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를 먹어야 하는 4가지 이유

흔히 몸에 좋은 음식은 맛이 덜한 것이 진리. 하지만 이 노란 가루만큼은 예외다. 석가모니도 즐겨 드셨다는 카레가 최근 항암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인의 애정 메뉴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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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오뚜기 카레’파와 ‘짜파게티’파로 나뉜다면 난 단연 카레파! 카레는 평화롭고 신나는 주말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 같은 메뉴였다. 이 노란 가루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것은 최근 <eCancer Medical Science>에 발표된 ‘카레가 구강암이나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최단 시간에 요리가 가능하면서, 건강에도 좋은, 게다가 경제적이기까지 한 메뉴를 찾던 내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당장 요리 연구가이자 <기적의 건강식, 카레>의 저자인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종임 교수에게 노크를 했다.

 

커큐민의 힘!

알고 있듯 카레의 주원료이자 노란색을 띠게 하는 성분은 ‘강황’. 전 세계가 카레를 주목하는 것 역시 강황 속 커큐민(curcum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대장암, 간암, 유방암, 구강암, 피부암, 전립선암 등에 대한 효능이 다양한 동물실험에서 이미 밝혀졌어요.”  이종임 교수는 인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황이 약으로 사용돼왔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수도 없이 많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팀의 쥐 실험에서도 커큐민을 섭취한 쥐에서 전립선암의 전이가 눈에 띄게 억제된 것으로 밝혀졌고,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세포를 죽인다, 유방암의 전이를 막아준다 등 수많은 연구 결과 모두 커큐민의 뛰어난 항염, 항산화 작용에 근거한다.

한 동물실험에서는 카레가 이미 시판 중인 일부 소염진통제보다 염증을 더 잘 가라앉혔다는 결과도 있었다. 카레의 커큐민, 녹차의 카테킨, 고추의 캡사이신은 모두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성분. “이 셋 중 커큐민의 항산화력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카테킨, 캡사이신 순서죠. 일본에서는 커큐민을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먹으면 좋은 음식, 먹어야 사는 음식>의 저자 박태균 식품의약 전문 기자는 커큐민이 항암 작용은 물론이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위산 분비의 억제와 조절에도 효과적이어서 식도 역류, 위산 과다,  속쓰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고 설명한다.

내 머릿속 지우개를 지우다

“카레가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미치는 효능은 이미 여러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바 있죠.” 카레를 즐겨 먹는 인도인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유병률이 미국인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65세 이상의 치매 발병률이 1%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카레가 천천히 뇌의 혈류량을 늘려주고, 이에 따라 뇌 안의 산소량이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카레를 먹으면 병이 낫는다>의 저자 데이무네 데쓰 교수는 어떤 이들은 카레를 먹으면 땀을 흘리는데, 이는 곧 뇌의 혈류량이 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무엇보다 눈이 번쩍하는 대목은 커큐민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증가시킨다는 것! 매일 두 차례 500mg씩 섭취하는 커큐민은 우울증 치료제와 맞먹는 정도의 효과를 준다니 카레 앞에 ‘행복 전도사’란 타이틀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더불어 가장 최근에 발표된 따끈따끈한 보고에 의하면, 카레가 ‘두려운 기억에 대한 기억’까지 지워준다는 것.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나타나는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에도 곧 응용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향신료로 몸을 뜨겁게!

얼마 전 일본 여자들을 흥분케 했던 뉴스 하나. 바로 한 개그우먼이 ‘카레 다이어트’로 무려 30kg이나 감량했다는 것. 2~3일을 적은 양의 밥과 카레만 먹는 방법으로, 주로 아침에는 말간국 같은 카레 수프를, 점심과 저녁에는 적은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이 주 식단이다. “카레에 함유된 다양한 향신료인 후추, 생강, 마늘, 펜넬과 진저, 커민 등이 자율신경계의 작동을 활성화시키고,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죠. 물론 향신료가 듬뿍 함유된 천연 카레가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카레 자체의 칼로리가 낮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함께 곁들이는 밥이나 난의 양을 조절해야 하고, 열량이 높은 재료보다는 닭 가슴살이나 채소, 과일을 푸짐하게 넣는 편이 카레를 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인도 vs. 태국 vs. 일본 카레

영양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카레를 꼽자면 “어느 나라 카레든, 강황과 향신료의 함유량이 높은 것을 우선으로 치죠”라는 게 이종임 교수의 설명. 최근에는 인스턴트 카레에도 강황 함유량을 높인 것, 생강과 고추의 양을 세분화한 것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성분 표시를 반드시 체크하라는 것.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는 인스턴트 카레는 밀가루에 기름을 넣고 볶은 ‘루’에 카레분을 섞은 것. 이때 사용하는 유지에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카레에 뭘 넣어 먹어야 할까? 이종임 교수는 단연 토마토를 꼽는다.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식품이죠. 토마토의 리코펜 성분은 지용성이어서 기름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을 높일 수 있죠. 카레를 만들 때 토마토를 올리브 오일에 볶아 익혀 먹으면 항산화 효능은 물론 맛도 훨씬 좋아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