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덴스크’ 김효진의 취향을 담은 집

2017.01.11

by VOGUE

    ‘덴스크’ 김효진의 취향을 담은 집

    덴스크 대표 김효진의 거실. 대부분이 덴마크 빈티지 가구로 장식했다.

    덴스크 대표 김효진의 거실. 대부분이 덴마크 빈티지 가구로 장식했다.

    소파 앞으로 페르시안 카펫, 박원민 작가의 레진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다.

    소파 앞으로 페르시안 카펫, 박원민 작가의 레진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다.

    노르딕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숍, 덴스크.
    그곳을 이끄는 김효진의 집은 단아한 취향의 주인을 꼭 닮았다.

    2008년 신사동 가로수길 초입에 ‘덴스크’라는 세련된 이름의 간판이 자리 잡았다. 한스 웨그너의 의자를 닮은 로고가 인상적인 숍에는 클래식한 빈티지 덴마크 가구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의 주인은 20대 학창 시절 처음 빈티지 가구에 빠졌다는 김효진. “어린 시절 운 좋게도 덴마크 가구 속에서 생활한 적이 있어요.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빈티지 가구는 여전히 매력적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매력적으로 느낀 가구를 소개하고자 덴스크를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가구를 소개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의 집은 어떨까? 용산의 한 주상복합에 살고 있는 김효진의 집은 예상보다 모던했다. 원래 있던 아파트의 구조에는 손대지 않고, 그 안에 어울리는 가구와 예술 작품, 소품으로만 장식한 것.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보통 한국의 아파트보다 층고가 높고, 공간이 이어지는 구조가 재미있었기 때문이에요. 뻥 뚫린 풍경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녀는 무엇보다 공간과 어울리는 가구를 선택했다. 덕분에 이곳은 가구만 돋보이는 쇼룸이 아닌, 사람이 살아 숨쉬는 따스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권기수 작가의 작품 아래 놓인 암체어는 옌스 크비스트고르 작품.

    권기수 작가의 작품 아래 놓인 암체어는 옌스 크비스트고르 작품.

    폴 캐야홀름의 테이블과 아르네 야콥센의 조명, 한스 웨그너의 의자가 자리한 다이닝 코너.

    폴 캐야홀름의 테이블과 아르네 야콥센의 조명, 한스 웨그너의 의자가 자리한 다이닝 코너.

    빈티지 반닫이와 김익영 작가의 화병이 잘 어울리는 복도 공간.

    빈티지 반닫이와 김익영 작가의 화병이 잘 어울리는 복도 공간.

    거실 속 장식장은 H.W. 클라인, 나무 의자는 피에르 잔느레 작품.

    거실 속 장식장은 H.W. 클라인, 나무 의자는 피에르 잔느레 작품.

    덕시아나 침대와 알바 알토의 의자가 놓인 풍경이 안락한 침실.

    덕시아나 침대와 알바 알토의 의자가 놓인 풍경이 안락한 침실.

    한강과 63빌딩이 보이는 근사한 전망을 가진 거실에 들어서면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소파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심플한 덴마크 빈티지 소파는 컬러와 패턴이 돋보이는 쿠션으로 장식했다. 또 그 앞에는 장미목 빈티지 테이블과 장식장이, 창가에는 핀 율의 카푸치노 컬러 소파가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새로이 자리 잡은 피에르 잔느레의 의자도 이곳과 근사하게 어울렸다. 게다가 가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 처음 구입했던 장 프루베의 콤파스 테이블과 아르네 야콥센의 스완 체어가 보기 좋게 자리하고 있다. “런던에서 공부할 때였어요. 돈을 모으고 모아서 구입한 저 테이블과 의자만 바라봐도 좋았어요.”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손때를 탄 빈티지는 아니었다. 창가 앞에 놓인 테이블은 젊은 작가 박원민의 작품. 레진을 사용해 절묘하게 잘라낸 테이블은 따스한 햇살을 받았을 때 더욱 매력적으로 변했다. “박원민 작가 작품은 제가 좋아하는 정확한 비율과 비례를 지녔어요. 제가 덴마크 가구를 좋아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는 정확한 비율과 비례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조선시대 고가구와도 공통점이 많죠.”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에 자리한 빈티지 반닫이 역시 그녀의 취향과 꼭 맞아떨어진다. 김익영 작가의 순백 화병이 놓인 한국적인 장식장은 맞은편에 자리한 옌스 크비스트고르의 암체어와도 전혀 무리 없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전 조선시대 목가구와 달항아리가 가장 아름다운 프로덕트 디자인이라 생각해요. 그 아름다운 선이 공간을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하거든요. 그 점에서 덴마크 가구와 매우 비슷해요.”

    7년이 지난 지금 덴스크는 빈티지 아이템뿐만 아니라 컨템퍼러리 노르딕 브랜드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 역삼동으로 매장을 옮긴 데다 지난 1월에는 성북동에 빈티지 가구 전시장을 새로 오픈했다. “덴스크의 시작은 빈티지 가구였어요. 세월의 때가 고스란히 묻은 빈티지 가구를 어울리는 공간에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구는 편안해야 해요. 아늑한 공간에서 그 편안함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 행복해지실 거예요.” 김효진은 덴스크의 새로운 시작에 대해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좋은 공간을 꾸미고, 그를 통해서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안기고 싶다는 그녀의 꿈은 자신만의 조용한 보금자리에서 꽃피기 시작했다.

    덴스크의 김효진 대표.

    덴스크의 김효진 대표.

    그녀가 모은 다양한 도기들.

    그녀가 모은 다양한 도기들.

    콤파스 테이블과 아느레 야콥센의 스완 체어.

    콤파스 테이블과 아느레 야콥센의 스완 체어.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기호
      포토그래퍼
      JEON TAEG SU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