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의 윈도 디스플레이



에르메스 윈도에 산책 길이 놓였다. 중년 신사는 파이프를 문 채 걸어가고, 스커트 차림의 숙녀는 휴일의 여유를 즐기며 느긋하게 걷는다. 비 오는 날 손에 장우산을 쥔 채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남자도 있다. 남녀노소, 때와 장소 구분 없이 산책의 흥을 스케치한 풍경이다. 이는 3인조 아티스트 집단 길종상가가 에르메스 신라 매장의 윈도 디스플레이를 위해 작업한 건데, 4컷 만화의 프레임, 캐릭터의 라인, 그리고 에르메스 제품의 컬러가 적절하게 어울려 재미난 그림으로 완성됐다. 얼핏 평면적인, 단순한 그림으로만 보이지만 장식의 배열을 통해 입체감을 살려냈고, 실제 제품과 그림 사이의 경계를 허물면서 위트도 드러냈다. ‘플라뇌르 포에버(Flâneur Forever)’, 산책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에르메스의 올해 테마를 잘 살린, 일상에 설렘을 더하는 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