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의 사막 폭풍

팜스프링스의 메마른 산기슭에 착륙한 우주선처럼 보이는 밥 호프의 예전 집은 외계인들을 향해 문을 열었다. 이 결의에 찬 여자들은 고개를 빳빳이 세운 채 스니커즈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스커트나 반바지를 입고 성큼성큼 걸어왔다. 이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행접시처럼 생긴 지붕 아래로 테라스를 가로질러 행진한 후 해저물녘 수영장에 반사된 금빛 햇살을 받으며 등장했다.

7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스펙터클한 쇼는 바로 루이비통의 크루즈 컬렉션이었다. 1973년 건축가 존 로트너가 화산폭발을 형상화해 만든 이 모던한 주택에 어울리는 쇼였다. 그리고 디자이너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최고의 작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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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키에르는 디자인을 시작한 이래 퓨처리즘을 선도해왔다. 그러나 이번 우주로의 여정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교의 총체였고, 이 럭셔리 브랜드가 지닌 여행이라는 근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따라서 대부분의 가방들이 여행용이라기보다는 작은 클러치나 네모난 박스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제틱하면서 결의에 찬 듯한 모습으로 행진에 임했다.

 

 

미쉘 윌리엄스와 셀레나 고메즈부터 카니예 웨스트와 장만위(장만옥), 프랑스의 전설 카트린느 드뇌브에 이르는 스타들을 포함해 관객들은 바깥 테라스에 마련된 초현대적인 좌석에 앉기 전까지 기이하도록 푸른 잔디밭에서 샴페인을 들이켰다. 델핀 아르노 루이비통 부사장은 관람석에서 자신의 아버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과 어린 동생 알렉산드르 아르노 곁에 앉았다. 그리고 쇼가 시작되자 모델들이 가볍고 긴 드레스를 입고 종종 허리라인에서 살갗을 슬쩍 드러내며 계단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배우 미쉘 윌리엄스

배우 미쉘 윌리엄스

황량한 풍광과 메마른 산이 내려다보이는 백스테이지 룸에서 제스키에르는, 밥과 돌로레스 호프 부부의 이 20세기 중반 모더니즘이 어떻게 그의 창조적인 영혼에 영감을 주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건 정말 비현실적이죠. 전 15년 전 모더니즘의 심볼이라 할 수 있는 이 집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마치 도시 속의 성과 같은 이 집에 대해 꿈꿔왔죠. 저는 이 집의 모양에 매료 당했어요. 그리고 루이비통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전 이미 사람들이 예술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있고 건축적인 여행도 거기에 속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디지털 가상의 힘은 사람들이 현실 속에서 보고 싶어하는 또 다른 강력한 경험이 되어가고 있어요.”

수지 멘키스가 밥 호프의 집 인테리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지 멘키스가 밥 호프의 집 인테리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행의 기폭제로서 예술에 대한 개념은 팜스프링스 아트 뮤지엄을 방문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루이즈 부르주아와 바바라 헤프워스의 조각부터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안젤름 키퍼가 만들어내는 금속과 회반죽, 패브릭의 연금술은 이 사막 도시의 이미지를 모던아트의 성지로 연계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크루즈 컬렉션은 두 가지 사이에서 능숙하게 밸런스를 맞추고 있었다. 하나는 스니커즈를 신고 이 세상을 접수해버릴 듯 성큼성큼 걷는 여성들을 위한 길고 부드러운 드레스였고, 다른 하나는 더 강렬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70년대 스타일의 옅은 적갈색 가죽 재킷이었다. 또한 하얀 드레스 위에는 푸른 꽃송이로 엮인 사슬이 놓이고, 검은 브로그 슈즈 위엔 데이지 꽃이 수 놓였으며 어깨에서 부드럽게 떨어지는 드레이프, 코튼 셔츠와 매치된 반바지의 패턴이 소녀 같은 룩을 선보이며 달콤함을 더했다.

제스키에르는 밥 호프의 집 안에서 자신이 발견한 스타일들을 혼합했다고 말했다. 무지막지한 콘크리트와 철제블록을 쓰는 건축적인 브루탈리즘은 화장실에 붙어있는 나비 문양, 실내수영장 주변을 칠한 초록빛 같은 어여쁜 것들과 대조되는 한편, 콘크리트와 다듬어지지 않은 사막의 돌이 이 집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밥 호프가 소유한 컬렉션 장소의 드라마틱한 풍광

밥 호프가 소유한 컬렉션 장소의 드라마틱한 풍광

나는 제스키에르에게 코첼라(Coachella) 뮤직 앤 아트 페스티벌에 대해 물었어야 했다. 팜스프링스에서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을 위시해 열리는 이 페스티벌이 가죽 벨트로 포인트를 준 하늘하늘한 드레스에 영감을 준 것인지 말이다. 또한 이번 크루즈 컬렉션에서, 특히나 이 덥고 건조한 캘리포니아에서 두터운 겨울 느낌의 의상들이 왜 종종 등장했는지에 대해 물었어야 했다. 그러나 니콜라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전형적인 프랑스인이며, 만약에 컬렉션에 지역 색이 묻어났다면 가방에 그려진 검은 야자수나 여성공동체의 느낌에서 알 수 있듯 사막의 영향일 거라 주장했다.

그렇다면 루이비통은 밥 호프의 집을 통해, 제스키에르가 발렌시아가에서 보낸 초창기에서부터 가져왔던 비전의 일부인 퓨처리즘으로 회귀했을까?

“전 머리 속에 몇몇 뮤즈를 담고 있는데, 일부는 미래지향적이고 일부는 현실적이죠. 전 그걸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해요. 단 한 명의 여성으로가 아닌 매우 다양한 개성들로서 말이죠.” 니콜라가 말했다.

 

 

English Ver.

 

Louis Vuitton’s Desert Storm

Like a spaceship docked on an arid mountain above Palm Springs, Bob Hope’s former home welcomed the aliens: purposeful women, heads high, skirts breezing down to sneakers or legs striding out in shorts. They marched across the terrace, under the swooping saucer of a roof, out into the golden light of a setting sun reflected in a swimming basin of water. Louis Vuitton had landed!

The spectacular show, with a Seventies feel to match the modernist mansion, built in 1973 by architect John Lautner to suggest a volcanic eruption, was Vuitton’s cruise collection. And it brought out the best in designer Nicolas Ghesquière.

From the start of his career he has held a torch for futurism. But this journey into space had all the finesse of experience and seemed a natural fit with the travel roots of the luxury brand. Even if the bags were mostly small clutch purses or square boxes, rather than travel tools, this seemed like an energetic and purposeful forward march.

A star-studded audience, from Michelle Williams and Selena Gomez, through Kanye West, Asian actress Maggie Cheung and French legend Catherine Deneuve, quaffed champagne on the preternaturally green lawn before taking to futuristic seats on the outside terrace. Delphine Arnault, executive vice president of Louis Vuitton, joined her father, chairman and CEO of LVMH Bernard Arnault, and his young son Alexandre Arnault in the audience, to watch the models in their light, long dresses, often revealing a little flesh at the waistline, descend the stairs to start the show.

Backstage, in a room looking over the parched landscape and bare hills, Ghesquière explained why this mid-century modernism of Bob and Dolores Hope spoke to his creative soul. “As a project, it’s really visionary – I knew this symbolic house of modernism and I always dreamed 15 years ago about the house that was like the city’s castle,” he said. “I was intrigued by its shape. And when I started at Vuitton, I already had the feeling that people are travelling for art and that this could be an architectural journey. The strength of digital imagery has become another strong experience which people want to see in reality.”

The notion of art as a catalyst of travel was born out by a visit to the Palm Springs Art Museum, where Louise Bourgeois and Barbara Hepworth sculptures through Roy Lichtenstein panels to Anselm Kiefer’s meld of steel, plaster and fabric seemed to firm up the idea of the desert city as wedded to modern art.

The cruise collection was neatly balanced between long soft dresses for women who looked like they could take on the world with their sneaker strides; and the harder, sportier feeling of leather jackets in Seventies ginger and rust colours. There was also a touch of sweetness in chains of blue flowers on a white dress, daisies embroidered on black brogues and the girly look of soft drapes at the shoulders or patterns on shorts with cotton shirts.

Ghesquière referred to the meld of styles he found inside the Bob Hope Estate, which contrasts architectural brutalism with something sweet, referring to butterfly prints in a bathroom and greenery painted round an indoor swimming pool, while concrete and raw desert stone make up the house’s core.

I should have asked the designer about Coachella, and whether the music and arts festival in Palm Springs, with its Summer of Love vibe, had also triggered the wispy dresses hardened with leather belts. I might also have inquired whether a cruise collection should seem at times so thick and wintery, especially in this Californian dust bowel. But Nicolas was insisting to me that he was very French and that if there was a local element it was the influence of the desert, as in the black palms on the bags and the sense of a community of women.

So had the Bob Hope house brought to Louis Vuitton a return to the futurism that was part of Ghesquière’s vision from his earliest days at Balenciaga? “I have heroines in my head and some may look futuristic and some everyday,” Nicolas said. “I visualised it as multiple. Not one woman but many different persona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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