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패션 매장의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 ①

2016.03.15

by VOGUE

    패션 매장의 라이프 스타일 아이템 ①

    요즘엔 알라이아 드레스와 톰 딕슨 조명을 같은 곳에서 구입하고, 생 제임스 셔츠와 일본 도자기를 함께 구경한다. 패션 매장의 라이프스타일 아이템과 요긴한 쇼핑 팁.

    지금은 온통 리빙과 라이프스타일 이야기다. 이케아는 여전히 북새통이고, 20대의 가벼운 주머니를 노리는 합리적인리빙 브랜드 론칭 소식도 끝없이 들린다. 우후죽순 생긴 향초 브랜드와 일명 ‘킨포크 스타일’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덕분에 패션을 즐기는 방식도 달라졌다. 어떤 옷을 어떻게 입느냐가 중요했던 시대는 가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즐기느냐가 관건이다. 덕분에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누군가에게 피에르 폴랑 빈티지 안락의자를 구하는 건 샤넬 트위드 수트를 입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며, 또 다른 이에겐 에르메스 악어 백 대신 샬롯 페리앙 책장을 손에 쥐는 게 더 절실하다. 그로 인해 지금까지 패션을 소비하는 곳들의 역할 역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올림피아 르 탱 클러치와 어울리는 문구류를 진열하고, 간결한 네이비색 티셔츠에 어울리는 실내화를 추천하는 곳들 말이다. 패션만큼 근사한 라이프스타일 쇼핑을 제안하는 네 곳에서 좀더 근사한 일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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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Boon 

    3년 전 마이분 오픈을 도왔던 밀란 부크미로빅은 <보그> 인터뷰에서 ‘서울 최고의 기프트 숍’을 만들 거라고 장담했다. 지금 그 컨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키덜트 아이템들이 많습니다. 고객들의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킬 디자인, 재미를 경험할 아이템들이 주를 이루죠.” 마이분 바이어 김지연은 값비싼 디자이너 가구 대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품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SSG 마켓에서 장을 보고, 주스 바에서 음료를 마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마이분에서 소품을 구입할 수 있는 진짜 라이프스타일 숍으로서의 장점을 부각시켰죠.” 올림피아 르 탱 클러치 옆에 놓인 컬러풀한 노메스 코펜하겐 Nomess Copenhagen) 문구, 혹은 무베일(Muveil) 인형과 선글라스가 나란히 진열되는 식. 스트리트 분위기의 GCDS 스웨트셔츠를 구입한 고객은 레고 디자인의 정리함을 좋아할 테고, 스텔라 맥카트니 재킷을 구입한 고객은 비파(Vifa) 스피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흥미로운 아이템을 소개하기 위해 꾸준히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그녀는 전한다. 린다 패로 선글라스와 비치볼 등 해변 아이템을 담은 ‘서머 에센셜 백’을 판매하고, 아크릴로 완성한 아크릴라(Acrila) 가구를 소개한 것도 그것과 연결 선상에 있다. “9월에는 캠핑을 주제로 한 이벤트를 기획 중입니다. 마이분은 아무 때나 들러도 삶에 재미를 줄 아이템들로 가득한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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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Corso Como Seoul

    “2008년 오픈 때부터 까를라 소짜니는 라이프스타일 섹션을 특히 강조했죠.” 송애다는 그때부터 10 꼬르소 꼬모 리빙 제품 바잉을 담당하고 있다. ‘살아 있는 잡지’를 추구하는 이곳의 컨셉 덕분에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들은 처음부터 빠질 수 없었다. “고객들로부터 서서히 반응이 오더군요. 2010년쯤부터 서울 고객들도 리빙 아이템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매출이 매년 두세 배씩 뛰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폭발적이죠.” 급작스러운 서울 고객의 쇼핑 스타일 변화에 소짜니도 깜짝 놀랐다. 그 배경에는 역시 포르나세티의 역할이 컸다. 독특한 얼굴 일러스트가 그려진 접시와 향초 등의 소품부터 다이닝 의자와 캐비닛까지 마니아들이 생겼고, 밀라노 본사에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을 주문하는 고객들도 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포르나세티를 좋아하는 고객들 중엔 남자들이 꽤 많다는 거예요.” 그런가 하면 톰 딕슨 조명과 향초, 토일렛 페이퍼 디자인의 소품도 인기다. 요즘 10 꼬르소 꼬모에서 주목하는 건 멤피스 디자인의 가구. “소짜니 여사가 유난히 애착을 가진 디자인입니다. 80년대 밀라노에서 시작된 디자인 운동인 만큼 꾸준히 멤피스 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죠.”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한 디자인이 지배해온 지난 몇 년간 서울에서 멤피스 디자인은 천덕꾸러기였다. 하지만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좋아하는 데다 밀라노 디자인 페어에서 회고전이 열리는 등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에서도 멤피스 디자인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었다. “독특한 형태와 톡톡 튀는 색감, 무엇보다 디자인적으로 훌륭한 가치를 지녔죠. 앞으로도 멤피스의 인기는 더 높아질 거예요.”

    에디터
    손기호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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