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 앤 가바나, 한 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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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돌계단을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 걸까? 위로 또 위로, 우리는 포르토피노 항에서 스테파노 가바나의 은회색 요트를 지나 두터운 녹음을 뚫고 올라갔다. 그 사이로 반짝이는 작은 전구들로 뒤덮인 16세기 성채인 카스텔로 브라운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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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도메니코 돌체의 언덕배기 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한 여름 밤의 광기와도 같은 하이패션을 조우할 것이었다.

“난 세익스피어를 사랑합니다.” 스테파노가 말했다. 이 말을 들으니 튜더 시대 의상을 입은 남성 서버들이 꽃으로 만들어진 후프를 들고, 한 여성이 석양을 배경으로 <그린 슬리브스(Green Sleeves)>의 멜로디를 하프로 연주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것이 바로 한 여름 밤의 꿈 같은 돌체&가바나의 알타 모다(Alta Moda) 쇼였다. 요트나 비행기를 타고선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슈퍼 리치 고객들은 말도 안되게 거꾸로 세워진 나무 주변에 앉았다. 그리고 모델들이 화려하게 장식된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신선한 꽃을 꽂은 채 나무 주위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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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은 소박한 정원에서 함께 샴페인을 마셨고 머리 위로는 마치 세익스피어에 나오는 요정 퍽(Puck)처럼 두 명의 곡예사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때 베르디의 <아이다>가 어스름한 하늘로 울려 퍼졌고 쇼는 스테파노가 앞서 “환상과 현실 그 사이”라고 표현한 것 그대로였다.

“패션 시스템은 단순한 라벨 그 이상이죠. 감각과 감성을 모두 만들어내야 해요. 스토리가 있어야 하죠.” 스테파노는 알타 모다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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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쇼에는 강렬한 장식 및 마법 같은 패턴들이 풍부하게 등장했으나 물결치듯 떨어지며 몸매를 드러내는 드레스들과 날렵한 검은색 테일러링은 충분히 현실적이었다. 돌체&가바나는 총 94벌의 의상을 선보였고 이는 이례적인 장식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동화와 마법 같은 의상들의 총집합이었다.

이번 쇼를 자연스레 현실로 가져온 잘 재단된 의상들 사이사이에는 팽팽한 보디체와 볼륨감 있는 스커트로 이뤄진 드레스들이 작은 잉꼬라든지 활짝 핀 꽃송이 프린트를 새기고 등장했다. 이끼 같은 초록색부터 어스름한 핑크에까지 이르는 색다른 컬러의 퍼들도 런웨이 위를 걸었다. 이번 쇼는 여전히 확고한 예술 및 공예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잠시 불신은 접어둔 채 패션을 마법 같은 세계로 이끄는 황홀한 순간 중 하나였다.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이 울려 퍼지며 쇼가 마무리되고 디자이너 듀오가 끝인사를 마치자, 큰손들은 자신들의 파트너들이 테라스에 마련된 저녁식사 테이블에 앉아있는 동안 집으로 달려가 드레스들을 입어봤다.

쇼에 앞서 나는 포르토피노 항에서 출렁거리는 스테파노의 보트를 타고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집에서 쇼를 한다는 게 정말 이상하기는 하지만 이태리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삶의 방식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스테파노는 ‘초대’라는 컨셉에 대해 설명하며 말했다. 스테파노 자택은 전날 돌체&가바나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위해 전날 저녁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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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성을 휘젓는 두 디자이너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점차 크게 퍼지는 오페라 음악 속에서 모델들이 과감한 표현과 아주 세세한 디테일로 이뤄진 의상을 입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달콤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에 압도당했다. 작은 꽃송이들은 보디체에 덧대어졌고 크리놀린 스커트는 화려한 프린트로 덮여있었다. 테마는 골드였으며 크리스털로부터 메탈 머리장식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도금작업의 향연 속에서 이를 만나볼 수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나는 이 집의 규칙을 깨고는 저널리스트로서 고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고객들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저녁에 있을 세 번째 쇼, 알타 사르토리아(Alta Sartoria)로 알려진 맞춤형 남성복 쇼를 포함해 ‘경험’을 하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이 고객들은 세계 각지에서 왔으며, 화려한 아시아인이나 러시아인들이 좀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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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가바나는 2011년도에 가격대가 낮은 D&G 라인을 없애고 레디 투 웨어에 좀더 포커스를 두는 한편 알타 모다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패션계는 양극단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우 저렴한 ‘패스트 패션’이던지 수작업과 디테일을 바탕으로 하는 꾸뛰르던지. 최근 음식문화에서 이뤄지고 있는 운동에서 힌트를 얻어 이 후자를 ‘슬로우’ 패션이라 부르도록 하자.

이번 돌체&가바나 컬렉션은 그토록 완벽한 의상들을 거의 100벌 가까이 만들어내며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느낌마저 자아냈다.

아니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시적인 표현을 빌려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우리가 깨어있는 게 확실하오?나에겐 우리가 아직 잠자고 꿈꾸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English Ver.

Dolce & Gabbana’s Midsummer Night’s Dream

Alta Moda Autumn/Winter 2015-16

 

How many more old stone steps to climb? Up, up, up we walked, from the Portofino Bay, past Stefano Gabbana’s silver-grey yacht, and through thick greenery with a glimpse of sixteenth-century fortress Castello Brown, covered in twinkling fairy lights.

And now finally, we reach Domenico Dolce’s hilltop house, where there will be an experience of high fashion as midsummer madness.

“I love Shakespeare!” proclaimed Stefano, to explain flowered hoops held by male servers in Tudor dress, while a woman with a harp played “Greensleeves”, and the melody drifted into the sunset.

So this was Dolce & Gabbana Alta Moda as a midsummer night’s dream. Uber-wealthy clients, flown or boated in from across the globe, sat around a crazy upside-down tree, which the models walked beside, wearing highly decorated dresses and fresh flowers in their hair.

Clients clinked champagne glasses from the rustic ground, while overhead two acrobats swung like Shakespearean sprite Puck from the trees.

By the time the music of Verdi’s Aida had filled the dusky sky, the show had already lived up to what Stefano described as an experience “between fantasy and reality”.

“The fashion system is more than just labels,” he said, to explain the significance of Alta Moda. “You have to offer a sensation and an emotion – you have to tell a story.”

The show was rich in intensely decorated and magical patterns, but also included a wardrobe of sinuous, body-conscious dresses and sleek black tailoring that fulfilled the reality requirements.

In total the designers sent out 94 outfits – an array of fairy-like and magical garments with exceptional decorative handwork.

Interspersed with the tailoring, which brought the show gently down to earth, were taut bodices and voluminous skirts of gowns with prints – maybe of parakeets, or bursting blooms. Fur in offbeat colours from lichen green to dawn pink was worked into the clothing.

The event was one of those moments of enchantment, transporting fashion into a magical world of suspended disbelief, while still resting on a firm art and craft foundation.

As the show ended with the “Egyptian Triumphal March” pouring out, and the design duo took their bow, big spenders were rushing into the house to try on dresses, while their partners sat at dinner tables on the terrace.

Earlier, I had spoken to Stefano on his boat, as it swayed on the Portofino harbour.

“It is very strange doing shows at our houses, but we wanted to share a way of life that the Italians do best,” he said, referring, as I understood it, to the concept of ‘hosting’. The doors to his own house had been thrown open the previous evening for the duo’s high jewellery collection.

I thought about the designers’ desire to stir emotions.

I had felt a sweet, sensual overload as operatic strains soared and the models walked in clothing of such minute details, coupled with big gestures: tiny flowers appliquéd on bodices and splashy prints on crinoline skirts.

Gold was a theme, and it showed in the immense variation of gilded finishings, from crystals to metallic headdresses.

After the presentation I broke house rules and talked, as a journalist, to the clients. They all said the same thing: that they had come for the “experience”, which included a third show the following evening: bespoke menswear, known as Alta Sartoria.

These clients had come from all over the world, with the more flamboyant being Asian or Russian.

Dolce & Gabbana shuttered their lower-priced D&G line in 2011 to focus on ready-to-wear and to elevate Alta Moda.

And the fashion world in general seems to be moving towards two polar opposites: ultra cheap ‘fast fashion’, and couture that is built on handwork and detail. Let’s take the lead from a recent movement in food culture and call this latter approach ‘slow’ fashion.

To produce almost one hundred pieces of such sartorial perfection made this Dolce & Gabbana collection seem out of this world.

Or, as William Shakespeare put it so poetically: “Are you sure that we are awake? It seems to me that yet we sleep, we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