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킴의 착한 레시피

요리사들의 신성한 주방에 호기심 가득한 말괄량이 아가씨들이 나타났다.
요리 실력은 기본, 맛깔스러운 입담과 개성적인 스타일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스타 셰프 샘 킴의 음식 너머의 이야기들.

시스루 소재 반소매 톱과 볼륨 있는 플리츠 스커트는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멀티 컬러 PVC 소재 하이힐은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형광색 크리스털 네크리스는 모두 슈룩(Shourouk at Bbanzzac), 크리스털 장식 멀티 컬러 스트랩 뱅글은 델피나 델레트레즈(Delfina Delettrez at Bbanzzac). 샘 킴이 입은 체크 패턴 셔츠는 인터메조(Intermezzo).

시스루 소재 반소매 톱과 볼륨 있는 플리츠 스커트는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멀티 컬러 PVC 소재 하이힐은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형광색 크리스털 네크리스는 모두 슈룩(Shourouk at Bbanzzac), 크리스털 장식 멀티 컬러 스트랩 뱅글은 델피나 델레트레즈(Delfina Delettrez at Bbanzzac). 샘 킴이 입은 체크 패턴 셔츠는 인터메조(Intermezzo).

샘 킴(Sam Kim)

<진짜 사나이 시즌 2>에 합류하는 샘 킴은 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았다. “2급 나왔어요. 카메라랑 사람들이 많으니까 긴장해서 혈압이 너무 높게 나왔어요.” 주방의 엄격함이 아무리 군대와 같다지만 전경 제대한 현직 요리사가 난데없이 입대라니! “당신의 레시피 하나로 60만 군인의 밥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샘 킴은 군대 음식 문화를 변화시켜달라는 제작진의 부탁에 그만 마음이 흔들렸다. “기대돼요. 아예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약간의 변형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낙천적인 요리사는 입소 전 마지막 사진을 남기는 심정으로 <보그> 카메라 앞에 섰다.

요즘 그는 부쩍 바쁘다. 샘 킴을 모델로 한 드라마 <파스타>의 배경이 된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일을 하고, 방송과 함께 푸드 캠페인도 벌인다. SNS를 통해 진행 중인 ‘함께 쿠킹’은 샘 킴이 먼저 재료 사진을 공개하면 다음 날 샘 킴을 따라 다 함께 요리하는 유튜브 방송이다. “먹방이 유행하지만 오히려 요리에 대해선 소홀해진 것 같아요. 혼자 먹는 게 익숙한 세상인 데다 배달 음식도 워낙 많아졌잖아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하는 요리엔 많은 이야기와 감정들이 섞여요. 그건 만드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거예요. 그 좋은 점을 다 같이 느껴보자는 거죠.”

샘 킴에게 있어 ‘함께 쿠킹’은 초등학생 시절, 신촌에서 하숙집을 하던 엄마를 도와 만들던 꼬막찜이다. “아직도 기억나요. 하숙생 형들이 제가 상에 올린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는 표정을 짓던 모습이. 제가 한 일이라고 해봐야 고작 엄마가 만든 꼬막찜에 양념간장을 얹는 것 정도였지만, 괜히 뿌듯했어요.” 어렴풋이나마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꿈을 품은 건 그때부터였다. 여러 서양 요리 중에 이탤리언 요리를 택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푸짐하게 차려놓고 시끌벅적하게 식사하죠. 대식구가 한집에 살았던 터라 전 그런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미국 유학 시절, 열정적인 이탤리언 요리의 매력에 빠져 LA의 여러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2010년엔 미국 스타셰프협회의 ‘아시아 라이징 스타 셰프’에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그의 첫 요리는 칼라마리였다. “오징어를 그냥 튀기기만 하면 되는 건데도 손이 덜덜 떨렸어요.” 오늘 선보인 오징어 먹물 리조토는 그 시절 추억의 한 부분이다. “부드럽게 살짝 튀겨낸 리조토 속에 오징어 볶은 것을 넣었어요. 칼라마리도 그렇지만 담백한 오징어 살이랑 토마토소스의 매콤한 맛이 밸런스가 잘 맞거든요.” 샘 킴은 최근 이와 같은 레시피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그 첫 페이지엔 18세기 미식 평론가 브리야 사바랭의 그 유명한 잠언(“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구인지 말해보겠다.”)을 연상시키는 한 줄의 문장이 적혀 있다. “What you eat is who you are.”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위해 그는 화곡동 집 근처의 60평(198㎡) 남짓한 땅을 사 농장을 만들었다. 레스토랑에서 쓰는 채소와 샐러드, 허브는 물론 옥수수까지 직접 키운다. “아침 9시 반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농장에 도착하면 10시쯤 되죠. 그때부터 4시간 정도 혼자 밭일을 하다 레스토랑으로 출근했어요. 농사는 작년이 처음이었는데, 그래도 실패한 건 오이 하나밖에 없었어요.” 양도 어마어마했다. 수확하고 남은 토마토는 다 졸여서 잼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갔다.” 봄이 되면 그는 다시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을 계획이다. 그리고 그 싱싱한 채소들을 주방에 가져가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요리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