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시장의 샛별로 떠오른 힐링 음료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말짱하다?
일시적인 각성 효과에 초점을 맞춘 에너지 드링크는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카페인 과잉 시대에 음료 시장의 샛별로 떠오른 힐링 음료에 대해.

다이어트 콜라처럼 생긴 은색 캔 뚜껑을 똑 따면 유리잔은 금세 에메랄드빛으로 채워진다. 블루 레모네이드처럼 보이는 이 음료의 정체는 ‘슬로우 카우’. 칼로리 제로에 ‘천연 진정제’로 추앙받는 L-테아닌 성분을 내세우며 편의점 음료 코너의 샛별로 떠올랐다. 잠에 취해 늘어져 있는 암소, 성난 황소와 반대되는 작명 센스에서 짐작했다시피 모든 면에서 에너지 음료 ‘레드 불’과 반대되는 안티에너지 음료다. 의외로 맛도 괜찮다. ‘몸에 좋은 건 맛이 없다’는 말처럼 허브티를 마시면 마음은 편안해 질지언정 마시는 재미는 없다. 목구멍을 간질이는 탄산도 없고 누리끼리한 색깔도 영 마음에 안 든다. 여자라면 한 번쯤 느꼈을 만한 불만을 귀담아들은 슬로우 카우는 톡톡 쏘는 탄산에 지중해 바다와도 같은 환상적인 에메랄드 빛깔로 여심 공략에 성공했다. 요 며칠 저녁마다 한 캔씩 따 마시는데 저녁밥 먹고 뒤돌아서면 달콤한 군것질거리를 찾는 못된 버릇을 잠재우는 데 효과적이다. 라벨을 보니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바레리안 뿌리 추출물도 들어 있어 일본에선 ‘오야스미 드링크’로 불린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힐링 음료 열풍 탓일까? 커피만을 부르짖는 백스테이지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케이터링 섹션엔 사탕수수, 레몬, 유자로 만든 냉압착 주스와 비타 코코의 코코넛 워터가 커피의 지분을 위협하고 있다. 물먹은 솜처럼 온몸이 무겁고 나른해지는 춘곤증이 찾아온 봄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힐링 음료로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일본 톱 모델 야노 시호는 모닝커피 대신 신선한 그린 스무디로 하루를 시작한다. 믹서에 시금치, 케일, 두유(우유), 바나나를 넣고 신나게 갈아주면 완성! 녹색 채소의 씁쓸한 끝 맛을 달콤한 바나나가 잡아주니 맛도 좋고, 에너지도 든든하니 한 끼 대용으로 손색없다. 홍보대행사 한피알 지혜영 대리는 요즘 브로콜리 주스에 푹 빠져 있다. “하루 평균 네 잔은 꼭 마셔줘야 할 정도로 지독한 카페인 중독이었어요. 어느 날 속이 너무 쓰려서 근처 병원에 갔더니 이게 웬일. 위염 판정을 받았죠.” 커피를 줄이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쓴 소리를 듣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료 탐색에 나섰고, 팁코를 찾았다. “과당이나 색소를 넣지 않은 과채 주스로 어린아이들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어요. 무엇보다 피로 해소에 효과를 봤습니다.” 홍보대행사 에그피알 이한나 AE는 카페인의 빈자리를 아사이베리 농축액으로 채웠다. “한여름을 제외하고 집에선 늘 양말을 신고 있을 정도로 손발이 차가웠어요. 테니스처럼 활동량이 높은 운동을 해도 땀이 안 날 정도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았죠.” 그랬던 그녀가 매일 연세 ‘아사이 슈퍼 베리 프리미엄’을 한 포씩 마시고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니 꽤 솔깃하다. 스위스퍼펙션과 펜할리곤스 홍보팀 엽근림 주임의 체형은 팔다리는 가늘지만 배는 볼록한 전형적인 마른 비만형. 근육량이 부족하고 기초대사량이 낮아 푹 자도 금세 피로하고 점심 먹고 뒤돌아서면 잠이 쏟아져 고민이었는데, 더 베리 컴퍼니의 ‘슈퍼 베리 퍼플’을 마시면서 기운을 되찾았단다. “올리브영이나 롭스 같은 드러그 스토어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천연 항산화제로 불리는 블루베리, 블랙베리, 포도, 블랙커런트가 주성분이라 피로 해소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운동 전 커피 한 잔은 신진대사를 높여주는 약이지만 운동 후 커피는 체내 수분을 앗아가는 독이다.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비롯해 트레이닝 센터 입구 한구석에 코코넛 워터를 비치해 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솔직히 이렇다 할 맛은 없지만, 미네랄과 전해질이 풍부해 수분 보충에 도움을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코넛 워터는 최근 주당들 사이에서 오렌지 주스와 어깨를 견주는 숙취 해소제로 불린다. 프레쉬 홍보팀 임태경 과장은 코코넛 워터와 보이차로 숙취를 달래는데, 음주 전, 음주 도중, 음주 후 틈틈이 마셔주면 속이 한결 편해진단다.

몽롱한 정신을 일깨워주고 칼로리 부담 없는 커피를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극단적인 1일 1식보단 매끼 식사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게 장기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법. 커피를 끊을 수 없다면 줄이자!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힐링 음료가 당신의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 몸도 마음도 릴랙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