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고리 스타일링 공식

액세서리 유행의 초점이 팔찌와 반지에서 귀고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번 시즌 룩에 포인트가 될 귀고리 스타일링의 실패하지 않는 공식.

가볍게 찰랑거리는 레진 소재 펜던트 귀고리를 체인 장식 이어 커프와 미니 이어 커프와 함께 스타일링했다. 화이트 레이스 톱과 데님 팬츠까지 모두 루이 비통(Louis Vuitton).

올봄 루이 비통 무대에 등장한 귀고리는 길고 커다란 드롭 귀고리 한 쌍과 가느다란 체인이 달린 이어 커프, 그리고 작은 메탈 이어 커프로 구성돼 있었다. 눈길을 끈 건 얼마 전 화보 촬영을 위해 귀고리와 함께 배달 온 착용 설명서. 이어 커프들을 어떤 귀고리와 매치해야 할지(드롭 귀고리 한 쌍은 사이즈가 살짝 다르다), 세팅된 귀고리들을 의상에 따라 어느 쪽 귀에 착용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돼 있었다. “주얼리는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루이 비통에 합류한 이후 가장 주목받기 시작한 카테고리 중 하나입니다.” 친절한 귀고리 착용 매뉴얼을 제공했던 루이 비통 하우스가 전했다. “이번 시즌 귀고리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V자에 칩(Chip) 디자인을 매칭해 재미를 더했어요. 칩스 귀고리(펜던트가 감자 칩처럼 생겼다)와 함께 체인 장식 이어 커프와 미니 이어 커프가 등장했죠.” 하우스의 설명대로라면 커다란 팝칩스 이어링+작은 팝 칩스 이어링+이어 커프+이어 체인 커프가 모두 모여야 완전한 귀고리 스타일이 완성된다. 물론 제스키에르 버전의 ‘칩스’룩을 위해선 2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칩스 귀고리처럼 존재감 넘치는 귀고리는 확실히 스타일에 힘을 실어준다. “V자 형태의 미니 이어 커프는 거리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시크한 스타일이 연출되죠.”

제스키에르가 고안해낸 이 귀고리 믹스매치법은 거리의 자유분방한 멋쟁이들과 리한나 같은 뮤지션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보그> 패션 뉴스팀의 막내 기자만 해도 피어싱을 무려 7개나 한 귀고리 마니아다. “숍에 가면 무조건 7개씩 짝을 맞춰 사곤 해요. 착용해야 할 귀고리가 많다 보니 한번에 세트로 사지 않으면 세련되게 연출하는 게 힘들더군요.” 최근 그녀는 귀 전체를 감싸는 커다란 이어 커프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사실 링, 댕글, 드롭, 샹들리에, 쓰레드 등 종류도 다양한 귀고리를 한꺼번에 ‘잘’ 연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없어 보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귀고리의 무게를 귓불이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그녀처럼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즐기는 귀고리는 작고 아기자기한 포스트 이어링이나 스터드 이어링 같은 작은 이어 커프. 이것들을 촘촘히 착용한 후 커다란 이어 커프를 곁들이는 방식이 유행이다. 디자인은 조금씩 다르되 같은 소재로 한 세트를 구성하는 게 손쉬운 스타일링 원칙이다. “가령 번개, 달 모양 등 검정 메탈로 구성된 세트 혹은 세모, 네모, 동그라미 같은 도형으로 구성된 실버한 세트, 이런 방식으로 짝을 맞추는 게 좋아요.”

물론 좀더 과감하게 귀고리 레이어링을 즐겨도 된다. 올봄 팝아트풍의 새빨간 입술 모티브와 빈티지풍 진주를 이용한 볼드한 이어 커프를 선보인 주얼리 브랜드 ‘빈티지 할리우드’ 디자이너 서보람은 여성스러운 소재에 해골, 체인 등 터프한 요소를 믹스해 재미있게 연출할 것을 권한다. “요즘 ‘이너 컨츠’라고 불리는 귓바퀴 안쪽에 포인트로 착용하는 귀고리도 많이 찾죠. 이너 컨츠나 아웃 컨츠로는 작은 사이즈의 크리스털 이어링으로 반짝임만 주는 정도가 좋아요.” 지나치게 캐주얼한 느낌이 염려된다면? “크리스털이나 진주를 더하면 성숙하고 아방가르드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여러 개를 동시에 착용해도 과해 보이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주죠.” 또 다른 귀고리 마니아인 <보그> 패션팀 어시스턴트도 반드시 네온이나 비비드 컬러로 한 군데 이상 포인트를 준다. “한 군데 정도만 키치한 디자인이나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작은 볼 피어싱으로 균형을 맞춰 주죠.” 귀고리 초보자들이라면 H.R.에서 선보이는 링 형태의 작고 심플한 이어 커프가 도움이 될 것이다. 크기가 다른 진주 두 개를 은색 메탈 링에 장식한 귀고리는 귓바퀴를 따라 연출하면 되는데, 하나 이상 하면 피어싱을 한 듯한 착시 효과를 줄 수 있다. “요즘은 주얼리를 통해 개성을 드러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귀고리의 좋은 점은 약간 과하게 연출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거죠. 게다가 젊어 보이게 만들어주거든요.” 디자이너 박혜라는 나이에 상관없이 과감한 믹스매치를 즐기라고 권한다.

초보자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고객들에게 짝이 다른 귀고리를 같이 착용해 보라고 권합니다. 전혀 다른 귀고리가 함께 어울리면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피어싱을 여러 개 했다면 피부에 달라붙는 작은 귀고리를 여러 개 연출해보세요.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좀더 볼드한 사이즈로 옮겨가는 거죠.” 소재의 믹스매치보다는 사이즈로 변화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크기가 다양한 링 귀고리를 귓바퀴를 따라 쭉 해주면 무척 스타일리시해 보여요. 사이즈를 들쑥날쑥하게 연출하면 더욱 세련된 느낌이죠.”

중요한 건 귀고리는 얼굴형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것!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에요. 얼굴형이나 헤어스타일을 고려해야 하죠.” 이어 커프나 포스트, 스터드 귀고리는 얼굴형에 크게 구애받지 않지만, 볼드한 사이즈나 드롭형 귀고리는 동그랗고 각진 얼굴형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귀침과 귀고리가 연결되는 포스트 부분이 너무 크거나 장식이 많다면 강한 턱 라인과 부딪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목선으로 갈수록 커지는 디자인이나 피부 톤과 비슷한 골드 컬러보다는 비비드 컬러를 선택할 것. 단, 복잡한 귀고리 레이어링에 화려한 목걸이까지 하는 건 피해야 한다. “트렌드가 팔찌에서 반지, 그리고 귀고리로 이동하고 있는 건 확실해요! 피부 톤이 노란 한국인은 금색보다는 실버나 로즈 골드 컬러가 무난하죠. 헤어는 단발머리나 아래로 묶은 로 포니테일 스타일과 잘 어울려요. 한쪽만 착용하면 시선이 더 집중돼 카리스마 있게 보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