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Vogue St – 요나스 보우만 주얼리 숍

 

브르타뉴가(Rue de Bretagne)를 지나서 북쪽 마레를 향해 생-세바스티앙 플루아사르(Boulevard Saint-Sebastian Froissart)쪽으로 걷다 보면 길 막바지쯤, 왼편에 까만 간판에 디자이너의 이름 ‘요나스 보우만’이 적힌 간판의 주얼리 숍(79 rue Charlot, www.jonasbowman.com)이 나온다. 언뜻 지나치기 쉬우나 이곳은 디자이너가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디자이너 숍이다.
보그 코리아에 글을 쓰기로 했을 때, ‘보그 독자들은 어떤 내용을 원할까?’ 전전 긍긍하며 편집장과 이런 저런 내용을 주고 받고 의논도 해봤다. 길을 걸으며 자연스레 발걸음이 돌려지는 곳,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내부를 구경하다 깨달았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듯 진정으로 의미 있는 정보를 건져내야겠구나!
누구나 아는 것까지 내가 굳이 전 할 필요 있겠는가? 내가 보는 세상 이 곳 저 곳 구석마다 일어나고 있는 작지만 진지한 사건이나 일상들, 주류를 떠나 다르게 창조해가고 개척해가는 삶을 찾기로 했다. 옷이건 액세서리, 리빙, 아트, 무엇이라도 가능성이 초석인 이들을 알리고 싶어졌다. 그런 면에서 요나스의 액세서리는 나에겐 월척 감이었다.
무엇이 가치 있는 것인가? 세계적 명성의 아티잔 하우스도 같은 디자인이 수 만개 나오는데, 이런 작고 유니크한 액세서리 공방(숍 바로 옆이 워크 숍이다)의 반지는 기껏해야 백 개가 안 나온다.
희소성과 좋은 디자인, 적절한 가격, 그리고 만든 이의 숨결 어린 정성, 그것이 새로운 ‘럭셔리’다. 그 숍을 발견한 날, 난 그의 새로운 라인 찰스턴의 큼직한 골드 반지를 냉큼 구입해 버렸다. 난 한동안 고전적이고 클래식한 디자인의 주얼리에 열광해 있었다. 반지가 손에 끼워진 순간이 단 번에 현대적인 주얼리의 ‘판도라의 뚜껑’을 연 순간이나 다름 없었다.
손에 끼어진 금 빛의 지오메트릭한 문형은 단정한 리틀 블랙 원피스나 흰 린넨 풀 오버식 셔츠에 ‘모던함’이란 새로운 호흡을 불어 넣었다. 한 마디로 ‘반지의 제왕’이라 불릴 만하다. 그러니까 액세서리라는 게 그러하다. 룩의 화룡정점. 반지의 기하학적 모티브가 반복된 펜던트, 팔찌도 매우 매력적이었으나 가격 때문에 나중을 기약한다.
오렌지색 곱슬 머리에 장난끼가 스물 스물 베어있는 눈빛을 가진 요나스는 마르세이유 출신으로 부모님도 아티스트다. 긴 머리, 맨 발에 옷을 벗어 던지고 히피적 자유 정신 속에 자라온 그는 열 여덟 살이 되던 해에 앞으로 무엇을 할 지 결정하게 된다. 그렇게 거의 20년 동안 주얼리를 만들다가 2012년에 숍을 오픈했다.
수줍은 표정으로 옆에 서있던 아내 리지의 외조와 사랑 속에서 요나스는 디자인의 감성을 열고, 자르고 두들기고 녹이고 조각 하며 열정 하나 하나를 피스 마다 담아낸다. 요즘 보기 드문 스스로 세공하는 주얼리 디자이너다. 이런 젊음, 진정성, 자유로움, 명성이나 부에 연연하지 않는 순수한 디자이너를 소개할 수 있는 보그닷컴이 새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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