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뷰티 머신 체험기

빨개진 눈과 딱딱하게 굳어버린 두피를 손으로 비비고 긁는 시대는 끝났다.
여자들의 두 손을 자유롭게 해줄 혁명의 순간이 도래했으니!
산 넘고 물 건너 <보그> 사무실에 도착한 하이테크 뷰티 머신 체험기.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파나소닉 ‘아이 에스테’, 브레오 ‘iSee4’, 심플휴먼 ‘센서 미러’, MTG ‘헤드 마사저’, 블랙과 실버 컬러 블록 드레스는 퍼블리카 아뜰리에, 헤어맥스 ‘레이저 콤 어드밴스드 7’.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파나소닉 ‘아이 에스테’, 브레오 ‘iSee4’, 심플휴먼 ‘센서 미러’, MTG ‘헤드 마사저’, 블랙과 실버 컬러 블록 드레스는 퍼블리카 아뜰리에, 헤어맥스 ‘레이저 콤 어드밴스드 7’.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나만 알고 있던, 혹은 서른 평생 모르고 살았던 헤어라인 근처 극심한 건조 부위, 턱 밑에 여드름이 올라올 조짐, 지방 재배치가 필요한 눈 밑 불룩한 아이백까지 몽땅 지적당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모두들 긴장하시라! 못된 왕비가 밤마다 질문을 던지던 마법의 거울이 현실로 다가올 조짐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조간신문 <데일리 메일>에서 다룬 파나소닉 ‘만능 거울(Virtual Mirror)’ 체험기는 웬만한 신제품엔 흔들리지 않는 내 마음을 뒤흔들어놨다. 지난 1월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5에서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거울에 비친 얼굴에서 거슬리는 결점이 뭔지 콕콕 집어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눈썹과 아이섀도, 블러셔, 립스틱(진하고 옅음의 농도까지 조절 가능) 샘플이 탑재된, 말 그대로 가상 메이크업 기술의 현실화 기기!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뷰티 월드의 속사정을 잠깐 들여다보자.

파나소닉의 만능 거울처럼 다채로운 기능은 없지만 적어도 현재 피부 상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제품으로는 미국산 심플휴먼(Simplehuman)의 ‘센서 미러’를 따라올 제품이없다. 2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알아서 잘 팔리는 세포라의 베스트셀러.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일반 거울과 비교해 5배 확대경으로 실제 자연광 아래 서 있을 때와 가장 유사한 불빛을 비춰줌으로써 동료들의 눈에 보이는 내 얼굴 상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정도로 적나라하느냐면 인중에 난 솜털 개수까지 셀 정도! 제품명에서 짐작했다시피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알아서 불이 켜지는 센서 기능을 탑재,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완전 마음에 든다.
다음 주자는 스키장에서 쓸 듯한 새하얀 고글처럼 생긴 파나소닉의 ‘아이 에스테’. 아이크림을 바를 때 중지로 톡톡 두드리는 정도의 압력으로 양쪽 눈을 마사지해줘 주름 완화와 보습 관리에 앞장서는 눈가 전용 아이 마스크다. 마사지는 그렇다 치고 보습 효과는 대체 어디서 오느냐고? 부속품으로 딸려오는 흰색 거름망을 물에 적신 다음 고글 안쪽에 부착하면 따뜻한 스팀이 퐁퐁 나오니 눈의 피로가 안 풀릴 수 없다. ‘도쿄 뷰티 뉴스 1번지’로 불리는 <셀렉트 in 도쿄>의 저자 신지원 작가는 “퇴근할 무렵 눈이 몹시 피로하거나 조금이라도 빨개지면 무조건 이걸 끼고 15분간 휴식한다”고 말할 정도로 애용하는 사무실 필수품이란다(일본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위시 리스트에 올려두시길!). 일본에 갈 일이 없다면 ‘iSee4’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중국에서 상륙한 건강 기기 제조 전문 업체 브레오의 ‘아이 릴렉서’로, 인공지능 에어백을 장착해 부드러운 공기 지압 마사지를 제공한다.
우리에겐 완판 페이스 롤러 브랜드로 익숙해진 일본 MTG사의 ‘헤드 마사저’도 삶의 질을 높여주는 미용 기기로 강추한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두피가 딱딱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렇듯 뭉친 근육을 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정수리 냄새도 심해진다. 매일 밤 샤워를 하면 모를까, 아무리 내 두피지만 손으로 긁기에는 찝찝한 기분이 든다면 ‘헤드 마사저’가 정답이다. 멀리서 보면 추억의 가수 유채영의 삼지창을 떠올리게 하는 이 실버 스틱엔 진동 기능이 탑재돼 있어 쓱 지나가기만 해도 두피를 구석구석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연이은 품절 사태로 가장 늦게 <보그> 사무실에 도착한 대망의 마지막 제품은 탈모 예방을 위한 적외선 브러시! FDA 승인을 받은 발모 의료 기구 ‘레이저 콤 어드밴스드 7’ 헤어맥스(Hairmax)사의 최신 제품으로 집에서 사용하는 탈모 치료기로는 유일하게 위험수준이 보통인 장치(Class2)로 분류돼 부작용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적어도 일일에 세 번, 회당 8~15분간 열심히 빗어주면 끝! 단, 한 지점당 4초간 불빛을 쐬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걱정 마시라. 4초에 한 번씩 흔들리는 진동 기능이 타이머를 대신해준다. 무엇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입점된 브랜드라 알 만한 사람들은 미국 여행 시 꼭 사오는 뷰티 효도 선물로 인기가 높다.
기사를 위해 실제로 써본 결과, 아직 16주 차를 채우지 못한 헤어맥스의 레이저 브러시를 제외하고 만족도로 따지면 센서 미러, 헤드 마사저, iSee4, 아이 에스테 순서로 좋았으며, 이미지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모인 스태프들의 대여 신청도 이 순서대로 쇄도했다. 비록 당장은 직구라는 루트를 통해 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뷰티 강국’ 한국이니만큼 곧 만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