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들의 스포츠 라이프

모두들 당장 산으로, 바다로 떠날 것처럼 1년 내내 ‘아웃도어’를 외치는 요즘이다. 러닝부터 서핑, 사이클링, 농구, 축구까지 ‘진짜 운동’을 즐기는 멋쟁이들의 스포츠 라이프.

 

Cool Running

PRRC 5월 초순 일요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 운동장으로 20~30대 멋쟁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러닝 모임 ‘PRRC’의 여성 멤버들과 남성 멤버들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곧 있을 ‘우먼스 레이스’ 대회 준비를 위해 요즘 주말마다 연습이 한창이다. 여성 참가자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MC 이진복과 모델 제임스(이들은 PRRC의 창단 멤버다), 타투이스트 노보 등이 멘토 라인업에 포함됐다. 뮤지션, 모델, 아티스트, 패션 기자, 대학생 등 다양한 직종의 회원들이 모인 PRRC는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신사동에 모여 강남과 한강 일대를 달린다.

“정말 순수하게 달리기 위해 모임이 시작됐어요. 현재 회원 수는 100명 정도 됩니다. 매주 30~50명이 모여 함께 뛰죠. 그리고 인맥보다 정말 뛰기 위해 모임에 참가해요.” PRRC의 핵심 멤버 이진복은 매주 10~15km를 뛴다고 설명한다. 모임 후 회식이나 크고 작은 모임은 전혀 없다. “1주년 때 기념 파티만 했을 뿐, 그 외 활동이나 모임은 만들지 않아요. 회원들은 PRRC의 이런 면을 더 좋아합니다.”

달리기를 막 시작한 초보들에게 10~15km 완주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러닝 트레이너들이 함께 뛰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초보들도 부담 없이 실력을 키워갈 수 있다. 이들에게 러닝의 매력은 뭘까? “요란한 준비 없이도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달리기죠.” PRRC 시작과 함께 2년째 러닝을 즐기고 있는 제임스는 러닝이야말로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제 몸에 대해 솔직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선 마라톤 하면 노년층이나 대회가 먼저 떠올랐죠. 외국에선 2년 반 전부터 ‘영클럽’이 붐입니다. 이제 국내에서도 그 트렌드를 실감할 수 있어요.” 나이키 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의 이지훈은 러닝에 대한 국내 인식 또한 많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인다. “30~40대 멋쟁이들은 물론 여자들도 러닝을 즐깁니다. 러닝에 대한 인식 또한 바뀌고 있어요. 식습관이 바뀌듯 점점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어요!”

게다가 요즘 마라톤은 패션계와도 긴밀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 건강에 부쩍 관심을 쏟는 패피들이 수시로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는 데다 일상에서도 가볍게 러닝을 즐긴다. “달리다 보면 잡념이 싹 사라져요. 과연 한계가 어디일까 계속 자신을 테스트하게 되죠. 또 함께 뛰면 시간도 빨리 가고 뛰는 게 더 즐거워요.” 제임스의 설명처럼 달리는 건 물론 힘들지만 뛰고 나면 몸과 마음이 즐겁다. 러닝의 매력은 바로 이것 아닐까?

Basketball Diary

이혜정(모델) 빡빡한 촬영 스케줄로 쉴 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모델 이혜정은 매주 주말 성수동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으로 향한다. 남자 모델들과 함께 농구 경기를 하기 위해서다. 이혜정이 프로 농구 선수 출신이라는 배경은 패션 기자들은 다 아는 얘기. 모델 데뷔 전 12년 동안 해왔던 농구를 다시 시작한 건 농구를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 그 후 오안, 이현욱, 이시우 등 남자 모델들의 농구 모임 ‘코드원’에 합류해 1년 넘게 농구를 즐기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후 여기저기서 농구 클럽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많이 받았어요. 동료 모델들과 함께 뛰고 싶어 ‘코드원’을 선택했어요.” 물론 누구나 그렇듯 건강을 챙기자는 바람도 반영됐다. “그 어떤 운동보다 몸에 익숙해요. 그래서 편하게 즐길 수 있죠. 게다가 선후배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으니 더 좋아요.”

프로 선수 출신이긴 하지만, 그래도 남성들 사이에선 쉽진 않을 듯. “다들 저보다 잘해요. 체력도 월등하고요. 오히려 제가 배우는걸요?” 남자 멤버들 역시 팀의 유일한 여성 멤버인 이혜정의 존재가 싫진 않다. “여성 멤버여서 곤란한 점은 전혀 없어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혜정 씨가 팀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니 오히려 고맙죠.” 이혜정을 영입했던 코드원 회장 이현욱은 이혜정의 합류로 인해 팀원들이 농구를 좀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혜정이 주선해 연예인 농구팀과 친선 게임을 하거나 그녀의 옛 동료들을 초청해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이혜정은 요즘 농구를 정말 즐기고 있다.

“농구는 골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실내 경기여서 자외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요. 다음 주엔 제 친구들(여자 프로 농구 선수)과 경기가 있는데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구경 오세요!”

Gentlemen’s League

윤진욱(모델) & FC 처음처럼 모델 윤진욱과 오안, 사진가 이영학은 패션계의 유명한 축구 마니아들이다. 이들이 주축이 된 ‘FC 처음처럼’은 모델, 사진가, 가수, 직장인, 사업가 등 20~30대 훈남들이 모여 만든 축구 클럽. 클럽을 만든 2012년엔 박지운, 오안, 강철웅 등 남자 모델들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윤진욱이 합류한 건 2년 전. 마침 <보그> 촬영이 있던 날은 윤진욱의 생일. 응원차 나온 팬클럽 회원들과 회원들이 보낸 화환들로 스타급 국가 대표 선수의 출전을 방불케 했다. “좋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점이 참 좋아요. 동료, 선후배 모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어 보람도 크답니다.”

윤진욱의 합류 후 FC 처음처럼의 활동 역시 다채로워졌다. “연예인 축구팀과 친선 경기를 하거나 자선 바자회를 열기도 해요.” 스포츠 브랜드나 패션 기업과 스폰서십을 맺어 이렇다 할 유니폼도 없던 팀에 팀 로고가 찍힌 유니폼과 축구화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건 클럽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린 윤진욱의 역할이 컸다. 소외 계층 청소년에게 축구를 가르치거나 불우 이웃 돕기 기금 마련 바자회 등 이웃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꾸준히 도모하는 것 역시 윤진욱의 계획 중 하나. “‛FC 처음처럼’이란 이름에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이 담겨 있어요. 갈수록 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커집니다. 팀을 위해 좀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Soul Surfers

유혜영&김헌주(‘Daze Dayz’ 디렉터) ‘Daze Dayz’의 디자이너 유혜영과 디렉터 김헌주는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시간을 맞춰 서핑을 즐긴다. 서핑을 시작한 건 6년 전부터. “서핑 룩을 먼저 좋아했어요. 서핑을 시작한 것도 바로 그 ‘건강함’이 멋져 보여서였죠.” 비키니를 3,000장이나 모을 정도로 여름과 비키니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내셔널 브랜드의 디자이너 경력을 살려 서머 웨어 브랜드 ‘데이즈데이즈’를 론칭했다. “서프 문화도 녹아 있는 수영복 브랜드예요. 취미도 즐기면서 일할 수 있지요.”

워낙 스타일에 민감한 그녀는 파도를 탈 때도 남다른 감각을 뽐낸다. 양양의 에메랄드빛 해변에서 만난 그녀는 모노톤의 래시가드와 아찔한 브리프 차림. “국내엔 미국이나 호주에 비해 서핑 브랜드가 많지 않은 편이에요. 하지만 요즘은 파도가 괜찮은 바다라면 붐빌 정도로 서핑족들이 많아졌죠. 확실히 서핑이 붐이긴 해요.”

그녀에게 서핑의 매력이란? “파도를 타는 짜릿함도 즐겁지만 서핑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과 서핑 여행 등 서핑을 둘러싼 모든 것이 흥미로워요.” 게다가 유혜영은 물 위에 떠 있을 때만큼은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단다. “취미로 즐기다 아예 서핑 관련 직종으로 직업을 바꾸는 사람들도 많아요. 한번 그 아드레날린을 맛보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을걸요?”

또 한 명의 서핑 마니아 김헌주의 말대로 서핑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스포츠임은 분명하다. “기초 체력을 갖춰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재미를 느낄 새도 없이 지치고 말죠.“ 특별한 서핑 노하우가 있을까? 파도는 때가 있는 법. 파도를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물에서 보내는 시간과 감각은 비례한다. “조깅처럼 서핑도 일상생활이 됐어요. 여행을 즐기듯 여유롭게 서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어요.”

City Rider

이은영(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디올의 이벤트 매니저 이은영은 시간이 날 때면 로드바이크를 끌고 한강공원으로 간다. “자전거는 운동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리는 순간만큼은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롯이 자전거에만 집중하게 돼요.” 3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며 자전거의 실용성과 운동 효과에 주목해온 그녀는 다른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다. “30대 중반이 넘으니 자연히 건강을 챙기게 되더군요. 그런데 운동은 무조건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걸 즐겨야 해요.”

마라톤은 물론, 크로스핏과 최근 시작한 골프까지 골고루 운동을 즐기는 그녀지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건 순전히 매력적인 디자인 때문이었다. “처음엔 저도 미니벨로(작은 바퀴와 귀여운 몸체를 자랑한다)를 탔어요. 그런데 타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기더군요. 더 적극적으로 타고 싶어 로드바이크로 바꾸게 됐죠. 자전거는 자기 몸에 맞는 사이즈도 중요하지만 타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올바른 자세와 호흡법으로 규칙적으로 꾸준히 오래 타야 정말 잘 탈 수 있어요.”

동호회 활동은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된다. 정보 공유는 물론 동기부여도 된다는 것. 또 최근 정부의 자전거 장려 정책에 힘입어 각 도시에서 자전거와 관련된 여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장점. 덕분에 그녀 같은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점점 좋은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차량이 너무 많아 한강공원이라도 나가지 않으면 자전거를 맘껏 타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한강공원도 스트레스를 풀기엔 충분하답니다. 잠수교부터 팔당대교까지 왕복 90km를 탄 적이 있는데 무척 재밌었어요. 팔당댐 근처에 가면 끝내주는 자전거도로가 있답니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