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2경으로 의도한 산책
놀러 갈 데 없다고 투덜거리지 않고, 부지런히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한옥이 주는 고즈넉한 느낌과 달리 북촌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맛있는 식당이 계속해서 들어서고 아기자기한 소품숍들이 생기면서 즐길거리는 많아졌지만 머물다 보면 어쩐지 피곤해지고 만다. 그럴 때면 창경궁 돌담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따라 올라가보길. 북촌 8경 중 북촌 2경이자 원서동 공방길이다. 문화재 근처라 규제 때문인지 골목에는 카페는 한두 곳 불을 밝히고 있지만 음식점이 없다. 판매에는 관심 없어 보이는 개성 있는 공방들이 있다. 차가 다니긴 하지만 많지 않다. 시간이 느릿하게 흐르는 골목길이다. 기웃기웃거리며 걷다 보면 한옥 골목에 다다른다. 실제로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 살림의 공기가 흐르고 유난히 좁은 골목이 정겹다. 일일드라마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골목에는 궁중음식연구원, 백홍범 가옥, 고희동 가옥, 원서동 빨래터 등 역사가 담긴 공간들이 있다. 공간이 가진 이야기들이 굉장히 흥미로우니 꼭 한번 들러서 읽어보길. 이 골목은 과거 왕실 일을 맡아보던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라고 전해진다. 원서동 공방길은 조선시대 공무원들의 출퇴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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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조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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