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태양의 ‘디즈니랜드’

2017.01.11

by VOGUE

    태양의 ‘디즈니랜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거실엔 블랙 소파와 ‘B&B 이탈리아’ 테이블이 무게중심을 이룬다. 첫눈에 반해서 구입한 데이비드 마크의 작품과 필립 스탁의 재치 넘치는 총 모양 스탠드, 팝 아티스트 커스의 유머러스한 쿠션들이 공간에 유머를 던져준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거실엔 블랙 소파와 ‘B&B 이탈리아’ 테이블이 무게중심을 이룬다. 첫눈에 반해서 구입한 데이비드 마크의 작품과 필립 스탁의 재치 넘치는 총 모양 스탠드, 팝 아티스트 커스의 유머러스한 쿠션들이 공간에 유머를 던져준다.

    자타가 공인하는 패션 뮤직 아이콘, 빅뱅의 태양이 자신의 집을 최초로 공개했다.
    태양이 ‘디즈니랜드’라 부르는 공간 속에는 톡톡 튀는 팝 아트적 감성과
    동심을 자극하는 장난감들이 블랙 가구에 섞여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빅뱅 태양의 새로운 둥지도 그곳에 있었다. 잠시 3개월 전으로 시간을 리와인드시켜보자. <보그> 3월호를 위해 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패셔니스타 뮤지션, 지드래곤과 태양의 패션 화보를 진행했었다. 그때 촬영장에서 만난 태양은 자신이 요즘 새집 꾸미기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고, 집들이에 초대하겠다는 말까지 건넸다. 물론 나는 집들이 대신 8월호 <보그 리빙> 부록을 위해 집을 공개하라고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요즘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를 보며, ‘태양이의 집이 어떤 모습일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는 것도 잠시, 드디어 지드래곤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패션 뮤직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태양 집의 비밀의 문이 활짝 열렸다.

    음악과 패션에 관한 끼와 재능이 차고 넘치는, 게다가 유쾌한 매력까지 겸비한 20대 남자가 혼자 사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유행보다 스타일을 고집하는 그의 취향과 감각은 사는 공간에서 더 여과 없이 드러나니까. 현관문이 열리자 달달한 딸기 향이 낯선 손님들을 먼저 반겼고, 곧이어 팝 아티스트 미스터 브레인워시의 작품 속 미키와 미니마우스가 유쾌하게 인사를 건넸다. 역시! “세계 투어 콘서트를 다닐 때마다 조금씩 사모았어요. 홍콩에서 산 미키와 미니마우스의 빈티지 포스터는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리히텐슈타인이나 옛날 디즈니 포스터 등 톡톡 튀는 팝 아트 작품들이 늘어선 복도를 지나자 웅장한 원형 테이블과 블랙 소파가 놓인 거실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실 나는 그의 집이 어쩌면 라포 엘칸 집과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온통 알록달록한 컬러들과 피규어로 가득한 집 말이다. 하지만 피규어와 팝 아트 작품은 가득했지만, 뜻밖에도 거실에서 취재팀을 맞이한 것은 컬러는 정중한 블랙이었다. “아, 제가 워낙 블랙을 좋아해서 모든 가구들은 블랙으로 통일했어요. 제가 구입한 것 가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B&B 이탈리아’에서 구입한 이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죠!”

    그는 본격적인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가구를 세팅하기 전, 이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이자 동료, 빅뱅의 탑에게 조언을 구했다. 탑으로 말하자면 홍대앞 AA 뮤지엄을 비롯, 유명 인테리어 전문숍과 그곳 오너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수준 높은 아마추어 인테리어 디자이너. 태양은 탑의 조언을 참고로 해 블랙 가구에 어울리는 벽지와 바닥재, 가구들을 골랐고, 세계투어 콘서트를 다니며 틈나는 대로 수집한 소품과 작은 가구, 책, 그림 등을 장식했을 것이다. 그 결과는? 보시다시피, 뉴욕에서 구입한 기막히게 멋진 필립 스탁의 총 모양 플로어 스탠드는 소파 옆 사이드 테이블에 놓였고, 홍콩에서 구입한 오리지널 디즈니 포스터들은 아크릴 액자에 넣어 벽에 걸렸고, 최근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한눈에 반해 구입한 데이비드 마크의 작품과 요즘 핫한 팝 아티스트 커스의 장난감 같은 작품들과 쿠션들은 모던한 거실을 펑키한 분위기로 바꾸어 놓았다. “자주 가는 도시엔 반드시 들르는 거리나 숍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일본에선 아오야마에 위치한 피규어 숍인 토이사피엔스, 홍콩에는 페닌슐라 아케이드에 위치한 빈티지 서점과 포스터 숍, 파리에선 마레 근처에 있는 세느 거리, 런던에선 콜럼비아 로드 마켓이죠!” 

    블랙 가구들 속에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월트 디즈니의 오리지널 포스터 액자들.

    블랙 가구들 속에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월트 디즈니의 오리지널 포스터 액자들.

    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모던한 블랙 침실. 크롬하츠의 흔들의자와 가죽 쿠션들이 창가를 장식하고 있다.

    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모던한 블랙 침실. 크롬하츠의 흔들의자와 가죽 쿠션들이 창가를 장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귀엽고 매력적인 싱글남의 침실은? 역시 블랙 가구로 통일된 가운데 그가 좋아하는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패셔너블한 주인공들, 최근 구입한 <아이언 맨> 리미티드 에디션 피규어가 침실 벽을 차지하며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 어찌 보면 키덜트들을 위한 장난감 매장 같기도 하고, 재미있는 현대 작품이 전시된 작은 갤러리 같기도 하다. 그리고 까만 책장 맞은 편엔 그가 평소 좋아하는 액세서리 브랜드인 크롬하츠(일본에선 리빙 제품들도 판매한다!)에서 구입한 유선형 흔들의자와 가죽 쿠션들이 놓여 있고, 크롬하츠를 상징하는 십자가 모양 소품들이 여기저기 장식돼있다(그는 독실한 크리스챤이기도 하다!). 침실 창가엔 디자이너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흑백 사진들, 벽에는 재미있는 ‘LADS’ 캐릭터로 알려진 스트리트 아티스트 런던 폴리스의 작품들, 테이블 위엔 페루 잉카 마켓에서 산 가장 아끼는 작은 황소 조각들이 장식돼 있다. 말하자면, 그의 침실은 블랙이 주는 무게감과 익살스런 장난기가 공존하는 곳. 그러고 보니 유쾌한 듯 진지하고, 생각도 깊은 그의 캐릭터가 묻어나는 공간이다.

    침실 한쪽 벽면을 장식한 블랙 수납장 속엔 그가 수집해온 피규어들이 전리품처럼 진열돼 있다.

    침실 한쪽 벽면을 장식한 블랙 수납장 속엔 그가 수집해온 피규어들이 전리품처럼 진열돼 있다.

    모던한 공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 런던 폴리스 작품들과 필립 스탁의 총 모양 스탠드.

    모던한 공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 런던 폴리스 작품들과 필립 스탁의 총 모양 스탠드.

    그가 가장 아끼는 만화 <원피스> 캐릭터 피규어들과 <아이언맨> 리미티드 에디션 피규어들.

    그가 가장 아끼는 만화 <원피스> 캐릭터 피규어들과 <아이언맨> 리미티드 에디션 피규어들.

    페루의 잉카 마켓에서 구입한 나무 조각품들.

    페루의 잉카 마켓에서 구입한 나무 조각품들.

    월트디즈니 오리지널 포스터와 그가 사모은 특별한 사진집들, 그리고 태양과 마이클 잭슨을 합성해 작업한 아티스트 권민아의 작품과 펫츠 락 쿠션들이 공존하는 게스트룸.

    월트디즈니 오리지널 포스터와 그가 사모은 특별한 사진집들, 그리고 태양과 마이클 잭슨을 합성해 작업한 아티스트 권민아의 작품과 펫츠 락 쿠션들이 공존하는 게스트룸.

    현관 옆엔 또 하나의 방이 있는데, 가끔 들르시는 부모님을 위해 마련한 게스트룸. 아티스트 권민아에게 선물받은 작품들이 침대 주변을 장식하고 있고, 일본 스트리트 브랜드, 베이프로 잘 알려진 친구 니고가 선물한 핸드메이드 소파엔 런던에서 사온 재미있는 강아지 프린트의 펫츠 락 쿠션들이 놓여 있다. 그리고 장식장엔 세계 각국에서 사다 모은 희귀한 사진집들과 그가 사랑하는 월트디즈니 작품집들이 전리품처럼 나란히 진열돼 있다.

    사실 1년에 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요즘처럼 앨범 작업을 할 때는 아예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한다는 그가 자신의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집에 있을 때만큼은 온전히 자신의 취향대로 완성한 이 공간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하며 지낸다. 아이 같은 천진함과 타고난 유머, 아티스트적인 끼와 감각으로 똘똘 뭉친 힙합 뮤지션의 블랙 디즈니랜드! 앞으로 그가 자신의 디즈니 성을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킬지, 수없이 발표할 앨범만큼이나 궁금해진다.

    태양의 블랙 디즈니랜드를 환히 밝혀주는 유머 넘치는 소품들. 그가 애지중지했던 강아지 보스를 모티브로 한 권미나의 작품.

    태양의 블랙 디즈니랜드를 환히 밝혀주는 유머 넘치는 소품들. 그가 애지중지했던 강아지 보스를 모티브로 한 권미나의 작품.

    아래 사진은 그가 제작한 액자에 담긴 월트디즈니 오리지널 포스터.

    아래 사진은 그가 제작한 액자에 담긴 월트디즈니 오리지널 포스터.

    베이프의 디자이너가 선물한 소파와 위트 넘치는 펫츠 락 쿠션들.

    베이프의 디자이너가 선물한 소파와 위트 넘치는 펫츠 락 쿠션들.

    팝 아트적 감성이 녹아든 태양의 블랙 디즈니랜드. 동심 가득한 캐릭터들이 담긴 책들과 그가 좋아하는 여가수 엠아이에이의 사진집이 블랙 테이블 위를 점령했다.

    팝 아트적 감성이 녹아든 태양의 블랙 디즈니랜드. 동심 가득한 캐릭터들이 담긴 책들과 그가 좋아하는 여가수 엠아이에이의 사진집이 블랙 테이블 위를 점령했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이지아
      포토그래퍼
      JEON TAEG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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