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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롤모델 ① – 정아름

2016.03.15

by VOGUE

    여자들의 롤모델 ① – 정아름

    지금은 새로운 시대다. 모두가 운동에 열광하고 새로운 스타 집단이 생겼다. 몸매 종결자, 스타 트레이너, 머슬녀, 스포테이너. 이들의 외모뿐 아니라 내면 또한 동시대 여자들의 롤모델이다.

    Glamour Muscles

    미의 기준은 바람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매에서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열풍의 한가운데 정아름이 있다.

    흰색 크롭트 톱은 캘빈 클라인 플래티늄(Calvin Klein Platinum), 슬릿 스커트와 레이스업 샌들은 랄프 로렌 컬렉션(Ralph Lauren Collection), 덤벨은 스포애니 논현점.

    흰색 크롭트 톱은 캘빈 클라인 플래티늄(Calvin Klein Platinum), 슬릿 스커트와 레이스업 샌들은 랄프 로렌 컬렉션(Ralph Lauren Collection), 덤벨은 스포애니 논현점.

    VOGUE(이하 V) 몸매가 아주 탄탄해요. 누가 봐도 확실히 운동한 몸이군요.
    JUNG AREUM(이하 J) 지금은 60kg에서 왔다 갔다 하지만 미스코리아에 나갔을 땐 제 인생 최저 몸무게인 49kg이었어요. 제 키가 171cm인데 그 정도 몸무게가 나가면 사람들이 아프냐고 물어볼 정도로 마른 거죠. 전 20대 때부터 마른 몸보다는 운동한 몸이 예쁘다고 생각해왔어요, 진심으로요. 그렇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이 컸죠. TV 화면에 나올 때나 옷을 입을 때도 마르면 편한 게 사실이거든요. 예를 들어 저 같은 몸은 패션쇼에 모델로 서게 되면 의상의 소재에 따라 맞는 사이즈가 다르고, 부위별로 사이즈가 달라서 꽤 번거로워요. 표준화된 44, 55로 해결되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드는 게 좋았어요. 그렇지만 주위에서는 여전히 “아름아, 살을 빼야 할 거 같아”라는 말뿐이었으니(10년 전이니까 훨씬 더 심했죠) 20대 초반은 혼란의 연속이었죠.

    V 그래도 최근엔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몸짱이 대세가 됐죠.
    J 운동이 부각되는 게 유행처럼 일시적이라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전 유행일 수도 있고, 문화 자체가 변해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선진국일수록 근육 없이 마른 몸보다는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개도국일수록 마르고 가슴이 큰 여자의 몸에 집착하죠. 일을 하면서 외국에 나가 현지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는데,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두껍고 굵은 편인 제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에 환호하더라고요! 특히 도드라진 종아리 근육에 홀딱 반하더군요. 정말이지,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해외에서는 내 몸이 아름답게 여겨진다는 걸 깨달은 후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정립하게 됐죠.

    V 마른 몸보다 운동한 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나요?
    J 전 운동한 몸이 ‘더 아름답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운동한 몸이 더 아름답다’는 말은 의미가 없죠. 그건 사람들의 인식이 ‘마른 몸이 예쁘다’에서 ‘운동한 몸이 예쁘다’ 로 옮겨간 거지, 사고방식 자체가 바뀐 게 아니니까요. 제가 운동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것은 엉덩이와 가슴이 커도 예쁘고, 납작하거나 작아도 예쁘다는 겁니다. 본인의 기준이 중요한 거죠. 그렇지만 현실은 달라요. 여자들은 과거에 마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처럼 운동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어요. 거기엔 어떠한 근본적인 차이도 없습니다, 똑같은 종류의 스트레스가 양산될 뿐이죠. 저도 예전엔 운동에 집중했다면 어느 정도 몸에서 편한 나이가 된 지금은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V 그렇다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J 이 일을 하면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왔어요. 공통점은 하나같이 나이가 들면서 몸이 처지고, 에너지가 없어진다는 거예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라는 건 이제 그저 막연하게 받아들일 이야기가 아니에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요즘 40대의 삶은 예전의 20대와 맞먹거든요. 우리는 오래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몇 살까지 양질의 삶을 살 수 있느냐가 관건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즉, 평균 수명이 100세라고 할 때 40대부터 만사가 귀찮고 몸이 힘들다는 건 남은 60년을 골골거리면서 지내야 한다는 거죠. 건강 관리를 하면서 중년을 맞이하면 그때부터 인생은 더 즐거워진다고 생각해요. 인생에 대해서도 알고 삶의 경험도 어느 정도 축적된 시기잖아요?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주며)얼마 전 몰디브에서 만난 75세 할머니와 할아버지예요. 몸도 탄탄하지만 그 연세에도 두 분이 그렇게 로맨틱할 수 없었죠. 하드웨어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면 그런 감성은 불가능했을 거예요. 제가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이겁니다. 운동을 통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위빙 프린지 드레스와 샌들 모두 프로엔자 스쿨러(Proenza Schouler), 덤벨은 스포애니 논현점, 벤치는 피트니스 겟업.

    위빙 프린지 드레스와 샌들 모두 프로엔자 스쿨러(Proenza Schouler), 덤벨은 스포애니 논현점, 벤치는 피트니스 겟업.

    V 신체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진 않나요?
    J 신체적 콤플렉스, 많죠. 골격이 큰 편이라 작고 마른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고요, 엉덩이와 허벅지도 튼실해요. 원체 피부가 까매서 죽었다 깨도 하얘질 수 없고요. 이보다 치명적일 수 없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희한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할 때 단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장점에 초점을 맞추죠. 타고난 것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확실히 돋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저는 일주일에 네 번 하체 운동에 집중합니다. 상체 운동을 아무리 한들 가는 선이 나올 리 만무하니, 원래 볼륨이 있는 엉덩이를 가꾸는 거죠. 조금만 열심히 하면 비욘세나 제니퍼 로페즈 못지않은 엉덩이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계산으로요. 운동의 목표가 건강에서 몸매를 다듬는 수준으로 넘어가게 되면 ‘한 놈만 패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가장 가능성 높은 놈으로요.

    V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 보여요.
    J 열여덟 살 때부터 매달 <보그>를 사서 봤답니다! 운동을 하면서 제일 싫었던 게 ‘운동하는 애’라는 꼬리표-그리고 그 표현에 함축된 고정관념들-였거든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여러 분야에 대해 알아야한다고도 생각했고요. 예를 들어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가 유행이라면 하체 운동은 좀 덜하는 대신 복근에 집중하라는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주는 거예요. 이 와중에 레깅스에 맞는 몸 가꾸기를 주장하면 ‘촌발’ 날리는 거죠. 세상의 흐름에 대해 감이 떨어지는 게 싫어서 지금도 꾸준히 패션지를 보고 있어요. 요즘 세상은 단순하지 않죠. 다들 운동을 하니까 따라 하는 심정으로 운동법만 찾는 것보다는 다양하게 접근해보고, 자신에 대한 데이터를 뽑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V 정아름 연관 검색어 중에서 정아름 다이어트가 눈에 띄던데요. 어떤 식단인가요?
    J 사람들은 대부분 한 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 그냥 하루에 전체적으로 먹는 양을 생각하라고 해요. 간단하죠, 많이 움직였고 피곤하고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은 날은 밤 11시에 먹어도 상관없어요. 하루 총 운동량 대비 먹는 양과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다이어트 식단은 최대한 조리 과정이 짧고 공장을 거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는 거예요. 고기를 찌고, 생선을 굽거나 채소를 날로 먹는 건 괜찮아요. 대신 공장에서 가공한 걸 삶아서 다시 소스에 볶는 식의 과정이 복잡한 요리는 금물입니다. 그럼 뭘 먹냐고요? 생선, 소고기, 닭고기, 조개, 오징어, 그리고 족발도 드세요, 콜라겐이잖아요! 허니버터칩보다 족발을 먹는 게 나아요. 전 치킨도 먹는답니다, 물론 기름에 튀긴 게 아니라 불에 구운 거지만요.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스탭
      헤어 / 오종오, 메이크업 / 이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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