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파리 패션 위크 3

PACO RABANNE

“Stop! No right turn!(정지! 우회전 금지!)” 3D 프린터로 만들어낸 도시전경 위로 이 문구가 나타나더니, 파코 라반의 나머지 쇼가 진행되는 동안 사라졌다.

이는 파코 라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앙 도세나(Julien Dossena)가 보내는 은밀한 메시지였을까? 라반의 아버지가 두른 정육점 에이프런에서 영감을 얻은 메탈메시로 브랜드가 유명세를 얻게 된 후, 1960년대부터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그 패션코드는 이미 따를 만큼 따랐다.


그 결과 컬렉션에는 보기 좋은 옷들이 등장했지만, 한때 파코 라반의 별명이던 “와코 파코(Wacko Paco)”, 즉 미치광이 파코 스타일에 대한 신념은 사라져버렸다. 도세나는 플라스틱 디스크를 사용해 자신만의 메탈 메시를 만들어냈다. 그러한 메탈메시 드레스들은 특히 바지와 매치되었을 때 가볍고 다이내믹해 보였다. 컬렉션의 나머지는 하이 웨이스트 선까지 딱 붙고 그 아래부터 퍼지는 모양의 튜닉이 차지했다. 블랙 톤의 도시적이고 스포티해진 쇼는 점점 더 도세나가 발렌시아가에 있던 시절 멘토인 니콜라스 게스키에르(Nicolas Ghesquière)를 닮아갔다.
이번 쇼에서 도세나는 깊이 숨을 들이쉰 후 ‘STOP’ 사인을 무시한 채 자신만의 패션 고속도로를 질주한 것처럼 느껴졌다.

 

LANVIN

랑방 쇼가 끝난 후 에콜 데 보자르(Ecole des Beaux-Arts,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루프트 탑에서 축하를 받으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베르 엘바즈는 풍부한 텍스처와 프린지, 그리고 베르베르족 스타일의 줄무늬 뒤에 숨겨진 비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이전까진 모로코 스타일을 시도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2014년 랑방의 125주년을 맞이하면서, 난 내 생일도 좀 축하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난 모로코로부터 영감을 얻으면서도 그런 티를 내지 말아야 했죠.” 엘바즈가 말했다.

알베르 엘바즈는 이번 주 팔레 갈리에라(프랑스 의상장식박물관)에서 열리는 랑방 전시회에 대해 언급했다. 그 전시회에는 지난 14년 간 알베르가 만들어낸 의상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알베르 엘바즈는 파워풀하지만 예상 밖의 방식으로 오마주를 만들어냈다. 알베르와 잔느 랑방 사이에는 여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알베라가 최근 선보인 컬렉션들도 충분히 인상적이었지만, 이번 컬렉션은 지나치게 민족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새로운 부족과의 조우와도 같았다. 혹은, 알베르가 말했듯 “컬렉션은 사막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느낌이었다.

그 답은 여러 요소들, 특히나 실크 코드를 차용해 현대도시 의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알베르는 자신의 도전에 대해 “카프탄(터키 식의 소매가 긴 웃옷)을 가져와 입혔다”라고 묘사했다. 이번 컬렉션은 수작업으로 마무리한 테일러링이 관건이었다. 라펠과 앞면이 모두 담요 가장자리의 프린지로 장식된 빨간 코트가 첫 충격으로 다가왔던 북아프리카의 영향이었다. 어떤 때는 코트 허리에 감은 코드처럼 매우 은근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마치 사막을 달리는 기수가 했을 듯한 가죽 허리띠를 둘러 좀더 명확하기도 했다. 피전트 블라우스처럼 보이는 톱에는 이전에 알베르가 잠시 일했던 입생 로랑의 방식으로 마그레브 지방의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나는 디자이너가 정형화된 핀 스트라이프이자 베르베르족 담요처럼 보이는 트리플 스트라이프를 통해 꾸준히 보여준 기술들에 사로잡혔다. 모든 박수와 찬사가 지나간 몇 시간 뒤에야 도착한 프로그램 노트에 따르면 엘바즈는 서로 대칭점을 이루는 유럽과 북 아프리카의 영향력을 표현했다고 한다. “호화로우면서도 엄격하다. 건조하면서도 따뜻하다. 불투명하면서 투명하고, 남성적이면서 여성적이다.” 여기에 엘바즈는 아마도 에콜 드 보자르 타일 바닥에서 가져왔을 법한 색채를 더했다. 석류 빛 붉은 색과 흙빛 갈색, 버건디, 그리고 태양에 타 들어간듯한 땅 빛이다.

그러나 알베르 엘바즈가 지닌 추억의 환영과 예술가 정신이 잘 결합된 이번 컬렉션은 고작 몇 단어로는 도저히 표현 못할 정도다.

 

RICK OWENS

릭 오웬스가 지닌 우아함은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컬렉션 무대가 오르내리는 계단과 함께 얼마나 광적이었는지, 얼마나 지체되었는지, 아니면 툭하면 나오다 끊기는 음악이 내 인내심을 얼마나 시험했는지와는 상관없이, 마치 부드러운 조각처럼 몸을 감싸는 패브릭의 모습에 나는 반할 수 밖에 없었다.

2015 가을/겨울 컬렉션은 특히나 우아했다. 은과 구리, 금을 녹여 담근 듯한 컬러의 옷들에 걸 맞는 표현은 그 뿐이었다. 물론 앞면에 빛나는 메탈패널을 단 검은 드레스가 등장하긴 했지만, 이러한 메탈코팅은 옷보다는 모델들의 얼굴에 입혀졌다. 모델들은 마치 우주시대의 조각인양 반짝이는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났다.

패브릭은 마치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상체를 덮은 물체를 휩쓸어간 양 대부분 한쪽 방향에서 툭 떨어졌다. 옷 앞면에 진저 색의 풍성한 털이 술처럼 달려 주름을 잡은 것처럼 가끔 변화도 있었다. 컬렉션은 옷을 입기 위해서는 천을 휘감고 걸칠 수 밖에 없던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 보였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극도로 모던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릭 오웬스 만의 능력이다.

 

BALMAIN

발망 컬렉션에서 색깔들은 톡톡 튀고, 반짝이는 빛났으며, 음악은 쿵쾅 울리고, 새로이 금발로 변신한 킴 카다시안은 환각에 빠진 듯 했다.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티엥은 이번 3D 스타일의 호사스러움을 기대 이상으로 지휘해냈다. 물 흐르듯 떨어지는 실크 주름 팬츠, 뭉실뭉실하고 가벼워 보이는 퍼, 그리고 토르소를 따라 이어지는 루렉스 금속사의 줄무늬가 한데 어우러졌다.

올리비에 루스티엥은 한물간 발망 하우스를 대담하고 (부유한) 여성들을 위한 화려한 상품으로 재창조해냈다. 고 알렌 하이베린(Alain Hivelin) 회장이 직접 발탁한 루스티엥은 백스테이지에서 킴과 카니예가 도착하기 전에, 자신의 감정이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스티엥은 파리지엔들의 클래식한 패션하우스에서 홀로 다민족 디자이너로서 다양화된 의상들을 내놓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 루스티엥은 1970년대로부터 영감을 얻어 캣워크에 질질 끌리는 통이 아주 넓은 플레어 팬츠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이국적인 정취와 다양성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번 쇼에서 스며 나오는 자신감은 특별했고 잔물결 치는 라메(lame), 즉 금속박처럼 밝게 빛났다. 엉덩이와 헴라인에서 프린지가 춤추던 70년대부터, 그리고 가로로 잡힌 주름부터 반투명한 레이스까지, 컬렉션은 관능적이고 육체중심적이었다.

비현실적인 히피 보다는 80년대 유리천장을 극복한 자들에 가까워 보이는 발망의 여성들에 대해 루스티가 도를 넘은 것일까? 나는 이 디자이너의 과감한 테일러링과, 패턴이 들어간 저지를 분해하는 한편 추상적인 기하학적 프린트의 자리를 잡아주는 장인정신을 좋아한다.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었다. 그러나 패션계는 ‘브레이브 하트’ 발망이 필요하다.

 

ROLAND MOURET

롤랑 뮤레는 프로그램 노트에서 뭔가 현명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내 자신이 되려고 노력했다. 내 인생과 내 여정에 관한 글과 내레이션, 그리고 이야기로서, 옷 그 자체로 정직한 컬렉션을 구성하기 위해 애썼다. 난 결국 내가 옷을 입은 그 방식대로의 그 여자니까.” 따라서 현실에 발을 디딘 옷들은 이를 테면 일터에서 입던 플레어 스커트나 점퍼스커트는 밤이 되면 투명한 톱과 매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물론 롤랑 뮤레의 시그니처인 옷 뒤편 지퍼는 그대로였다.

기하학적인 패치워크가 주는 태피스트리 효과와 함께, 복잡한 텍스처가 주는 메시지는 민속문화를 극도로 세련되게 해석한 셈이었다. 심지어 니트웨어에 들어간 패턴은 어부의 아내들이 자기 남편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했던 혼자만의 스티치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이러한 예술적인 측면이 없었다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짧은 스커트들을 비롯해 데이웨어들은 너무나 진부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롤랑을 10여 년 전에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갤럭시(Galaxy)” 드레스에 견줄만한 옷은 없었다. 난 디자이너가 영광스러운 은막의 시절, 모던한 페미니즘 룩, 그리고 화려함의 은하계와 같은 자신이 대표하던 세계와 창조품으로 되돌아가고 싶어지길 바란다.

말 그대로 나는 스칼렛 빛부터 와인 빛까지 아우르는 붉은 색, 노란 기가 가미된 어두운 색감 등 뮤레의 시그니처 컬러가 사용된 완벽하게 ‘괜찮은’ 컬렉션을 보았다. 그러나 뭔가 더 있었으면 하는 느낌은 여전했다.

 

CARVEN

파리에서 언제나 기저에 흐르는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메종’, 즉 이미 찬란한 나날들이 지나가버린 패션하우스들의 명맥을 유지하느냐이다. 우리는 대형 그룹들이 가장 뛰어난 하우스를 골라내어 자금을 공급하는 모습을 보아왔고, 그것이 효과적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하우스가 영세한 규모로, 다른 시대에서 온 한 여성이 자기 자신을 비전으로 삼아 설립한 곳이라면,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까르뱅의 전(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욤 앙리가 내놓았던 미니 프레젠네이션을 기억한다. 아마도 창립자의 증손녀쯤 될법한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느낌이었다. 옷들은 신선하고 품격 있고 매우 약간 어설펐으며, 그리고 아주 프랑스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디자이너의 작품들에는 순수함의 느낌이 있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인 알렉시스 마샬(이태리 브랜드 아이스버그 출신이다)과 아드리앙 켈로도에게 뭔가 전제가 있었는지는 쇼 노트에 써있지 않았다. 비욘세의 동생 솔란지와 올리비아 팔레르모를 포함한 셀레브리티들이 쇼에 등장해 사진기자들은 열광했고 나머지 관객들은 삐죽거렸다.

그러고 나서 옷들이 등장했다. 귀엽고, 밝은 컬러에, 인상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프랑스적이지도 않았다. 그저 웨어러블할 뿐이었다. 쇼는 프릴 레이스 블라우스나 니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미니 스커트나 스키니 팬츠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서 꽃무늬의 새틴 양단을 포함한 텍스처가 등장했다. 파랑과 빨강, 그리고 오렌지 컬러가 속속 등장했다.

그리고 그게 문제였다. 2015년 윈터 컬렉션에서 코트를 고른다면, 대충 두어 개쯤 고를 수 있겠다. 좀더 긴 헴 라인이나 대담한 옷을 고르고 싶다면, 까르뱅에서는 찾을 수 없을 거다. 만일 이 듀오가 까르뱅에서 그저 괜찮은 정도의 옷들이 아닌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싶었다면,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메시지를 명료하게 제시할 컨셉이 있어야 했다.

 

MANISH ARORA

<왕좌의 게임> 프리퀄을 할리우드에서 홍보한다 상상해보자. 무장을 하고 온몸을 해골로 장식한 전사들을 꿈꾸며 만들어진 환각적인 컬러의 환상적인 세계에 사는 한 여성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렇다면 그 의상은 누가 만들 수 있을까? 마니시 아로라에게 접근해보자. 컬렉션을 코스튬 드라마로 탈바꿈시키는 전설적인 능력을 지닌 인도 패션디자이너다.

그렇게 해서, 해골과 기이한 늑대 무늬를 하고 밝은 컬러로 담금질 당한 여 전사들이 등장했다. 핸드백에는 더 많은 해골이 들어갔고, 철사 코안경으로 얼굴에 부착된 커다란 깃털들은 깃털 머리장식들과 부딪혔다. 그리고 마침내 이야기가 시작됐다. “겨울이 오고 있다”라는 메시지가 영화에 포커스를 둔 옷들에 자수로 새겨져 있었다.

이것이 바로 인도에서 온 손자수 공예가들을 기술의 한계까지 끌어올려 자수 놓도록 한 마니시가 취한 최선이었다. 패턴과 컬러, 그리고 이번 파리패션위크에서 딱히 등장하지 않은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영화적인 광기는 웨어러블하다 하겠다.

 

English Ver.

 

PACO RABANNE: ENMESHED IN HIS MENTOR 

“Stop! No right turn!” These words appeared in 3D digital prints of an urban scenario – and then vanished for the rest of the Paco Rabanne show.

Was this a veiled message from Creative Director Julien Dossena that he’s had enough of going through the founder’s fashion codes from the 1960s, when metal mesh, inspired by Rabanne’s father’s butcher’s apron, became the brand’s claim to fame for half a century? Or was Dossena thinking that it was time to play down futurism, in favour of simple, city-street clothes?

The result of his decision was a collection of good-looking clothes, but no great conviction to the style of ‘wacko Paco’ as he was once dubbed.

In Dossena’s version of the metallic mesh, made of plastic discs, the dresses looked lightweight and dynamic, especially as a top to wear with trousers. The rest of the collection played with proportions of, say, a fitted tunic flaring out from a raised waist. Black, urban, and sporty, it set the tone for a show that was increasingly focused on his previous mentor Nicolas Ghesquière in his Balenciaga era.

It felt like Dossena should take a deep breath, ignore the ‘stop’ sign – and surge ahead on his personal fashion freeway.

 

LANVIN: MOROCCAN MEMORIES
Cheered to the Beaux-Arts’ rooftop after his Lanvin show, Creative Director Alber Elbaz explained the secret behind the rich textures, fringed cords, and Berber stripes. He had gone back to the place where he was born. “I’ve never done Morocco before and since 2014 was the 125 anniversary of Lanvin, I thought I would also celebrate my birthday – but I had to take inspiration from Morocco and not make it look like as if I had,” said Elbaz.

He was referring to the Lanvin exhibition, which opens this week in Paris at the Palais Galliera, in which Alber’s work of the past 14 years will not appear. All the more reason, then, for the designer to make his homage in a powerful but unexpected way. What Alber and founder Jeanne Lanvin have in common is a respect for women. While his recent collections had seemed effective enough, this one stood out for its visit to a new tribe – without being engulfed by ethnic influences. Or, as Alber put it, “What do I do so that it doesn’t look like the desert?”

The answer was to take elements – especially silk cord – and work them into modern city clothes. Alber described his challenge as “to take the kaftan and put it on the body”. It became tailoring with a hand-worked edging.  The first strikingly North African influence was on a red coat whose lapel and front were treated to a blanket edge of fringe. Some effects were super subtle, such as cords twisted round the waist of a coat; others were more obvious, including a leather harness as worn by desert riders. A top that looked like a peasant blouse could be traced to the Maghreb by way of Yves Saint Laurent (where Alber briefly worked).

I was captivated by the skills the designer showed throughout, introducing triple-line stripes so that they might have been either a riff on formal pin stripes or that Berber blanket effect. In the programme notes that arrived a few hours after the cheers and applause had faded, Elbaz listed his contrary  European/North African influences. “Opulent and strict; dry and warm; opaque and transparent; masculine and feminine,” the description read. To these he added colours that might have been taken from the Beaux-Arts’ tiled floor: pomegranate red, earth brown, burgundy and sun-baked earth.

But mere words are not enough to do justice to this fusion of an artistic mind with the ghost of a memory of his past. It was an unforgettable fashion moment.

 

RICK OWENS: MOLTEN GOLD
The nobility of Rick Owens always gets me. However maddening his venue – up and down a scaffolding of steps – however late, or however much the strangled music sets my teeth on edge, one view of fabric wrapped round the body to create soft sculpture and I am smitten.

The autumn/winter 2015 collection was particularly elegant, if that is the correct word for clothes that seemed to be dipped in molten silver, bronze and gold. That metallic coating applied not so much to the cloth – although a black dress had a shining metallic panel at the front – but to the models’  heads, which were dipped in gleaming make-up as if they were space-age sculptures.

The fall of fabric was mostly one-sided, as if a sudden wind had swept the material across the bodice. Occasionally there was a diversion, as when the mass of fabric at the front was hung with hairy ginger fringing. The clothes seemed to go back to a primeval past when wrap and drape was the way to dress. Yet the effect was ultra modern – and that is the exceptional skill of Rick Owens.

BALMAIN: SPARKLING DIVERSITY
The colours were popping, the sparkle was twinkling, the music was pounding, and a newly blonde Kim Kardashian was in ecstasy at the Balmain collection.

Designer Olivier Rousteing was more than an orchestrator of this 3D-style glamour, which teamed pants falling liquid in silken pleats, fur in all its puffy lightness, and Lurex stripes tracing the torso.

He has reinvented the once-staid house of Balmain as a glittering prize for audacious (and wealthy) women. But backstage, before the arrival of Kim and Kanye, Rousteing, who was handpicked for Balmain by the late Chairman Alain Hivelin, explained that his feelings ran deep. He said that as the only mixed-race designer among the classic Parisian houses, he tried to establish a diverse look. This season he was inspired by the 1970s to create flared pants that drooled and formed molten puddles across the catwalk, but was also interested in its exoticism and diversity.

The confidence exuding from this show was exceptional and put a fine spirit into clothes that shone as bright as the rippling lamé. From the Seventies came fringes dancing at hips and hem, but from the horizontal pleats to the semi-transparent lace, all was sensual and body conscious.

Does Rousteing go too far with his women, who seemed to me more like the glass-ceiling breakers of the early Eighties than fey hippies? I liked the spirit of pieces that included the designer’s bold tailoring, his craftsmanship in slicing patterned jersey and the placing of abstract geometric prints.  The clothes are not for  everyone. But fashion needs the Balmain brave heart.

 

ROLAND MOURET: KEEPING IT REAL
In his programme notes, Roland Mouret wrote something sensible: “I have tried to be true to myself, to make an honest collection with the clothes themselves as text, as narration, as a story of my life and travels. I after all much like the women I dress.” So clothes for the reality of stepping off to work in a dress with a flaring skirt or a pinafore shape that could be worn over a transparent top at night – always with the zipper down the back as the designer’s signature.

By day, the texture message was complex, with a tapestry effect of geometric patchwork quilting – a hyper-sophisticated interpretation of folklore.  Knitwear even displayed  patterns inspired by the individual stitches used by fishermen’s wives to identify their husbands. Without these extra dimensions of artistry, the daywear, with its repetitive short skirts, would have seemed very same-y.

Once again, there was no reference to the ‘Galaxy’ dress that brought Roland to stardom a decade ago next year. I wish that the designer would feel the urge to re-visit his invention and all it stood for: a glorious Silver Screen past; a modern feminist look; and a galaxy of glamour.

As it was, I saw a perfectly OK collection in signature Mouret colours: red, from scarlet to wine; and dark shades with touches of yellow.  But it left me wanting more.

 

CARVEN: FIRST STAB AT A FRESH IDENTITY
The ever-present underlying drama in Paris is how to keep alive the maisons – fashion houses whose glory days are in the past.  We have watched the big groups cream off the best, feed them with money – and hope it will work.  But when it is a small business, founded by a woman from another era whose vision was herself… How to go forward?

I remember the first mini presentation at Carven by its previous Creative Director, Guillaume Henry, and the effect was of high school girls who might have been great-grandchildren of the founder. The clothes were fresh, decent, slightly cooky – and very French. Above all, under that designer there was a sense of innocence.

If the new Creative Director duo of Alexis Martial (formerly with Italian brand Iceberg) and Adrien Caillaudaud had a premise, it was not offered in show notes.  There were celebs in the audience, including Beyoncé’s sister Solange and socialite Olivia Palermo, which produced the usual frenzy among photographers and a shrug  from the rest.

Then came the clothes: cute, bright colours, un-memorable, not particularly French – just wearable.  The show started with short skirts and skinny stretch trousers, best with frilly lace blouse or woven knits. It then moved to texture, with satin brocade in a floral pattern. Colours came in pops of blue, red and orange.

And that was about it. If you need a coat for Winter 2015 there were a couple – an apology of outerwear. If you wanted to experiment with a longer hem line, or any daring departure, it was not there.  If this duo want to make an impact on Carven beyond creating OK clothes, they need to have a concept – and above all to indicate their message clearly and concisely.

 

MANISH ARORA: MEDIAEVAL POP
You can just imagine the Hollywood pitch: A prequel to Game of Thrones, focusing on a woman in a psychedelic world of hallucinogenic colours dreaming of men in armour, their bodies decorated with skulls. But who could do the costumes? Step forward Manish Arora, the Indian fashion designer whose ability to turn a show into a costume drama is legendary.

So out came the warrior women, steeped in bright colours, patterned with bones and the odd wolf. More skulls were swung as handbags, and feathered headdresses challenged plumes attached to the face with wired pince-nez. And then, finally, the story was out: “Winter is coming” was embroidered on the clothes to focus on the movie.

This was Manish at his best, using Indian hand embroiderers to stitch to the limit of their skills. Amongst all this cinematic madness were wearable clothes, if you like pattern and colour, and a firm identity in a Paris season where that has been conspicuously lacking so far.

 

인스타그램 @suzymenkesvogue

트위터 @SuzyMenkesVogue

페이스북 facebook.com/suzymen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