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한나, 70년대로 빠져들다

풀빛 퍼를 두른 리한나의 사진을 본 순간 난 숨이 멎었다. 나는 방금 파리에서 이브 생 로랑 전시회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고, 이브 생 로랑이 1971년 내놓은 스캔들 컬렉션(Scandal Collection)의 심장부에는 풍성한 초록색 퍼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가장 쿨한 아티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리한나가 베르사체가 만들어낸 똑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 것이다.

리한나가 70년대 풍 초록색 베르사체 퍼 코트를 입고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 Getty Images

리한나가 70년대 풍 초록색 베르사체 퍼 코트를 입고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 Getty Images

한때 “취향이 없는 시대”라고 표현되던 70년대가 최근 들어 유행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리한나는 (70년대 드레스를 입었을지언정) 아보카도 그린의 욕실에 겨자색 커튼을 드리운 70년대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밀라노에서 진행된 2015년도 여름시즌 쇼에서 거진 모든 디자이너가 연갈색 스웨이드 재킷과 프린지 백, 플랫폼 샌들과 보헤미안 시크의 숄을 선보였다. 물론 히피들이 원래 걸치던 옷들보다 훨씬 비쌌지만.

슈퍼모델 윌리 반 루이(Willy Van Rooy)가 YSL의 초록색 여우코트를 입고 있는 1971 S/S 꾸뛰르 컬렉션 전시 포스터. Hans Feurer / Elle / Scoop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슈퍼모델 윌리 반 루이(Willy Van Rooy)가 YSL의 초록색 여우코트를 입고 있는 1971 S/S 꾸뛰르 컬렉션 전시 포스터. Hans Feurer / Elle / Scoop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전시된 풍성한 초록색 퍼

전시된 풍성한 초록색 퍼

피에르 베르제이브 생 로랑 재단에서 1971 1 29일 공개된 YSL 스캔들 컬렉션에 관한 전시를 보며 나는 70년대에 대해왜 그런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제외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한 영상물을 보며 최면에 걸린 듯 스크린 앞에 앉았다그 유명한 르 스모킹 룩” 또는 턱시도 의상부터 주황빛 입술과 크리스털로 된 담배가 수놓여진 검정 코트까지,  1971년 이후 이브 생 로랑의 의상에 대한 반응들을 보여주는 영상물이었다.

전시를 보기 전까지 나는 이 쇼를 둘러싼 충격과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특히 이 쇼가 70년대 갈등과 전쟁의 시기를 헤집어놓았다고 보는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말이다.

입술 모티브의 긴 이브닝 코트. Sophie Carre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입술 모티브의 긴 이브닝 코트. Sophie Carre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입술 모티브의 긴 이브닝 코트의 상세 사진. Sophie Carre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입술 모티브의 긴 이브닝 코트의 상세 사진. Sophie Carre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하늘하늘한 히피 패션이 유행하는 와중에 딱 떨어지는 남성적인 어깨선을 보여주는 생 로랑의 드로잉들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옷들이 우아해 보였음에도 쇼에 대한 당시 언론사들의 반응은 그 반대였다.

“프랑스 언론이 YSL을 공격하는 모습은 애석하게도 나치 시대를 상기시킨다.” AP통신은 1971년 2월 1일 파리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1971년 1월 30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이제는 정반대의 이유로 유명해진 평을 내놓았다. “생 로랑은 진심으로 끔찍하다.”

과장된 어깨의 민소매 테일러드 재킷

과장된 어깨의 민소매 테일러드 재킷

패션 에디터 앨리슨 애부르햄(Alison Adburgham)은 이 쇼에 대해 가장 궁극의 비평을 내놓았다. “생 로랑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생 로랑의 컬렉션은 지독한 취향을 절묘하게 포장해냈다. 그 무엇이 이 키치적인 디자인이 주는 공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어깨는 과장되게 커다랗고 딱딱한 어깨 장식으로 떡 벌어졌다. 가끔 재킷 밑에는 긴 바지가 매칭된다… ’르 스모킹 룩’은 반바지를 입고 재킷은 풀어헤치되, 재킷 밑에는 브래지어도 없이 맨 살이어야 한다. 때론 작은 시폰 블라우스를 입기도 하는데, 블라우스는 무심한 듯 드레이프가 잡혀있어 맨 살을 강조한다.”

브래지어 대신 다이아몬드 스트랩을 드러낸 턱시도 재킷과 반바지.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브래지어 대신 다이아몬드 스트랩을 드러낸 턱시도 재킷과 반바지.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에디터가 이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은 패션 비평 기사는 없을 것이다. 그 당시 사진들에 대한 악랄한 코멘트들 역시 흥미로웠다. 머리에 두른 터번 스카프와 황토색 프린트들, 그리고 이브(Yves)’를 의미하는 Y자형 재킷을 찍은 사진들이었다. 재킷에는 남성들에게 도전하는 페미니스트들을 상징하는 뾰족한 어깨가 달려있었다.

영상물 3편도 함께 상영 중이었다. 그 중에는 70년대에 관한 프랑스 TV 리포트와 베를린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찍은 듯 보이는 파리 패션쇼를 패러디한 독일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전시회를 둘러 보아도1971년 컬렉션이 어떤 스타일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생 로랑의 파트너 피에르 베르제가 프로그램 노트에서 설명하고 있듯, 팔로마 피카소가 파리의 푸스(Puces)’ 또는 벼룩시장을 샅샅이 훑어서 건진 40년대 드레스와 터번 모양으로 꼬인 스카프를 들고 꾸뛰르 스튜디오에 나타나 친구 이브에게 아이디어를 주었기 때문일까?

개버딘 팬츠수트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개버딘 팬츠수트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폴카도트 무늬의 시폰 블라우스를 매치한 개버딘 팬츠수트.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폴카도트 무늬의 시폰 블라우스를 매치한 개버딘 팬츠수트.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나는 2008년 생 로랑이 사망하기 전 그에게서 직접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이브 생 로랑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북 아프리카에서 군인들이 모이는 술집까지 바닷가를 따라 걷던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린 생 로랑은 엄마 뒤를 쫓아 달려가, 엄마가 플랫폼 구두를 겹쳐 놓고 날렵한 어깨선을 한 폴카도트 원피스를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옆에 쭈그려 앉아있곤 했다.

크리스찬 디올과 같이 많은 디자이너들은 유년기와 특히 자신의 어머니 옷장에 대한 추억들을 되짚어본다. 그렇게 최근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대한 복고열풍을 설명할 수 있을까? 현 세대 디자이너들은 아주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것일까?

컬렉션의 모델 윌리 반 루이. Hans Feurer / Elle / Scoop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컬렉션의 모델 윌리 반 루이. Hans Feurer / Elle / Scoop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이브 생 로랑 1971 봄/여름 오뜨 꾸뛰르 스캔들 컬렉션 보드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t

이브 생 로랑 1971 봄/여름 오뜨 꾸뛰르 스캔들 컬렉션 보드 ⓒ Fondation Pierre Bergé – Yves Saint Lauren

 

English Ver.

 

Rihanna plunges back to the Seventies?

When I saw a picture of Rihanna wrapped in grass-green fur, I had a sharp intake of breath. I had just walked out of an Yves Saint Laurent exhibition in Paris where the designer’s green fur chubby from 1971 was at the heart of the story about YSL’s The Scandal Collection.

And here was one of the coolest current performing artists embracing the self-same look from Versace.

What is it about the Seventies which were once described as “the era that taste forget” yet seem to be at the beating heart of current style?

Rihanna may not have “back home” the avocado-green bathroom and mustard curtains that were the Seventies incarnate. But there was hardly a show in Milan for the summer 2015 season without ginger suede jackets, fringed bags, platform sandals and those Bohemian-chic shawls – all far more expensive that the original pieces picked up on the hippy trail.

At the Fondation Pierre Bergé -Yves Saint Laurent, I absorbed everything about that Seventies era – except why it happened – at their exhibition on YSL’s Scandal Collection, which was presented January 29, 1971.

I sat mesmerised in front of the screen watching a film showing the reaction to the Yves Saint Laurent outfits from 1971: the famous “smoking” or tuxedo outfit through to the black coat embroidered with scarlet lips, one pair gripping a crystal cigarette.

Until I saw the exhibit, I had not realised the extent of shock and rage, especially among the French, who saw the show as digging up the divisive war years.

The Saint Laurent working drawings – showing the firm, mannish shoulders in an era when fashion was following the floaty hippy look – was only the beginning. Although many of the clothes seemed elegant to modern eyes, the press quotes about the show suggested the opposite.

“Sad reminder of Nazi days – French press attacks Yves,” said the Associated Press in Paris on February 1, 1971. While “Saint Laurent truly hideous” was the now famous riposte in the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on January 30, 1971.

The ultimate critique of the show by fashion editor Alison Adburgham read like this: “Saint Laurent spared us nothing. His collection was a tour de force of bad taste… nothing could exceed the horror of this exercise in kitsch. …Shoulders were exaggerated, built out, extended with stiffened epaulettes… Sometimes the jackets went with long trousers… The ‘smokings’ went with shorts, and when the jackets were unfastened, they were worn next to the skin, with no bra. Sometimes, there was a little chiffon blouse which, nonchalantly draped, seemed to underline the nakedness…”

I cannot think of any other fashion review when the editors seemed so shocked. I was as intrigued by the vicious comments as by the photographs of that era, showing the turban headscarves, the ochre prints and the “Y” for Yves shape of jackets, whose sharp shoulders symbolised feminists challenging the male.

The three films also stayed with me. They included a French TV report of that era and a German pastiche of a Paris fashion show that looked like something out of a Berlin night club.

The one thing I did not learn from all this was the genus of the 1971 collection. Was it, as Saint Laurent’s partner Pierre Bergé suggested in the programme notes, because Paloma Picasso had trawled through the Paris /puces/ or flea markets and showed up at the couture studio in a Forties dress with a scarf twisted into a turban – and set off the idea in her friend Yves?

Yet I had heard from the designer himself, before he died in 2008, a completely different story: that he had delved into his childhood memories of his mother in the war years in north Africa, walking along the beach to a bar where the soldiers would meet. And little Yves ran after her, crouching at her feet as she crossed her platform soled shoes and tossed the polka-dot skirt of a dress with sharp shoulders.

So many other designers, such as Christian Dior, have looked into the memories of their early years – and especially their mother’s closets. So is that the explanation of the current revival of the late Seventies and early Eighties? That it is the current generation of designers looking back to their own early child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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