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비키니 대신 래시가드

2016.03.15

by VOGUE

    비키니 대신 래시가드

    목마르게 기다리던 바캉스 시즌을 위해 우리가 준비할 것은? 아찔한 비키니가 아니다. 손목까지 덮어줄 스포티한 래시가드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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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자수 프린트의 크롭트톱 래시가드와 팬티는 데이즈데이즈, 선글라스는 젠틀몬스터.

    호주의 벨스비치. 집어삼킬 듯 거센 파도 위를 작은 서프보드를 타고 날아다니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폭풍 속으로> 촬영 장소이자 서퍼들의 천국. 햇살이 따갑게 떨어지는 해변에는 키아누 리브스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멋진 근육질 남자들과 노랑머리를 고무줄로 질끈 묶은 여자들이 차에서 서프보드를 내리기 바쁘다. 비치 보이스의 신나는 ‘서핑 USA’ 음악에 맞춰 바다로 달려가는 에너지 넘치는 서퍼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쫄쫄이 티셔츠처럼 몸에 딱 붙는 서퍼 아이템으로 무장했다는 것! 바로 래시가드(Rash Guard)다. 가릴 곳은 가려주면서도 은근히 섹시해 보일 뿐 아니라 UV 차단과 피부 보호, 체온 유지 기능으로 오랫동안 바다 위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기능적 옷이다. 바로 그 래시가드가 온갖 디자인을 제치고 올여름 스윔수트의 왕좌를 차지할 태세다.

    서핑의 대중화는 이미 국내에서도 시작돼 3년 전부터 서핑 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덕분에 강원도 양양이나 낙산, 부산, 제주도 해변에 가면 래시가드 차림의 서퍼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족 단위로 오는 워터파크 같은 실내 풀장에서도 몸매 과시용 비키니 대신 단점 커버용 래시가드로 쫙 빼입은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몸매 과시용이든 서핑을 즐기기 위해서든 래시가드의 유행은 여기저기 래시가드 전문 브랜드들의 등장으로 눈치챌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원조 서프 브랜드인 퀵실버, 상큼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록시, 호주에서 건너온 빌라봉 등은 이미 서퍼들 사이에선 유명 메이커. 또 더스튜디오케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배럴, 모델 강승현과 서머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럭키 슈에뜨, 프린트가 독특한 STL, 세련된 디자인의 데이즈데이즈도 있다. 여기에 리바플로우, 피터앤마레 등 순수 국내파 래시가드 브랜드들도 생겨나고 있다.

    스포츠웨어로만 보이는 래시가드가 정말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을까? “취미가 서핑이다 보니 래시가드가 여러 벌 필요한데 막상 찾으니 없더군요. 결국 친구 같은 멋쟁이 서퍼들을 위해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서퍼들이 아닌 일반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브랜드 론칭 후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에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데이즈데이즈’ 디자이너 유혜영의 말이다. “디자이너 경력을 살려 기능성을 강조한 스포츠 아이템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디자인에 접근했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화려한 패턴을 디지털 프린트하고, 평소 즐겨 입는 크롭트 톱처럼 배꼽이 드러나게 짧게 잘랐어요. 하의는 허리 라인까지 올라오는 복고풍 하이웨이스트 쇼츠나 엉덩이가 슬쩍 드러나는 건강미 넘치는 통 스타일 쇼츠를 만들었더니 아주 폭발적인 반응이네요.”

    그렇다면 래시가드 스타일링의 노하우는? “서핑을 하지 않더라도 해변 휴양지에선 크롭트 톱에 하이웨이스트 쇼츠, 아니면 원피스 수영복 스타일의 올인원 래시가드가 진정한 승자죠! 해변에선 비키니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답니다.” 웨이크보드나 스쿠버다이빙, 윈드서핑 등이 여름 스포츠로 인기를 끌며 서프 룩의 몸값 역시 천정부지로 높아만 가는 요즘, 민망한 군살을 가려주고 체형 보정 효과와 더불어 피부 보호라는 기능적 역할까지 충실히 수행하는 래시가드야말로 우리가 찾던 수영복 아닐까? 자, 대세 여름 스포츠 덕분에 핫 아이템으로 등극한 래시가드를 입고 수상 스포츠에 도전, 에너제틱한 여름을 즐겨보자. 비치 보이스의 ‘서핑 USA’볼륨을 크게 올리고서!

    에디터
    이지아
    포토그래퍼
    Kim Bo Sung
    모델
    황세온
    스탭
    헤어 / 이선영, 메이크업 / 이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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