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파리 패션 위크 4

UNDERCOVER

외과적으로 정확하게 재단되고 재봉된 스포티한 옷을 입은 모델들이 희뿌연 연기 사이로 등장했다. 하얀색 탑은 토르소의 모양을 그대로 드러냈고, 테일러드 코트에는 날카로운 날을 세운 칼이 그려졌다.

언더커버라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디자이너 준 다카하시는 곧 드러낼 비밀이 있었다. 오늘날의 패션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웃는 표정은 ‘성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모델들은 영구적인 미소를 만들어주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 여성들에게는 첫인상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또 다른 표식은 패셔너블 하지 않은 장신구들이었다. 중고매장에서나 찾을 수 있을법한 가짜 보석목걸이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매끈한 얼굴과 몸을 가진 모델들이 발목까지 오는 드레스나 롱스커트를 입고 자이언트 사이즈로 부풀어진 모습을 보았을 때에야 나는 다카하시가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다카하시는 디지털 프린트와 플라스틱 얼굴들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재단된 의상들로 모범적으로 모던한 컬렉션을 만들어냈다. 외과의 같이 정확하게 다카하시는 보머재킷의 곡선을 만들어내거나 테일러드 톱에 페플럼을 달았다. 불안한 표정을 한 얼굴 프린트는 둥근 어깨의 코트 상체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드레이프 니트를 감싼 실크 숄에는 시간을 초월한 우아함이 있었다.

나는 메시지를 진정 이해하지 못했다. 그 얼굴들은 젊음의 묘약을 원하는 거였을까? 이 옷들은 영원하다는 것일까? ‘유리’조각들이 낙엽처럼 흩뿌려져 반짝이는 팬츠 수트가 등장하자 난 그저 그 예술성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카하시는 분명히 밝혔다. 자기는 마치 꿈처럼 재단을 할 수 있다고.

 

CHALAYAN

거칠게 잘려나간 팔이 달린 퍼 코트, 한쪽이 사라진 크로셰 모자 – 어떠한 비밀스러운 이유로 후세인 샬라얀은 이러한 패션 범죄를 저질렀는가?

매끈한 의상들과 호리호리한 이브닝 드레스들로 이뤄진 이 정교한 컬렉션을 보면서 나는 스토리를 종잡을 수 없었다. 깔끔한 테일러드 재킷 위에 그려진 눈송이 패턴이나 날씬한 이브닝 드레스위로 스며 나오는 핏빛 패치를 보면서도.

그러나 후세인 샬라얀은 백스테이지에서 ‘아가사 크리스티’라는 말로 이 미스터리를 해결해주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이너는 소설과 영화에서 요소들을 가져와 매끈하고 모던한 의상 위에 긴장과 미스터리를 입혔다.


크로셰 모자는 30년대에서 그대로 가져왔으나, 다른 증거들은 암시적으로 사용됐다. 소설의 플롯 상 필수적인, 폭풍을 가져오는 눈송이는 디지털 패턴으로 소화됐다. 산맥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샬라얀은 가끔 테마를 가지고 작업했고 테일러링과 드레이프 기술은 가끔 이러한 복잡한 생각 때문에 뒷전으로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컬렉션은 어떻게 영감을 얻어 의상에 녹여내는가에 대한 교과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패션스쿨들은 아이디어를 세련되고 세심하게 아웃풋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YOHJI YAMAMOTO

꽃 한 송이가 단단한 봉오리에서 만개하는 모습처럼 요지 야마모토의 쇼는 느릿하고도 우아했다. 요지 야마모토의 쇼는 언제나 검은 어둠에서 시작해 같은 어둠으로 끝나지만 이번 시즌에는 현란한 컬러가 등장했다. 어두운 갈색과 남색으로 시작해 급류를 타고 점차 강한 주황색으로 치달았다.

이번 시즌에는 눈가에 그려진 검은 가지와 함께, 옷뿐 아니라 메이크업 역시 시와 같았다. 그러나 마치 크리놀린 스커트처럼 드레스를 받쳐들고 있는 골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전에도 요지의 이러한 구조물들을 보아왔지만, 요지 야마모토는 언제나 시적인 장엄함의 요소를 사용해왔다. 이번 컬렉션에서 모델들은 기계장치를 너무나 가볍게 걸치고 나타났고, 특히 가느다란 가지 위에 은박으로 감싼 패브릭이 걸려있는 실버화이트 구조물은 우아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동화적 느낌들은 핫 핑크색 코를 한 밝은 색 브로그 신에 의해 현실적이 되었다.

그렇다. 요지 야마모토는 많은 “평범한” 옷들도 만들어냈다. 어두운 보라색과 라일락 색으로 장식된 다른 종류의 울로 감싼 골지 니트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요지 야마모토의 작업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혁신적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가진 궁극의 강점이다.

 

MAISON MARGIELA

한 젊은 여성이 가방을 움켜쥐고 스칼렛 색 입술에 오렌지색 머리를 한 채 몸을 두어 번 웅크리며 길거리를 달려온다. 그녀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

존 갈리아노는 언제나 패션계에서 훌륭한 이야기꾼이자, 진심 어린 감정을 물씬 드러내는 무대장치를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광기가 유일하게 환영 받을 수 있는 패션계에서 존 갈리아노는 메종 마르지엘라를 위해 최초로 내놓는 레디 투 웨어(ready-to-wear) 컬렉션을 위해 이를 만들어냈다.

젊은 여성들이 다양한 컬러의 의상을 입고 무엇을 하는지는 분명치 않았다. 그러나 무릎까지 내려오는 카나리아 색 코트를 입고 네온 오렌지색 장갑을 낀 모델들이 등장한다는 건 분명 눈에 들어왔다.

마치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마스카라를 덧칠하고 미니 스커트 위에 걸친 롱 코트를 휘날리며 나타난 “레 걸스(Les Girls)”에는 뭔가 숨겨진 것이 있었다. 다른 젊은 여성은 가슴을 거의 다 드러냈고 어쩌면 나이 많은 언니의 것일듯한 엄청나게 큰 메리 제인 구두를 신고 있었다.
퍼를 뜯어내 희한한 색으로 염색한 후 구두로 만들어내는 것과 거리가 먼 본래의 마틴 마르지엘라와 존 갈리아노는 무엇을 함께하게 될까? 대답은 바로 “그런 건 없다”라는 것이다. 놈코어(normcore) 따위는 가라! 패션계는 여전히 잘 차려 입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줄 디자이너를 필요로 한다.

 

BALENCIAGA

곡선을 그리는 가슴팍, 올라간 허리선, 풍성한 힙, 그리고 진주 알이 달린 줄 옆에 나란히 있는 다이아몬드 화살표- 이는 모두 너무나 ‘크리스토발’스러웠다.

알렉산더 왕은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재임하게 된 후 이번처럼 과거의 향수가 담긴 컬렉션을 내놓은 적이 없었다. 1972년 사망한 진짜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로부터 받은 영감은 쇼가 시작되기 전 런웨이 위에서 레이디 가가의 도움으로 표현됐다. 가가와 케이트 모스는 함께 포즈를 잡고 오늘날 브랜드가 지닌 포멀한 측면과 캐주얼한 측면을 연기했다.


“나는 물려받은 가보들을 자수와 짝짓는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 것이 혁명적 우아함이죠.” 왕은 과거와 현재 간의 조합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쇼는 지난 시즌 역사적인 패션하우스에 자신만의 스포티한 터치를 더한 바 있는 왕에게 커다란 시험과도 같았다. 과장된 버전의 크리스토발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로서 왕은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에 휘날리는 컬러들을 들고 나왔다. 즉, 문자 그대로 밝은 스칼렛 컬러가 사용됐다. 기본적인 룩은 캣워크에 깔린 카펫과 잘 어울리도록 검은색과 흰색의 체크였지만.


과거의 향기를 가져와 오늘날 전반에 뿌려주는, 추억이라는 아이디어는 당당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실행됐다. 왕은 좁은 팬츠 위에 걸친 둥근 라인의 코트처럼 매끈한 일상복을 선보였다. 50년대에는 어떠한 여성도 감히 바지를 입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희미한 레트로의 느낌이 남아있었다.
좀더 일반적인 의상은 톱과 스커트였다. 팽팽한 보디스를 허리께에서 풍성한 스커트 속에 집어넣은 모델들이 발렌시아가 전성기 때의 오뜨 꾸뛰르처럼 공격적이고 재빠르게 걸어 나왔다.


왠지 쇼는 가까스로 코스튬 파티 같은 느낌을 피한 듯 하다. 아마도 야트막한 높이의 귀여운 펌프스, 아니면 지나치게 활기 넘치는 장신구 때문일지도 모른다.
쇼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퍼를 두른 네크라인이 등장하자, 이번 컬렉션이 갖는 고귀함이 드러났다. 바로 진과 스니커즈 차림을 한 대부분의 관객들이 오늘날에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꿈꾸는 이상적인 패션 라이프였다.

 

DIOR

“난 저 수트 중 하나가 맘에 들어요. 그리고 이 부츠 두 켤레하고요. 쇼는 정말 멋졌어요. 정말 엣지 있었어요.” 디올 쇼에 참석한 다코타 존슨이 말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최고의 스타는 그냥 “이 부츠들”이라 말하는 게 나았을 거다. 왜냐하면 디올 쇼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이미 라프 시몬스가 1월 오뜨 꾸뛰르에서 선보였던 투명 굽을 한 매혹적인 구두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우선, 길고 어깨가 좁은 퐁당핑크의 코트는 라프가 질 샌더에서 마지막으로 내놓았던 컬렉션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만들었다. 패션계는 디올이 정교한 유선형의 테일러링 때문에 라프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택했을 거라 생각해왔다. 그게 진실이라면 쇼 맨 앞줄에 앉아있던 LVMH 회장이자 CEO인 베르나르 아르노는 이번 디올 컬렉션을 보며 매우 기뻤을 거다. 역시 오뜨 꾸띄르에 등장했었던 극단적인 패턴의 바디수트와 같이, 생기 넘치게 통통 튀는 재기 발랄함을 담은 진짜 옷들에 포커스를 두면서 말이다. “난 꾸뛰르가 기본적인 컨셉트를 제공해준다는 아이디어가 좋아요. 난 매우 많은 반응들을 들었고, 그렇게 해서 꾸뛰르는 좀더 모던해졌죠.” 라프가 말했다.

이번 컬렉션은 디올의 상류층 고객들에 대한 제안으로서 거의 흠이 없었다. 코트뿐 아니라 믿음직스러운 팬츠수트는 트위드 재킷과 함께 길다랗게 맵시가 났고 바지는 발목 길이였다. 모든 사람이 이 프로포션을 소화하지는 못하겠지만 보석 같은 컬러의 “오프”톤 트위드는 눈길을 끌었다. “난 색다른 방법으로 자연과 여성스러움을 다루는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어요. 정원과 꽃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롭고 어둡고 좀더 섹시하게 말이죠.” 라프가 말했다.


고백하건대, 성적으로 충만한 느낌을 얻었다던가(아마도 다코타와 상담을 좀 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디올 컬렉션이 현대 패션의 방향을 바꿨다는 생각이 들던가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라프는 몸에 가깝도록 컷팅을 해냈고 색색의 퍼로 만든 패치는 좀더 과감해졌다. 난 라프가 남성복 디자이너로 출발했고 그의 여성복 컬렉션은 아주 약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잊은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 불의 세례를 통해 라프 시몬스는 새로운 디올을 창조해내고 있었다. 장식이 아닌 건축이 관건이었고, 이는 크리스찬 디올의 스타일과 기술에는 반대로 가는 거였다. 그러나 이 둘은 놀라운 곳에서 접점을 찾았다. 1947년 디올을 매료시켰던 레오파드 프린트는 거의 70년이 지난 후 2015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디지털로 확대된 애니멀 프린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성적으로 충만한 바디수트는? 디올은 생전에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새로 그려내기 위해 코르셋을 재발명 했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원피스는 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다.

 

LOEWE

유네스코 빌딩에서 열린 로에베 쇼에서 마지막 실버 스커트와 통 넓은 팬츠가 돌바닥 위를 휩쓸고 지나갔고, 난 디자이너와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백스테이지로 갔다. “과학적이죠! 새롭게 느껴지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했어요.” 조나단 앤더슨이 큰소리로 말했다.

서른 살의 디자이너에게 어찌 과감한 팬츠와 반짝이는 표면, 메탈릭한 소재, 그리고 밝은 컬러들을 자기가 태어난 시대인 80년대에 이보다 더 가깝게 만들라 할 수 있겠는가. 좀더 꼬집어 얘기하자면, 이번 컬렉션은 과연 로에베처럼 보였는가? 마치 심장과도 같이 가죽을 다루는, 사실 신발의 밑창까지 가죽을 두르는 고귀한 스페인 브랜드 말이다.


이전의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에서 조나단은 이비자 해변의 모래 같은 텍스처라던가 마드리드 다리의 돌담과도 같은 스페인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좋은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컬렉션에서도 참고자료가 있었는지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메탈릭 실버의 톱과 로얄블루의 주름스커트? 아마도 코스타 델 솔 나이트클럽에서 가져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드럽게 주름진 크림색 톱? 바르셀로나에서 람블라를 산책하는 우아한 여성일까? 붉은 색 스커트 위에 그려진 검은색 꺾인 선? 가우디나 회로 판에서 온 건가? 무슨 상관이랴.


스칼렛 색 에나멜 가죽팬츠 위에 긴 줄무늬 코트 같은 옷차림들을 스페인에 대한 기념물로 끼워 맞추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분명 나는 스페인을 느꼈다. 노신사의 우아함, 뜨거운 열과 먼지, 거친 땅을 걸어가는 말들의 헉헉거림, 푸르른 신록과 파란 바다. 나는 발끝부터 파랑과 흰색의 줄무늬가 시작되는 무릎 높이의 라이딩 부츠 같은 로에베의 악세서리에서 이러한 것들을 맛보았다.

옷에 쓰였을 때 꼭 플라스틱처럼 보이던 컬러들이 가방과 곱슬거리는 벨트에는 훌륭하게 어울렸다. 구겨진 모양의 밝은 파란색 백, 노란 봉투 모양의 클러치, 초록색 벨트와 가죽으로 고리를 엮어 만든 손잡이가 달린 베이지색 백까지 모두 로에베에 걸맞았다. 가장 모던했던 장신구 역시 충격적이었다. 조나단 앤더슨은 액세서리에서 확 불타올랐다. 아마도 조나단은 이글거리는 스페인의 태양이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컬러와 옷 표면을 바로 내리쪼고 액세서리들을 빛내도록 한 모양이다.

 

ISSEY MIYAKE

이세이 미야케의 설립자 이세이 미야케는 언제나 프레젠테이션에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난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옷에 생명을 불어넣었던 수많은 쇼들을 기억한다.

그래서 현재 아트 디렉터인 요시유키 미야매가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황홀한 쇼를 만들어낸 점이 좋았다. 짧은 스커트를 입은 모델들은 빙글빙글 원을 그리고 패브릭이 마치 마법에 휩싸인 듯 최대한으로 펼쳐졌을 때, 나는 이 브랜드가 몇 년에 걸쳐 단순한 의상을 뛰어넘어 프레젠테이션을 장악한 여러 방식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현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에는 일본 음악가와 가수를 데려오는 등 퍼포먼스 예술을 만들어내고, 컬렉션이 색감과 텍스처를 구체화하는 방식에 시각적으로 집중하도록 하는 훌륭한 기술을 지녔다.
그 시작은 미야케 회사가 개발한 3D 스팀 스트래치(Steam Stretch) 섬유기술이다. 이 기술은 ‘산과 계곡’처럼 보이는 주름을 미리 잡은 소재에 스팀을 쏘여서 영구적인 3D 패턴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복잡하고 심지어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 결과로 눈에 띄는 자주색과 이끼색, 그리고 보라색이 다양한 농도로 풍부하고 컬러풀해졌다. 디자이너는 쇼 노트에서 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중요한 건 미야매와 도쿄 팀들은 이 섬유적인 혁명을 완성하기 위해 세 시즌을 투자했다는 점이다.

팔레트 위에서 색을 섞고 패턴과 텍스처를 다루는 순수예술가처럼, 미야매는 어마어마한 시각적 충격을 주면서도 동시에 웨어러블한 옷을 만들어냈다.

나는 고객들이 이세이 미야케에서 쇼핑을 할 때 이 21세기 의류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하여 창립자만큼이나 실험에 적극적이면서도 기술과 친숙한 신세대의 신선한 에너지를 갖춘 디자이너를 찾았다는 점이 이세이 미야케로서 얼마나 현명한 일이었는지에 대해 감사할 수 있길 바란다.

 

MAIYET

마이예 쇼의 분위기는 너무나 평화로워서 늘 서두르고 수선스러운 패션 피플들이 자리에 느긋하게 앉아 건축가 데이비드 아디아예(David Adjaye)가 만 미터의 리본으로 만들어놓은 캐노피와 무대를 즐길 정도였다.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브라이스 데스너의 부드러운 음악이 더해지자, 아름다운 옷들을 만들어내면서도 선행을 실천하고 있는 이 브랜드를 위한 자리가 완성됐다.

검은색과 흰색의 우븐 체크가 들어간 두껍고 프린지가 달린 튜닉 등 니트 의류들은, 볼리비아와 페루의 캐시미어 염소지기들로부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받는 양모와 같은 모범적인 이야기를 했다. 마이예의 창립자인 크리스티 케일러와 폴 반 질은 이러한 선행을 하면서도 소위 “동정 마케팅”을 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했다. 마이예의 옷과 액세서리들은 디자인과 품질에서 모두 최상급인 럭셔리 제품이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를 다루느라 니트의류에 포커스를 둔 이번 컬렉션에는 미적지근한 뭔가가 있었다. 크리스티는 스코틀랜드의 건축가 찰스 레니 매킨토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찰스 레니 매킨토시는 건축가이자 예술가였고, 이 아름다운 꽃무늬 모티브를 단선적인 패턴과 결합시켰어요. 아르누보와 모더니즘을 아울렀죠.” 크리스티는 스코틀랜드의 절벽과 가파른 언덕 역시 컬렉션에 영향을 주었다 덧붙였다. 크리스티는 매킨토시의 평면적인 장미그림과 기하학적 무늬를 은근한 장식으로 잘 활용했다.

English Ver.

 

UNDERCOVER: SURGICAL OPERATION

Out of a smoky haze came figures wearing sporty clothes cut and shaped with surgical precision: a white top moulding the torso, a tailored coat decorated with the image of a sharp-bladed knife.

Living up to the brand’s name of Undercover, designer Jun Takahashi had a secret to unveil. The smiling faces, so unexpected at today’s fashion shows, were created by ‘plastic surgery': masks that gave the models a perpetual smile.

Other signals that these women might not be as they first seemed were the unfashionable jewels – the type of droopy fake stone necklaces you find in thrift shops.

By the time that smooth faces and bodies were blown up giant-size on the full length of a dress or long skirt, I realized that Takahashi had a point to make.

But he also produced finely cut clothes that – take away the digital prints and plasticised faces – made an exemplary modern collection.

With the precision of that surgeon’s knife, the designer traced curves in a bomber jacket or shaped a peplum in a tailored top. The printed faces, unsettling as they were, fitted perfectly to the torso of a coat rounded at the shoulders. By the time that silken shawls were lapped around draped knits, there was a sense of timeless elegance.

I didn’t really understand the message. Was it that faces might demand the elixir of youth – but clothes can be eternal? By the time that shards of ‘glass’ were sprinkled over trouser suits like fallen leaves, I just admired the artistry of it all. And Takahashi made his point: he can cut like a dream.

 

CHALAYAN: MURDER MYSTERY

A fur coat with arms savagely sliced off, a cloche hat with one side removed – what cloak and dagger reason had Hussein Chalayan for creating this fashion crime?

As I looked at this finely crafted collection of streamlined clothes and slender evening dresses, I did not get the story – not even when patterns of snow appeared on a neatly tailored jacket, or patches of blood-red oozed across a slender evening dress.

But Hussein Chalayan solved the mystery backstage with two words: Agatha Christie.

Inspired by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the designer had taken elements of that famous story and its film version and absorbed the tension and the mystery into fine modern clothes.

The cloche hat was taken straight from the Thirties, but the other clues were subtle: the snow gathering into a storm, so essential to the novel’s plot, was absorbed as a digital pattern. So were the mountain ranges. Yet neither seemed intrusive.

Chalayan has often worked with themes, and his skill as a tailor and draper have sometimes been lost in the complexity of this thoughts. But this was a textbook example of how to take inspiration and absorb it into clothes. Every fashion school should put it on the agenda for students to understand the sophistication and sensitivity of weaving ideas into output.

 

YOHJI YAMAMOTO: FASHION POET 

Like a flower unfolding from tight bud to full bloom, a Yohji Yamamoto show is slow and graceful.

It always starts in the darkness of black and ends that way, although this season had flashes of colour, starting with mud brown and dark navy and then swelling to a crescendo of vermilion.

The poetry is as much in the make-up as the clothes, with twigs of black drawn beside the eyes for this season. But that framing was nothing compared to the scaffolding holding up the skirt of a dress like a crinoline.

I have seen these Yohji constructions before, yet they never cease to add an element of poetic grandeur as these contraptions are worn so lightly. One, especially, was noble in its silver whiteness, the foiled fabric stretched over slender branches. Then all that fairyland was brought down to earth with bright brogues with a hot pink toe cap.

Yes, Yohji also makes many ‘normal’ clothes, the most interesting in knitted ribbing surrounded by other kinds of worked wool in deep purple with lilac.

The designer’s work is instantly recognisable but infinitely inventive. And that is his lasting strength.

 

MAISON MARGIELA: TELLING STORIES

A young woman clutches her bag, lips smeared scarlet, her hair orange, and runs bent-double down the street. Her hat is pulled right down. Something is going on

John Galliano has always been fashion’s great story teller, the designer for whom the stage set alone once exuded heartfelt emotion.

And in a fashion season where a little madness could only be welcome, that is just what John produced for his first ready-to-wear collection for Maison Margiela.

Just what these young women were up to in their clothes of many colours was not clear. But just stepping out in a canary yellow ankle-length coat with DayGlo orange gloves was a fashion statement.

There is something disingenuous about dressing up “Les Girls” in swishing long coats over mini skirts and enough mascara to look like their eyes were closed. Another young woman had an almost-bare chest and Mary Jane shoes so big they might have belonged to an older sister.

What did all this have to do with the original Martin Margiela, who would have been unlikely to take a fluff of fur, dye it a weird colour and turn it into a shoe? The answer is: nothing. But normcore be damned! The fashion world still needs a designer to prove that dressing up is not so hard to do.

 

BALENCIAGA: SUBVERSIVE ELEGANCE

The curving bosoms, the raised waists, the full hips – and a diamond arrow alongside strings of pearls. It was all so very Cristóbal.

Since Alexander Wang’s tenure as Creative Director at Balenciaga he has never before designed a collection with such a perfume of the past. The inspiration of the original Cristóbal Balenciaga, who died in 1972, was helped by Lady Gaga vogueing on the runway before the start of the show, while Gaga and Kate Moss then posed together, showing off the formal and the casual side of the brand today.

“I liked the idea of including heirloom things and pairing them together with embroideries – it’s a subversive elegance,” Wang said, to explain the mix of past and present.

This show was a big test for Wang, who has previously given the historic house his sporty touch. For Autumn/Winter 2015, as the creator of a camped-up Cristóbal, he came out with flying colours. That meant, literally, bright scarlet, although the basic look was of black and white checks to match the carpet on the catwalk.

The idea of memory – of taking the scent of the past and spraying it over the present – was done with dash and style. The show still had sleek workwear, with rounded coats worn over narrow pants. Although no woman in the Fifties would have dared to wear the trousers, there was still a faintly retro feel.

The more general look was of top and skirt, where a taut bodice was tucked into a skirt bunched at the waist, the models walking with that thrusting, greyhound gait of haute couture in its glory days.

Somehow, the show managed not to come across as a costume party. Maybe it was the cute shoes with a tiny court heel, or perhaps the exuberant overkill of jewellery.

Towards the end of the show, when Wang outlined a portrait neck with fur, there was a nobility to this couture look that had even the most jeans ‘n’ sneakers members of the audience dream of fashion life as it could, just maybe, still be today.

 

DIOR: ANIMALISTIC AND ARCHITECTURAL

“I’d like one of those suits, and a couple of those boots,” Dior guest Dakota Johnson said. “The show was awesome, really edgy.” The star of the moment in Fifty Shades of Grey might as well have said “Those boots”, for all eyes at the Dior show were on the seductive footwear with Lucite heels that the designer Raf Simons had already shown in January’s haute couture. Intriguingly, some of the finest pieces in this down-to-earth (or at least down-to-elegant city street) collection had elements from the past that the designer is making his own.

First, a long, shrug-on, fondant pink coat was an atavistic reminder of one that Raf had produced in his final collection for Jil Sander. The fashion world had imagined that exquisitely stream-lined tailoring was the reason for Dior choosing him as Creative Director. If that were so, President and CEO of LVMH, Bernard Arnault, sitting front row, must have rejoiced in this Dior collection, with a focus on real clothes with a few lively pops of ingenuity – like the wildly patterned body suit that was also grounded in couture.  “I like the idea that couture provides the initial concept. I had so many reactions and it makes couture seem more modern,” the designer said.

As an offering to Dior’s luxury clients, this was a near-faultless collection. It had not just coats but credible trouser suits, long and shapely in their tweedy jackets, the trousers cropped above the ankle. The proportions may not be for everyone, but the ‘off’ tones of jewel-coloured tweed were compelling. “I wanted the collection to deal with nature and femininity in a different way,” Raf said. “Away from the garden and the flowers to something more liberated, darker and more sexual.”

I must admit that I did not feel that sexual charge (maybe I should have consulted Dakota!), nor did I think in any shape or form that this Dior collection changed the direction of modern fashion. I did think, however, that Raf was cutting closer to the body, and was bolder with his patches of coloured fur. I never forget that he started as a menswear designer and his womenswear collections still feel slightly like a work in progress.

But through this baptism by fire, Raf Simons is constructing a new Dior. It is all about architecture, not decoration, which runs counter to the style and skill of Christian Dior himself. But the two did meet in surprising places. Dior’s fascination with leopard prints in 1947 – nearly seventy years ago – came back for Autumn/Winter 2015 as digitally blown-up animal prints. And the sexually-charged bodysuit? Dior reinvented the corset in his time to re-draw the feminine silhouette. In its way, that onesie is talking the same language.

 

LOEWE: THE LIFE SCIENTIFIC

As the last silvered skirt and puddling trousers crossed the stone floor of the Unesco building at the Loewe show, I went backstage to get the designer’s take on his collection. “Scientific!” exclaimed Jonathan Anderson. “It had to be something that felt new.”

How to suggest to a 30-year-old designer that the bold pants, reflective surfaces, metallic materials and bright colours looked rather Eighties – the decade in which he was born? More to the point, did the collection look like Loewe, the noble Spanish brand with leather in the heart of its soul and indeed the soles of its shoes?

In previous menswear and womenswear collections, Jonathan has been making a good job of capturing Spanish elements – the sandy texture of an Ibiza beach or the stone walls of a Madrid bridge. But if there were references here, I did not grasp them. A metallic silver top and royal blue pleated skirt? A Costa del Sol nightclub perhaps. A softly pleated cream top? Elegant for strolling  the Rambla in Barcelona. Black broken lines on a red skirt? A Gaudi reference or a circuit board? Whatever.

I don’t want to assign any outfit, like a long striped coat over patent-leather scarlet pants, to a Spanish monument, but I want to feel Spain, the nobility of its elderly gentlemen; the heat and dust; the horses’ hooves on rough terrain; the green verdure and blue water. I got a taste of that in the Loewe accessories, such as the blue and white racing stripes across the toes of knee-high riding boots.

The colours that seemed so plastic for the clothes were splendid for the bags and ringlet belts. A bright blue squishy bag, a yellow envelope clutch, a green belt and even a beige bag with looped leather handles all seemed right for Loewe. Even the modernist jewellery was striking.  Jonathan Anderson has a real flare for accessories. Maybe he should let the dazzling Spanish sun go down on the eye-popping colours and surfaces of his clothes and let the accessories shine.

 

ISSEY MIYAKE: LETTING OFF DIGITAL STEAM

Issey Miyake, the brand’s founder, always had a sense of drama in his presentation. I remember many shows that brought the clothes to life in a spectacular way.

So it is good to see that Yoshiyuki Miyamae, who now holds the reins as Artistic Director, producing shows that enchant as well as inform.

When models in short skirts twirled around, the fabric unfolding to full length as if by magic, I recalled the many ways this company, over the years, has taken a presentation beyond mere clothing.

But the great skill of the current designer is to create performance art, this season using a Japanese musician and singer, and to concentrate visually on the way the collection takes shape in colour and texture.

It started with 3D Steam Stretch fabric technology developed by the Miyake company. The technique is that material pre-woven with ‘mountain and valley’ folds, becomes, under steam, permanent three-dimensional patterns.

It sounds complex, even weird, yet the effect was rich and colourful, with the depth of shades in plum, moss, and purple quite eye-popping. The designer explained the processes in show notes. The important part was that Miyamae and his Tokyo team have taken three seasons to  perfect this textural revolution.

Like a fine artist, who mixes colours on his palette and works with pattern and texture, Miyamae made major visual impact while at the same time creating wearable outfits.

I hope that customers receive information about this 21st-century clothing when they shop at Miyake, and appreciate how smart it was of Issey to find a designer as ready as its founder for experimentation – but with all the fresh energy of a new generation steeped in technology.

 

MAIYET: FASHION’S BRAVEHEARTS

The atmosphere was so peaceful at the Maiyet show that the hurried and flurried fashion crowd sank into the seats to enjoy the setting by architect David Adjaye, who created a canopy out of 10,000 metres of ribbon. Add the gentle music of Brooklyn-based composer Bryce Dessner and the scene was set for this company, which has succeeded in doing good while making fine clothes.

The knitwear told an exemplary story: a thick, fringed tunic with black and white woven checks, the woollens sustainably sourced from Bolivian and Peruvian cashmere goat-herders. Maiyet’s founders, Kristy Caylor and Paul van Zyl, have strived – and succeeded – to avoid making this a do-good brand for so-called “pity purchasing”. Their clothes and accessories are luxury products, all first rate in design and make.

Yet there was something half-hearted about this collection’s embrace of Scotland. (Hence the knitwear focus.) The Scottish architect Charles Rennie Mackintosh was an inspiration for Kristy. “He was an architect and an artist and he did these beautiful floral motifs, combined with linear patterns, both Art Nouveau and Modernist,” she said, adding that the cliffs and rolling hills of Scotland also influenced the collection. The designer used well the artist’s flat roses and geometric tropes as subtle decoration.

The show never seemed to find the rough wildness of the Highlands, but it offered appealing clot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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