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지의 향, ‘콩티 드 툴레아’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에 등장하는 카페 ‘르 콩테’는 자력이 있는 듯 그 부근을 지나가는 사람을 끌어당긴다. 히치콕의 영화 <17번지>에선 빈집인 17번지에 사람들이 모인다. 파리지엔에게 ‘르 콩테’, 런더너에겐 17번지 빈집이 있다면 서울에는? 둘을 섞은 듯한 ‘콩티 드 툴레아(Conte de Tulear)’가 있다.

작년 7월 네 가지 향으로 시작해 ‘숫자 향초’라는 애칭을 얻은 콩티 드 툴레아가 경리단길 17번지에 쇼룸 겸 카페를 열었다(용산구 회나무로13나길 17). ‘골든매뉴얼컴퍼니’의 디렉터 서정경이 인테리어를 맡아 향초 패키지처럼 간결하고 감각적이다. “브랜드를 처음 선보인 건 작년이지만 5년 전부터 캔들 사업을 준비해왔어요. 여러 향초 관련 책을 독파하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향을 수집했죠.” 동업자 강주현(왼쪽)과 김영완(오른쪽)이 수없이 생겼다 사라지는 캔들 브랜드 사이에서 살아남은 비법을 전했다.

1층에선 기존 캔들 외에 열두 가지 새 향의 캔들과 즉석에서 제조하는 디퓨저를 살 수 있고 시그니처 향을 표현한 일러스트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파리 빌라트에서 공수한 잔에 담긴 벨로크티를 맛볼 수 있다. 추억과 공간의 향을 만들고 싶은 이들이 준비한 건 또 있다. 17번째 향이자 경리단길 17번지의 향인 툴레아의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