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슈퍼 패션 펫 ③ – 톰 포드

2016.03.15

by VOGUE

    슈퍼 패션 펫 ③ – 톰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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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겐 장 클로드 엘레나의 에르메스 향이 제일 감미롭고, 다른 누구에겐 엄마가 세탁한 뒤 빨랫줄에 탈탈 털어 말린 면 티셔츠 냄새가 인상적일지 모른다. 혹은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땀 삐질’ 흘리며 달려온 남자 친구의 들뜬 체취에서 맘이 움직일 수도 있겠다. 그런가 하면 혼자 사는 어느 남자에겐 ‘잘 구운 식빵 냄새’가 단연 최고다. 사실 잘 구운 식빵 냄새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톰 포드는 자신의 첫 번째 영화 <싱글 맨>의 시나리오를 구성하며 애견가들이 보면 눈에 하트가 뜰 대사와 장면을 포함시켰다. 폭스테리어의 자그마한 정수리에 입 맞춘 뒤 코를 들이대며 사랑스럽게 킁킁대는 남자를 기억하는지. 그런 뒤 대사 한 문장. “잘 구운 식빵 냄새가 나.” 모르긴 몰라도 이 장면은 분명 톰 포드 자신이 경험한 후각에서 비롯됐을 것이다(미스터 포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향을 개 귀에서 나는 냄새로 꼽았다). 그는 ‘앵거스’ 와 ‘인디아’라는 스무드 폭스테리어 두 마리를 오래 키우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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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포드는 영화 데뷔작에 남자 친구(리처드 버클리는 교수실 앞에 앉아 신문을 보는 1인으로 잠깐 얼굴을 비친다)와 함께 이 강아지들을 전격 출연시켰다. 또 목자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목에 두르고 오는 모습으로 폭스테리어를 목말 태운 채 <보그>에 출연했다. 이 강아지는 미스터 포드의 야릇한(?) 취향을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함께 윙크하며 <i-D> 매거진 표지에 나와 끼를 부린 적도 있다(‘전라’의 몸을 거침없이 드러낸 것). <보그>와 <i-D>에 함께 출연했던 폭스테리어는 과거에 13년간 함께 살던 ‘존’이다.

    그리고 지금, 포드와 버클리 부부는 앨라배마 주의 어느 사육사에게 앵거스와 인디아를 분양 받았다. “앵거스와 인디아는 아주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아요!” 포드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듯 반려견들을 향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에너지가 넘치며 보고만 있어도 심심하지 않죠.” 버클리는 자신의 개들이 꽤 사치스러운 삶을 산다고 어느 인터뷰에 고백한 적 있다. “제가 장난감 사주는 걸 무진장 좋아해요. 속이 비어 있는 토끼 모양의 봉제 장난감을 특히 아끼죠. 하지만 앵거스와 인디아는 다른 모든 개들이 이처럼 호화로운 삶을 살지 않다는 걸 꿈에도 모를 거예요.”

      에디터
      신광호
      일러스트
      EUM HA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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