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에 세비니의 스타일

20년 동안 클로에 세비니는 매력적인 여배우로서, 예상치 못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패셔니스타로서 군림해왔다.
40대에 들어선 그녀가 자신의 스타일 인생을 돌아봤다.

민소매 톱은 빈티지 제품,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톰 포드(Tom Ford), 팔찌는 까르띠에(Cartier).

민소매 톱은 빈티지 제품,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톰 포드(Tom Ford), 팔찌는 까르띠에(Cartier).

BAY GARNE TT(이하 BG) 왜 스타일이 중요한가요?
CHLOË SEVIGNY (이하 CS) 그것이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스타일을 평가할 수는 있습니다. 노력한 건지 아니면 무심해 보이는지 말이에요. 자신만의 관점을 보여주는 사람은 저를 흥분시킵니다.

BG 사람들이 당신을 따라 하는 게 거슬리나요?
CS 아니요, 기분 좋아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개성 있고 현재에 통용되는 패션을 계속 고수할지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죠. 그것이 제가 빈티지에 그토록 애정을 갖는 이유입니다. 빈티지를 입으면 최신 ‘it’ 패션만큼 두드러지지 않으니까요.

BG 입고 싶지 않은 빈티지가 있나요?
CS 니커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그동안 빈티지 란제리를 많이 입었네요. 저는 중고품 중독자라 무엇이든 좋아합니다.

BG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요?
CS 맞아요, 100% 그렇습니다. 18세기 영국 작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Mary Wollstonecraft)는 제가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중 한 사람이에요. 얼마 전부터 <여성의 권리 옹호>를 읽고 있습니다.

BG 당신의 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CS 늘 패티 스미스에게서 영감을 받아요. 뉴욕에서 그녀를 많이 봤어요. 그녀는 제가 입고 싶은 그런 톰보이 룩을 소화합니다. 저는 좀더 여성스러워요. 그녀는 침대에서 막 일어났는데도 아주 근사해 보이는 그런 느낌을 주지요. 마를렌 디트리히 역시 제게 영감을 줍니다. 그녀는 흠잡을 데가 전혀 없었어요.

BG 리졸리 출판사에서 당신의 스타일 인생을 담은 사진 회고록을 출판할 예정인데 그 일은 어떻게 성사된 건가요?
CS 제가 마흔 살이 되었을 때 그들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 책이 친밀하고 개인적이고, 평범한 소녀 감성을 자극하길 바랐어요.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책을 통해 초등학교 때부터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는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 점이 소녀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요.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당신은 완벽할 필요가 없습니다.

BG 이 책에서 제 마음에 든 사진 중 하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앞줄에 앉아 있는 학교 단체 사진이에요. 그것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CS 저는 TV 드라마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에 푹 빠져 있었어요. 그래서 그들처럼 옷을 입고 싶었습니다. 저는 늘 옷 갈아입기 놀이를 했어요. 하지만 아주 진지했습니다. 그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어요.

가죽 드레스는 모델 소장품, 면 혼방의 터틀넥 톱은 월포드(Wolford), 빈티지 도금 큐빅 목걸이는 아라벨라 비안코(Arabella Bianco), 커프형 은팔찌는 슬림 바렛(Slim Barrett).

가죽 드레스는 모델 소장품, 면 혼방의 터틀넥 톱은 월포드(Wolford), 빈티지 도금 큐빅 목걸이는 아라벨라 비안코(Arabella Bianco), 커프형 은팔찌는 슬림 바렛(Slim Barrett).

BG 옷을 잘 빌려주는 편인가요?
CS 가까운 친구들에겐 빌려주지만 늘 돌려받습니다. 당신은 옷을 빌릴 수 있지만 더 이상 그것을 원치 않으면 제 아카이브에 필요하니까 돌려줘야 해요. 가끔 사람들이 제 집에 머물면서 물건을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이 온라인에 올린 사진을 봤는데 제게 물어보지도 않고 가져간 제 티셔츠 중 하나를 입고 있더군요.

BG 마흔 살이 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CS 처음엔 그렇게 패닉 상태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제 생일날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마흔 살이 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 같진 않아요. 왜냐하면 매일 거울을 통해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는 걸 눈으로 보니까요. 마흔은 터닝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출산에 대한 압박감이 더해지면 다른 문제가 되죠. 좀더 젊었을 때 아기를 가졌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BG 마흔 살이 된 후 옷 입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나요?
CS 아주 짧은 데님 쇼츠를 입어도 될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입을 거예요! 나이 들어서도 사실 제 스타일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BG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걸까요?
CS 잘 모르겠어요. 저는 별로 내켜 하지 않는 셀러브리티였어요. 저는 익명성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BG 90년대에 작가 제이 맥키너니는 <뉴요커>에 당신에 관한 프로필을 쓰면서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쿨한 여성”이라고 묘사했습니다. 기분이 어땠나요?
CS 저는 그렇게 자신을 의식하지 않았어요. 저의 그런 면을 알아차린 건 영국 언론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고 당시에 <The Face>와 <ID> 잡지의 표지 모델을 한 건 기분 좋은 일이에요. 저는 쿨했으니까요! 지금도 쿨하고요!(웃음)

BG 90년대 초에 당신은 뉴욕 클럽 신의 일부였습니다. 그때는 어땠나요?
CS 아주 재미있었어요. 저는 당시 막 코네티컷에서 온 열여덟 살 아이였어요. 그래서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흡수했고 부족 의상을 입은 이상한 아이들에게 끌렸습니다. 그것은 왕따들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사람들은 항상 물어요. “오, 언제부터 패션과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나요?”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때가 기억나지 않아요. 태어나면서부터 패션을 사랑했으니까요!

블라우스는 샤넬(Chanel), 데님 진은 민트 빈티지(Mint Vintage), 큐빅 목걸이는 아라벨라 비안코(Arabella Bianco).

블라우스는 샤넬(Chanel), 데님 진은 민트 빈티지(Mint Vintage), 큐빅 목걸이는 아라벨라 비안코(Arabella Bianco).

BG 당시 작가이자 감독인 하모니 코린(Harmony Korine)과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당신은 한 소년을 만났고, 사랑에 빠졌어요. 두 분은 아주 협조적이었나요?
CS 네, 하지만 처음엔 그냥 친구였어요.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는 아주 독창적인 사람이에요. 저는 자신의 작업에 신이 나 있고, 특별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에게 늘 끌렸어요.

BG 당신이 맡은 배역들은 스타일이 독특한 것 같아요. 의상, 헤어, 메이크업에 직접 관여하나요?
CS 그건 영화에 따라 달라요. 저는 대체로 의상 디자이너들을 상당히 힘들게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원하는 특별한 룩이 있으니까요. 대부분 제가 그것을 직접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BG <Hit and Miss>와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에서 당신은 트랜스젠더와 성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탐색합니다. 본래 그런 것에 끌리는 건가요, 아니면 대본이 좋았기 때문인가요?
CS 그 영화들은 대본도 좋았고 역할도 좋았어요.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찍을 때 티나 브랜든에 대해 실제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자료를 많이 읽었습니다. 당시는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시작하던 시절이어서 그것이 좀더 용인되었지요. 저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그것에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시대정신을 강타했어요. 영화 <키즈(Kids)>조차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일으켰어요. 저는 논쟁적인 것에 끌립니다. 왜냐하면 실생활에선 상당히 보수적이고 또 보수적인 집안 출신이기 때문이지요. 제가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혹은 사람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고 해도-사실 저는 착한 여자예요. 그래서 늘 작품 속에서 실제 제 삶에서보다 관습을 더 거슬러왔어요.

BG 그것이 당신의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힙스터라는 꼬리표를 무효화시키니까요.
CS 하지만 저는 우리 나이대 사람들이 힙스터 전 세대라고 생각해요. 저는 일종의 대안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대안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이상은 모르겠어요.

BG 옷을 보는 당신의 안목이 집 인테리어 장식에도 그대로 반영되나요?
CS 그런 편입니다. 그래서 어딘가에 꽤 오래 머물더라도 방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코네티컷에 있는 제 방도 제 룩만큼 자주 바꾸곤 했어요. 그리고 제 아파트는 늘 특별하게 꾸몄습니다. 모든 것을 고려하지만 저는 짠순이기도 합니다.

BG 당신이 한 벌의 옷을 만들 수 있었다면 어떤 옷을 만들었을까요?
CS 진이나 바이커 재킷이라고 말했을 거예요. 지금은 모든 사람이 다 입어서 저는 입지 않지만요. 아니면 항공 점퍼요. 왜냐하면 요 전날 밤 <탑건>을 봤는데 켈리 맥길리스가 멋진 재킷과 빳빳한 흰 블라우스에 힐을 신고 나오더군요. 저도 그렇게 입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저는 힐을 신기엔 너무 게을러요.

데님 재킷은 민트 빈티지(Mint Vintage), 데님 미니스커트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플랫폼 가죽 샌들은 생로랑(Saint Laurent).

데님 재킷은 민트 빈티지(Mint Vintage), 데님 미니스커트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플랫폼 가죽 샌들은 생로랑(Saint Laurent).

BG 레드 카펫을 위한 옷차림은 어떤 식으로 접근하나요?
CS 아주 많은 사람이 제 레드 카펫 사진을 봅니다. 하지만 저는 누군가에게 의상을 빌리면 저 자신을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플로리다에 사는 이모님께 전화를 드리면 꼭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늘 ‘그녀는 무엇을 입고 있었나(What Was She Wearing)!’, 혹은 ‘그녀는 무슨 생각이었을까(What Was She Thinking)!’ 코너에 나오더구나.”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하죠. “글쎄요. 이모가 아시다시피 저는 늘 미친 사람처럼 옷을 입잖아요.” 그러면 이모님은 그냥 웃습니다.

BG 지금 책을 쭉 살펴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CS 핑크색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책 커버에 제 이름을 싣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그건 제 사진인데 도대체 뭘 말하라는 거죠? 아주 이상해요. 뒤쪽에 사진을 걸어놓은 게 무신경하다고 느껴지시나요?

BG 아니요, 마음에 들어요. 그 사진은 몇 번 들여다보게 만들었고 결국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맙소사,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있는 거잖아!” 여든 살이 되면 어떤 옷을 입을 것 같아요?
CS 하얀 머리를 길게 기른 모습이 떠올라요. 바라건대 몸매에 신경 쓰지 않고 좀더 부드러워지고 싶어요. 젊을 때 입던 YSL 패션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어요. 어느 정도 노력은 해야겠죠.

BG 현재 18세기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우정(Love and Friendship)>을 찍고 있는데 시대 의상 입는 걸 좋아하나요?
CS 시대극에 출연하는 것 이 제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유예요! 그리고 배우 생활 20년 만에 첫 시대극을 찍고 있어요. 12시간 동안 코르셋을 입고 있는 건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무거운 스커트도 많이 입어요. 하지만 아주 재미있어요. 그리고 위로 올린 헤어와 꼬불꼬불한 컬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BG 자라면서 당신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준 건 무엇인가요?
CS 아마도 오빠일 거예요. 오빠는 상당히 급진적이었어요. 스케이트보드와 랩 음악과 하드코어 신에 푹 빠져 있었지요. 그리고 오빠가 집에 데려오던 아이들-여자 친구들과 남자 친구들-은 아주 이국적인 존재였어요. 저는 오빠를 우러러봤어요. 물론 부모님도 존경했고요. 그리고 에스프리 카탈로그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크기가 각기 다른 장식용 수술과 나비 리본을 만들었고 서로 믹스매치되는 패턴을 입었어요. 왜냐하면 카탈로그 속에 나오는 여자처럼 보이고 싶었거든요.

흰색 러플 장식의 검정 실크 드레스는 알레산드라 리치(Alessandra Rich), 다이아몬드가 박힌 백금 팔찌는 까르띠에(Cartier).

흰색 러플 장식의 검정 실크 드레스는 알레산드라 리치(Alessandra Rich), 다이아몬드가 박힌 백금 팔찌는 까르띠에(Cartier).

BG 부모님은 당신이 그런 실험을 하는 걸 환영했나요?
CS 아마 아닐 거예요. 부모님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터무니없는 패션을 입도록 내버려두었지만 고등학교 때 입던 옷은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좋아, 그건 그냥 클로에 스타일일 뿐이야.”

BG 의상을 모아둔 아카이브가 있나요?
CS 네, 그리고 지금은 알파벳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옷이 아주 많아요! 최근엔 그 모든 옷을 사진으로 찍고 있고 또 예전에 그 옷을 입고 찍은 제 사진을 찾고 있어요. 저는 영화 <키즈>에서 입은 티셔츠뿐만 아니라 제 책에 등장하는 많은 옷을 아직 갖고 있어요.

BG 무엇을 입을지는 어떻게 결정하나요? 당신의 아카이브를 뒤지나요?
CS 여행할 때 가장 좋은 건 입을 수 있는 옷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거예요. “이건 내가 좋아하는 테마이고, 이건 내가 좋아하는 컬러 조합이야.” 이런 식으로 옷을 고르는 걸 좋아합니다. 제 앞에 옷이 그득한 옷장이 있으면 늘 약간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결국 같은 것을 반복해서 입게 되지요.

BG 당신이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CS 글쎄요, 지금은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루이비통에서 만드는 옷을 보면서 흥분하고 있어요. 아주 혁신적이면서도 여전히 실용적이고 섹시하죠. 그런 균형을 맞추는 건 아주 힘든 일이에요. 그는 쿨 걸을 정말 잘 연출해요. 저는 빈티지 고티에에 사로잡혀 있어요. 지금도 이상한 꼼데가르쏭을 구입하고 있고요. 그런 옷은 절대 입진 않지만 여전히 쿨하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서 약간 더 여성스럽게 옷을 입기 때문에 일본 디자이너 의상을 더 많이 구입할 겁니다. 그것이 제가 나아갈 노선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