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패션의 완성

요가가 무작정 매트 위에서 기이한 동작을 하는 운동은 아니다. 움직이는 명상, 환상적인 보디라인. 그 몸에 어울리는 화려한 패션은 덤이다.

도트무늬 롱 셔츠는 요지 야마모토, 검정 브라톱은 룰루레몬, 나염무늬 레깅스는 옴니, 오른손 뱅글과 왼손 반지는 피 by 파나쉬, 왼손 블랙 밴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핏빗(Fitbit).

도트무늬 롱 셔츠는 요지 야마모토, 검정 브라톱은 룰루레몬, 나염무늬 레깅스는 옴니, 오른손 뱅글과 왼손 반지는 피 by 파나쉬, 왼손 블랙 밴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핏빗(Fitbit).

구부정하게 휜 거북 등에 미쉐린 타이어 같은 두툼한 뱃살. 다가올 노출의 계절에 대한 스트레스 지수가 온몸으로 모락모락 솟아오를 찰나, 1년 내내 단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회사 지하 피트니스 센터 대신 요가를 시작해야겠다고 결단을 내렸다. 엘리베이터 버튼만 누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피트니스 센터를 놔두고 굳이 왜 멀리 요가 학원을 가느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패션이 문제였다. 센터에 비치된 찜질방 스타일의 핑크빛 티셔츠와 반바지는 언제든 운동할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지만, 거울을 통해 비치는 모습은 ‘빡세게’ 운동해서 10kg쯤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펑퍼짐한 티셔츠 속에 갇혀 있을 거라는 오캄의 면도날이 내재하고 있었다. 건강이든 몸매든 운동을 시작할 동기 부여가 절실했다. 그리고 요가 전문가 수준의 <보그> 뷰티 디렉터 손에 이끌려 샘플 요가 수업을 받던 첫날 직감하고야 말았다. 내가 찾던 패션이 공존하는 에너제틱한 신세계가 바로 이곳이라는 걸!

편안한 티셔츠와 헐렁한 팬츠가 요가 수업을 위한 준비물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투박한 검정 대신 컬러풀하고 세련된 요가 매트 위, 다양한 컬러와 프린트, 그리고 근사한 컷아웃으로 뒤태가 근사한 톱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복숭아처럼 근사한 엉덩이를 드러내는 타이트한 레깅스를 입은 그녀들을 목격하기 전까진 말이다. 이 대목에서 요가 교실에 한 번이라도 가본 적이 있다면 분명 뉴튼의 물리학이 수정돼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사과는 여전히 나무에서 떨어질지 모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여자들의 가슴과 엉덩이가 더 이상 중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운워드 독(Downward Dog) 자세는 만류인력의 법칙에 역행하는 듯 보였고, 인간 사고의 역사를 다시 쓰기보다 일반 체형 리스트에 하나를 더 추가하는 정도면 충분할 듯싶었다. 말하자면, 요가와 요가복으로 잘 다듬어진 몸!

이곳에서만큼은 패션에서 늘 회자되며, 트렌드라고 외워대는 스포츠 스타일은 의미가 없었다. 디자인만 스포츠에서 가져온 패션이 아닌, 운동에 적합한 기능성과 몸매를 보정해주는 과학이 더해진 진짜 스포츠웨어! 눈에 익숙한 아디다스 스텔라 맥카트니의 캐미솔 톱과 타이트한 레깅스, 그리고 나이키의 기능적인 브라톱과 레깅스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에스닉한 프린트와 날렵한 디자인, 그리고 낯선 로고와 브랜드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결국 그 호기심은 직구라는 유혹의 늪으로 나를 안내했고, 몇날 며칠을 인터넷 바다 위를 떠돌게 했다. 1시간 넘게 요가를 하는 동안 그 작은 매트는 나만의 수행 공간이며,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타이트한 요가복들은 내 몸놀림을 살려주는 것이니 나와 요가를 위한 필요충분조건 아니던가! 게다가 다양한 컬러와 패턴이 수놓인 요가복은 입는 것만으로도 엔도르핀을 솟아오르게 만들며 모든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춰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요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어느 브랜드의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 브랜드는 생각보다 더 다양했다. ‘요가복의 샤넬’이란 닉네임을 얻으며 얼마 전 국내에도 쇼룸을 연 룰루레몬(Lululemon), 원색의 컬러와 디자인으로 떠오른 캐나다에서 온 옴니(Aumnie), 영국 프리미엄 요가복인 이지요가(Easyoga), 캐나다 스포츠 브랜드 MPG, 멀티 스포츠웨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호주 출신 락웨어(Rockwear), 하와이언 풍의 이태리 브랜드 노카오이(Nokaoi), 요가 라인을 포함한 스포츠웨어 전문인 언더아머(Under Armour), 갭에서 만든 스포츠웨어 라인인 애슬레타(Athleta), 다양한 프린트가 매력적인 미카요가웨어(Mika Yoga Wear), 친환경 오가닉 소재를 사용하는 소이부(Soybu),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만든 스포츠웨어 브랜드 젤라(Zella), 클래식한 디자인과 컬러의 조바(Zobha) 등등. 이들 대부분은 디자인은 물론 몸을 모래시계 라인으로 만들어주는 강렬한 서포트와 스트레치 기능, 땀 배출을 원활하게 하며, 항균 기능으로 땀냄새 방지와 더불어 세탁 시 변형이 없는 복원력의 소재 사용 등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자랑하는 스마트한 운동복들이었다. 이미 전 세계 요가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경쟁하고 있으니 입는 이의 취향과 선택이 남았을 뿐. 스타일링은 다양한 디자인의 캐미솔 톱과 레깅스가 기본이지만, 지나친 노출이 싫은 여자들이라면 브라톱에 면 소재 탱크톱을 레이어드해도 좋겠다.

지금 막 요가를 시작한 내겐 여전히 숨기고 싶은 셀룰라이트 투성이의 살이 존재하지만, 요가는 이제 건강한 몸 관리와 패션이라는 두 가지 즐거움과 에너지를 내 삶에 부여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타이트한 캐미솔과 화려한 프린트의 레깅스를 입고 요가 매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도 그것. 여자들이여! 살도 빼고, 건강도 찾고, 패션도 즐길 수 있는 이 새로운 요가 라이프에 동참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