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닉 트래블의 명소 ① – 터키

7월호 패션 화보 촬영을 위해 〈보그〉 패션 에디터와 스타일리스트가 떠난 에스닉 트래블의 명소. 그들은 과연 이곳에서 어떤 의식주를 경험했을까? 촬영 다이어리에 적힌 그들만의 트래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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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TURKS CLUB

“케밥 말고 유명한 게 또 있어요?” 터키 출발 전 모델 최소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흔히 한국인들은 터키를 가리켜 ‘형제의 나라’로 부르지만 우리에겐 여느 중동 국가처럼 낯설고 먼 나라. 하지만 동서양의 접점으로 수천 년간 왕조가 명멸했던 터키 곳곳에는 그리스 로마 시대, 오스만튀르크, 이슬람 문명 등이 혼합된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산재해 있다.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 배경으로 유명한 기암괴석의 도시 카파도키아, 클레오파트라가 온천욕을 즐겼던 파묵칼레, <보그> 촬영 무대가 된 남부 휴양도시 안탈리아 등 다양한 지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터키는 넓은 면적만큼 볼거리 · 먹거리 · 즐길 거리로 가득한 곳이다.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시작된 이번 패션 여행의 첫 목적지는 터키 남서부 해안가에 위치한 안탈리아(Antalya).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이곳은 유럽인들은 물론 터키 사람들이 휴양지로 손꼽는 도시. 이번 호 패션 화보 ‘Turkish Delight’ 촬영은 안탈리아 중심부에 위치한 구 시가지 칼레이치에서 시작됐다. 마리나 항구에 인접한 이곳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과 그 하늘빛을 그대로 투영한 바다, 끝없이 펼쳐진 해안 절벽과 이슬람 사원, 최고급 빌라와 리조트 등이 어우러져 가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되는 곳. 오스만 양식으로 지은 온화한 모래색 건물은 열대식물들과 조화를 이루고, 구불구불 이어진 좁고 긴 골목마다 옛 정취가 묻어나는 부티크 호텔과 레스토랑, 에스닉한 소품을 파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모여 있다(평화롭고 에스닉한 패션 여행에 안탈리아보다 적당한 곳은 없어 보였다!). 또 페르게, 아스펜도스 같은 옛 로마의 영광을 간직한 유적지도 인근에 있어 역사 여행을 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칼레이치 탐방 후 촬영팀이 찾은 곳은 작고 아담한 해안 도시 시데(Side). 기원전 7세기에 세워진 원형극장과 신전이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석양에 빛나는 아폴론&아테나 신전은 가슴 뭉클한 감동마저 선사했다. 또 다른 고대 도시 파셀리스(Phaselis)를 거쳐 촬영팀이 도착한 마지막 종착지는 이스탄불.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쳐 있는 대도시(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면적)의 첫인상은 무척 시끄럽고 복잡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 높이 치솟은 고층 빌딩 숲과 이슬람 사원, 요트가 늘어선 항구, 전통시장과 초호화판 호텔 등 과거와 현재, 동서양 문화가 충돌 없이 공존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어딜 둘러봐도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사원들의 신비로운 모습이란! 또 구 시가지 술탄 아흐메드의 고색창연한 유적지 사이를 누비다 길거리 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때쯤 들려오는 기선의 경적 소리는 가까운 사원에서 흘러나오는 기도 소리와 기묘하게 어울려 여행의 낭만과 정취를 더했다. 케밥이 터키의 전부인 줄 알았던 최소라가 이스탄불을 떠나며 말했다. “터키가 이렇게 크고 볼거리가 많은 곳인지 전혀 몰랐어요!”

 

 

HOTEL 안탈리아와 시데 같은 휴양도시에서는 구 시가지 부티크 호텔을 이용하면 좋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장소이다 보니 가까운 거리에 알짜배기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현지 여행사는 물론, 다양한 먹거리와 놀 거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EAT&DRINK 어디서나 저렴한 되네르 케밥을 찾아볼 수 있지만, 케밥만이 터키 먹거리의 전부는 아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인 만큼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안탈리아 칼레이치에는 값도 싸고 맛있는 해산물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특히 촬영을 마친 후 항구 언덕 위의 오픈 테라스 레스토랑에서 바다 경치를 감상하며 먹은 터키 맥주와 오징어 요리는 최고였다. 또 관광지 어디서든 즉석에서 짜주는 신선한 생과일 주스를 마실 수 있다. 쫀득거리는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도 꼭 맛보길!

 

MUSEUM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문명이 터키를 거쳐 갔다. 그로 인해 터키는 나라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이스탄불만 해도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그리스 로마, 비잔틴, 이슬람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역사적 자취를 두루 만날 수 있으니까. 특히 ‘이스탄불의 빅 3’라고 일컫는 아야소피아 박물관,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톱카프 궁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할 정도다. 톱카프 궁전 안에 위치한 또 하나의 궁, 하렘은 타일 양식의 절정을 보여준다. 안탈리아 박물관 역시 터키 최고의 고고학 박물관 중 하나. 터키는 박물관 입장료가 꽤 비싼 편이지만 박물관을 다니다 보면 문화적 소양이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깊고 풍부한 역사를 지닌 터키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선 여행 전 터키의 역사, 종교, 문화에 관해 미리 알아두면 좋다.

BUY 어딜 가나 ‘핸드메이드’를 외치는 상점 주인들은 잘 깎아주지도 않는다. <보그> 촬영팀의 인기 쇼핑 아이템은 안탈리아 패브릭 상점에서 구입한 테이블보와 타월, 스카프, 그리고 독특한 패턴의 타일과 냄비 받침 등. 특히 카펫은 엄청 비싸고 터키 타일은 휴대가 불가능하지만 몽땅 사고 싶을 정도로 문양과 컬러가 아름답다(수공으로 완성한 타일의 가격은 명품 백과 맞먹는다). 마지막으로 이스탄불을 방문한다면 구 시가지에 있는 디저트 가게 ‘하피즈 무스타파(Hafiz Mustafa)를 꼭 방문할 것. 100년 전통의 젤리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