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F/W 오뜨 꾸뛰르 리포트 – 디올

풍성한 녹음이 우거진 듯한 녹색, 흙과 같은 텍스처, 그리고 깃털을 그러모은 듯한 드레스…디올 꾸뛰르 쇼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가 의도했던 바 그대로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명)>과 같았다. 한 여름의 햇살은 로댕 박물관 정원 한가운데 세워진 페인트로 정교하게 그린 투명텐트를 예술작품으로 바꿔놓았다.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아담과 이브, 그리고 영원한 지옥살이를 초래한 이들의 만행을 그려낸 세 폭짜리 작품이 오뜨 꾸뛰르 고객들을 유혹할 미끼가 될만한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플랑드르파의 그림으로부터 따온 넓은 소매 한쪽을 모델들이 몸에 꼭 붙이고 걸어오는 모습은 강렬한 효과를 가져왔다.

이번 디올 A/W 꾸뛰르 컬렉션은 시몬스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에 더 깊고 넓게 다다랐음을 보여줬다.

“난 앤트워프 출신이에요. 그리고 플랑드르 미술을 공부했죠. 내 목표는 무거운 것들을 가벼이 만드는 거였어요.”

라프는 모델들이 부채질을 하고 있는 백스테이지에서 루피타 니용고와 로지 헌팅턴 휘틀리 같은 셀러브리티들을 맞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시몬스는 과거의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호사스럽도록 풍부한 양의 패브릭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시몬스의 숙제는 모든 것을 21세기에 맞게 가져오는 것이었다. 즉, 질질 끌리는 그 옛날 로브의 개념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맞는 가벼운 코트를 만들어냈다.

몇몇 의상들은 특히 채색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았을 때 환상적이었다. 삼각형의 긴 소매가 달린 드레스에는 휘날리는 스커트자락과 함께 아주 작은 깃털들이 마치 구름처럼 달려 있었다.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디올의 쁘띠뜨 맹(petites mains), 즉 막내 재단사들이 하나하나 만들어낸 것이었다. 아니면 마치 빛 바랜 델프트 도자기처럼 옅은 색 울 코트에는 두텁고 넓은 퍼 소매가 한쪽에만 달리기도 했다.

나는 프레데릭 정(Frédéric Tcheng)이 연출한 비하인드 씬에 관한 영화 <디올과 나(Dior and I)>를 보면서, 라프 자신은 스케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디자이너와 수공업자 사이에 이례적인 결탁이 있었을 것이란 민감한 생각을 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이 둘은 평범한 테일러드 재킷을 상상하고 만들어내면서도 치밀하고 섬세한 표면을 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위엄 있는 의상과 몸에 꼭 맞는 보디콘셔스한 의상이 혼재하면서 어떤 드레스는 허리부터 발목까지 양면으로 슬릿이 들어가는 등 위험한 수위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는 본래의 중세 타바드 망토보다는 근사해 보였다. 그러나 작은 쇠사슬을 엮어 만든 갑옷은 단순한 옷 위에 덧입은 메탈릭 베스트로 효율적으로 변신했다. 그러는 동안 가벼운 하얀 드레스 위에 매달린 볼과 체인 같은 장신구들은 군인 같은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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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의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의 대담성이다. 디올은 전통을 지닌 유명한 브랜드지만 이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는 언제나 이를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싶어한다.

발렌티노의 디자이너 듀오는 긴 소매와 바닥까지 내려오는 드레스에 대한 바탕을 마련해줬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라프는 이를 허세가 있으면서도 우아한 룩으로 만들어냈다.

고객들이 그리 하겠지만, 나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만 따와서 이번 컬렉션을 편집해버리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라프 시몬스의 상상력에서 나온 열매는 이번 디올 컬렉션에 근사한 취향을 더했다.

English Ver.

Suzy Menkes at Couture: Day Two 

Earthly Delights 
Rich leafy greens, earthy textures, and dress surfaces like a flock of bird feathers… The Dior couture show was indeed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that designer Raf Simons had intended. Midsummer sunshine turned into an artwork the exquisitely painted transparent tent, centred in the gardens of the Musée Rodin.

The Hieronymus Bosch triptych of Adam and Eve and its terrors of eternal damnation might seem a doubtful lure for an haute couture client. Yet taking a single, wide sleeve from Flemish painting and using it as a one-arm cover had a powerful effect as the models clutched it to their bodies.

This Dior Autumn/Winter couture collection saw Simons reaching further and deeper into his knowledge of history, from ancient to modern.

“I came from Antwerp, I studied Flemish art – my challenge was to make the heavy lighter,” said Raf backstage, as models fanned themselves and the designer greeted celebrities, from Lupita Nyong’o to Rosie Huntington-Whiteley.

Simons referred to influences from the architecture of the past, which inspired a luxurious amount of fabric in the clothing. His challenge was to bring all that into the 21st century – starting with the idea of dragging historical robes into an airy coat for today.

Some pieces were sensational, particularly when caught in the sunlight through the painted tent. A dress would parade by, with triangular long sleeves, a swooshing skirt and the surface dappled with the tiniest feathers – the handwork of Dior’s incomparable petites mains. Or there might be a pale wool coat, the colour like faded Delft china, with just one thick, wide, fur sleeve.

Having seen “Dior and I”, the behind-the-scenes movie by Frédéric Tcheng, I was sensitive to the idea that because Raf himself does not sketch, there must have been an exceptional complicity between designer and handworker. Between them they would have envisaged and produced a regular tailored jacket but with a dense and delicate surface.

Sometimes the meld of grandeur and body-conscious clothing reached danger point, as when a dress was slit at both sides from waist to ankle. That idea looked better as the original mediaeval tabard. But chain mail was effective as a metallic vest slipped over simple pieces. Throughout, the jewellery spoke of the military, as a ball and chain dangled over a waft of a white dress.

The most impressive thing about Raf’s approach is his daring. Here is a house with a famous legacy, but the Belgian designer always wants to take it somewhere else.

The design duo at Valentino may have seeded the concept of the long-sleeved, floor-length dress. But Raf did this look with both bravado and elegance.

I would have liked to edit the show – as the clients will – pulling out the plums. But the fruit of the Raf Simons imagination gave a fine taste to this Dior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