 톰 포드는 최초의 헐리우드 쇼를 준비하는 동안, 레드카펫용 드레스들은 마르케사가 모두 준비하고 있는 걸로 보였다.

그러나 디자이너 듀오 조지나 채프먼과 캐런 크레이그는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처음으로 엄청난 웨딩드레스들을 선보인 이후 점점 세련되어져 가고 있다. 마르케사 드레스만 입으면 어떠한 문이건 우아하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쇼에서는 좀더 캐주얼하게 ‘차려 입는’ 방법들도 제시됐다. 특히 뒷부분이 트인 칵테일 트라우저(cocktail trousers)는 신중하게 맨 살을 내보이는 방식이었다. 호리호리하고 프린지가 달린 실크 드레스들 역시 좀더 살갗을 드러냈다.

“데카당트하면서 쾌락적이고 꽤나 섹시하죠.”

모델 두 명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걸 맞는 드레스를 입고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안을 재빨리 통과하는 와중에 조지나가 컬렉션의 컨셉트에 대해 설명했다.

“아편의 밤”이란 테마 아래서 무대는 양귀비 꽃으로 장식되었다. 그러나 균형 잡힌 몸매를 매끈하게 감싼 은빛 드레스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의 느낌이 베어났고 어쩌면 이 무대는 광란의 20년대였는지도 모른다. 구름 같은 라일락 시폰과 크리스털 장식으로 묶인 성긴 깃털들은 극도로 섬세했다.

이 디자이너 듀오는 냉혹한 데뷔무대 이후 일을 통해 배워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들이 또렷한 정신을 발전시켜왔고, 이번 컬렉션은 예쁘고 섬세했다는 것이다.

Proenza Schouler

‘놈코어(normcore)’의 정의가 가식 없고 평범하며 눈에 띄지 않는 옷들의 등장이라 한다면, 프로엔자 슐러 컬렉션은 정반대선상에 있다 하겠다.

잭 멕콜로와 라사로 에르난데스가 내놓은 컬렉션에는 아주 희미하게 평범한 부분조차 없었다. 각 의상들은 대담한 모습을 드러냈다. 평범한 칼라가 달렸을 자리에는 세차용 패널이 들어갔고 창의력이 다채롭고 충만하게 발휘된 외양을 갖췄다.

당시 위트니 미술관에 마련되어 있던 – 이제는 시내로 옮겨간 – 백스테이지에서는 디자이너들이 받는 예술적, 문화적, 기술적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들은 20세기 중반 예술운동에 대해 조사했고 특히 로버트 모리스의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작품에 관심을 가졌다.

“모두 사선으로 이뤄졌죠.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느낌이 필요했어요.” 라사로는 절개선이 들어간 칼라와 보디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동안 잭은 곁에서 정 반대로 니들펀칭과 3만개의 시퀸이 들어간 효과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섬세한 크리스털들은 이브닝 웨어에 눈부신 반짝임을 선사했고 이는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패션을 예술과 공예 쪽으로 이끄느냐에 대한 한 예에 불과했다.

시폰 위에 빽빽이 자수를 놓은 마지막 의상은 사실상 한 종족에 가까운 강한 연대감을 부여하고 있었다. 미니멀리즘과 속세에 항거하는 팀 프로엔자로서 말이다.

Jeremy Scott

놀이동산부터 아기 옹알이까지, 제레미 스캇은 시간을 되돌린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미국 패션계의 이 ‘앙팡 테리블’은 어떤 곳에서건 에너지를 끌어 모을 수 있어 보였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아기 옹알이는 마치 아기 방 옷장에서 나온 듯한 옷들에게 어울리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옷들은 마치 4살 된 어린아이의 잠자리 동화에서 나올법한 프린트들과 목 주위 러플들로 완벽함을 이루고 있었다.

보통 제레미는 장난감보다는 좀더 확실한 테마들을 사용하곤 했지만, 터무니없는 패턴과 색상을 쓴 이번의 스포티한 옷들에는 어떤 매력이 있었다. 프린트들은 모두 인형과 관련 있는 듯 했고 어른이 아이 옷을 입은 아주 약간의 기괴함이 흘렀다. 그러나 제레미 스캇은 엄숙한 이 세계에서 즐겁고 생기 있게 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캘리포니아 디자이너에게 패션인생이란 티 없는 마음에 내리쬐는 영원한 햇빛과 같다.

Anna Sui

“바이킹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보았거든요.” 언제나 활력 넘치는 안나 수이가 백스테이지에서 말했다. 그러는 동안 모델 두 명은 겹겹이 입은 컬러풀한 옷들을 벗으며 뿔들이 달린 모자를 떼어내려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안나 수이는 언제나 같은 스타일의 쇼를 선보인다. 매번 행복하고 럭셔리한 보헤미안 여성들과 간간히 등장하는 남성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히피의 자취를 좇는 듯한 의상들을 입지만, 시간이 갈수록 의상은 세련되어지고 있다.

안나 수이의2015 F/W 의상들은 화려한 니트와 종아리 중간까지 오는 패턴 스커트에 니하이 부츠, 또는 미니 스커트에 앵클 부츠라는 아주 익숙한 조합이다.

그러나 노랑부터 연보라에까지 이르는 예쁜 색깔, 그리고 겨울왕국 또는 바이킹의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서늘한 화려함에 대한 편애를 바탕으로, 안나 수이는 다시 한번 “리프레시” 버튼을 눌렀다.

Boss

금욕의 시절이 오면 패션은 엄한 시크함을 보여야 하는 걸까?

보스 쇼를 마치고 끝 인사를 하는 제이슨 우는, 옅고 푸른 하늘과 월드 드레이트 센터 지역의 스카이라인, 그리고 잔물결이 이는 허드슨 강이 내려다보이는 숨막히는 풍광을 지나쳐 모델들처럼 걸어나갔다.

영화배우 줄리안 무어는 이번 휴고 보스 여성복 컬렉션에 참석한 여러 유명인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보스의 의상들은 제이슨 우가 월 스트리트의 예리한 여성 임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유리천장을 깨고 금융계에서 정상을 차지하게 된 여성에 대한 이번 찬사는 스키니 블랙 드레스와 붉은 색으로 포인트가 들어가기도 한 얄상한 코트들, 그리고 거친 비즈니스를 의미하는 신발 류를 포함하고 있었다.

나는 제이슨 우가 “산업적인 미”라고 이름 붙인 옷들을 입는 여성보스에 대해 갖는 관점에 의문을 갖고 있다. 휴고 보스 남성복이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여성복에서는 좀더 미묘한 차이를 두면서 우아한 느낌의 승마복 스타일링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아트 디렉터로서 제이슨 우는 직물을 활용해 훌륭한 효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반짝거리기 보다는 광택이 서리는 직물로 드레스의 가슴 부위를 강조했다. 직물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곱게 짜인 트위드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옷들을 가르는 엄격한 기하학적 선들 안에 색상이나 프린트들이 묶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컬렉션은 여전히 근엄함을 연습하고 있었다. 내 생각에 월 스트리트의 수늑대들은 한동안 좀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Michael Kors

“버몬트까지 다녀오긴 했지. 그러나 그걸로 대강 본을 떠온 건 아니라니까!” 백스테이지에서 마이클 코어스가 쾌활하게 말했다. 유명인사 손님들을 맞이하는 한편 주변으로부터 자신이 선보인 가을의 아름다움에 대한 칭찬을 받으면서 말이다.

모든 곳에 가을로부터 영감을 얻은 컬러들이 쓰였다. 짙은 밤색과 다람쥐의 옅은 적갈색, 그리고 런웨이 나무바닥에 입혀진 나무껍데기 갈색까지 말이다.

그러나 퍼 트리밍 코트는 마치 케이프처럼 양 팔에 절개선이 들어갔고, 종아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스커트는 시골만큼이나 도시에도 어울렸다. 이번 컬렉션에는 다양하면서도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을만한 옷들이 등장했다. 2015년 F/W 뉴욕패션위크에서 가장 손꼽히는 일상복의 향연이었다.

그러다가 이브닝 웨어의 순서가 오자, 겨울 햇살이 비치는 듯한 금색 실이 등장했고 금색 단추가 달린 코트의 커프스와 미국 동부의 떠오르는 스타 – 골든걸 – 들을 위한 드레스에 쓰였다.

마이클 코어스가 만들어낸 것은, 그의 말에 따르면 “호화로운 절제”였다. 이는 실크로 된 파자마 수트를 의미하면서도 진흙 색의 풍성한 스웨터, 또는 부유하고 편안해 보이는 크림색 케이블니트를 말하기도 했다.

케이프 코트는 마이클 코어스가 아우터를 다루는 신선한 방법이 되었다. 또한 이젠 도처에 존재하는 스마트 폰을 위해 팔이 자유로워야 하는 뉴욕의 겨울을 상상할 수 있었다.

벨벳 겉감과 페이즐리 패턴, 그리고 새들 백으로부터 1970년대의 느낌을 희미하게나마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체크무늬 트위드와 브로그를 함께 착용한 모습은 영원한 클래식으로 보였다.

그러나 케이트 허드슨과 포피 델레바인, 그리고 밍시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두 참석했다는 점은 마이클 코어스야말로 이 세대에서 미국 패션계의 골든 보이임을 의미했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New York Fashion Week: Day Eight 

Marchesa: Lightening the Red Carpet 

With Oscars on the horizon and Tom Ford prepping for his first-ever Hollywood show, red-carpet gowns might seem stock-in-trade for Marchesa.

But co-designers Georgina Chapman and Keren Craig have grown more sophisticated since their start-up of grand gestures with big – very big – gowns. You could glide gracefully through the door in any of these outfits.

There were also more casual ways of dressing up, especially the cocktail trousers with the back cut away to offer discreet flashes of flesh. Even more skin appeared on slender, fringed silk dresses.

“Decadent and hedonistic, and quite sexy,” said Georgina of her concept for the collection, as two models swooshed through the St Regis hotel in born-for-the-Academy-Awards dresses.

The theme was “Opium nights”, hence poppies as floral decoration. But it might as well have been the Roaring Twenties, since there was a Great Gatsby feel to silvery dresses that formed slim drapery for a shapely body. The clouds of lilac chiffon and wispy feathers anchored by crystals were deliciously delicate.

The design duo has learned on the job after a rather heavy-handed start. But the point is that they have developed a clear spirit – and this was a pretty and subtle collection.

 

Proenza Schouler: Fighting Against Normcore 

If the definition of ‘normcore’ is the elevation of unpretentious, ordinary, unremarkable clothes, then a Proenza Schouler collection is the polar opposite.

Nothing in the collection of Jack McCollough and Lazaro Hernandez is even faintly ordinary. Each outfit is a bold statement, with car-wash panels falling where a plain collar might be and surfaces rich and thick with invention.

Backstage at the Whitney Museum, now moving downtown, the designers explained their artistic, cultural, and technical influences. They had researched the mid-20th-century artistic movement and the pieced-together work of sculptor Robert Morris in particular.

“They are all slashes, it has to feel spontaneous and organic,” Lazaro said of cut-away collars and bodices; while his co-creator waxed lyrical over needle punching and about the effect of 30,000 sequins, inverted sideways.

Those minuscule crystals brought a sparkling glow to evening wear and were just one example of how the designers are pushing fashion forward towards art and craft.

The finale pieces with embroidery densely woven on to chiffon to give it a hefty solidarity were almost tribal in effect: team Proenza against the minimalistic and the mundane.

Jeremy Scott: Releasing your Inner Child 

From kiddie land to baby talk, Jeremy Scott appeared to be regressing. But the enfant terrible of American fashion seems able to draw his energy from anywhere.

The baby talk on the soundtrack set the mood for outfits that looked like a nursery wardrobe way back when, complete with ruffs at the necks and prints from a four-year-old’s bedtime story.

Jeremy usually has a more obvious theme than toys, but there was a certain charm to these sporty outfits in mad patterns and colours. The prints all seemed doll-related, with the slight weirdness associated with grown ups in kids’ clothing. But the Jeremy Scott story is about being cheerful and colourful in a solemn world. For this West Coast designer, fashion life is a perpetu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Anna Sui: Vikings Ahoy!

“I did watch a TV show about the Vikings,” said the irrepressible Anna Sui backstage, as two models negotiated removing hats built with horns while taking off layers of colourful clothing.

To a certain extent, Anna Sui always shows the same style: happy, boho-deluxe women (and a sprinkling of men) in clothes that always look as though they started some moons ago on a hippy trail but have since smartened up.

The look for Fall/Winter 2015 was a familiar meld of decorative knits, patterned mid-calf hemlines with knee-high boots, or mini skirts with ankle boots.

But with a tilt towards pretty colours from yellow to mauve and an icy glamour from the world of Frozen or the Vikings, Anna Sui has once again pushed the ‘refresh’ button.

 

Boss Woos Women of Wall Street

In a time of austerity, should fashion respond with severity chic?

As Jason Wu took his bow at Boss, he walked, like the models, past breathtaking views of  a pale blue sky, the high rises of the World Trade Centre area and the rippling water of the Hudson River.

Movie star Julianne Moore was just one of the celebrities at this Hugo Boss womenswear collection, but the clothes suggested that Wu had his eye on the sharp, executive women of Wall Street.

This ode to the woman who has broken the glass ceiling and reached the top in the world of finance included a wardrobe of skinny black dresses, sleek coats – some flashed with red, and the kind of footwear that suggests you mean business.

I contest this view of the woman boss wearing clothes that Wu labelled “industrial beauty”. Whereas Hugo Boss for men is built on tailoring, a woman’s wardrobe needs to be more nuanced, however elegant some of the equestrian styling.

As Artistic Director, Wu produced some fine effects with texture – especially using sheen, rather than sparkle, to illuminate the breast of a dress. The textural message was strong, as colour or print was kept inside strict geometric lines that broke up the outfits with materials such as fine-weave tweed.

It was still an exercise in solemnity, however. I guess the (male) wolves of Wall Street just have more fun.

 

MICHAEL KORS: OPULENT RESTRAINT

“I did take myself down to Vermont, but I didn’t rough it!” said a merry Michael Kors backstage, receiving celebrity guests on one side and compliments from all around for his show of autumnal beauty.

The fall-inspired colours were everywhere: rich chestnut, squirrel ginger and the tree-bark brown of the wood-floor runway.

But the fur-trimmed coats, their arms often slit open like a cape, and the calf-length skirts were as appropriate to the city as to the country. There was a lushness to the collection that was at the same time totally wearable. This was the best gathering of daywear we have seen yet at the New York Autumn 2015 shows.

Then, when evening came, it incorporated the spun gold of a winter sun, creating powerful decoration at the cuffs of a gold-buttoned coat, and as a dress for an East Coast golden girl.

What Kors produced, in his own words, was “opulent restraint”. That could mean a silken pyjama suit, but more often it was a fluffy sweater in mud brown, or a cream cable knit that looked rich and cosy.

The cape coat was a fresh way of dealing with outerwear. And it was credible to imagine winter in the city with an arm free for those ever-present smart phones.

To me, there was the merest hint of the 1970s in the velvet surfaces, paisley patterns and saddle bags. The checked tweed worn with brogues looked any-era classic.

But the line-up of international stars, including Kate Hudson, Poppy Delevingne and Ming Xi, proved that Michael Kors is, for this generation, American fashion’s golden 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