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 트렌드와 함께 찰랑대는 프린지

히피 트렌드와 함께 늘 ‘머스트 해브’ 목록에 오르지만 좀처럼 ‘리얼리티’가 되지 못했던 프린지.
올가을까지 지속될 70년대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서는 찰랑대는 프린지가 필수다.

카멜색 스웨이드 프린지 재킷과 엠브로이더리 블라우스, 브라운ㆍ검정 프린지 숄더백은 생로랑(Saint Laurent), 가죽 베스트와 플랫 부츠는 자라(Zara), 트위드 소재 프린지 디테일 미니스커트는 시스템(System), 위빙과 색실 프린지가 특징인 에스닉한 가죽 백은 타임(Time), 귀고리는 엠주(Mzuu),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는 구찌(Gucci), 반지들은 베니뮤(Venimeux).

축축 늘어지는 프린지, 찰랑거리는 프린지, 몸을 가볍게 감싸 안은 프린지 등 그야말로 이번 시즌은 프린지가 대세다. 그 시작은 프로엔자 스쿨러였다. 길게 늘어진 수많은 프린지 가닥이 위빙 소재와 어울린 블루, 흑백 이브닝 드레스가 그것. 히피 유행과는 살짝 거리가 있지만 프린지 대유행을 예고하기엔 충분했다. 알베르타 페레티는 하늘하늘한 레이스 드레스와 꽃 자수 시폰 드레스와 어울린 가죽 조끼, 소박한 가죽 위빙 장식 프린지 원피스와 코트를 통해 프린지 바람을 일으켰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컬렉션을 구성한 에트로 역시 매력 만점의 프린지 장식 백과 부츠를 잔뜩 선보였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에밀리오 푸치, 셀린, 소니아 리키엘 등도 마찬가지였다.

생로랑 하우스는 프린지로 장식된 가죽 옷과 액세서리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생각한다. “커티스 재킷은 사계절 입을 수 있어요. 특히 스웨이드는 염소가죽, 검정 재킷은 양가죽으로 완성됐죠. 그래서 가벼울 뿐 아니라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립니다.” 생로랑 프린지 재킷과 액세서리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SPA 브랜드에서는 흡사한 아이템을 신속히 만들어 매장에 걸었다. “해외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예요. 한국 고객들은 호기심을 보이긴 하지만 쇼핑으로 쉽게 연결되진 않아요. 아직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죠.” 대신 버킷백에 프린지가 장식된 엠마누엘 백은 인기가 높다고 덧붙인다. “앙증맞은 미니백이죠. 또 프린지 디테일의 부티나 스니커즈도 반응이 좋아요. 옷 보다는 프린지 액세서리를 선호하는 셈이죠.”

20~40년대 글래머에서 영감을 얻은 2007년 프라다의 프린지 룩이야말로 이번 시즌 프린지 트렌드의 근원일 만큼 도발적이었다. 층층이 레이어드된 가죽 프린지 드레스와 코트가 그것. “당시 미국 <보그> 화보에서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입은 걸 보고 난 후 프린지 가죽 코트를 사려고 몇 번 매장을 기웃댔지만, 막상 지갑을 열 엄두가 안 났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지 않은 걸 후회해요. 이렇게 프린지가 유행할 줄이야!” 어느 스타일리스트의 말처럼 프린지는 히피 테마뿐 아니라 톡톡 튀는 당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다. 게다가 가죽 프린지의 유행은 다음 시즌까지 쭉 이어질 전망이다.

실전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어드바이스! 프린지는 보통 수평 라인으로 장식된다. 그래서 실루엣을 분할해 자칫 뚱뚱해 보일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대각선 방향의 프린지가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프린지를 두려워 마세요. 톱이든 스커트든, 대각선이든 수평이든, 프린지를 곁들이면 휠씬 재미있게 스타일링할 수 있죠.” 다행인 것은 이번 시즌엔 프린지 아이템이 훨씬 스키니해졌다는 것(생로랑 커티스 재킷은 남성용이지만 아주 ‘핏’하다!). 게다가 자라, H&M 등이 경쟁적으로 프린지 아이템을 진열 중이라는 사실(생 로랑의 570만원대 재킷이나 280만원대 스커트와 비슷한 것들도 있다)! “가방이나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지만, 옷에 도전해보세요. 여자들이 프린지를 걸치면 왠지 모르게 섹시함이 느껴진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