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런던 패션 위크 3

Paul Smith

일자로 쫙 떨어지는 코트가 등장했고, 그 강한 선은 흐릿한 체크 덕에 부드러워졌다. 폴 스미스는 자신의 컬렉션을 통해 거의 잊혀져 가던 영국패션의 영역을 선보였다. 테일러링 말이다.

빛 바랜 마드라스 체크로 부드러움을 더하고 깎은 양털로 두께를 더하면서, 위대한 이 런던의 남성복 디자이너는 고급스럽고 세심한 컬렉션을 내놓았다. 또한 폴 스미스의 여성라인은 드디어 젊은 이들에게 어필했다. 즉, 사고 싶게 만들면서도 실용적으로 보였단 뜻이다.

패션계가 디지털적인 실험에 포커스를 두고 모든 옷들이 패턴과 프린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번 컬렉션은 그러한 패션 트렌드가 주던 공허함을 일깨워줬다.

폴 스미스의 접근법은 훨씬 실용적이며, 이는 칭찬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폴 스미스의 옷들은 여성들의 옷장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 폴 스미스는 ‘바지’로 쇼를 열었다. 다양한 스커트들이 등장하면서 가끔은 잊혀지기까지 아이템이었다. 바지 길이가 좀더 다양했으면 좋았겠지만, 발목 길이의 바지는 멋져 보였다.

그러나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건 바로 은근한 체크무늬들이었다. 기하적이면서도 부드럽고 아련한 체크는 요란한 패션 장식이라기보다는 내 옷장에 어울릴듯한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Jonathan Saunders

캣워크를 따라 늘어선 무지개 색깔 기둥들은 조나단 썬더스가 다양한 색채와 패턴으로 쇼를 구성했다는 인스턴트 메시지나 마찬가지였다. 붉은 색 소용돌이 무늬를 한 드레스와 재킷들이 비슷한 명도의 줄무늬들과 겨뤘다.

색깔들은 오렌지색과 푸른색, 그리고 은색의 물결을 타고 드레스를 가로질러 몸통을 감싸고 있었다. 줄무늬는 색색의 원들을 양쪽으로 갈랐고 시각적인 분열을 만들어냈다.

삼각자와 컴파스를 이용한 기하학적 무늬들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 쇼는 어딘지 어색했고 이는 단지 모델들이 레이스업 부츠를 신고 채색기둥들 곁을 걸어야 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선더스는 색깔을 일종의 보디 랭기지로 보고 연구해왔다. 이번 시즌에 선더스는 이를 예술적인 형식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예술적 기교와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옷들은 옷장 속을 복잡하게만 만들 것 같았다.

 

Mary Katrantzou

빈 공간에 대한 공포감과 간결한 모더니즘. 마리 카트란주는, “호로르 바쿠이(Horror Vacui, 여백에 대한 공포)’라는 예술적인 프레임을 가져왔다. 미니멀리즘을 배격하고 의상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 풍부한 장식을 선호하던 빅토리아 시대에 대해서였다.

그리스에서 태어난 마리 카트란주가 분홍잇몸빛깔의 스폰지로 만들어진 런웨이 위로 내보낸 이번 쇼는 말 그대로 역작이었다. 이번 쇼는 마리 카트란주가 지닌 혁신에 대한 용기 있는 갈망과 함께, 그녀가 21세기 패턴의 혁명을 일으키며 디지털 프린트로 만들어진 티컵 드레스를 내놓은 이후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보여줬다.

기술과 예술 사이에 존재하는 놀라운 간극에서 마리 카트란주는 예술적으로나 작업적으로 진정으로 독창적이라 할 수 있는 옷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각기 다른 시선에서 달성된 것이다. 먼저, 가슴에 꼭 맞도록 재단된 톱들이 등장했다. 흔히 차 지붕 닦는 데에 쓰는 매끄러운 패브릭으로 만들어진 이 톱들은 완벽하게 꾸밈이 없었다. 그 결과, 다리가 움직이며 만들어지는 스커트 헴라인의 흔들림이 유일한 움직임일 정도로 극도의 미니멀리즘이 완성됐다.

그러더니 좀더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플로킹(flocking, 털로 장식된 직물) 보디스가 전통적인 레이스를 사용한 스커트와 대조되며 등장했다.

스커트 헴라인의 움직임은 때론 과해 보였으나 계속 이어졌고, 가끔은 무릎길이 코트 아래로 살짝 보이기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설적인 그리스 가수 나나 무스쿠리가 부른 헨델의 ‘글로리아 에테르나(Gloria Eterna)’가 배경음악으로 깔리자 마치 호사스러운 미사여구가 더해진 듯했다.

지난 시즌에 카트란주는 자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역시나 훌륭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러나 미니멈과 맥시 사이의 대결처럼 보이는 이번 2015 F/W 쇼는 또 달라 보였다. 옷이라는 언어를 통해 진정한 오리지널 컨셉트가 풍부하게 표현된 것이다.

 

Topshop

화끈한 런던 스타일 옷차림을 한 탑샵 유니크의 귀염둥이들이 이전까지는 그 앙증맞고 네모난 굽을 한 신발을 신고 거의 가지 않았던 곳으로 향했다. 영국의 시골 말이다.

상상해보자. 한 젊은 여성이 댄스파티에서 수작을 걸던 어느 젊은 귀족으로부터 주말 초대를 받았다. 허벅지가 드러나는 트위드 킬트 스커트를 재빨리 접어 넣고 하늘색의 코듀로이 팬츠를 집어 든다. 언니에게서 퍼를 가져오고, 어쩌면 귀부인으로부터 코트를 빌릴 수도 있겠다 기대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시골로 배경을 옮긴 탑샵 유니크의 옷들이 등장한다.

젊은 귀족의 부모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정원일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표하는 잡초 패턴의 드레스도 있었다.

이 새로운 컬렉션은 어른스러운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번 쇼에서 칵테일 파티 부분이 훨씬 더 편안해 보이던 도시인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짧은 레이스 드레스와 크리스털이 번쩍이는 블레이저, 그리고 “런던 블랙 드레스”가 좀더 탑샵의 옷장과 이미지에 어울려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눈에 띄는 아이템이 있었다. 도시와 시골 모두에 어울릴만한, 매끈한 허니골드색 벨벳 점프수트였다.

 

Matthew Williamson: Sun in Winter

매튜 윌리엄스 무대에 드리워진 라일락색 새틴 커튼은 “부드럽고 은근한 방식의 호화로움”이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풍성한 퍼와 스웨이드 프린지 부츠, 그리고 꽃무늬 실크나 빛나는 새틴으로 만들어진 투피스 등을 믹스한 소재가 주는 메시지는 컬러만큼이나 강력했다.

이번 컬렉션의 색감은 거의 부겐빌리아 꽃 같은 핑크와 산호초 같은 터키색, 그리고 햇빛처럼 빛나는 노랑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컬렉션은 쿨한 패션피플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 브라질이나 남부 프랑스로 가서는 세련되게 차려 입는 모습을 상상케 만들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자신의 시그니처인 ‘이비자’, 즉 럭셔리 히피 스타일을 뒤에 남겨두었고, 이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여행에서 영감을 얻는 새로운 디자이너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매튜는 자신만의 고유한 패션 스타일을 담긴 신선하고 좀더 세련된 비전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었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London Fashion Week: Day Three

Paul Smith: A Checkered Present
A straight coat, its firm lines softened by faded checks – Paul Smith took his collection into that almost-forgotten British fashion territory: tailoring.

Softened by the washed Madras checks, thickened by the use of shearling, this was a fine and well-thought-out collection from London’s great menswear designer, who has finally given his women’s line street cred – meaning that it looks desirable and practical.

This collection reminded me of what has been lost in fashion since the focus swung to digital experiments and every other outfit is built on pattern and print.

Paul Smith’s approach is much more pragmatic, and that is meant as a compliment. These are clothes that will last long in a woman’s wardrobe. For a start, there were trousers, often forgotten among a plethora of skirts. There might have been more diversity in length, but the ankle-high pants looked slick.

But it was the faded checks which caught the moment – geometric, with a soft haze to make them wardrobe-friendly rather than a loud fashion statement.

 

Jonathan Saunders: A Bright Geometry

The rainbow of shades on the pillars that pierced the catwalk sent an instant message that Jonathan Saunders was building his show on colour.

And pattern.

Dresses and jackets with swirly waves of red competed for attention with straight lines of similar brightness.

Colour might curl across the body of a dress in waves of orange, blue and silver.

Most evident was a visual rupture, when straight lines bisected circles of colour.

As a geometric statement using set square and compass, it was an impressive exercise. But there was something awkward about the show – and not just the lace-up boots that had the models wobbling past each chromatic pillar.

Saunders has been working for some time on colours as body language. This season he turned it into an art form. But too much artistry and not enough down-to-earth clothing may make for wardrobe complications.

 

Mary Katrantzou: The Courage of  Invention

A phobia for empty space versus streamlined modernism – or, as Mary Katrantzou put it in an artistic framework to her show: ‘Horror Vacui’, referring to the Victorians’ rejection of minimalism in favour of abundant decoration in costume and interior design.

The show that the Greek-born designer sent out on a runway of tooth-gum-pink foam was a tour de force. It showed Mary’s courageous urge for innovation and how far she has come since she offered digitally-printed teacups at the start of the 21st-century pattern revolution.

In an extraordinary vault between technology and art, the designer produced clothes that can truly be labelled original in both art and craft.

This was achieved from different angles. First came the utter plainness of sculpted tops moulded to the breast with a seamless fabric normally used to smooth car roofs. The result was uber-minimalism, with the only movement coming from the kick at the hem of a skirt.

Then there were bodices in a technical version of flocking, contrasted with traditional lace in the skirt.

That hemline movement, sometimes looking forced, appeared continuously, but often just peeping out from under a knee-length coat.

The baroque music of Handel’s ‘Gloria Eterna’, sung by Greek musical legend Nana Mouskouri, added an opulent flourish.

Last season, Katrantzou created a collection that was equally exceptional by concentrating on nature. But this Autumn/Winter 2015 show that seemed like a battle between minimal and maxi was something else: a truly original concept expressed vigorously in the language of clothes.

 

Topshop Goes to the Country 

The Topshop Unique cuties, with their sassy London look, went where they can seldom have put their pert, square-heeled shoes before: the English countryside.

Imagine a young woman invited for the weekend by a young lordling who chatted her up on the dance floor. A quick pack of a tweed kilt, opened at the thigh; grab a pair of sky-blue cord trousers; a bit of fur from an elder sibling; count on borrowing a coat from her ladyship – and there was the Topshop Unique look transported to the country.

Just to give a good impression to the aristocratic parents, there was a dress patterned with weeds to suggest a willingness to garden.

This new wardrobe worked in a grown-up way. But it seemed unlikely for an urban creature who seemed so much more comfortable at the cocktail hour part of the show. Short lacy dresses, a blazer a-blaze with crystals and the LBD (London Black Dress) seemed more suited to a wardrobe and an image that Topshop represents.

But there was one standout item: a sleek honey gold velvet jump suit to straddle town and country.

 

Matthew Williamson: Sun in Winter 

The lilac satin curtains as the backdrop to the Matthew Williamson show told the whole story: glamour in a soft and subtle way.

But the textural message, mixing fluffy fur and suede fringed boots with silken floral prints or shiny satin two-piece gowns, was as strong a story as colour.

Those shades were almost entirely fixed on bougainvillea pink, lagoon turquoise and sunshine yellow.

This could be imagined as sophisticated wear in Brazil or the South of France, as cool people go to warm places in winter.

But Williamson has left behind his signature, Ibiza, hippie-de-luxe style, and that’s smart. Because with new designers following the wanderlust trail, Matthew has developed a fresh and more sophisticated vision that is still his essential fashion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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