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에도 와인이 어울릴까?

 

먹다 남은 카레에 곁들이기 좋은 와인은 뭘까? 먼저 향신료의 매운 맛부터 가늠해봐야 한다.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순한 맛이라면 적당히 부드러운 레드 와인은 다 괜찮다. 굳이 품종을 꼽으라면 누구나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까베르네 프랑이나 몰테풀치아노. 반대로 정말 매운 카레라면 달콤한 화이트 와인을 추천한다. 게부르츠트라미너는 단 맛이 강해서 매운맛을 잘 순화시켜줄 것이고, 크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지 않은 리슬링 품종의 와인도 매운 맛을 적당히 감싸줄 것이다.

적당히 매운 맛이 살아 있는 보통 카레에 제일 잘 어울리는 건 와인이다. 론 와인은 특유의 후추 향, 독특한 매콤함 때문에 와인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에겐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일단 맛을 들이면 자꾸자꾸 생각이 날 만큼 매력적이다. 청국장을 먹을 때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어 맛을 순화시키는 것처럼, 론 와인을 처음 마실 땐 카레랑 먹으면 참 쉽다. 카레 속 갖은 향신료 맛에 혀가 일단 길들여지고 나면, 론 와인의 매콤새콤한 맛 정도는 제법 순하게 느껴진다.

론 와인은 순수한 시골 청년같이 자유분방하고 캐주얼하다. 그렇다고 질이 낮은 건 아니다. 론 지방은 프랑스의 3대 와인 산지 중 하나라 와인 역사만큼은 2천 년이 넘으니까. 특이한 점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0%가 레드 와인이라는 점이다. 포도 품종은 주로 그라나슈나 시라를 사용하는데, 북부 론은 진한 시라만, 남부 론은 감미로운 그라나슈를 시라에 더해 블렌딩한다. 신맛과 떫은 맛이 적고 체리 향이 폴폴 나는 그라나슈가 시라와 만나면 시라 특유의 후추처럼 진하고 매콤한 맛이 감칠 맛 나기에 남부 쪽 와인에 더 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