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5 F/W 파리 패션 위크 8

풀을 빳빳이 먹여 세운 칼라에 검은 타이를 하고 에이프런을 두른 웨이터들이 브라쎄리 가브리엘(Brasserie Gabrielle)에 앉아 모닝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샤넬이 그랑 팔레에 만든 잘 다듬어진 나무 바(bar)와 테이블, 그리고 의자들은 쇼가 시작해서 모델들이 등장할 때까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기 안성맞춤이었다.

모델들은 샤넬 버전의 넥타이나 발목 길이 에이프런을 긴 스커트와 바지 위에 덧입고는, 이번 시즌의 시크한 핸드백들을 “그릇”인양 들고 나타났다.

“난 아주 ‘프렌치’스러운 걸 하고 싶었어요. 브라쎄리 만큼이나 프랑스적인 것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그런 건 나 같은 사람이 해야 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런 걸 프랑스 사람이 해버리면 너무 애국적인 행위가 돼버리니까요.” 칼 라거펠트가 말했다.

이 “카페 소사이어티(café-society)” 놀음은 지난 시즌까지 이 거장이 내놓은 아트 갤러리와 슈퍼마켓 테마에 이은 또 다른 퍼포먼스였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칼 라거펠트가 일상복에 굳건히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진정한 방법이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샤넬 런웨이에는 울과 트위드, 그리고 패드를 덧댄듯한 패딩 재킷이 등장해왔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첫 걸음이었을까? 모델들은 칼 라거펠트가 샤넬에서의 30년 동안 한번도 내놓지 않았다 말한 바 있는 투톤 슬링백 코코 슈즈를 신고 있었다. (이 구두는 당장 주문하는 게 좋겠다. 이번 시즌에 가장 핫한 구두가 될 테니까.) 칼 라거펠트는 블랙타이를 멘 근면 성실한 웨이터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했지만, 문맥 상 쇼는 의도적으로 “좀더 일상적이고 좀더 촌스럽게” 보여졌다. 뭐, 칼 라거펠트는 그리 말했다.

종이인형 옷처럼 보이는 크로셰 컬러 같은 재미있는 액세서리나 맡은 역할에 맞게 충실히 연기를 하는 모델들을 보는 일반적인 재미가 없었다면, 옷 자체는 아마 꽤나 지루하고 추레해 보이기까지 했을 거다. 누구 샤넬 패딩재킷 원하시는 분? 그러나 나는 이에 앞서 스튜디오에서 칼 라거펠트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기에, 이번 컬렉션 곳곳에 숨겨진 번뜩이는 창의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파카는 섬세하게 가죽퀼트로 만들어졌다. 니트 드레스들은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다 무릎에서부터 펴지도록 그 “쁘띠뜨 맹(Petites mains)”, 즉 재봉담당들이 마법을 부렸다. 칼 라거펠트는 현명하게도 모델들이 바에서 노닐도록 했다. 그래서 관객들은 로즈버드 핑크색 드레스의 니트 짜임새와 샤넬 퀼트가 새겨진 펜던트 메달, 아니면 머리에 꽂힌 샤넬마크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아마도 샤넬을 입는다 해도 매일매일은 꽤나 지루하다는 게 진리일 것이다. 아마도 칼 라거펠트는 하이패션의 환상을 깨고 현실을 제시할 때가 왔다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좀더 가볍고 발랄한 동화 같은 컬렉션을 원할 고객들을 위해서는, 언제나 오뜨 꾸뛰르가 있지 않은가.

English Ver.

 

CHANEL: BRASSERIE GABRIELLE

The waiters in their starched collars, black ties and aprons outshone the guests grabbing a morning coffee at the Brasserie Gabrielle. The carved wooden bar, tables and chairs installed as a set by Chanel at the Grand Palais was Instagram heaven – until the show started and the models took over.

They were wearing their versions of neckties or ankle-length aprons over long skirts and pants – and carrying ‘plates’ that turned out to be the chic handbag of the season. “I wanted something very French, and what is more French than a brasserie?” said Karl Lagerfeld. “And it had to be done by someone like me, because if it were done by a French person it would look like a patriotic act.”

The café-society frolic was yet another stage performance from the master, following his art gallery and supermarket themes of previous seasons. But this was really a way for Karl to focus firmly on daywear. It is a long time since there has been so much wool, tweed and what looked like padded, puffed-up jackets on the Chanel runway.

Was it a step in a new direction? The models were wearing the slingback two-tone Coco shoes that Karl told me he had not used once in over 30 years at Chanel. (Better order a pair right now – they’re bound to be the fashionable footwear of the season.) Karl said that the inspiration was those industrious waiters in their black ties, but that the context made the scene deliberately “more day-to-day and a little more dowdy”.

Well he said it!

If it had not been for the fun accessories, like collars crocheted to look like paper doilies, and the general amusement of watching models act out their parts, the clothes themselves may have seemed quite  dull and even frumpy. A Chanel puffer jacket anyone? But then having had the opportunity to speak to Karl at the studio, I discovered nuggets of invention hidden in this collection.

The parkas were, in fact, delicately made with quilted leather; knitted dresses were shaped by those magic ‘petites mains’, to follow the body shape and flare out at the knee-length hem.  Karl was smart to have the models hang out at the bar, so that the audience could see up-close the knitted weave of a rosebud-pink dress, the pendant medallion pressed like Chanel quilting, or the double ‘C’ pin in the hair.

Maybe the truth is that everyday life can be quite dull – even if you are wearing Chanel. Perhaps Karl thought it was time for a reality check for the fantasies of high fashion. And for clients who might want a lighter, brighter more fairy-tale collection – there is always haute co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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